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로컬 OTT 플랫폼 지오핫스타(JioHotstar)가 출시 6주 만에 구독자 1억 명을 돌파하며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을 놀라게 했다.
지오핫스타는 지난 2월, 인도 통신·미디어 기업,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Reliance Industries) 산하 비아콤18(Viacom18)과 디즈니+ 핫스타(Disney+ Hotstar), 지오시네마(JioCinema)의 콘텐츠 자산을 통합하며 출범한 플랫폼이다. 초기 가입자 수는 약 4,500만 명 수준이었으나, 불과 6주 만에 두 배 넘는 구독자 수를 확보하며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 글로벌 OTT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다.
지오스타(JioStar) 디지털 부문 CEO 키란 마니(Kiran Mani)는 “이용자들이 ‘구독’에 앞서 ‘충성’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 지오핫스타의 핵심 전략”이라면서 “지오핫스타는 이제 인도인의 필수재가 되었다”고 밝혔다.

CEO 키란 마니(Kiran Mani)는 지오핫스타의 빠른 성장 비결을 '접근성 확대', '무료체험을 통한 로얄티 형성, '모두가 접근 가능한 가격', 세 가지를 꼽았다.
2. 로얄티 형성 : 사용자들이 유료 구독 이전에 풍부한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 샘플링 기회를 제공하면서 플랫폼에 대한 로얄티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함
3. 가격 전략 : 월 49루피(약 760원) 수준의 초저가 요금제를 통해 인도 전역에서 누구나 접근 가능하도록 가격을 책정함
지오핫스타는 콘텐츠 측면에서도 타 OTT와의 차별화를 이뤘다. 할리우드 및 인도 내 인기 드라마, 예능뿐 아니라, ICC, IPL, WPL 등 국제 및 국내 인기 크리켓 중계를 포함해, 프리미어리그(EPL), 윔블던, 프로 카바디 리그(Pro Kabaddi League), 인도 슈퍼리그(ISL)까지 풍부한 스포츠 중계를 제공한다. 여기에 '스파크(Sparks)'라는 창작자 중심 오리지널 IP 프로그램과, 인도의 종교 행사 및 글로벌 라이브 콘서트 스트리밍도 확대해가고 있다.
특히 지오핫스타는 자체 크리에이터 콘텐츠 전략인 ‘Sparks 프로젝트’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인도 전역에서 영향력 있는 디지털 크리에이터 25명을 선정해, 이들이 직접 기획·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OTT 포맷으로 제작해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다. 유튜브식 단편 영상이 아닌, 다큐멘터리·시트콤·리얼리티·하이틴 드라마 등 전문 장르 기반의 에피소드형 시리즈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존 크리에이터 콘텐츠와 차별된다.
지오핫스타는 크리에이터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수익을 공유하고, 일부 콘텐츠에 대해서는 IP 공동 소유 모델도 도입하고 있다. 힌디어, 타밀어, 텔루구어 등 다양한 인도 지역 언어 더빙과 자막을 지원하며, 모바일 수직 영상과 TV 수평 영상 등 디바이스 맞춤 포맷도 병행 중이다.
대표 콘텐츠로는 지방의 문화를 소개하는 다큐멘터리 시리즈 'My Village, My Story', 인기 코미디언들이 대결을 펼치는 'LOL Desi Edition' , 뷰티 크리에이터가 제작한 하이틴 성장 드라마 '라이프 오브 크리에이터(Life of a Creator)'등이 있다. 스파크(Sparks)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높은 화제성과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 Sparks 콘텐츠별 실제 시청 수치 (2025년 3월 기준 누적 수치)
콘텐츠명 | 장르 | 첫 공개일 | 누적 시청 수 | 비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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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L Desi Edition | 리얼리티 코미디 | 2025.02.18 | 81M | 유료 이용자 중 40% 이상 시청 |
My Village, My Story | 다큐멘터리 | 2025.03.02 | 47M | 힌디어, 벵골어 더빙 제공 |
Life of a Creator | 하이틴 드라마 | 2025.03.08 | 33M | Z세대 여성층 집중 |
BB Ki Vines Sparks Edition | 코미디 시리즈 | 2025.02.22 | 65M | 단 3주만에 60M 돌파 |
Inside the Game | 게임 리뷰 다큐 | 2025.03.15 | 21M | 10~19세 남성층 인기 |
업계는 스파크 프로젝트가 ‘콘텐츠 민주화’를 실현하는 전환점이 되었다고 평가한다. 기존 방송·영화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디지털 크리에이터를 중심으로 콘텐츠 생산 주체가 다변화 되었고, 팬덤 기반 구독 유입, 전용 페이지와 커뮤니티 운영 등을 통해 사용자 충성도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일부 콘텐츠는 굿즈, 온라인 클래스, 크라우드 펀딩과 연계되어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하고 있다.
지오핫스타는 기술적인 차별성도 눈에 띈다. AI 기반 콘텐츠 추천, 다각도 시청, 실시간 통계, 음성 내비게이션 등 차세대 스트리밍 기술이 적용되었으며, 스포츠 영상에는 한 경기당 90개 이상의 메타데이터 태그가 붙어 음성 검색 및 주요 장면 하이라이트 추출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통신사와 긴밀한 통합도 주목할 만하다. 지오 SIM 이용자는 별도 가입 절차 없이 요금제에 따라 자동으로 지오핫스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했다. 최근에는 299루피 이상 요금제 이용자에게 90일 무료 이용권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통해 지오핫스타의 빠른 확산을 이끌어냈다.
전문가들은 지오핫스타가 가격 경쟁력, 로컬 특화 콘텐츠, 통신 인프라와의 결합이라는 세 요소를 기반으로 인도형 OTT 성공 모델을 만들어 냈다고 평가하고 있다.
CEO 키란 마니(Kiran Mani)는 지오핫스타가 1억을 넘어 지속적인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2억 구독자도 감사히 맞이하겠지만, 그만큼 더 큰 책임감을 갖고 미래의 스트리밍 환경을 설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오핫스타의 성공은 로컬 OTT가 글로벌 플랫폼과 경쟁할 수 있는 실질적인 가능성을 보여준 상징적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인도라는 방대한 내수 시장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면서, 가격 민감성을 고려한 요금 전략이나 지역 언어 기반의 콘텐츠 다양화, 크리에이터 생태계의 제도적 지원 등은 로컬 플랫폼이 펼칠 수 있는 핵심적인 전략을 잘 살렸다.
지오핫스타의 사례는 한국 OTT 업계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국내 OTT는 넷플릭스 같은 거대한 글로벌 플랫폼과 경쟁을 하다 보니 IP 경쟁만으로는 더 이상 성장을 담보하기 어려워졌다. 로컬 크리에이터와의 협업을 통한 콘텐츠 다변화, 지역 문화와 연결된 실험적 콘텐츠의 유통 시스템, 이용자 중심 UI/UX 개선과 기술 투자, 그리고 인프라 기업 등과의 다양한 협업 등을 통해 경쟁력 확보에 나서야 한다.
지오핫스타가 보여준 성공은 로컬 플랫폼이 단지 ‘글로벌 플랫폼의 틈새 대체재’가 아닌, 지역과 밀착된 콘텐츠, 창작 생태계와 결합된 하나의 독자적 모델로 진화할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이다.
한국 역시, 국내 OTT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 지오핫스타의 전략을 적극 검토하고 적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