'워킹데드' 너마저, AMC네트웍스 20% 감원

'워킹데드' 너마저, AMC네트웍스 20% 감원

'워킹데드', '브레이킹 배드' 등 한국에서도 인기 높은 미드 제작사 AMC네트웍스, 20% 감원 발표. 미국 프리미임 케이블TV 감원에 할리우드 충격. 이어 CNN도 정리해고를 밝히는 등 미디어 업계, 대공항 직격탄

한정훈
한정훈

TV시리즈 ‘워킹데드(The Walking Dead)’의 제작 스튜디오로 유명한 ‘AMC네트웍스(AMC Networks)’가 대규모 정리해고에 나선다. AMC네트웍스는 2022년 11월 29일(미국 현지 시간) 전체 직원의 20%를 감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AMC는 새로 취임한 CEO가 3개월도 안돼 물러난다고 밝히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AMC는 회사 성명을 내고 “전체 인원(1,000여 명)의 20%에 해당하는 직원을 해고가 불가피하다”며 “경기불황이 이어지는 만큼, 현재로서는 자원을 최대한 아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위킹데드’뿐만 아니라, 지난 15년 간 ‘매드맨(Mad Men)’, ‘브레이킹 배드(Breaking Bad)’ 등 최고 절정의 TV드라마를 만들었던 스튜디오도 대공황을 견딜 수 없었다는 소식에 할리우드는 충격에 빠졌다.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자 순증(WSJ)

[빨리 온 위기, 너무 먼 희망]

AMC네트웍스의 실적 부진은 케이블TV 가입자 감소다.  AMC채널은 미국 케이블TV의 대표 유료 프리미엄 채널 중 하나다. 월 이용 가격이 100달러(14만 원)에 가까운 미국 케이블TV는 구독자를 매분기 잃고 있다. 월 100달러 이상의 돈을 내지만 시청하는 채널은 몇 개 되지 않는다.

케이블TV 구독을 취소할 경우 4~5개 정도의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를 구독할 여유가 생긴다. 이에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츠가 제공되는 스트리밍만을 선택적으로  구독하는 자체 번들(Bundle) 상품을 만들수 있다. 미국에서 디즈니 스트리밍 번들(디즈니+, ESPN+, 훌루(Hulu) 등) 월 이용 가격은 13.99달러로 케이블TV의 10분의 1 수준이다. 디즈니 번들은 지상파(ABC, NBC), 케이블TV콘텐츠(디즈니, 폭스), 스포츠(ESPN) 등 거의 모든 장르 콘텐츠를 서비스하고 있다.

디즈니와 파라마운스 스트리밍 번들 가격(WSJ)

TV시청량이 많지 않은 소비자들은 불편함을 못느낄 수 있다. 이에 안테나에 따르면 2022년 1분기 미국에서만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자가 1,380만 명 순증했다.

이에 반해 케이블TV구독자는 계속 감소하고 있다. 옴디아(Omdia)는 2021년에서 2017년 사이 미국에서만 1,700만명의 유료 방송 구독자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그러나 같은 기간 한국은 순증이 예상됐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2022년 2분기에도 미국 유료 방송 구독자는 170만 명이 줄었다.

글로벌 케이블TV 구독자 순증감(악시오스)

시청 트렌드 변화에 따라 AMC도 일찌감치 스트리밍 서비스로 진출했다. 하지만, 케이블TV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케이블TV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로 옮겨가는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이다. 닐슨의 일일 통합시청률(Gauge 스마트TV를 통해 매일 어떤 플랫폼을 보는 가) 11월 자료에 따르면 스트리밍 서비스 점유율은 37.8%로 케이블TV 32.9%를 넘어섰다. 하루 TV시청 10시간 중 4시간 스트리밍 서비스를 본다는 의미다.

2022년 10월 통합시청점유율(10월 닐슨 Gauge)

이런 트렌드에 AMC네트웍스의 2022년 3분기 수익은 8,470만 달러로 1년 전 1억 1,070만 달러에 비해 크게 줄었다. 3분기 매출은 16% 감소한 6억 8,200만 달러였다. 광고 매출도 16% 감소한 4억 700만 달러였다.

AMC네트웍스의 회장 제임스 돌란(James Dolan)은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우리는 코드커팅으로 인한 손해를 스트리밍이 메워줄 것으로 생각했다”며 “그러나 스트리밍 서비스 매출이 생각보다 높아지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돌란은 또 회사 이사회가 상당한 규모의 긴축 경영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11월 29일 AMC네트웍스의 CEO 크리스티나 스페이드(Christina Spade)도 사임했다. 사퇴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경영 부실이 가장 큰 경질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9월 9일 취임한 스페이드 CEO는 바이어컴CBS에 오래 근무하다 2021년 2월 CFO로 AMC에 합류했다.

AMC네트웍스의 위기는 ‘케이블TV의 위기’로 불릴만하다. HBO와 함께 ‘명품’ 케이블TV 시대를 연, 프리미엄 채널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AMC네트웍스는 IFC, WE tv, 선댄스TV(Sundance TV) 등의 색깔있는 케이블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하이엔드, 다크 드라마, 좀비물 등을 중심으로 마니아 층을 대거 보유하고 있다. 확실한 팬층이 있는 만큼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도 어느 정도 성과를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AMC+라는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로 런칭했다.

그러나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에서 틈새 전략은 쉽지 않았다. 넷플릭스, 디즈니+, HBO MAX 등 구독자가 1억 명이 넘는 메이저들과의 경쟁에서 우리한 포지션을 구축하기 매우 어려웠다. 스트리밍 시장은 파라마운트 글로벌 등도 어려워하는 ‘쩐의 경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웰스파고에 따르면 2022년 넷플릭스가 콘텐츠 투자비로 170억 달러 내외를 투자할 것으로 보이는 반면, AMC는 5억 달러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측된다. 게다가 최근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자 증가세가 둔화돼 수익을 올리기도 쉽지 않다.

주요 스트리밍 기업 콘텐츠 투자비(버라이어티)

돌란 회장도 직원 메모에서 “콘텐츠 수익화 메커니즘이 잘 작동하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정리해고 소식에서 AMC네트웍스의 주가는 5.3%빠졌다. 올해(2022년) 연 초 대비 11월 30일 주가는 43% 낮다. 디즈니도 스트리밍 서비스 부문에서 2022년 3분기 15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때문에 CEO가 임기 3년도 못채우고 쫓겨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스트리밍 서비스들의 전략 자체가 구독자 확보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수익성 확대로 바뀌고 있다.

HBO MAX, 디스커버리+와 영화 스튜디오, 케이블 채널 등을 운영하고 있는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WBD) 데이비드 자슬라브 CEO도 ‘구독자 숫자’아니라 수익성이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 성공 지표라고 말하며 구독자를 따라다니는 시장은 끝났다고 말했다. 3분기 현재 9,490만 명의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자를 확보한 WBD는 3분기 23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WBD는 규모의 경제를 갖추고 시너지 및 비용 절감을 위해 2023년 HBO MAX와 디스커버리+를 합치기로 했다.

경기 악화도 AMC네트웍스를 괴롭혔다. 2022년 3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6% 감소한 6억 8,200만 달러였고 광고 매출도 10% 떨어졌다. 영업이익은 20%나 감소한 1억 5,100만 달러였다.

[스트리밍 서비스를 향한 AMC의 도전]

AMC도 스트리밍 비즈니스의 부상을 잘 알고 있었다.  10년 전부터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응해왔다. 최고 히트작 ‘브레이킹 배드(Breaking Bad, 암에 걸려 시한부 판정을 받은 한 고등학교 화학교사는 가족의 앞날을 위해 졸업한 제자에게 동업하여 마약을 만들어 팔 것을 제안하는 내용)’을 넷플릭스에 공급한 것이다. 최신 시즌은 케이블TV를 통해 방송하고 이전 시즌은 스트리밍에 넘기면서 양쪽 다 이들을 보느 ‘윈윈’ 거래였다.

그러나 이런 윈-원 거래는 금방 상황이 바뀌었다.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했고 스트리밍 서비스들도 크게 늘었다. 이제 스트리밍 서비스들은 과거 만큼, 케이블TV채널의 라이브러리를 원하게 않게 됐다. 일부 케이블TV채널들도 자체 스트리밍을 하기 시작했다.

각 플랫폼 별 오리지널 콘텐츠 비중(버라이어티)

AMC도 AMC+, Shudder 등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들을 런칭하면서 새로운 시장에 뛰어들었다.  또 동시에 다른 플랫폼에 자신들의 콘텐츠도 계속 공급하고 있다. 이른바 무기상 전략(Arms Dealer) 전략이다. 월 8.99달러인 AMC+에는 ‘베터 콜 사울(Better Call Saul)’, ‘워킹데드(The Walking Dead)’ 등 회사의 전략 콘텐츠가 일정 시간 독점 공개된다. 2022년 9월 말 현재 AMC의 스트리밍 가입자는 1,110만 명으로  전분기(1,080만 명) 대비 소폭 증가했다.

돌란 AMC 회장은 직원에게 보낸 메모에서 그와 AMC 이사회가 인원 감축이 종업들에게 걱정과 불안감을 심어줄 것을 알았다고 발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이  문제를 가볍게 보지 않는다”며 “그러나 행동이 불가피하며 바로 액션을 취할 수 밖에 없었다”고 언급했다.

[FAST채널에도 올인,효과는 아직]

AMC네트웍스는 광고는 케이블TV 구독자 감소를 이겨내기 위해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FAST)에 기대를 걸었다. 지난 2022년 4월 뉴욕에서 열렸던 광고주 설명회(Upfront)에서 AMC는 FAST 시장에서 의미있는 성공을 거두고 있다며 더 많은 채널을 FAST에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AMC네트워크는 자사 콘텐츠를 중심으로 다양한 FAST채널 브랜드를 만들어왔다. 이를 통해 케이블TV를 시청하지 않는 고객들에게 자사 콘텐츠를 전달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AMC네트워크가 제공하는 FAST채널은 Absolute Reality WEtv, All Reality WEtv, All Weddings WEtv, AMC Thrillers, IFC Film Picks, Porlandia IFC, Slightly Off by IFC, Stories by AMC, The Walking Dead Español, Walking Dead Universe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2022년 11월 3일 AMC네트워크는 FAST플랫폼 로쿠채널(Roku Channel)에 11개의 FAST채널을 추가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AMC네트워크는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콘텐츠 ‘워킹데드(The Walking Dead)’, ‘매드 맨(Mad Men’ 등으로 FAST채널을 만들었다.

이외 AMC네트웍스는 AMC+, 슈더(Shudder), 아르콘TV(Arcon TV) 등 자체 프리미엄 스트리밍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이들 스트리밍 서비스도 별도 프로그램 구독 모델을 기반으로 FAST플랫폼에 런칭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스트리밍 서비스 HIDIVE도 프리미엄(유료) 구독 모델로 로쿠 채널에 서비스를 시작했다.  FAST 분야 매출이 늘고 있지만 아직은 TV시장 감소를 상쇄해주지 못하고 있다.

한편, CNN도 결국 정리해고에 나섰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수백명이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크리스 리히트 CEO는 11월 30일(수, 미국 시간)  “오늘 개인 별로 정리해고를 통보될 것이다. 상당수 고정 출연자 등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모두에게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CNN은 현재 4,000~4,500명 정도의 직원이 글로벌 시장에서 근무하고 있다.  사실 CNN의 정리해고는 2022년 5월 크리스 리히트가 CEO로 부임하면서 어느 정도 예견됐었다. 리히트는 2022년 말까지 상당한 금액을 절감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 CNN은 일요일에 방송되던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 ‘릴라이어블 소스(Reliable Sources)’ 등을

CNN의 정리해고 등은 모회사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WBD)의 자금 절감 노력과 궤를 같이했다. 4월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가 합쳐 생겨난 WBD는 투자들에게 지출 중 30억 달러 비용을 절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연방증권거래위원회(U.S.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에 제출한 자료에서 CNN은 일부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10~15억 달러 가량이 퇴직금(severance packages)으로  지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CNN은 일요일 오전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 ‘릴라이어블 소스(Reliable Sources)’와 오리지널 프로그램, 영화 몇 개를 폐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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