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맞아 다이렉트미디어랩은 2024년 국내외 방송•미디어 산업 트렌드 Top10을 선정했다.
트렌드 하나씩을 집중 조명하며 한 해를 마무리 하고자 한다.
1. 스트리밍 Shift
2. 스포츠 콘텐츠 강세
3. 텐트폴, 예능 콘텐츠 제작
4. 달라진 예능 트렌드
5. 비영어 콘텐츠 확대
6. 일본 콘텐츠의 성장
7. AI와 미디어
8. 숏폼 콘텐츠
9. 현지화를 통한 글로벌 전략 (Local TO Global)
10. AVOD와 FAST Platform
9. 현지화를 통한 글로벌 전략 (Local To Global)
넷플릭스, 디즈니+,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max, 파라마운트+ 등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이 미디어 업계에 갖고온 가장 큰 혁신은 '유통의 혁신'이다.
그동안은 각 국가별 서비스 중심으로 발전해 온 탓에 Local과 Global 서비스는 분명히 나눠져 있었다. 하지만 초고속 인터넷망을 통해 세계 여러 나라에 동시에 콘텐츠가 전송되는 기술 환경 발달과 북미 중심 구독자 유치에서 유럽, 남미, 아시아, 아프리카 등 전 대륙의 구독자를 확보하면서 미디어 환경은 완전히 뒤바뀌게 되었다.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은 각 국가의 고유한 문화와 시청자 취향을 반영하고 현지 제작사, 작가들과 협업을 통해 현지화(Localization)을 통해 구독자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그리고 2024년 현재는 현지화 전략을 통해 글로벌 확장 전략이 가능해지고 있다.
특히 K-드라마, K-예능, 일본 에니메와 인도의 발리우드 콘텐츠들은 현지 국가에서 구독자를 확보하는데 탁월한 성과를 내는 것 뿐만 아니라, 글로벌까지 확장해 구독자를 충족시켜주고 있다.
이러한 전략이 가장 잘 나타나는 국가가 바로 한국이다.
한국은 '오징어 게임', '경성크리처', '솔로지옥', '피지컬 100' 같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뿐만 아니라 '눈물의 여왕', '닥터슬럼프', '마이데몬'처럼 국내 방송사가 제작하고 넷플릭스가 해외 배급 유통을 시행하는 콘텐츠까지 성공시키며 현지화를 통한 글로벌 전략 성과가 높은 나라다.
플릭스패트롤(FlixPatrol)에 따르면, tvN의 '눈물의 여왕'은 넷플릭스의 글로벌 배급망을 타고 인도, 일본, 브라질, 나이지리아에서 2024년 전체 TV show 부문 Top10 안에 들면서 K-드라마의 가장 성공적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넷플릭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디즈니+의 '조명가게(Light Shop)'도 아시아 국가와 유럽 튀르키에를 중심으로 높은 시청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하나의 IP가 전세계로 확대되어 각 국가별 콘텐츠로 제작되는 사례도 있다.
'The Trators(배신자들)'은 2021년 네덜란드의 RTL4의 'De Verraders(배신자)'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예능 콘텐츠다. 원조 네덜란드의 IP를 기반으로 이듬 해에 영국 버전과 호주 버전이 만들어졌고, 2023년에는 미국 버전으로 만들어지면서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Peacock)을 통해 선보이면서 큰 인기를 얻어 2024년 시즌 2까지 만들어졌다.
'The Trators(배신자들)'은 지금까지 29개국에서 제작되거나 제작이 진행 중이다.
아시아에서는 인도가 가장 처음으로 제작이 결정되었고, 한국은 지난 10월 MIPTV(밉TV)에서 제작이 결정되어 진행 중이다.
'The Trators'가 특이한 건 한 개의 플랫폼을 통해 제작되고 송출되는 것이 아니라 각 국가의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미국은 피콕을 통해, 스페인은 HBO MAX를 통해, 영국은 BBC ONE을 통해, 캐나다는 CTV를 통해 콘텐츠를 선보이는 등 국가별로 방송사와 스트리밍 업체가 달라진다. 국가 상황에 맞게 방송사를 선택할지, 스트리밍 플랫폼을 선택할지도 달라지는 것이다.
현지화를 통한 글로벌 전략은 스트리밍 플랫폼 간의 치열한 경쟁을 야기하고 있다. 넷플릭스, 디즈니+,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Max, 파라마운트+는 모두 각자의 강점을 활용해 차별화된 전략을 펼치고 있다. 넷플릭스는 기존 오리지널 콘텐츠뿐 아니라 로컬 스튜디오와의 협업을 통해 현지 콘텐츠 제작을 확대하고 있으며, 디즈니+는 자사의 강력한 IP를 기반으로 가족 친화적인 콘텐츠를 현지화하고 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인도, 일본, 브라질 등 특정 시장에 집중해 로컬 히트작을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스트리밍 플랫폼들은 단순히 콘텐츠 제작뿐 아니라 소비자 경험을 최적화하기 위한 기술적 혁신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AI) 기반 추천 알고리즘, 다국어 자막 및 더빙 지원, 각국의 데이터 요금제를 고려한 스트리밍 품질 조정 등은 시청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특히, 현지화 전략은 각국의 문화적 맥락과 규제를 고려해야 하는 점에서 단순한 기술적 문제를 넘어선 복잡한 도전 과제를 내포하고 있다. 예컨대, 일부 국가에서는 콘텐츠의 정치적, 종교적 요소에 대한 민감성이 높아 이를 조율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도전 과제를 극복한 플랫폼들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마무리 : 현지화에서 글로벌화로, 스트리밍의 새로운 지평을 열다
현지화를 통한 글로벌 스트리밍 전략은 미디어 산업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다.
각국의 시청자들은 자국의 문화를 반영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전 세계 다양한 문화와 스토리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스트리밍 플랫폼은 이제 문화 교류의 매개체 역할을 하면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전 세계를 더 가까운 하나의 문화 공동체로 만들고 있다.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의 성공은 각국 제작사와 같은 서드파티와의 협업, 고품질 콘텐츠 제작, 그리고 로컬 시청자의 요구를 반영한 현지화 전략의 결과물이다. 특히, K-콘텐츠의 성공 사례는 글로벌 미디어 시장에서의 현지화 전략은 콘텐츠가 한 나라에서만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함께 시청하고 공감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도 스트리밍 플랫폼의 구독자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각 플랫폼은 로컬 시장의 특성을 반영한 차별화된 콘텐츠를 바탕으로 로컬 구독자 확보는 물론, 글로벌 구독 확보를 위한 확장 전략에 힘쓸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시장의 확장만이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교류하며 문화 확장의 기회로 삼을 것이다.
이제 미디어 시장은 로컬 경쟁은 끝났다. 로컬을 바탕으로 세계로 나가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