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디어·통신 대기업 컴캐스트(Comcast)가 영화 ‘위키드(Wicked)'에 힘 입어 4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6.6% 증가한 47억 8,000만 달러(한화 약 6.9조 원)를 기록하며 2024년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영화 ‘위키드(Wicked)’ 등 콘텐츠 성공에도 불구하고 Xfinity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인터넷 및 케이블TV 사업 부문이 큰 타격을 입으면서 실적 당일(1월 30일)주가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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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실적 호조에도 불구 인터넷·케이블TV 부문 부진
컴캐스트는 4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6.6% 증가한 47억 8,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주당순이익(Adjusted EPS)도 96센트로 시장 예상치(86~88센트)를 웃돌았다. 전체 매출은 319억 2,000만 달러(한화 약 46.28조 원)로 전년 대비 2.1% 증가하는 등 전반적으로 재무 성과는 양호한 실적을 나타냈다.
컴캐스트의 4분기 미디어 부문 실적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수익성이 대폭 개선되었다.
총 매출은 72억 2,2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는데, 미국 내 콘텐츠 배급(Domestic Distribution) 매출이 5.0% 증가하며 가장 큰 성장세를 기록했고, 국제 네트워크(International Networks) 역시 4.1% 증가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확장을 이어갔다. 유통 매출은 피콕(Peacock)의 유료 가입자가 증가하면서 수익이 증가 했다고 컴캐스트는 밝혔다.
반면, 광고(Domestic Advertising) 매출은 26억 4,500만 달러로 0.4% 증가하는 데 그쳐 성장 둔화가 뚜렷했다. 피콕(Peacock)의 광고는 증가했지만 케이블TV 등 네트워크 광고 감소로 매출이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컴캐스트는 2024년 4분기 미디어 부문의 조정 EBITDA(Adjusted EBITDA) 증가를 주로 매출 상승과 운영 비용의 안정성 덕분으로 분석하고 있다.
먼저, 매출 증가가 EBITDA 개선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2024년 4분기 미디어 부문의 총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한 72억 2,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피콕(Peacock)의 매출이 13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10억 달러 대비 증가하는 등 스트리밍 부문의 실적 개선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운영 비용 측면에서도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며 EBITDA 증가에 기여했다. 컴캐스트는 마케팅 및 홍보 비용을 절감한 것이 중요한 비용 절감 요소였다고 분석했다. 프로그램 및 제작 비용은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으며, 이는 Peacock의 콘텐츠 비용 감소와 미국 내 스포츠 프로그램 비용 감소 덕분이었다. 반면, 엔터테인먼트 TV 네트워크의 콘텐츠 비용은 증가했는데, 이는 2023년 작가 조합(WGA)과 배우 조합(SAG-AFTRA)의 파업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제작이 중단되었던 콘텐츠가 재개되면서 발생한 비용 증가 때문이다. 추가적으로, 이번 분기에는 퇴직금(severance costs) 등 기타 비용이 증가하면서 일정 부분 비용 상승 요인이 발생했으나, 이는 전반적인 비용 절감 효과로 상쇄되었다.
특히, 피콕(Peacock)의 적자 폭 감소가 미디어 부문의 EBITDA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밝히고 있다. 2024년 4분기 피콕의 조정 EBITDA 손실은 3억 7,2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8억 2,500만 달러에서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피콕의 적자 폭 축소는 전체 미디어 부문의 EBITDA 개선을 크게 뒷받침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결론적으로, 컴캐스트의 미디어 부문은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과 콘텐츠 배급 사업의 매출 증가, 운영 비용의 안정적 관리, 스트리밍 서비스의 수익성 개선 등의 요소가 결합되면서 EBITDA 증가를 달성했다. 특히, 피콕의 손실이 절반 이상 감소한 점은 향후 컴캐스트의 미디어 사업에서 중요한 변화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컴캐스트는 전통적인 미디어 비즈니스에서 스트리밍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점진적인 수익성 개선을 이루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정체와 부진의 늪에 빠진 인터넷과 케이블TV 사업
그러나 컴캐스트의 핵심 인터넷 및 케이블TV 사업 부문인 ‘Connectivity & Platforms’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4분기에만 미국 내 인터넷 고객이 139,000명 감소하면서, 케이블 및 인터넷 서비스 부문 실적 부진이 두드러졌다. 특히, 지난 3분기 87,000명의 인터넷 고객을 잃은 후 이번 분기의 급감은 시장에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자아내며, 컴캐스트 주가는 발표 직후 12% 이상 하락하는 등 시장의 부정적 반응을 이끌어냈다.
컴캐스트의 2024년 4분기 "Connectivity & Platforms" 부문 실적은 전반적으로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해당 부문의 총 매출은 204억 6,4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했으며, 환율 변동 영향을 제외하면 0.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가정용 서비스(Residential Connectivity & Platforms) 매출은 180억 1,600만 달러로 0.2% 감소한 반면, 기업용 서비스(Business Services Connectivity) 매출은 24억 4,800만 달러로 3.7% 증가하며 성장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가입자 수 감소가 지속되는 점은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전체 고객 관계(Customer Relationships)는 5만 8천 명 감소했지만, 미국 내 광대역 인터넷 가입자는 13만 9천 명 감소했다. 이러한 가입자 감소는 5G 기반 고정 무선 접속(FWA) 및 광섬유(Fiber) 인터넷 서비스와의 경쟁 심화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컴캐스트 케이블 사의 대표 데이브 왓슨(Dave Watson)은 지난해 12월 투자자 대상 행사에서 4분기 인터넷(브로드밴드) 고객 손실이 100,0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손실은 예상 보다 더 많은 결과를 나타냈다. 또한, 허리케인 ‘밀턴’과 ‘헬렌’에 의한 약 10,000명의 추가 손실이 나타나면서 인터넷 서비스 부문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콘텐츠 부문은 견조한 실적
한편, NBC유니버설(NBCUniversal) 산하의 콘텐츠 부문은 ‘위키드(Wicked)’, ‘더 와일드 로봇(The Wild Robot)’, ‘쿵푸팬더 4(Kung Fu Panda 4)’, ‘슈퍼배드 4(Despicable Me 4)’ 등 극장판 영화들의 흥행에 힘입어 수익성이 대폭 개선되었다.
스튜디오 사업 부문은 매출 증가와 비용 절감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핵심적인 특징으로 나타났다. 총 매출은 32억 6,9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했으며, 조정 EBITDA(Adjusted EBITDA)는 5억 6,900만 달러로 84.7% 급증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었다.
스튜디오 사업부문의 매출 성장은 극장(영화) 부문의 강한 실적과 콘텐츠 라이선싱 매출의 안정성에 기반하고 있다. 특히 극장(Theatrical) 부문 매출이 5억 1,500만 달러로 50.0% 증가하면서 이번 실적을 견인했다. 이는 뮤지컬 원작 영화 'Wicked'와 애니메이션 영화 'The Wild Robot'의 흥행 성공 덕분이다.
콘텐츠 라이선싱(Content Licensing) 부문 매출은 23억 8,300만 달러로 0.3% 증가하며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텔레비전 스튜디오의 라이선싱 매출은 증가했으나, 영화 스튜디오 부문의 라이선싱 매출은 감소하면서 전체적으로 큰 변동 없이 유지되었다. 특히, 2023년 할리우드 작가(WGA) 및 배우 조합(SAG-AFTRA)의 파업으로 인해 콘텐츠 제작 일정이 지연된 영향이 반영되며, 라이선싱 매출이 기대보다 크게 증가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비용 절감 전략도 실적 개선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운영 비용(Operating Expenses)은 전년 대비 2.0% 감소하면서 EBITDA 상승에 기여했다. 컴캐스트는 마케팅과 홍보비를 절감하면서 비용 효율성을 높였다고 밝히고 있다. 프로그램 및 제작 비용(Programming & Production Expenses)은 일정하게 유지되었으며, 이는 영화 제작 비용 감소와 텔레비전 콘텐츠 라이선싱 비용 증가가 균형을 이루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컴캐스트의 미래 전략과 구조조정 계획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Peacock)은 4분기에 매출 13억 달러(약 1.9조 원)를 기록하면서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46% 증가한 49억 달러(약 7조 1,050억 원)를 달성했다. 분기 손실도 3억 7,200만 달러(약 5400억 원)로 줄어 들었다. 하지만 피콕(Peacock)의 전체 유료 가입자 수는 3,600만 명으로, 전년 동기 3,100만 명에 비해 증가했지만 지난 3분기와 변동이 없는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피콕이 유니버설 픽처스의 극장 개봉작을 제공하고, 파리올림픽, 스트리밍 최초의 독점 라이브 스트리밍 NFL 플레이오프 경기 등 다양한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실적 개선을 보이면서도 구독자를 크게 증가 시키지 못한 것은 향후 성장 전략 방향에 고민을 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Comcast 사장인 마이크 캐버나(Mike Cavanagh)는 NBCUniversal이 "Peacock 전용(Only)" 전략을 운영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방송과 스트리밍 전략을 병행하고 있으며, 앞으로 몇 년 동안은 이를 최적화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컴캐스트는 향후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케이블 네트워크 채널 포트폴리오를 분사(SpinCo)하는 등 구조조정 전략을 추진 중이다. 분사될 채널에는 USA 네트워크, CNBC, MSNBC, Oxygen, E!, SYFY, 골프채널 등과 함께 Fandango, Rotten Tomatoes 등 디지털 자산이 포함될 예정이며, NBC 방송 네트워크, 케이블 채널 Bravo, 스트리밍 서비스 Peacock 등은 컴캐스트 산하에 남게 된다.
또한, 데이브 왓슨 대표는 모바일 사업 강화와 브로드밴드 네트워크 업그레이드, 인공지능 도입 등 기술 투자 확대를 통해 장기적인 수익성 개선을 도모할 계획임을 밝혔다.
컴캐스트의 4분기 실적은 전체적으로 재무 성과는 호조를 보였으나, 핵심 수익원인 Xfinity 사업 부문의 인터넷 및 케이블TV 고객 이탈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낳았다. 콘텐츠 및 스트리밍 사업의 성과 개선과 함께 구조조정 전략이 본격화되더라도, 단기적으로는 고객 손실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결국, 컴캐스트의 향후 과제는 인터넷과 유료 방송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 그리고 스트리밍 및 콘텐츠 사업을 통해 장기적인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구조조정과 기술 투자 확대가 컴캐스트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지, 혹은 전통적인 핵심 사업의 약화가 지속될지에 따라, 컴캐스트는 향후 몇 년간 미디어·통신 업계에서 중대한 변곡점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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