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과 죽음의 문제다.” “틱톡을 미국에서 퇴출 시켜야 한다.”

중국 기업이 대주주인 글로벌 1위 동영상 숏 폼 소셜 미디어 틱톡(TikTok)의 CEO가 첫 의회 청문회에서  민주와 공화 양당 모두에게 맹공을 당했다.

중국 공산당과의 연류설과 미국인의 정보를 중국으로 유출한다는 의혹을 거듭 부인했지만 의원들은 틱톡 CEO의 해명을 믿지 않았다. 또 미국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기절(Blackout)’ 챌린지 등  틱톡이 청소년에게 유해한 콘텐츠를 유통을 방치하고 있다는 비난도 쏟아졌다.

[틱톡 CEO, 6시간 내내 집중 공세 받아]

틱톡의 CEO ‘슈쯔 츄(Shou Zi Chew)는 2023년 3월 23일(목) 미국 의회 에너지&상업 위원회(The House Committee on Energy and Commerce)에 열린 청문회 참석해  국가 안보와 청소년들의 정신 건강을 위해 틱톡을 미국에서 퇴출해야 한다는 의원들 앞에서 모든 의혹을 부인하며 틱톡의 입장을 대변했다. 틱톡 CEO가 미 의회 청문회에 출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미국 백악관과 의회는 틱톡이 미국 이용자 1억 5,000만 명의  개인 정보를 중국으로 유출시킨다 주장하며 미국 앱스토어에서 퇴출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틱톡의 모회사는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ByteDance)다.

하원  에너지&상업 위원회(The House Committee on Energy and Commerce) 위원들은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시작된 틱톡 CEO청문회  초기부터 틱톡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되는 위험한 앱이라고 쏘아 붙였다. 캘리포니아 하원의원 토니 카르데나스 하원의원(Tony Cárdenas)은 앱을 중단하는 것은 ‘생존의 문제(life and death)’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츄 CEO는 “중국과 틱톡의 연관성을 강하게 부인했고 틱톡이 다른 소셜 미디어 서비스보다 훨씬 강력하게 개인 정보 보호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 의회에는 틱톡을 규제하기 위한 다양한 법안이 발의되어 있다.

청문회 뒤 발표한 성명에서 틱톡 대변인은 “틱톡 CEO가 의회의 질문에 다양한 대답을 준비했지만 현재 진행중인 현안에 대한 반복적인 질문뿐이었다”고 설명했다. 대변인은 또 “틱톡 금지를 찬성하는 의원들은 수정헌법상 표현의 자유나 비즈니스와 관련한 질문은 전혀 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틱톡 미국인 정보 중국 유출 의혹 제기]

청문회 내내 위원회 위원들은 미국 내 틱톡 앱 사용 금지를 지지하는 데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 주 절반 이상이 주정부에서 제공한 디지털 기기에서 틱톡 이용을 금지했고 텍사스주립대 등 상당수 미국 대학들도 교내 와이파이에서 틱톡을 차단했다.

위원회 의장인 캐시 맥모리스 로저스 의원(Cathy McMorris Rodgers)은 청문회 시작과 동시에 "바이트댄스는 중국 공산당에 영향 아래 있으며 바이트댄스와 틱톡은 동일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 “틱톡이 중국 정부와의 관계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모두 틱톡을 공격하는 분위기에서 츄 CEO는 “바이트댄스는 정부가 아닌 민간인 주주들에 의해 운영되는 민간 기업”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또 “틱톡은 중국 기업이 아니라 글로벌 대기업으로 분류된다”고 설명했다. 또 CEO를 맡은 이후 중국 공산당 관계자들과 이야기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틱톡 반대파인 애나 에슈(Anna Eshoo)하원 의원은 중국 국가 보안법(China's National Security Law)을 들고 나왔다. 중국 국가보안법에 따르면 중국 기업은 정부와 정보를 공유하도록 강제된다. 애나 에슈 의원은 청문회에서 “중국 정부와 틱톡이 관계 없다고 어떻게 100% 확신시킬 수 있냐”며 츄 CEO를 몰아붙였다. 이에 츄 CEO는 “우리의 계획은 미국인들의 데이터를 미국 국내로 이전하는 것”이라며 “중국 정부가 미국인들에 데이터에 접근한다는 어떤 증거도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6시간 내내 의원들은 츄 CEO에게 어린이 보고, 개인정보 관리, 중독 등 같은 이슈를 제기했다. 그때마다 츄 CEO는 같은 말을 반복했다. “앱은 미국인들에게 위협적이지 않다”고 말이다. 또 틱톡의 미국 내 매출과 츄 CEO의 연봉에 대한 질문에는 ‘민간 회사’라며 반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향후 보고하겠지며 의원들의 예봉을 피했다. 아울러 “미국 내 다른 어떤 소셜 미디어 서비스보다 틱톡의 개인 정보 보호 기술은 강하며 수집 자체도 취소한에 머무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청문회 이후 틱톡은 미국 기자들에게 메일 보내 두 가지를 분명히 했다. “틱톡은 어떠한 데이터도 판매하지 않았으면 바이트댄스 CEO 리앙 루보(Liang Rubo)는 공산당 멤버가 아니다”라는 이야기다.

[유해 정보 등 어린이 보호 대책 강구]

개인 정보 문제와 함께 의원들은 미국 내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젊은 세대의 틱톡 중독에 대한 회사의 정책과 재발 방지를 집중 질의했다. 특히, 틱톡에서 떠돌고 있는 목을 졸라 기절 시키는 ‘기절 챌린지(blackout)와 사람들에게 자살을 부추기는 영상 등이 젊은 세대들에게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 하원은 수년 간 이 이슈를 논의해왔다. 전 국가 차원의 ‘전미 개인정보 보호 법(national privacy law)이나  어린이들을 온라인 유해 정보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다른 유사법안 등을 논의했지만 최종 성사시키지 못했다.

미 의회 청문회에 앞서 미국 정부는 틱톡에 대한 규제를 이미 강화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바이트댄스에게 틱톡을 매각하거나 회사를 분리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 이전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틱톡은 강제 매각 명령에 시달려왔다. 2020년 9월에는 틱톡을 9월까지 매각하지 않으면 앱을 미국 내에서 퇴출시키겠다고 엄포를 놨다. 그러나 이와 관련한 외국인 투자 위원회(CFIUS)의 협상은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 채 수년간 지연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강제적인 매각에 반대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틱톡은 미국 정부와 미국인들이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수용했다. 미국 내 데이터를 외부로 가지고 가지 않고 오라클에 처리하도록 했다. 하지만, 미국 정보 당국을 포함한 상당수 인사들은 중국법이 정부와 기업이 데이터를 나누도록 하는 만큼 문제가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틱톡에 대한 미국 정부의 견제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에 하나의 기업의 문제를 외교 이슈로도 번지고 있다.  청문회가 끝난 뒤 중국 상업부 대변인은 “바이든 정부의 최근 틱톡에 대한 제재(매각하거나 혹은 금지)를 강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중국 사이버 보안 규제 기구의 지원을 받는 펀드는 틱톡의 중국 모회사 바이트 댄스의 1% 지분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는 이른바 황금 지분(Golden Share)으로 불린다. 이 지분으로 규제 기관이 자회사 이사 자리를 확보하고 사업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