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태국 2억 달러 현지 투자 확대로 영향력 강화...아시아 현지화 성공 정착

넷플릭스가 태국 콘텐츠에 4년 동안 2억 달러(약 2,700억 원)를 투자하며 현지화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넷플릭스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총 2억 달러(약 2,700억 원)를 태국 콘텐츠에 투자했다. 이를 통해 20편 이상의 오리지널 영화와 시리즈를 제작하며, 약 1만 3,500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했다. 이는 배우와 제작 스태프(조명, 편집, VFX 등)를 모두 포함한 수치로, 다양한 직군에 걸쳐 고용 효과를 내며, 태국 콘텐츠 산업 전반의 생태계를 강화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태국은 최근 정부 차원에서 콘텐츠 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콘텐츠 크리에이션 산업을 통해 2027년까지 2천만 개 일자리 창출과 4조 바트(약 1,230억 달러, 약 166조 500억 원) 규모의 경제 효과를 달성하겠다는 국가 전략을 추진 중으로, 넷플릭스의 현지 투자는 이 같은 정책과 궤를 같이한다.

글로벌 시청자에게 도달한 태국 콘텐츠

넷플릭스가 발표한 첫 번째 태국 보고서(Netflix in Thailand: Supporting the Future of Local Storytelling)에 따르면, 태국 오리지널 콘텐츠가 태국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강조한다.

2024년 한 해 동안 넷플릭스 내 태국 작품의 시청 시간은 7억 5천만 시간을 넘었으며, 15편 이상의 작품이 글로벌 비영어권 Top10에 진입했다.

영화 '헝거(Hunger, 2023)'는 공개 직후 90여 개국의 Top10 리스트에 오르며 5,780만 뷰(VIEW)를 기록했고, 주연 츠티몬 추엥차로엔수킹(Chutimon “Aokbab” Chuengcharoensukying)은 국제에미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드라마 '마스터 오브 더 하우스(MASTER OF THE HOUSE, 2024)' 역시 글로벌 Top10 1위를 달성하며 60여 개국에서 화제가 됐다. 2025년 공개된 '매드 유니콘(Mad Unicorn)'은 태국에서 8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전 세계 Top10 4위까지 오르는 성과를 냈다.

이처럼 태국 콘텐츠는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공포(호러)뿐 아니라 BL(보이즈 러브), 드라마, 코미디 등 장르의 다양성으로 확장되고 있다. 넷플릭스 동남아시아 대외정책 디렉터 루벤 하타리(Ruben Hattari)는 “우리는 현지의 미묘한 정서와 취향을 이해하고자 노력한다”며 “태국의 다양한 장르 실험이 국제 무대에서 통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We want to understand the local nuances and we want to understand the local taste and preference… We do that by having folks here that are on the ground that really are deeply rooted in the film industry that really understand all of the tastes…

관광산업까지 확대한 스크린 투 씬(Screen to Scene) 효과

태국 정부는 관광산업을 기존 대도시 중심에서 숨은 명소로 확장하는 ‘어메이징 타일랜드 그랜드 투어리즘 앤 스포츠 2025(Amazing Thailand Grand Tourism and Sports 2025)’ 캠페인을 추진 중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은 이 정책과 맞물려 ‘스크린 투 씬(Screen to Scene)’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드라마 '더 빌리버스(The Believers)'는 수판부리 왓 쌈파시어(Wat Sam Pasieo) 사원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렸고, '마스터 오브 더 하우스(MASTER OF THE HOUSE)'는 나콘랏차시마의 샤토 데 카오야이(Chateau de Khaoyai)를 럭셔리 체험 명소로 만들었다.

영화 '아날로그 스쿼드(Analog Squad)'는 팡아 지역의 산과 해변을 부각시키며 숨겨진 자연 명소를 세계에 소개했다. '돈트 컴 홈(Don’t Come Home)'은 찬타부리와 나콘나욕 같은 비주류 지방에서 촬영되며, 현지 경제에 직접적인 관광 효과를 일으켰다. 이와 같은 제작은 단순한 콘텐츠 이용을 넘어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차세대 스토리텔러 양성: 교육과 기회의 확대

넷플릭스는 제작 투자와 더불어 차세대 창작자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2023년 출범한 ‘릴 라이프 캠프(Reel Life Camp)’는 지금까지 145명 이상의 신인 창작자를 훈련시켜 왔다. 릴 라이프 캠프는 세트 운영, 제작 재무, 후반 관리 등 실제 현장에서 요구되는 교육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 중 20명은 실제 넷플릭스 제작 현장에 배치돼 국제적 기준의 실무 경험을 쌓았다.

참가자들은 “지역 출신으로는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기회를 얻었다”며, 이 캠프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진입하는 실질적인 관문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또 넷플릭스는 편집, VFX, 데이터 매니지먼트 등 기술 분야 교육도 병행하여 500명 이상의 현지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이는 태국 정부가 추진하는 OFOS(One Family One Soft Power) 정책과도 연결된다.

현지화 성공의 비결: 방콕 상주팀과 파트너십

넷플릭스가 태국 현지화에 성공한 핵심 배경은 방콕에 기반을 둔 상주 제작팀 때문이다. 넷플릭스 동남아시아 콘텐츠 디렉터, 말로비카 바네르지(Malobika Banerji)는 “우리는 단순히 태국의 아름다운 장소를 배경으로 촬영하는 것이 아니라, 태국 고유의 문화와 스토리텔링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태국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CEA)와 협력해 창작자 발굴, 기술 교육, 지역 확산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CEA의 차크릿 피창쿤(Chakrit Pichyangkul) 사무총장은 “넷플릭스의 크리에이티브 이퀄리티 펀드(Netflix Fund for Creative Equity)와 협력해 방콕 외 지역에서도 창작자를 발굴하고 있다”며, “이는 2027년까지 2천만 명의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국가 목표 달성에도 기여한다”고 말했다.

아시아 전역으로 확장되는 모델

넷플릭스의 태국 전략은 단순히 한 국가 차원의 투자가 아니라,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 가능한 성공 모델로 평가된다. 한국, 일본, 인도처럼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국가와 더불어 태국 같은 신흥 시장에 장기적 투자를 확대함으로써, 넷플릭스는 아시아 전체 콘텐츠 허브 구축을 노리고 있다.

태국 오리지널은 이제 단순한 로컬 콘텐츠가 아닌, 글로벌 시청자와 연결되는 문화 자산으로 자리 잡고 있다. 태국에서 넷플릭스 콘텐츠의 성공은 고용 창출과 관광 활성화, 기술 교육을 통한 국가 경제와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는 현지와 글로벌을 동시에 아우르는 넷플릭스 현지화 전략의 대표적 사례로 넷플릭스는 이를 하나 하나 실천해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