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댄스, 파라마운트 글로벌 인수 마무리… M&A 총정리 (상)

“레드스톤 제국의 종언과 새로운 권력의 부상”

지난 금요일(25일, 미국시간)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스카이댄스(Skydance)의 파라마운트 글로벌(Paramount Global) 인수를 최종 승인했다.
이로써 지난 해 7월부터 시작된 파라마운트 글로벌(Paramount Global)의 인수 전쟁은 약 1년 만에 마무리되었다.  이번 약 80억 달러 규모의 거래를 통해 스카이댄스 미디어(Skydance Media)는 미국 방송·영화산업의 대표주자 중 하나인 파라마운트를 공식 인수했고, 오는 8월 7일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Paramount Skydance Corp.)’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출범한다.
이번 M&A가 큰 의미를 갖는 것은, 스튜디오 시스템의 몰락과 스트리밍 시대의 재편, 그리고 언론·정치 간 긴장까지 얽힌, 미국 미디어산업 전체의 판도를 바꿀 중대한 분수령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거래의 구조: 두 번의 합병, 하나의 지배력

이번 M&A는 단순한 주식 인수가 아니라 다단계적 구조를 갖고 있다. 1단계는 2024년 7월 7일, 스카이댄스와 그 투자 파트너인 래리 엘리슨(오라클 공동창업자) 및 레드버드 캐피털이 파라마운트의 모회사인 내셔널 어뮤즈먼트(National Amusements)의 지분을 17억 5,000만 달러(약 2조 4,205억 원)에 인수한 것이다. 이로써 샤리 레드스톤은 사실상 지배권을 넘기고 현금화했다.

2단계에서는 파라마운트가 스카이댄스를 약 47억 달러(약 6조 5,026억 원)의 가치로 역으로 합병했다. 여기에 15억 달러(약 2조 755억 원)의 추가 투자는 파라마운트의 140억 달러(약 19조 3,682억 원) 규모 부채 상환에 쓰이게 된다. 스카이댄스가 지배하는 형태로 회사가 통합되며, 새 법인은 나스닥에 ‘PSKY’라는 티커로 상장될 예정이다. 기존의 A/B 클래스 파라마운트 주식은 상장 폐지된다.

샤리 레드스톤은 이번 계약으로 약 17억 5,000만 달러(약 2조 4,205억 원)의 현금을 수령하며 모든 경영권과 이사회 역할에서 물러났다. 그 자리는 데이비드 엘리슨(현 스카이댄스 CEO)이 차지하게 되며, 그는 향후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의 회장 겸 CEO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스카이댄스와 엘리슨, 신흥 미디어 권력의 상징

데이비드 엘리슨(David Ellison)은 오라클 공동창업자 래리 엘리슨의 아들로, 2010년 자금을 지원받아 스카이댄스를 설립했다. 그는 대학을 중퇴한 후 헐리우드 제작자로 전향했으며, ‘탑건: 매버릭’, ‘미션 임파서블’,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 등을 공동제작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스카이댄스는 영화뿐 아니라 TV, 애니메이션, 게임, NFL 콘텐츠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기존 대형 미디어 기업들과는 다른 구조로 성장했다. 파라마운트와는 ‘탑건’, ‘리처’, ‘잭 라이언’ 등 프로젝트에서 협업을 했었으며, 이러한 파트너십은 결국 인수로 마침표를 찍었다.

이번 인수를 통해 데이비드 엘리슨 41세의 나이에 미국 4대 메이저 스튜디오 중 하나를 이끄는 최연소 CEO로 기록될 예정이다. 사장직은 NBC유니버설 전 CEO인 제프 쉘(Jeff Shell)이 맡는다.

정치적 승인과 DEI 폐지 논란

이번 합병의 최대 고비는 FCC 승인 절차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FCC 위원장 브렌던 카(Brendan Thomas Carr)는 DEI(Diversity, Equity, Inclusion) 프로그램을 역차별이라며 폐지 압박을 강화했다. 실제로 DEI를 유지한 기업들의 인수합병은 지연되거나 거부됐다.

이에 따라 스카이댄스는 2025년 7월 22일 FCC에 두 통의 공식 서한을 제출하며 다음 사항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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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파라마운트의 DEI 프로그램은 이미 폐지되었으며, 향후에도 도입하지 않겠다.

둘째, CBS 뉴스에는 편향성 신고를 위한 옴부즈맨 제도를 설치해 시청자 민원에 대응하겠다.

셋째, 지역 뉴스 콘텐츠 강화를 위해 200개 이상의 CBS 계열 지역 방송국과 협업을 확대하겠다. 

FCC는 스카이댄스가 제출한 서한 이후로 2:1의 표결을 통해 두 회사의 합병을 최종 승인했다.

브렌던 카 위원장은 “미국인들은 더 이상 기존 언론을 신뢰하지 않는다”며 스카이댄스의 제안을 환영했지만, 민주당 위원이자 반대표를 던진 안나 고메즈(Anna M. Gomez)는 “이례적이며 위험한 편집권 간섭”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와의 소송 합의, 정치적 거래 논란으로

논란을 키운 결정적 계기는 트럼프 대통령과 파라마운트 간의 소송이었다. 트럼프는 ‘60 Minutes’ 인터뷰가 조작되었다며 200억 달러(약 27조 6,688억 원)에 달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나, 2025년 7월 초 양측은 1,600만 달러(2,213억 원)에 극적으로 합의했다.

이후, CBS는 ‘더 레이트 쇼 위드 스티븐 콜베어(The Late Show with Stephen Colbert)’의 제작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7월 1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X)을 통해 “콜베어가 잘렸다니 정말 기쁘다”고 밝히며 정치적 색채를 더했다. 그는 이어 “지미 키멜은 그보다도 더 재능이 없다”며 다른 좌파 성향의 토크쇼 진행자들을 공개적으로 겨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일부 언론과 정치권에서는 “FCC 승인을 위한 대가성 합의”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FCC와 스카이댄스, 트럼프 측은 “소송과 인수는 별개 사안”이라고 해명했으나, 논란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폭스 뉴스를 통해 소개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
(출처 : Fox News)

조직 개편과 대규모 감축, 시작은 이미 됐다

파라마운트는 2024년 하반기부터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미국 내 전체 인력의 15%에 해당하는 약 2,000명을 정리했고, 2025년 6월에는 3.5%를 추가로 감원했다. 하지만 제프 쉘이 제시한 연간 20억 달러의 절감 목표를 고려하면 추가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

파라마운트의 공동 CEO 체제도 해체된다. MTV 및 쇼타임을 담당한 크리스 맥카시는 합병 종료와 함께 회사를 떠나며, 파라마운트 픽처스의 브라이언 로빈스도 거취가 불투명하다. 현재로서는 CBS의 조지 칙스만이 유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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