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x, ‘추가 계정’ 판매로 수익 강화… 글로벌 OTT 업계 ‘비밀번호 공유 제한’ 본격화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WBD)의 스트리밍 플랫폼 ‘맥스(Max)’가 가구 외 계정 공유를 제한하고, ‘추가 계정(Extra Member)’ 유료 판매를 시작했다. 이는 비밀번호 공유를 통한 무단 이용을 차단하고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한 본격적인 조치다.

이와 유사하게, 한국의 OTT 플랫폼 티빙(TVING)도 비밀번호 공유 제한 정책을 도입했으나, 소비자 반발에 직면해 시행 시기를 유예하며 한발 물러섰다. 넷플릭스를 시작으로 디즈니+, 맥스까지 줄줄이 동참한 계정 공유 제한 조치는 이제 OTT 업계의 ‘뉴노멀’이 되고 있다.

Max, ‘Extra Member’ 유료화…가구 외 계정 공유 차단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WBD)는 지난 4월 23일, 미국 내 ‘Max’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Extra Member Add-On’ 기능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 기능은 기존 계정 소유자 가구 외 친구나 가족 1명을 초대해 별도의 독립된 계정으로 이용하게 하는 유료 옵션으로, 월 7.99달러에 제공된다. 추가 계정은 1개만 등록할 수 있으며, 단일 기기에서 시청하도록 제한을 두었다.

max의 extra member 판매
(출처 : Max Extra Member Screen)

JB 페레트 WBD 글로벌 스트리밍 및 게임 부문 대표는 “시청자의 편의를 유지하면서도 서비스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며 “맥스의 프리미엄 콘텐츠를 유연하게 즐길 수 있도록 계정 이전 기능도 함께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WBD의 이 같은 조치는 넷플릭스의 성공적인 선례를 따른 것이다. 넷플릭스는 2023년부터 계정 공유 단속 정책을 본격적으로 시행했고, 이후 북미를 중심으로 가입자 수가 15~20%가량 증가했다는 자체 발표가 있었다. 단속을 통해 억제된 무단 이용자 상당수가 새로운 유료 가입자로 전환된 것으로 분석된다.

티빙도 비밀번호 공유 제한... ‘소비자 역풍’에 한발 후퇴

한국의 OTT 플랫폼 티빙도 같은 길을 선택했다. 티빙은 2025년 3월 말부터 “회원 본인과 동일 가구 구성원만 계정 공유가 가능하다”고 약관을 변경하고 계정 공유 제한을 공식화했다. 가입자가 사용하는 TV나 태블릿 등을 기준 기기로 등록하고, 해당 기기에서만 접속이 허용되도록 하는 기술 조치를 예고했다. 이외의 장소에서 접속 시 본인 인증 절차가 요구되고, 인증 실패 시 접속이 제한되는 형식이다.

(출처 : 티빙 홈페이지)

그러나 이 조치는 즉시 거센 반발을 일으켰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이용자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약관을 변경한 것은 신의성실 원칙에 어긋나며, 특히 연간 이용권 사용자들에게 실질적 피해를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결국 티빙은 정책 발표 한 달여 만인 4월 22일, 기존 연간 이용자에 한해 계정 공유 제한 적용 시점을 해당 이용권 만료일까지 유예하겠다고 밝혔다. 티빙의 계정 공유 제한 정책은 7월 1일부터 본격 시행되며, 그 이후 결제되는 시점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수익성과 소비자 권리 사이

OTT 서비스의 계정 공유 제한은 콘텐츠 산업의 수익성을 위한 전략적 수단 중 하나이다. 스트리밍 플랫폼은 가족 구성원 외에 계정 공유는, 비정상적인 무료 이용으로 간주하며, 이는 사업자의 수익 손실 원인으로 인식한다. 특히 콘텐츠 제작비 상승과 투자 확대가 필요한 상황에서, 이용자당 평균 수익(ARPU)을 끌어올리는 것이 절실한 만큼 플랫폼 사업자 입장에서는 가장 쉽게 수익을 올리는 방법 중 하나로 비밀번호 공유제한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런 조치를 ‘일방적인 계약 변경’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가족 또는 가까운 지인과의 콘텐츠 공유는 오랜 시간 관행으로 자리 잡아왔기 때문에, 이를 제한하는 것은 신뢰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반대측의 설명이다. 게다가 사전 고지 없이 약관을 변경하거나 연간 결제자에게도 불이익을 주는 방식은 법적 논란을 야기할 소지가 크다.

현재 OTT 시장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존 가입자의 이탈률(churn)을 낮추는 ‘락인 전략’이 중요해졌다. 이 때문에 단순한 계정 공유 제한보다는, 가족 플랜이나 추가 요금제를 통한 유연한 해결책이 더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진다.

‘합리적인 공유 제한’이 필요하다

넷플릭스 사례는 계정 공유 제한이 수익 증대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이 사용자 이탈이나 브랜드 신뢰도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특히 콘텐츠 차별화 경쟁력이 약한 플랫폼일수록, 가입자와의 신뢰를 지키는 ‘유연한 설계’가 더 필요하다.

맥스와 디즈니+, 넷플릭스, 그리고 티빙까지… 국내외를 막론하고 OTT 업계는 '수익성'이라는 당면 과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구독자를 놓치면 더 큰 수익성 악화에 빠질 수 있는 만큼, 구독자와 신뢰 관계를 지키는 ‘합리적 설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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