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과 다우존스, 하퍼콜린스 출판사 등을 운영하는 루퍼트 머독의 뉴스코퍼레이션(News Corp)이 전체 인력의 5% 해당하는 1,250명을 정리해고 한다. 빅테크 기업들의 연이은 정리해고 바람이 언론 미디어 업계에도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친 모양새다. 뉴스콥 CEO는 “글로벌 시장에 걸친 어려움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뉴스코퍼레이션은 정리해고가 2023년 내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대상자나 직종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지금 미국 미디어 업계에서는 ‘공포의 해고’ 의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뉴스코퍼레이션 인력 5% 감축, 순이익 71% 하락]

정리해고와 함께 뉴스코퍼레이션은 2022년 12월 말 분기 실적도 공개했다. 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7%가 하락한 25억 2,000만 달러였고 순이익(Net profit)은  2억 3,500만 달러에서 무려 71%나 하락한 6,700만 달러(주당 12센트)였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이 당초 예측한 19센트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적이었다.

로버트 톰슨 뉴스코퍼레이션 CEO는 준비된 성명에서 “금리 급등과 극심한 인플레이션이 우리 모든 사업에 영향을 미쳤다”며 “올해 5%의 인원 감축, 약 1,250명의 인원 감축을 포함해  현재 진행 중인 것으로 미래 성장을 위한 강력한 플랫폼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리해고와 함께 조직 개편도 이뤄질 것이라는 것을 예고한 것이다. 이와 관련 뉴스코퍼레이션은 부동산 리스트 회사 무브(Move)의 매각도 논의 중이다.

뉴스코퍼레이션의  세금 상각전 이익(EBITA)는 30%가 떨어진 4억 900만 달러다. 뉴스코퍼레이션은 이번 실적 하락에 대해 ‘다우존스 사업부 비용 증가, 뉴스코퍼레이션 호주와 뉴스영국을 포함한 뉴스미디어 부문의 운영비 상승 및 수익 감소, 환율 변동에 따른 3,000만 달러 손실 등을 이유’로 꼽았다.

뉴스코퍼레이션의 디지털 부동산 서비스 부문은 전년 대비 15% 매출이 감소해 3억 8,6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익은 28%가 하락했다. 뉴스코퍼레이션은 매출에서 운영과 행정 지출(operating and administrative expenses)을 제외하고 부문 수익(segment earnings)을 계산한다. 부문 수익에는 이자나 세금, 감가 상각, 구조조정 비용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

뉴스코퍼레이션에서 유일하게 매출이 성장한 부문은 다우존스(Dow Jones)다. 다우존스는 월스트리트저널과 배런스(Barrrons),마켓워치(MarketWatch) 등을 운영하고 있다. 다우존스는 전년 대비 매출이 11% 오른 5억 6,300만 달러를 달성했다. 정보 서비스 비즈니스인 OPIS, CMA를 인수한 영향이 컸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디지털 구독 성장률 낮아져]

우려스러운 것은 디지털 구독 성장률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디지털 구독자가 316만 7,000만 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0만 명이 증가한 수치다. 지면 구독을 포함하면 월스트리트저널은 378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했다.(2022년 12월 말) 다우존스 매체의 모든 평균 구독자는 494만 3,000만 명이었다. 전분기 대비 21만 명이 많아졌다. 그러나 뉴욕타임스의 1,000만 명에 비해서는 턱 없이 부족한 수치다.

다우존스의 광고 매출은 글로벌 경기 악화, 광고 시장 침체 등의 영향으로 7% 감소했다. 특히, CFO 수잔 파누시오(Susan Panuccio)는 “ 가장 큰 광고주인 테크놀로지와 금융 산업의 침체가 이어져 광고에 타격이 컸다”고 말했다. 이에 다우존스의 이익은 3.5% 하락한 1억 3,900만 달러였다.

뉴욕포스트, 더선, 영국 타임스, 호주 신문 등 뉴스코퍼레이션의 다른 뉴스 비즈니스(News Media)들도 실적이 좋지 않았다.  전체 뉴스 미디어 매출은 9.2% 감소한 5억 7,9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부분의 이익은 더 큰 폭인 47%가 하락했다.

하퍼콜린스(HarperCollins Publishers) 등 출판 부문은 매출이 14% 떨어졌고 이익(Earning)도 52% 감소했다. 팬데믹 영향이 서서히 걷히면서 책 판매 매출이 감소했고 아마존의 물류 문제도 발생했다. 뉴스코퍼레이션은 “아마존이 재고 물량을 줄이고 물류창고를 폐쇄해 매출에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호주 유료 방송 사업자 폭스텔(Foxtel) 등 뉴스코퍼레이션의 비디오 서비스 부문은 매출이 7.2% 감소했고 이익은 4.7% 상승했다. 스트리밍 서비스 매출이 높아져 방송 매출의 감소를 상쇄해 줬기 때문이다.

2022년 12월 분기(뉴스코퍼레이션의 2023년 2분기)에는 뉴스 코퍼레이션과 폭스 코퍼레이션의 합병 제안을 평가하기 위해 특별위원회(special committee)와 전문가 수수료 등 일회성 비용 600만 달러도 포함됐다. 머독 가족은 주주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이 계획을 철회했다.  

2023년 1월 24일 루퍼트 머독은 뉴스코퍼레이션과 폭스 그룹 이사회에 메일을 보내 두 회사의 합병을 계획을 거둬 들였다. 루퍼트 머독과 라클란 머독은 서한에서 “이번에는 두 회사의 합병이 주주들에게 최적의 조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두 회사는 원래 한 회사였지만 2013년 영국 더선 사태 이후 분리됐다. 하지만,  넷플릭스, 애플 등 빅테크들이 미디어 시장에 들어오면서 규모의 경제가 필요해지자 2022년 10월 머독 가족은 두 회사의 합병을 추진 한 바 있다. 루퍼트 머독은 뉴스코퍼레이션과 폭스코퍼레이션의 의장이다. 머독 가족은 대략 뉴스 코퍼레이션의 지분 39%(의결권)와 폭스 그룹의 지분 42%(의결권)을 보유하고 있다.

[뉴스 미디어 정리해고 전년 대비 20% 늘어]

한편, 미국 빅테크에서 시작된 정리해고 바람은 경기 불확성이 계속되자 언론 미디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뉴스코퍼레이션에 앞서 디즈니는 7,500명을 해고한다고 밝혔다.

2022년 테크 기업의 정리해고 9만 7,171명에 비하면 적은 수치지만 CNN, 워싱턴포스트(20%), NBC뉴스(75명) 등 정통 언론 미디어도 예외는 아니다. 챌린저에 따르면 미국 미디어 분야는 3,774명을 해고했다. 전년 대비 5% 감소한 수치지만 뉴스 미디어의 경우 20%가 늘었다. 할리우드 5대 스튜디오 중 정리해고를 밝히지 않은 곳은 없다. 언론미디어도 뉴욕타임스를 제외한 모든 가입자가 정리해고 계획을 내놨다. 2022년 진행된 미디어 기업의 정리해고의 가장 큰 원인은 M&A, 경기 불황, 스트리밍으로의 전환, 광고 시장 침체 등이었다. 문제는 이들 원인이 2023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특히, 뉴스 미디어들의 정리해고는 규모보다 질이 우려된다. 복스(VOX), 바이스(VICE) 버즈피드(Buzzfeed) 등 광고 의존도가 높은 뉴미디어 언론사들은 뉴스룸도 구조정하고 있다. 핵심부서인 뉴스룸 인력까지 손대고 있다. 언론 미디어의 주요 생산물을 만드는 뉴스룸 인원을 내보낸다는 것은 미래를 더 암울하게 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더 나아가 바이스(VICE) 등의 디지털 미디어들은 합병이나 새로운 주인을 찾고 있다. 뉴스 및 미디어 기업들의 정리해고는 2023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구조조정의 핵심은 불황형에 전형적인 모습을 띌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절감과 투자 축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