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퍼스트 넷플릭스 2.0의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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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 1위 넷플릭스(Netflix)가 2023년 1월부터 ‘규모’가 아닌 ‘수익’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22년 말 내놓은 광고 기반 저가 상품에 전력을 다하는 반면, 비밀번호 공유 시 추가 비용을 징수하는 정책도 시행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광고 기반 저가 상품은 올 초 반응이 나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이 아닌 사람들에 대한 비밀번호 공유 제한은 수익 극대화를 위한 시작이 될 수 있다.  창업주 리드 헤이스팅스의 퇴임 후 새로운 회사를 선언한 넷플릭스는 아직은 순항 중이다.

[넷플릭스, 광고 탑재 저가 모델 빠르게 정착]

지난 2022년 11월 광고 포함 저가 구독 모델(베이직 월 6.99 한국 5,500원)을 시작했던 넷플릭스가 2023년 1월, 12월 대비 두 배 넘는 베이직 구독자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넷플릭스가 광고주들에게 보낸 자료에서 공개됐다. 전체 가입 규모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당초 우려와는 달리 ‘광고를 포함한 넷플릭스’ 상품이 빠르게 정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디인포메이션은 광고주들에게  북미지역 광고 기반 상품 가입자가 1분기 175만 명 정도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2022년 12월 말 기준 북미 지역 전체 가입자의 2.4% 수준이다. 넷플릭스는 2022년 4분기 766만 명의 신규가입자(전체 2억 3,100만 명)를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중 북미 지역 가입자는 99만 명이며 유럽 아프리카 지역은 320만 명이 증가했다.

넷플릭스의 광고 기반 가입자 전망을 예측하기는 아직 이르다. 그러나 넷플릭스 CFO 스펜서 니우먼은 2023년 1월 전해 4분기 실적 발표에서 경쟁 서비스 훌루(Hulu)의 예를 들어 결국 넷플릭스도 전체 구독자의 절반 가량이 광고를 이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비스 초기부터 광고를 서비스하고 있는 훌루(Hulu)의 경우 광고 포함 상품 가입자가 전체 4,280만 가입자 중 절반 가량이다. 니우먼은 결국 넷플릭스에서도 광고 모델이 대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광고는 신규 가입자 확보 속도가 느려진 넷플릭스에게는 매우 중요한 수익원이다. 지난 2022년 광고 모델 출시를 앞두고, 넷플릭스 인력 스카웃도 공격적으로 진행했다. 특히,넷플릭스는 광고 영업 팀 6명 이상을 훌루에서 뽑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넷플릭스 광고 영업팀은 훌루 출신 피터 네이러(Peter Naylor), 전 스탭 광고 최고 책임자 제르미 고먼(Jeremi Gorman)이 이끌고 있다. 훌루는 2023년 1월 현재 디즈니가 지분의 70%를 보유하고 있다.

[넷플릭스와 훌루의 광고 싸움]

적어도 광고에서는 넷플릭스가 훌루를 따라가기는 아직 어렵다. 디즈니가 경영권을 가지고 있는 훌루는 2007년부터 광고를 판매하고 있다. 2007년 넷플릭스가 스트리밍 서비스를 런칭한 해다. 현재 광고주들은 넷플릭스 광고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마케팅 담당자들은 넷플릭스의 광고가 다소 비싸고 타깃 광고 측면에서도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약속한 시청자 도달율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넷플릭스는 아직 타깃 광고를 안하고 있다.)

2022년 11월 넷플릭스는 도달율이 타깃 시청자의 평균 80%라고 홍보한 바 있다. 디지데이(digiday)에 따르면 광고 넷플릭스 광고가 목표 시청자 수(타깃)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주들은 미국에서 도달 시청자들 수만 계산(pay on delivery” basis)해 비용을 지급하고 있다.

광고 버전의 성공은 넷플릭스에게 매우 소중하다. 2022년 2분기 연속 가입자가 감소한데다 증가 속도도 더뎌지고 있어 고객 1인당 매출을 높이는 것이 수익 확대를 위해 필수이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의 분기 별 매출 확대 속도도 매년 둔화되고 있다. 때문에 2022년 4월 회사 주가가 30% 이상 떨어지자 넷플릭스 창업주 헤이스팅스도 결국 ‘광고를 편성하지 않겠다’는 자기의 오랜 생각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 분기별 매출(버라이어티)

2023년 1월 4분기 실적 발표에서 공동 CEO 크레그 피터스는 “우리는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했지만 언젠가 훌루만큼  광고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그러나 1년 만에 그렇게 될 수는 없고 몇 년 걸릴 것이지만 우리는 최단 기간 이를 이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의 광고 비즈니스는 성장하고 있다.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2023년 1월 광고 시청자수는 100% 성장했다. 이는 광고 버전 구독자 수가 늘었다는 말과 같다.

니우만은 광고 버전 판매가  1분기를 넘어 2023년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확한 숫자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넷플릭스는 2023년 3분기 말, 글로벌 시장 광고 버전 상품 순시청자(Unique Viewers)가 4,0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중 미국 순시청자(UV)는 1,330만 명이다. 그러나 이 숫자는 구독자와는 같지 않다. 하나의 계정으로도 한 가정에서 여러 명이 시청하기 때문이다.

[훌루를 벤치마킹하고 있는 넷플릭스]

디즈니가 소유하고 있는 또 다른 스트리밍  훌루(Hulu)는 광고 기반 서비스의 대표로 불린다. 절반 이상의 구독자들이 광고 기반 상품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넷플릭스는 훌루의 사업 전략을 상당수 벤치마킹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아직은 훌루 대비, 개선해야 할 것이 많다. 현재 넷플릭스 광고주들은 18세 이상 등 상당히 넓은 타겟 사용자를 대상으로 광고를 할 수 밖에 없다. 그에 반해 훌루는 세대별, 나이별 등 보다 세밀한 오디언스를 대상으로 타깃 광고를 편성하고 있다. 효과가 다를 수 밖에 없다. 올해(2023년) 연말 넷플릭스는 세대별로 다양한 모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타깃 광고’를 런칭한다고 밝혔다. 나이, 성별, 톱 10위 프로그램, 신규 오리지널 시청자 등이 새로운 타깃이 될 수 있다.

광고 노출 시점도 훌루에 비해 유연성이 떨어진다. 특정 키워드나 콘텐츠와 자신들의 광고가 함께 편성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광고주들의 요구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2022년 TV드라마 ‘더 크라운(The Grown)이  11월 공개됐을 때 일부 광고주들은 자신들의 광고가 성적 에피소드와 함께 노출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훌루처럼 광고를 다른 에피소드로 자동으로 옮기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이 기능은 2023년 1월 이후 상당 수준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광고주들은(미국) 넷플릭스의 광고 단가가 너무 비싸다고 불평하고 있다. 넷플릭스 광고 런칭전인 2022년 11월, 넷플릭스의 미국 기준, 광고 단가는 CPM(1,000번 노출당 가격) 70달러 이상이었다. 이는 TV와 스트리밍을 통틀어 가장 비싼 수준이었다.

고객들의 지적으로 가격이 많이 떨어졌지만 넷플릭스 CPM가격(미국)은 여전히 60달러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고객이 제한적이고 타깃 광고가 제대로 집행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가격도 너무 비싸다는 지적이 많다. 넷플릭스 광고가 더 확산되기 위해서는 가격을 낮추거나 더 많은 구독자를 끌어와야 한다는 주장들도 힘을 얻고 있다.

훌루에 대응하기 위해 전문가들도 다수 채용했다. 2022년 9월 이후,  네일러는 훌루에서 많은 직원들을 영입했다. 전 동료들이다. 넷플릭스의 광고 측정 전략(ads measurement strategy) 부사장 줄리 드트래글리아(Julie DeTraglia)를 비롯해 광고 파트너십 및 영업 부문 히람 리드(Hiram Reid)와 킨지 탬베리노(Kinsey Tamberrino), 커뮤니케이션 부문 니키 메르쿠리스(Nikki Merkouris), 인재 채용 부문 알렉스 베이더(Alex Bader) 등이 이때  훌루에서 넷플릭스로 넘어왔다.

넷플릭스는 TV광고 분야에서도 인재를 많이 영입했다. 최근 넷플릭스는 전 바이어컴 임원이었던  발레리 비스차크(valerie Bischak)를 광고 판매 이사로 고용했다.  세계 최대 광고 구매 회사 WPP의 그룹 M 전 임원인 아담 거버(Adam Gerber)는 2022년 작년 가을 합류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잰드는 2022년 11월 광고 탑재 상품 출시를 앞두고  애드 테크 부문 잰드(Xandr) 등을 이용한 초기 광고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광고 팀이 규모를 갖추자 넷플릭스 광고 담당 대표 고먼과 네일러 등 넷플릭스 내부 조직이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다.  2023년 1월 CES에서도 고먼과 네일러는 기업 마케팅 담당자와 광고 에이전시 등을 계속 만났다.

넷플릭스의 광고팀은 현재 TV와 디지털 시장의 중간 지점에서 발생하는 수익에 집중하고 있다. 전략도 관련 영역에 집중되고 있다. 넷플릭스는 자사 오리지널 콘텐츠의 광고 효과를 제대로 측정하기 위한 작업에도 들어갔다. 훌루는 닐슨과 컴스코어(Comscore), 인테그랄 애드 사이언스(Integral Ad Science). 더블베리파이( DoubleVerify) 등과 함께 콘텐츠 시청률과 광고 인증 조사를 하고 있다.

여기에 넷플릭스는 광고주들에게 그들의 광고 판매 현황과 관련한 추가 정보를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닐슨과 손잡고 광고 시청률 등 새로운 지표를 2023년 연말 공개할 예정이다. 그러나 광고주들의 원하는 광고 타깃 등 보다 더 자세한 오디언스의 반응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 비밀번호 공유 제한]

넷플릭스가 광고 외 또 다른 수익원으로 고려하고 있는 정책은 ‘비밀번호 공유 제한’이다. 가족 외 넷플릭스 비밀번호를 공유할 경우 추가 요금(2~3달러)을 부과하는 전략이다. 현재 넷플릭스는 불법으로 서비스 비밀번호를 나눠쓰고 있는 인구가 1억 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22년 1월 31일 넷플릭스의 비밀번호 공유 제한 전략이 유출되자 엄청난 반발이 이어졌.  유출된 자료에 따르면 같은 가족 내에서만 비밀번호를 나눠 쓸 수 있으며  31일에 한번 자격을 갱신(시청)하지 않으면 계정이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 칠레 페루, 코스타리카에서는 비슷한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또  넷플릭스 이용 기기(Device)를  인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정 기기에 로그인할 경우 계정 오너의 이메일로 4자리 숫자를 보내 해당 기기의 로그인이 ‘오너와 관련 있는 인증 기기’ 인지 확인한다. 이 숫자는 15분 내 유효기간이 만료된다. 아울러 다른 지역을 여행할 때도 해당 지역에서 넷플릭스를 볼 때는 임시 사용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용 지역은 IP 확인 점검과 이용 패턴 알고리즘 분석을 통해 이뤄진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공유 차단 시행 계획은 해프닝이며 현재 일부 라틴 국가에서만 시험적으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밀번호 공유 제한 정책을 실험적으로 실행 중인 라틴아메리카에서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특히, 고정 IP가 아닌 와이파이로 넷플릭스를 보고 있는 구독자들은 공식 인증이 되지 않아 서비스가 막히는 일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미국과 해외에서 웹을 통해 ‘넷플릭스 구독 취소(cancel Netflix)’를 검색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2021년 비밀번호 공유로 인한 피해(버라이어티)

때문에 넷플릭스 서비스를 해지하는 인구도 늘고 있다.  칠레 현지 기업에 대한 불만을 게재하는 ‘ Reclamos.cl’에 따르면 칠레에서는  2022년 넷플릭스 불만이 139건으로 전년 41건에 비해 크게 늘었다. 넷플릭스가 전체 불만 건수 중 차지하는 비중도 26%로 가장 많다.

트위터 이용자들은 ‘넷플릭스 정책 변경’으로 인한 구독 중단 의미의 해시태그 ‘#ChaoNetflix (goodbye Netflix)’를 잇달아 게재하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 로그인 할 때마다 넷플릭스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주장이 가장 많다.

[필수 스트리밍 넷플릭스, 결국 비밀번호 공유 성공]

시행 초기 추가 과금에 대한 저항이 있겠지만 ‘비밀 번호 공유’에 비용을 더 내는 구독자가 많을 것이라는 설문 조사도 있다. 넷플릭스도 내부적으로는 이탈고객에 비해 공유 제한으로 생기는 추가 수익이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버라이어티가 2022년 6월 CRG 글로벌에 의뢰해 넷플릭스 이용자 54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143명의 비번을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밀번호를 공유하고 있는 넷플릭스 구독자 대부분은 가족과 함께 했다.

넷플릭스 공유에 대한 설문(버라이어티)

고무적인 것은 상당수 넷플릭스 이용자가 ‘비용이 더 올라가더라도 ‘ 비밀번호 공유를 계속 하겠다(71%)’고 답했다는 것이다. 넷플릭스가 (무료 대상으로) 과금을 강제한다면 자체 구독을 하겠다는 응답도 64%나 됐다. 넷플릭스가 사람들에게는 ‘필수 스트리밍’으로 인식되고 있는 셈이다.

넷플릭스가 비밀번호 공유 단속을 강화하는 이유는 이로 인한 누수가 상당히 크기 때문이다.버라이어티에 따르면 2021년 넷플릭스는 비밀번호 공유로 인해 91억 달러의 손해를 봤다.  토렌트 프릭스 닷컴(Torrent- Freak.com)에 따르면 다섯 곳 중 한 곳이 라이선스 비용을 내지 않고 다른 사람의 아이디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넷플릭스가 성장을 계속하고 매출이 늘어날 때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가입자 증가세가 꺾인 지금, 매출 상승을 위해선 1인당 구독 매출을 높여야 한다.

비밀번호 공유가 법적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EU 지적재산권 위원회(Intellectual Property Office)은 비밀번호 공유 자체를 문제 삼고 나섰다. EU는 2022년 말 “비밀번호 공유(password sharing)가 저작권 법을 위반하고 비용을 내지 않고 넷플릭스와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청하는 개인은 저작권을 침해해 기소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비밀번호 공유가 향후 추가적인 불법복제로 이어지는 일종의 ‘게이트웨이 마약(gateway drug)’이라는 지적도 있다. 신나미디어(Synamedia)보고서에 따르면 로그인을 공유하는 사람의 65%가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해적 사이트에 접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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