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시대, 스트리밍 서비스가 생존력을 키우는 법

스트리밍 서비스에 생성형 AI가 적용될 경우  소비자 입장에서는 매우 편할 수 있다. 시청 리스트를 만들어주고 평소 자신이 원하는 장르 영화, 드라마의 리스트와 줄거리를 던진다. 그러나 플랫폼 입장에서 AI가 마냥 편한 것은 아니다. 스트리밍 시대, ‘플랫폼 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현재도 콘텐츠 보유 숫자에 따른 양극화는 현실이지만, AI는 이 현상을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

[파라마운트+, 10명 중 2명 한 달에 한 프로그램만 시청]

버라이어티의 조사 결과 스트리밍 서비스의 경우 넷플릭스를 제외한 다른 플랫폼들은 특정 프로그램을 시청하기 위해서만 접속하고 이 프로그램이 끝나면 서비스를 해지하는 경향이 컸다.

파라마운트+는 응답자의 18%는 한 달 정도만 서비스를 구독하고 있었지만 넷플릭스는 이 응답은 1%에 그쳤다. 다른 말로 하면 넷플릭스는 다른 스트리밍과는 달리 많은 시간을 머무르고  오래동안 많은 콘텐츠를 시청한다는 이야기다. 당연히 넷플릭스가 더 볼 것이 많기 때문이다.

AI의 시대에 맞춰 플랫폼 편식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자신도 모르게 자기가 원하는 콘텐츠만을 추천받기 때문이다. AI이용이 확산되면서 이런 ‘AI콘텐츠 편식’은 현실이 되고 있다.

넷플릭스는 자신이 평소에 보지 않는 콘텐츠를 추전해주는 ‘서프라이즈 미(Surprise Me)’ 서비스를 2023년 2월 중단했다. 넷플릭스는 구독자들은 알고리즘이 추천해주는 새로운 콘텐츠 보다 자신들이 원래 좋아했던 특정 프로그램이나 영화 장르를 찾아보는 경향이 더 많다고 밝혔다. AI의 확산도 이유였다. 실제 서프라이즈 미 사용량도 저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I를 통한 콘텐츠 소비는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검색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액센츄어와 옥스포드 이코노믹스가 2022년 10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스트리밍 이용 고객의 72%가 자신들이 볼 만한 콘텐츠를 찾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10명 중 7명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켠 뒤 자신이 보고 싶은 드라마를 찾기 어려웠다는 이야기다. 또 응답자의 4분의 1은 시청할 콘텐츠를 선택할 때 10분 이상이 소요됐다고 답했다.

2022년 10월 닐슨의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닐슨 조사 결과 18세 이상 스트리밍 사용자의 콘텐츠 시청 결정 시간은 평균 11분에 달해 2019년 이후 52%나 늘었다다. 그 당시에는 현재보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보유한 콘텐츠가 적었다는 점을 감안해도 상당히 큰 폭의 증가다. 또 시청할 콘텐츠를 볼 때 걸리는 시간은 나이가 어릴 수록 길었다.

콘텐츠 결정에 걸리는 시간(닐슨)

콘텐츠 선택 시간 확대는 표면적으로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스트리밍 서비스들의 라이브러리가 깊어지면서 그만큼 선택이 어려울 정도로 볼 것이 많다는 의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콘텐츠 검색 시간과 고객 이탈율의 상관관계]

하지만, 이용 대기 시간이 길어질 경우 고객 불만은 높아질 수 있다. 콘텐츠 검색 시간에 대한 불만이 높다는 점은 ‘구독자 이탈(Subscriber Churn)’을 가속화 할 수도 있다.

미국 300만 명의 TV패널을 보유하고 있는 스마트TV시청률 조사 회사 삼바 TV(Samba TV)는 콘텐츠 검색 시간(Content Discovery)와 구독 유지(Viewer Retention) 사이 강력한 상관 관계를 밝혀냈다. 즉 콘텐츠 검색 시간이 길 수록 서비스 유지 기간이 짧아지는 경향을 데이터로 입증한 것이다.

삼바에 따르면 시청률 상위 50개 프로그램 중 하나만 보는 가구가 많은 스트리밍 서비스(AVOD, SVOD)들은 구독 한 달 뒤 이탈하는 가구도 많았다. 2022년 하반기 조사에서는 파라마운트+가 ‘하나의 콘텐츠 시청 후 이탈’이 가장 많았다. 예를 들어 상당수 구독자가 스타트렉의 신작 시리즈를 보기 위해 들어왔다가 시즌이 끝나면 구독을 중단했다는 이야기도 된다.

콘텐츠 검색 시간과 서비스 이용 기간(삼바)

삼바 조사에서 하나의 프로그램만 보고 서비스를 중단하는 이용자 중 55%가 구독 중단 이유로 ‘볼만한 다른 콘텐츠가 없어서’라고 답했다. 보지 않는 서비스를 이용할 필요는 당연히 없다.  

이들 이탈 가구는 관심 있는 다른 것을 찾지 못해 취소를 결정하기보다는 처음부터 다른 콘텐츠에 관심이 없었을 가능성이 크다. 다시 말해 고객들의 취향을 바꾸는 상당히 어렵다는 이야기다. 이미 취향이 결정된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콘텐츠를 추천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생성형 AI시대, 더 강해질 콘텐츠 편식]

생성형 AI시대에는 콘텐츠 편식 소비는 더 강해질 수 있다. 알고리즘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사람이 추천하는 느낌의 큐레이션을 경험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람처럼 대화하는 생성형 AI(Generative AI) 챗GPT(Chatgpt)가 스트리밍에 적용될 경우 이런 ‘콘텐츠 편식과 편향 구독’ 경향은 더 강해질 수 밖에 없다.

스트리밍 서비스 입장에서는 고객들의 서비스 이용 시간이 늘어날 수 있지만, 새로운 콘텐츠를 탐험하는 구독자 수는 급격히 감소할 수 있다. 이 역시 스트리밍 서비스에게는 좋지 않은 현상이다.

글로벌 경기 위기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자들에게는 균형은 가장 중요하다.

구독자들을 끌어오기 위한 늘어나고 있는 막대한 콘텐츠 투자와 높아지고 있는 고객 이탈율을 고려할 때  말이다. (2022년 9월 기준 상위 10개 스트리밍 서비스의 구독자 이탈율은 5.8%로 전분기 대비 0.8%포인트 높아졌다.)

늘어나는 콘텐츠 투자 규모(암페어)

이에 따라 구독자와 이용 시간을 동시에 늘리기 위해선 콘텐츠 검색 기능의 혁신이 상당히 중요하다. 그러나 안타까운 현실은 스트리밍은 혁신과 친하지 않다. 검색 기능을 개선하기 위한 구조적 노력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서프라이즈 미’를 없앤 넷플릭스 역시, ‘당신이 좋아할 만한 것(you might like)’ 외에는 뾰족한 고객 프로모션은 없다. 이정도 테크놀로지는 생성형 AI시대에 1차원적인 기본 기술이다.

스트리밍 서비스 취소 이유(삼바)

스트리밍 서비스들도 AI기술을 본격적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동시에 AI시대가 만들어 내는 콘텐츠 편식도 해결해야 한다.

[자신이 몰랐던 콘텐츠 보석을 경험케 하라]

생성형 AI 시대일 수록 용자들이 능동적으로 콘텐츠를 찾기 쉽게 만드는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 업그레이드는 중요하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에서 고객 경험(User experience)이라는 작은 디테일이 전체 사업을 흔들 수도 있다.

또 콘텐츠를 우연히 검색하다보면 자신이 몰랐던 보석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보석을 찾는 경험은 스트리밍 서비스의 구독 가치도 높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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