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케이블TV 1위, 2위 사업자가 커넥트TV를 위해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케이블TV 가입자가 점점 줄어드는 가운데 생존을 위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것이다. 컴캐스트와 차터는 2022년 11월 2일 케이블이 아닌 스트리밍 서비스를 위한 ‘조인트 벤처’ 주모(Xumo)를 만들기로 합의했다. 주모는 컴캐스트가 2020년 스트리밍 사업에 대비하기 위해 인수한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free ad-supported streaming TV (FAST))다. 공식적인 인수 비용은 1억 달러 이상이다.
[케이블 1위와 2위의 스트리밍 참전]
컴캐스트와 차터는 2022년 4월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스트리밍과 커넥티드 TV(connected TV) 공동 사업에 합의한 바 있다. 두 회사는 TV를 스트리밍 서비스, 콘텐츠, 콘텐츠와 광고를 위한 플랫폼을 담은 ‘엔터테인먼트 에코시스템’으로 구축하기로 했다.
주모 조인트벤처는 2023년 말 첫 번째 브랜드 디바이스(주모 FAST 디바이스)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유통은 컴캐스트와 차터를 통해 이뤄진다. 주모 디바이스에는 기본적으로 현재 주모가 서비스하고 있는 팩스트 시스템이 탑재된다. 광고를 보는 대신, VOD와 실시간 채널을 볼 수 있는 플랫폼이다. 사실 현재의 케이블TV와 큰 차이가 없다. 두 회사는 주모 패스트 서비스 이름을 ‘주모 플레이(Xumo Play)’로 바꿀 예정이다. 주모 플레이는 디바이스 탑재와 함께 스마트폰, 스마트TV 등의 플랫폼에 작동되는 앱 형태로도 제공된다.
조인트벤처 발표와 함께 두 회사는 현재 판매하고 있는 4K 스트리밍 박스(디바이스) 플렉스(Flex) 이름도 ‘주모 스트리밍 박스(Xumo Stream Box)로 이름을 바꾸고 컴캐스트 출시하고 있는 커넥티드TV이름도 X클래스에서 ‘주모 TV(Xumo TV)’로 이름이 통일된다. 일단 이들 스트리밍 시스템은 컴캐스트의 테크놀로지 플랫폼을 탑재한다. 두 회사의 합의로 차터는 합작사에 9억 달러를 초기 투자하기로 했다.
조인트벤처는 오랜 기간 컴캐스트에서 오랜기간 근무했던 베테랑 마르세엔 젱크스(Marcien Jenckes)가 맡게된다. 그는 2017년부터 컴캐스트의 광고 담당 대표를 맡고 있다. 광고 전문가를 조인트벤처 수장으로 임명한 것을 감안하면 두 회사가 광고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과 같다. 일단 두 회사는 주모 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TV를 내놓을 계획이다.
젱크스 대표는 보도자료에서 "2011년부터 주모 브랜드는 전국 수백만 사용자에게 콘텐츠를 전달하는 혁신적인 방식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새로운 주모는 콘텐츠, 제품을 확대하고 유통 업체와의 협업을 강화해 업계 최고 수준의 스트리밍과 통합 플랫폼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이블 회사들의 스마트TV 혹은 스트리밍 진출 의미]
미국 역시, 케이블TV 가입자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 . 또 케이블TV와 위성방송 구독자가 계속 하락하고 있다. 일단 유료 방송의 연도별 성장률은 2013년 이후 계속 마이너스다. 2022년 2분기는 저가 상품(SKinny Bundles, 뉴스,스포츠 등 필수 콘텐츠만 편성)을 제외한 하락률은 -9%였다.
2018년 대략 9,000만 미국 가구가 케이블 혹은 위성방송을 시청했는데 2022년 3분기 6,800만 명 밖에 없다. 이 시청가구에는 술집이나 식당에서 보는 공시청까지 포함됐다. 이에 미국 케이블TV사업자는 인터넷으로 유료 방송을 시청하는 ‘가상유료방송플랫폼(VMVPD)’를 런칭하는 등 스트리밍 시대에 대비해왔다. 스트리밍 대응에 가장 앞장서고 있는 사업자는 1위 컴캐스트다. 2020년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 주모를 인수한 것도 이 전략의 일환이며 2021년에는 케이블TV가 아닌 인터넷에 연결해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커넥티드TV를 내놓기도 했다.
컴캐스트는 또 자회사 NBC유니버설을 통해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Peacock)도 출시했다. 이런 서비스들이 모두 케이블TV를 보지 않는 이들을 공략하기 위한 플랫폼이다. 더 나아가 미국 유료방송 업계에서는 컴캐스트가 스트리밍 플랫폼 1위 로쿠(Roku)를 인수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들도 나오고 있다.
컴캐스트는 커넥티드TV(스마트TV) 시장을 위해 수년 간 노력해왔다. 줄어드는 케이블TV 가입자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스트리밍 서비스의 확산으로 인터넷 가입자는 증가하고 있지만, 비디오(케이블TV) 구독자는 급감하고 있다. 컴캐스트는 플렉스(Flex), 스마트TV 시리즈 엑스클래스(XClass) 등 인터넷에 연결해 콘텐츠를 보는 커넥티드 디바이스를 꾸준히 출시해왔다.
[커넥티드TV, 케이블 사업자들의 고토 수복 수단]
케이블TV 등 유료 방송은 여전히 수익성이 있지만 시장이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 사용자들이 늘고 있는 만큼, 커넥티드TV는 케이블TV사업자들이 과거 방송을 통해 벌었던 수익을 회복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컴캐스트와 차터의 케이블TV과 인터넷 매출은 2020년 1분기를 기준으로 역전됐다.
컴캐스트가 지난 2020년 인수한 광고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FAST) ‘주모 플레이(Xumo Play)’는 이런 전략에 따라 제공 채널과 시청자가 계속 늘고 있다. 만약 주모 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TV가 나올 경우 주모의 고객 접점과 광고 노출은 더 커질 수 있다.
주모의 무료 스트리밍 비즈니스는 이제 커넥티드TV와 디바이스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주모 플레이는 주모 TV 내 기본 탑재되는 패스트 서비스다. 월마트 등 다른 사업자의 스마트TV에도 주모를 공급할 계획이다. 버라이어티는 43인치 주모 스마트TV의 경우 198달러(50인치 248달러)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하며 로쿠 등 경쟁사 시장을 잠식할 것으로 전망했다.
[FAST사업자도 증가, 지역 지상파도 합류]
패스트 서비스는 스트리밍 바람을 타고 성장하고 있고 매출도 늘고 있다. 폭스(Fox)가 보유한 패스트 투비(Tubi)는 2022년 3분기 1억 6,500만 달러를 기록했고 풀루토TV(Pluto TV)는 모회사 파라마운트 글로벌의 DTC 광고 매출 3억 6,300만 달러를 달성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플루토TV의 3분기 월간활성이용자(MAU)는 7,200만 명에 달했다.
지상파 방송사들도 커넥티드TV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지역 방송 그룹 E.W.스크립스(E.W. Scripps)는 2022년 3분기 패스트(FAST) 관련 매출이 57% 늘었다고 밝혔다. 또 성장세를 볼 때 2023년 패스트 매출은 1억 달러를 넘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스크립스는 지상파와 함께 자사의 거의 모든 채널을 FAST에 공급하고 있다. 3분기에만 스크립스는 4개의 새로운 패스트 채널을 런칭했다. 이런 멀티 플랫폼 전략 덕분에 경기 악화 상황에서도 2023년 3분기 스크립스의 매출은 10% 이상 성장했다. 스크립스의 3분기 총 매출은 6억 1,200만 달러였다.
스크립스 지상파 네트워크 부문 매출은 2억 3,500만 달러로 3.9% 줄었고 지역 미디어 부문(Local Media segment)은 3억 7,800만 달러로 14%나 감소했다. 그러나 커넥티드TV 관련 광고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정치 광고 매출이 2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선거나 커넥티드가 없었다면 더 힘든 분기가 됐을 수 있다.
[FAST 시장 광고 매출 급증]
버라이어티는 패스트 서비스 광고 매출이 2022년 39억 달러(5조 2,200억 원)이 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AVOD까지 포함하면 광고 매출은 60억 달러까지 증가한다.
컴캐스트 등 케이블TV방송사들이 FAST플랫폼에 관심을 가지는 또 다른 이유는 ‘권역 확장 진출 가능성’이다. 전통적으로 케이블TV의 경우 승인 허가 권역이 있지만 커넥티드TV, 패스트는 이를 넘어선다. 스트리밍과 경쟁하기 위해 영역확대를 꿈꾸고 있는 지역 사업자들에게는 안성맞춤 서비스인 셈이다.
컴캐스트가 월마트와 손잡고 ‘쥬모 브랜드’ 스마트TV를 판매한 이유가 여기 있다. 월마트는 과거 컴캐스트가 도달하지 못했던 시청자들에게 서비스를 가져다 준다.
[향후 전망-케이블TV의 미래 출구 가능성도]
컴캐스트와 차터가 스마트TV 동맹을 맺은 사실은 메이저 위성방송 사업자 디시(Dish)와 디렉TV(Direc TV)가 가상 유료 방송 서비스 VMVPD를 시작한 것과 대조된다. 또 케이블TV를 보지 않는 구독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점에서 더 확장 가능성이 크다. 매출 성장도 기대된다. 사업 전망이 확인된다면 컴캐스트와 차터 외 다른 케이블TV사업자들도 이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
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