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먼트의 뉴노멀 지형

팬데믹이 서서히 끝나가고 있는 지금, 전세계는 2019년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대유행하기 이전 모든 것이 정상(Normal)이었던 시기다. 2020년 초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첫 폐쇄 이후 2년 반이 지난 현재 미국에서는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해제됐다.  많은 사람들이 2019년이 다시 오길 바라고 있지만 과거가 아닌 새로운 정상을 우리는 맞이하고 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많은 부문에서 삶은 완전히 바뀌었다.(For many, life has changed forever.)”라고 언급했다.

팬데믹 초기 우리는 스트리밍 서비스의 부상, 테마파크의 폐쇄, 콘서트 중단, 비디오 게임 소비 증가 등을 경험했다.

그러나 우리는 믿고 있었다. 역사적으로 내재된 회복 탄력성에 ‘위기가 끝나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이다. 실제 팬데믹이 잠잠해진 이후 많은 부문이 정상화됐다.

하지만, 할리우드는 아직 과거 모습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할리우드가 팬데믹이 만들어 놓은 일시적인 변화를 영구적인 변신으로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를 통해 짧은 미래를 예측한다.

[테마파크와 콘서트의 복귀, 그러나 승리를 선언하긴 이른 지금]

할리우드(Hollywood)가 정상화됐다는 사인은 영화 비즈니스의 회복에서 발견할 수 있다. 할리우드는 영화의 복귀를 누구보다 바라고 있다.  ‘탑건 매버릭(Top Gun: Maverick)’이나 일부 대작들이 과거 모습을 되찾고 있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아직이다. 극장 티켓 판매는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여전히 40% 이상 떨어졌다. 희망이 보였지만 아직 승리를 선언하긴 이르다.

어려운 영화 극장 산업 회복(블룸버그)

6월 극장가에는 대작 3편이  상영 중이다.

‘탑건’, ‘쥬라기월드: 도미니언(Jurassic World: Dominion)’, ‘라이트이어(Lightyear)’ 등이 그 주인공이다. 그러나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들 대작의 티켓 판매는 2019년에 비해 여전히 20% 정도 못미친다.

특히, 디즈니(Disney)가 팬데믹을 끝내 줄 영화로 봤던 ‘라이트이어’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픽사의 ‘라이트이어’의 6월 15일 첫 주 개봉 실적은 5,100만 달러(659억 원)에 불과했다. 전설적인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Toy Story)’의 스핀오프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안타까운 실적이다. 팬데믹 이후 가족 단위 관객이 아직 극장에 복귀하지 않은 탓이다. 2억 달러(2,586억 원)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된 라이트이어에 대해 디즈니는 당초 7,000만 달러 이상의 데뷔를 기대했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giXco2jaZ_4&t=2s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의 영화 공급량은 팬데믹 이전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아직은 많은 영화 팬들이 극장을 방문하길 주저하고 있다. 닭과 달걀의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볼만한 영화가 없으니 사람들이 극장을 찾지를 않고 극장에 사람들이 오질 않으니 영화 개봉도 늦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테마파크는 다른 모습을 보이다. 디즈니랜드 등 디즈니의 테마파크 티켓 판매는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그야 말로 V자 회복세다.

디즈니 테마파크의 회복(블룸버그)

디즈니의 미국 내 테마파크는 2022년 3월 이후 모두 문을 열었다.

디즈니 테마파크 매출 및 영업이익(버라이어티)

테마파크의 회복은 글로벌 시장에 이뤄지고 있다. 지난 6월 15일 유니버설(Universal)은 6주 동안 문을 닫았던  중국 베이징 테마파크(Universal Studios Beijing theme park) 문을 다시 열었다.

또 콘서트 등을 주관하는 라이브 네이션(Live Nation)도 마찬가지의 호황을 보이고 있다. 라이브 네이션 엔터테인먼트(Live Nation Entertainment)의 2022년 1분기 매출은 팬데믹 이전을 넘어섰다. 티켓 판매가 늘어나면 식음료 매출 신장 등 다양한 후방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더 부족해진 TV시청 시간]

야외 활동 증가는 TV시청량 감소를 의미할 수 있다. 밖에서 보는 시간이 늘어날 수록 TV에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짧을 수밖에 없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22년 1분기는 전년 대비 5~10% 가량 시청 시간이 줄었다.

TV시청률의 감소(블룸버그)

[스트리밍 서비스 성장, 그리고 1위는 넷플릭스]

최근 스트리밍 서비스의 성장세가 주춤하지만 여전히 성장 중이다. 팬데믹이 만들어놓은 새로운 습관이다. 사람들은 더 많은 시간을 스트리밍 서비스에 투입하고 있다. 닐슨이 매달 밝히는 통합 시청 점유율 가우지(Gauge 플랫폼 별 하루 전체 TV시청 시간)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는 5월 32%를 기록했다. 일을 TV시청량 중 3분의 1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본다는 의미다. 지난 4월에 이어 두 번째로 30%를 돌파한 수치인데 역대 최고 비율이다. 1년 전 같은 시간에는 26%에 불과했다.

통합 시청점유율 5월(닐슨)


5월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량 증가(4월 대비 2%)는 디즈니+와 넷플릭스의 잇단 새로운 콘텐츠 투입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동안 이 회사는 ‘오비완 케노비(Obi-Wan Kenobi)’와 ‘기묘한 이야기(Stranger Things)’ 등의 기대작을 내놨다.

효과도 있었다. 디즈니의 경우 5월 통합 시청 점유율은 1.7%였지만 5월 27일 ‘오비완 케노비’ 만을  집계하면 점유율이 2.5%까지 높아진다. 5월 28일 공개된 ‘기묘한 이야기 시즌4’도 마찬가지다. 5월 28일 넷플릭스의 점유율은 9.0%나 됐다. 이에 반해 케이블TV의 경우 점유율이 하락했다. 지난 4월에 비해 5월의 케이블TV 뉴스시청량은 4.2%가 하락했다. 케이블TV스포츠도 같은 하락세였다.

여전히 성장하고 있는 스트리밍(블룸버그)

비록 스트리밍 서비스가 미국 증권가의 분석 대로 수익과 점유율 확대에 고전하고 있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케이블과 TV에서 스트리밍으로 옮겨오고 있다.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이야기다. 넷플릭스도 주춤하지만  여전히 1위다. 닐슨에 따르면 미국에서 넷플릭스는 75% 이상의 선호도를 가지고 있다.  만약 넷플릭스의 힘을 미국 외 한국 등 글로벌까지 확장한다면 넷플릭스의 선호도는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스트리밍 톱 10(블룸버그)

[유튜브의 확실한 우위, 실시간 TV 대체  중]

팬데믹 이전부터 유튜브(Youtube)는 유명했다. 하지만 광고주들은 소비자들에 비해 느리다.  더 많은 소비자들이 유튜브를 활용한다고 판단을 해야 그들의 지갑은 열린다.  이제 그 시간이 왔다. 틈새 동영상 서비스는 주류인 TV채널을 대체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벌어진 큰 변화다.

팬데믹 이후 유튜브는 온라인 비디오 광고 부문 압도적 1위 사업자가 됐다. 이제 유튜브는  광고 측면에서  주요 메이저 할리우드 스튜디오도 뛰어넘고 있다. 지난 4년 간 유튜브의 광고 매출은 3배 이상 늘었고 팬데믹 이후에는 상승 곡선이 매우 가팔라졌다. 그러나 비교 대상 중 하나인 파라마운트(Paramount)는 정체다.

유튜브와 파라마운트의 광고 매출(블룸버그)

[LP판매 증가, 팟캐스트 정체기]

음악 산업 매출은 지난 2021년 40억 달러가 증가해 처음으로 250억 달러를 돌파했다. 2017년 이후 음악 산업 매출은  80억 달러 성장했다.  팬데믹이 불러온 재미있는 포인트는 LP(vinyl sales) 판매량 증가다.  그 기간 CD판매가 줄어든 것에 비하면 이상증상으로 볼 수 있다. LP판매는 팬데믹 이후 급증하기 시작했다. 물론 이런 추세가 2022년 이후까지 이어질 지가 관전 포인트다.

LP와 CD 판매량 변화(블룸버그)

에디슨 리서치(Edison Research)에 따르면 올해  팟캐스트의 주간 평균 오디언스(The average weekly audience)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그렇지만 아직은 일시적인 현상이 추세적인 움직임인지 알 수 없다.

시장 정체 중인 팟캐스트(Podcast)


[새로운 정상]

현재 할리우드의 모습이 ‘새로운 정상’ 최종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앞으로 우리가 경험할 방향성을 알 수 있다. 테마파크와 LP판매량 증가에서는 ‘경험’의 소중함, 유튜브의 부상에서는 ‘개인’의 소중함, ‘영화’의 초반 부진에서는 ‘극장’ 소중함을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뉴노멀에서 우리를 지배할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질서들은 바로 이런 움직임에서 엿볼 수 있다.

팬데믹 이전과 이후를 단 하나의 언어로 설명하자면 ‘절대적인 효능감’이다. 남아있는 시간이 별로 없을 수 있는 우리들에게는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간이다. 엔터테인먼트는 오디언스와 구독자들에게 절대적인 효능감을 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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