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배달’과 손잡은 스트리밍. 한국에는 없는 ‘로쿠’를 알아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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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밍 플랫폼 로쿠(Roku)가 2022년 4분기 증권가 예상보다 높은 실적을 공개했다. 스트리밍 비즈니스의 경쟁 강화로 로쿠를 둘러싼 전망이 많이 낮아진 상황이었다. 그러나 회사는 플랫폼 비즈니스가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는 판단이며 2023년은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로쿠는 넷플릭스, 디즈니+ 등 여러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볼 수 있는 일종의 스트리밍 플랫폼이다. 최근에는 자체 스트리밍 채널 로쿠 채널도 강조하고 있다.

다양한 스트리밍 플랫폼이 제공되고 콘텐츠 유통 비즈니스도 한다는 측면에서 ‘로쿠’의 실적은 살펴보는 작업은 중요하다. 로쿠의 호황과 부진은 스트리밍 서비스의 미래와도 연관있다. 게다가 지금도 1억 명 이상의 미국인이 보는 스트리밍 허브(Hub)가 로쿠다.

2022년 4분기 로쿠 주요 사업부문 매출

[로쿠, 2022년 4분기 매출 8억 6,700만 달러]

로쿠는 2022년 4분기 8억 6,71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년 전과 비교해 거의 비슷한 성적이다. 순 손실은  2억 3,720만 달러(주당 1.70달러) 전년 동기(2021년 4월) 순이익(net income) 2억 3,700만 달러에 비해 늘었다. 그러나 당초 예상보다는 좋은 결과다.

리피니티브 데이터(Refinitiv data)는 매출 8억169만 달러, 순손실 1.73달러(주당)을 예상했었다.  2022년 로쿠의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13%늘어난 31억 달러였다. 기대보다 높은 성적으로 2월 15일(실적 발표날) 주가도 시간 외 거래에서 10% 이상 상승하기도 했.

로쿠는 준비된 성명에서 “2022년 4분기 광고 시장 침체에도, 로쿠 플랫폼 광고는 예상보다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며  “전체 광고 시장과 미국 TV광고 시장 성장률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로쿠는 실적 발표에 앞서 분기 매출이 예상보다 낮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인플레이션 압박과 광고 지출 감소 때문이다. 회사 자체 예상 매출(2022년 4분기)은 약 8억 달러였다.

로쿠는 무료 광고 기반 스트리밍 TV(FAST)에서도 괄목할만 성과를 공개했다. FAST 로쿠 채널(Roku Channel)의 미국 가구 도달율은 전년 동기 8,000만 명을 넘어 1억 명에 달했다. 1억 명의 도달율은 업계 최고 수준이다. 로쿠 채널은 라이선스 콘텐츠 편성과 함께 오리지널 드라마, 예능도 편성되어 있는 사실상 케이블TV채널과 같다.

[2022년의 로쿠, FAST채널이 견인]

2022년의 로쿠의 매출 등 실적은 패스트 채널과 높은 광고 수주가 이끌었다. 로쿠는 FAST채널, 광고 등을 포함한 플랫폼 사업부(Platform)와 디바이스(Device) 사업부로 구성되어 있다.

로쿠의 2022년 전체 플랫폼 사업부 매출은 전년 대비 20% 상승한 27억 달러였다. 또 FAST 로쿠 채널의 도달율이 높아지면서 광고 매출도 크게 늘었다. 로쿠 플랫폼 사업부의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높아진 7억 3,100만 달러였다.  그러나 플랫폼 사업부 연간 기준 성장률은 2021년 80%, 2020년 71%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로쿠의 부문별 매출 변화

디바이스 사업부 매출은 다소 줄었다. 과거 로쿠 셋톱, 스틱 등 하드웨어로 로쿠 스트리밍 플랫폼이 이용한 고객이 많았지만 이제는 앱을 통해 로쿠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디바이스 사업부(이전 플레이어 사업부) 매출은 18% 떨어진 1억 3,580만 달러를 기록했다. 디바이스 사업부는 로쿠 셋톱과 로쿠 브랜드 TV 등의 판매를 책임지고 있다.

아울러 전체 영업 지출은 4분기 71%가 급증한 6억 1,43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로쿠는 “거시 경제 환경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운영과 영업 지출을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업 지출은 2023년 내내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쿠는 대략 1분기 40% 증가하 4분기에는 한 자리수로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로쿠 역시 미국 테크 비즈니스를 강타하고 있는 해고 바람을 피할 수 없었다. 2022년 11월 로쿠는 200개의 직원을 해고하겠다고 밝혔다. 전체 직원의 7%에 해당하는 인력이다. 로쿠는 2022년 4분기 구조조정 비용이 3,810만 달러였고 이 중 3,060만 달러를 해고 위로금과 관련한 비용이었다.

2023년 1분기 로쿠는 “1분기는 다른 분기와 비슷한 시기에 될 것 같다”며 “총 순매출은 대략 7억 달러로 5%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예상보다는 나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로쿠는 2023년 EBITDA가 1억 1,000만 달러 적자, 총이익은 3억 1,000만 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회사 측은 "세출을 세심하게 관리하고 있어 2024년의 경우 흑자 기조의 EBITDA를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트리밍 시간 증가는 희망적]

스트리밍 서비스 시대가 본격 열림에 따라 로쿠 이용 시간과 계정은 증가하고 있다. 2022년 유료 방송을 중단하고 스트리밍 서비스로 옮겨온 미국 가구는 더 늘었다. 로쿠에 따르면 미국 유료 방송 사업자  5개 중 4개가 2021년보다 더 많은 구독자를 잃었다. 코드 커터 뉴스(Cord Cutter News)는 미국 코드 커터 중 70%가 로쿠 디바이스 관련 제품(로쿠TV 혹은 로쿠 OS)를 이용한다고 보도했다.

로쿠 역시 경기 침체로 계정 증가 속도는 좀 줄었지만 성장 기조는 여전하다. 2023년 1월, 전년도 말 기준 로쿠는 7,000만 개의 활성 스트리밍 계정(active streaming accounts)을 보유하고 있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4분기에는 460만 계정이 증가했다. 스트리밍 계정은 로쿠를 실제 이용하는 유무료 구독자들이다. 로쿠 디바이스의 총 스트리밍 시간은 2022년 4분기, 239억 시간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23%가 늘었고 2022년 전체는 2021년보다 19%가 증가한 874억 시간을 달성했다.

로쿠의 4분기 실적에서 볼 수 있는 또 하나는 로쿠가 플랫폼을 넘어 스트리밍, 그리고 콘텐츠 플랫폼으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채널 FAST 로쿠채널(FAST Channel)을 키우고 있는 로쿠는 보다 많은 이용자들을 모으기 위해 오리지널 콘텐츠와 채널 라인업을 대폭 강화했다.

2022년 가을 로쿠는 신설한 로쿠 미디어 부문을 책임지는 대표로  폭스 엔터테인먼트의 전 CEO인 찰리 콜리어(Charlie Collier)를 스카웃했다.

2023년 1월 말 로쿠 채널은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가 제공할 FAST를 편성하기로 합의했다. 로쿠채널 내 워너 콘텐츠만 나오는 채널을 별도로 만드는 것이다. 이 채널에는 HBO의 ‘웨스트월드’, HBO MAX의 ‘F-Boy Island’, TLC의 ‘케이브 보스(Cake Boss), ‘Say Yes to the Dress’, 워너 호리즌 언스크립트 텔레비전 ‘배첼러(The Bachelor)’ 등의 인기 작품이 제공된다.

이와 함께 로쿠 채널은 2,000시간 분량 워너브러더스 TV의 영화 드라마 패스트채널을 편성한다. 편성되는 콘텐츠 채널만 14개다. 로쿠 채널은 FAST채널인 동시에 개별 콘텐츠 채널을 편성하는 플랫폼인 셈이다. 로쿠 채널은 또 NBC유니버셜과 NHL,  AMC채널 등에서 독점 채널을 공급 받기로 했다.

로쿠는 TV로도 진화 중이다. 2023년 1월 CES에서 자체 브랜드 TV를 런칭하며 콘텐츠-플랫폼-TV까지 아우르는 생태계를 구축한 것이다. 각 나라의 TV제조사와 협업해 로쿠 OS와 브랜드를 탑재한 TV를 런칭하는 방식이다. 이와 연계해 로쿠는 감시카메라 스마트 전구 등을 출시해 가정 내 사용하는 모든 전자 기기를 로쿠 플랫폼과 연동시키는데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로쿠TV

이를 통해 로쿠 구독자들의 1인당 매출(ARPU)를 높이는 것이 목표다. 2022년 4분기 기준 로쿠의 ARPU는 41.68달러(전년 대비 2% 증가)다.

그러나 로쿠가 로쿠OS를 각 스마트TV제조사에 공급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체 브랜드를 내놓는 비즈니스에 대한 우려도 있다. 로쿠OS를 탑재한 스마트TV 제조사와 경쟁상대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도매와 소매를 함께 하는 것과 같다. 실적 발표에서 로쿠 CEO 앤서니 우드(Anthony Wood)는 “로크 브랜드 TV는 전체 비즈니스 중 하나”라며 “구글이 자체 픽셀 스마트폰과 안드로이드 OS를 함께 제공하는 상황과 같다”고 설명했다. 로쿠 브랜드 TV는 2023년 봄에 미국에서 먼저 119달러에서 999달러(75인치)로  화면 크기에 따라 출시된다.

스마트 TV OS 점유율

[의외로 잘 어울리는 음식배달과 스트리밍]

다른 영역과도 협업하고 있다. 로쿠는 최근 음식 배달 앱 도어대시(DoorDash)와 협업해 로쿠 이용자들이 인터랙티브 광고를 통해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하기로 했다. 첫 파트너로 웬디스와 손잡했다. 런칭 기념으로 로쿠는 신규 가입자들에게 도어대시 배달을 무료로 받을 수 있는 구독 모델 ‘도어패스(DoorPass)’를 6개월 무상 제공한다.

로쿠가 인터랙티브 광고를 통해 음식 배달 기업과 손을 잡은 이유는 철저한 조사에 기인한다.  로쿠 내부 리서치에 따르면 로쿠 이용자 3명 중 1명이 1주일에 한 번 이상을 음식을 배달시켜 먹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이지만 한국도 가능한 수치다. 게다가 로쿠 이용자 3명 중 1명(36%)은 OR코드나 문자 메시지 등 인터랙티브 추천에 관심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음식 주문과 스트리밍은 좋은 번들 상품이 될 수 있다. 기든 카츠(Gidon Katz) 로쿠 소비자 경험 담당 대표는 보도자료에서 “스트리밍과 음식 배달은 잘 어울린다”며 “로쿠 사용자들이 TV를 통해 음식을 더 쉽게 배달할 수 있도록 도어대시와 손을 잡았다.”고 말했다.

특히, 콘텐츠 시청 시간, 선호하는 콘텐츠 등에 따라 맞춤형 음식 추천도 가능하다. 음식뿐만 아니라 시청 패턴과 습관을 파악하면 제품 구매도 대행하거나 원하는 기기를 추천해줄 수도 있다.

카츠 대표는 또 “ 우리는 소비자와 마케터들에게 동시에 중요한 데이터와 기술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어대시 입점 파트너들은 로쿠에 인터랙티브 광고를 직접 운영할 수 있다. TV를 통해 시청자들은 음식을 인지하고 문자나 메일을 통해 각종 특전을 받을 수 있다.

물론 이들 음식은 모두 도어대시를 통해 바로 주문할 수 있다. 파트너들은 특히, 광고 시청에서 주문까지 모든 과정의 데이터를 받을 수 있어 투입대비 매출(ROI)를 쉽게 볼 수 있다고 로쿠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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