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맞아 다이렉트미디어랩은 2024년 국내외 방송•미디어 산업 트렌드 Top10을 선정했다.
트렌드 하나씩을 집중 조명하며 한 해를 마무리 하고자 한다.
1. 스트리밍 Shift
2. 스포츠 콘텐츠 강세
3. 텐트폴, 예능 콘텐츠 제작
4. 달라진 예능 트렌드
5. 비영어 콘텐츠 확대
6. 일본 콘텐츠의 성장
7. AI와 미디어
8. 숏폼 콘텐츠
9. 현지화를 통한 글로벌 전략 (Local TO Global)
10. AVOD와 FAST Platform
4. 달라진 예능 트렌드
2024년 한 해 동안 한국 예능의 트렌드가 달라졌다.
특집 3부에서 다룬것 처럼 스트리밍 서비스 콘텐츠가 드라마 중심에서 대형 예능 콘텐츠로 확대된 것은 물론이고, 유튜브 콘텐츠가 마이너 예능이 아니라 대세 예능으로 탈바꿈 된 것도 큰 변화다.
방송사 입장에서는 드라마는 스트리밍 플랫폼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서 예능 콘텐츠 마저 유튜브와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방송사들은 경쟁은 하더라도 다른 플랫폼을 적극 이용하는 스핀오프 전략과 유통 확대 전략 등으로 생존을 모색하고 콘텐츠 아이덴티티를 강화하고 있다.
[유튜브 예능 전성시대]
불과 5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의 주요 방송 예능에서는 유튜버를 소개하면서 그들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 유튜버가 주요 방송에 출연하는 것은 물론, 대다수의 연예인들이 유튜브에 둥지를 틀고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다이렉트미디어랩의 조사에 따르면 방송인·연예인 브랜드 평판 Top 20명 중 17명이 유튜브 채널을 직접 운영하거나 회사와 함께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튜브 예능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콘셉트는 '토크 쇼' 예능이다. '짠한 형 신동엽', '노빠꾸 탁재훈', 박명수의 '할명수', 장도연의 '살롱드립' 등 그동안 주요 방송사에서 볼법한 예능인들이 이제는 각자의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예전에는 가수들의 신곡 발표, 영화 개봉 시기에 맞춰 방송사 토크 쇼를 찾던 게스트들이 이제는 모두 유튜브 채널을 돌고 있는 것도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유튜브 토크쇼의 매력은 방송 보다 격이 없고, 채널 주인과 사적 친분을 적극 활용하면서 솔직함을 어필하는 것이다. '날 것'의 매력이 유튜브 토크쇼의 특징이자 장점이 된다.
[여행 예능으로 확장]
2024년 유튜브 예능은 여기서 머무르지 않았다. 토크 쇼를 넘어 여행 예능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동안 방송사에서 여행 콘텐츠를 찍기 위해서는 출연진은 물론 대규모의 제작진과 스태프가 함께 이동하면서 대형 예능을 표방할 수 밖에 없었다. 특히 해외로 이동을 위해서는 그만큼 제작비가 급상승 했었다. 하지만, 카메라의 고성능,고화질, 소형화로 비교적 낮은 제작비로 고품질의 여행 콘텐츠 제작이 가능해졌다.
최근 유재석의 '뜬뜬'채널에서는 유재석, 황정민, 지석진, 양세찬이 베트남을 여행하는 '풍향고'를 제작해 유튜브에서 선보였다. 총 4편을 제작했는데 그 길이가 회당 평균 100분으로 기존 유튜브 문법을 따라가기 보다는 기존 방송 예능 스타일로 제작했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평균 100분 길이의 콘텐츠 4편의 조회수(views)가 12월 24일 현재 총 2800만 뷰를 넘어섰다. 업로드 한지 딱 한 달이 된 1편의 경우 조회수 1,000만이 넘었다. 산술적으로 국내 5천만 인구의 20%가 본 것이다.
유튜브 예능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채널이 또 하나 있다. 바로 나영석PD가 운영하는 '채널십오야'다.
채널십오야는 나영석PD가 속한 '에그이즈커밍(egg is coming)'이 운영하는 673만 구독자를 보유한 대형 채널이다. '채널십오야'에서는 토크쇼부터 여행 콘텐츠(이서진의 뉴욕뉴욕, 지락이의 뛰뛰빵빵, 맛따라 멋따라 대명이 따라)까지 방송사급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특징이라면 출연진은 기존 방송사 급이지만 콤팩트한 제작을 통해 최대의 효율을 내고 있는 것이다. KBS를 거쳐 tvN의 예능을 이끌었던 제작진이 지금은 유튜브 예능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대형 기획 예능]
토크쇼가 유튜브의 주요 콘텐츠로 자리 잡았기 때문에 기존 방송사에서는 토크쇼 예능으로 유튜브와 정면 승부를 보기가 어려워졌다. 다른 예능에 비해 제작비가 적게 들어가는 토크쇼 예능이라 하더라도 유튜브와는 제작에 소요되는 인력과 제작비가 많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토크쇼의 핵심이 되는 게스트 확보도 어렵다는게 방송 현장 이야기다.
결국 기존 방송들은 대형 기획 예능을 통해 방송사의 핵심 콘텐츠를 구축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채널A의 강철부대와 JTBC의 최강야구다.
채널A는 올해 강철부대 계보를 잇는 강철부대W(여군 버전)를 제작했다. 남성 중심의 강인함을 내세웠던 강철부대 콘셉트를 비틀면서 여군의 강인함을 전면에 내세웠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강철부대W의 1회는 TV 비드라마 화제성 4위까지 올랐고, 지난 11월에도 TV-OTT 비드라마 화제성 7위까지 올랐다. 시청률도 3% 내외의 양호한 성적을 보였다. 채널A는 대형 예능인 강철부대W를 제작하고, 유튜브에서 방송의 내용을 리뷰하는 '강철부대W 리마스터' 콘텐츠를 제작해 방송에서 유튜브로 확장을 시도했다.
최강야구는 전 편(특집 3호)에서도 기술한 것처럼, 많은 제작비가 들어가는 대형 예능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JTBC의 간판 예능으로 자리잡으면서, 2024년 상반기 비드라마 화제성 1위(굿데이터 코퍼레이션)를 기록했고, 시청률도 올해 최고 3.9%(2024.5.27)를 달성했다. 무엇보다 방송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해 직관 경기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고, 유니폼과 굿즈 판매, 포맷 판매 등 최강야구 IP를 적극 활용하면서 확장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연애 프로그램의 변화]
2021년부터 한국방송에서 솔로지옥, 나는 솔로, 돌싱글즈 등 연애 프로그램이 강세였다. 이러한 추세로 솔로지옥은 시즌3(2023), 돌싱글즈는 시즌6(2024)까지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연애프로그램의 강세 속 2024년에는 점술가들이 자신의 연애를 펼치는 SBS의 '신들린 연애'로까지 이어졌다.
하반기에는 JTBC의 '이혼숙려캠프', TV조선의 '이제 혼자다', MBN의 '한 번쯤 이혼할 결심' 등 종합편성채널 중심으로 이혼을 주제로 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제작·편성됐다.
이혼을 주제로 한 방송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시청자들의 공감과 논란을 동시에 불러일으키고 있다. 시청자들에게 현실적인 조언과 공감을 제공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부부 갈등이 지나치게 자극적으로 묘사되거나, 가정 내 폭력 등 민감한 내용 등이 시청자들로 하여금 불편함을 초래한다는 부정적인 측면도 함께 제기 되고 있다.
마무리: 효율과 수익성 중심의 예능으로 변화
2024년 한 해 동안 한국 예능은 기존의 틀을 넘어 스트리밍 플랫폼과 유튜브를 포함한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 적극적으로 적응하며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유튜브 예능의 대세화와 여행 콘텐츠의 확장은 기존 방송사와 디지털 플랫폼 간의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환경에서 방송사들은 대형 기획 예능과 IP 확장을 통해 차별화된 전략을 모색하며 효율성과 수익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이와 함께 연애와 이혼을 주제로 한 예능 콘텐츠는 시청자들에게 현실적인 공감과 논의를 이끌어내며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자극적인 연출이나 민감한 소재로 인해 불편함을 초래하는 문제도 여전히 존재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예능 콘텐츠는 단순한 재미를 넘어 시청자들에게 공감과 의미를 전달하며 진화하고 있다.
앞으로 방송사와 디지털 플랫폼들이 각자의 강점을 살려 협업과 차별화를 동시에 이루며, 시청자들에게 더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주요 관건이 되었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예능은 시청자들의 요구와 트렌드를 반영하며 효율성과 수익성을 높이면서 지속적으로 변화와 혁신을 도모하며 발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