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은 되고 LA는 안되나?"
미국 서부 지역 대표 신문 LA타임스(The Los Angeles Times)의 최근 고민이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을 넘어 글로벌 신문으로 진화했지만 LA타임스는 아니다.
LA타임스가 생존을 위한 변신에 나섰다. 그들 역시 디지털 구독자 확보에 적극적이며 지면도 버릴 수 없다.
이에 오디언스 변화에 따른 조직 변신에 이어, ‘지면 신문을 보는 이유’도 추가했다.
[55만 명의 디지털 구독자 보유, LAT Z세대 라틴을 겨냥]
LA타임스는 영어를 사용하는 미국 내 라틴계 Z세대와 밀레니얼을 주요 타깃으로 그들의 정체성과 문화 뉴스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브랜드 ‘ De Los’를 런칭했다.
‘드 로스(De Los)’는 먼저 젊은 감성을 담는데 집중한다.
그래서 기자들이 모든 것을 쓰지 않는다. 책임 없는 오픈 플랫폼이 아니라, 흐름을 담은 열린 플랫폼을 지향한다.
그래서 LA타임스 다양한 댓글, 코믹, 소셜 미디어 비디오, 커뮤니티 이벤트 등을 담고 외부 전문가 기고도 받을 계획이다. 존 폴(John Paul) 작가, 문화 저널리스트 알렉스 사라고사(Alex Zaragoza) 등의 각 분야 전문가가 드 로스에 출격한다.
또 드 로스는 젊은 감성을 유지하기 위해 디자인도 파격적으로 꾸몄다. 올드한 이미지의 지역 이벤트를 넘어시기 위해 더 젊고 도시스러운 화려한 영상과 그래픽을 탑재했다. 이와 관련 최근 LAT는 히스패닉이 주도하는 로스앤젤레스 교외 피코 리베라에서 열리는 jaripeo 멕시코 황소 타기 행사도 동영상 소셜 미디어 서비스 틱톡으로 커버했다.
[오디언스의 뿌리를 찾는 LAT]
LA타임스 편집장 케빈 메리다(Kevin Merida)는 LA타임스 편집국장은 악시오스와 인터뷰에서 “드 로스라는 이름은 스페인어로 “우리는 다양한 곳에서 왔고 우리는 미국과 라틴계 출신이다"라는 뜻(somos de aquii de alay y y y somos de los dos)”이라며 “이는 커뮤니티 중심 브랜드와 플랫폼이고 LA타임스와 독립적으로 운영된다”고 강조했다.
타임스 총괄 매니저 앤젤 로드리게즈 등 거의 12명이 넘는 LA타임스 기자들이 이 프로젝트에 투입되고 있다.
LA타임스가 Z세대 그리고 라틴계에 집중하는 이유는 이들이 뉴스 미래이기 때문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은 유색 인종 비율이 50%(퓨 리서치 조사 48%)에 달한다. 이중 단연 1위는 라틴계다. 미국에서 나고 자란 라틴계 3세와 4세는 영어 소통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 젊은 세대는 디지털 구독과 자신만의 콘텐츠를 찾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LA타임스가 라틴을 시작으로 다른 언어, 문화,인종을 배경으로한 구독 상품을 내놓 수도 있다.
2023년 7월 현재 LA타임스의 디지털 신문 구독자는 55만 명이다. 이 숫자에는 애플 뉴스+(Apple News+)를 통해 구독하는 독자 숫자도 포함됐다. 물론 뉴욕타임스와는 엄청난 차이가 난다. 그러나 미국 지역 신문을 놓고만 보면 나쁘지 않은 실적이다.
하지만, LA타임스의 고민은 미래 디지털 구독자의 증가 속도다. 2022년 초 LA타임스의 디지털 구독자는 45만 명이었고 2020년은 25만 명 이었다. 그 사이 뉴욕타임스는 디지털 구독자가 500만 명에서 1,000만 명까지 증가한 바 있다. 물론 뉴욕타임스의 디지털 구독자는 신문, 쿠킹, 게임 등이 포함됐다.
좋은 콘텐츠 제작을 위해선 재원이 필수다. LAT는 기업, 기금 후원을 먼저 추진하고 있다.
메리다는 델타가 시작 초기 런칭 스폰서이며 캘리포니아 기금(California Endowment)도 협찬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LA타임스는 광고나 후원을 추가로 펀딩할 주체를 찾고 있다.
오디언스의 충성도가 높아지면 유료 모델도 검토 중이다. 물론 현재 구독 모델에 붙일 수도 있다. 메리다 편집장은 “현재까지는 유료 상품이 없지만 향후에는 유료 구독 모델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LAT 디지털 전략 ‘지면과 디지털의 역할 분담]
메리다 편집장은 ESPN와 워싱턴포스트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뒤 2021년 5월 LA타임스로 옮겼다. 그가 옮길 당시, LA타임스는 격변이었다. 뉴욕타임스에 이어 서부를 대표하는 글로컬 신문(Local for Global)이라는 개념은 사라진지 오래였다.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은 여전히 매력적이었지만 이를 담는 그릇(LAT)는 점점 노쇠하고 있었다. 이에 그가 부임한 뒤 디지털 혁신과 멀티 플랫폼 전략 등으로 선회했고 여전히 실험 중이다.
LA타임스 역시, 다른 신문 미디어와 마찬가지로 디지털을 회사의 미래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지면을 버릴 수 없다. 이에 고민한 것이 지면과 디지털의 역할 분담이다. 많은 뉴스 미디어들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LA타임스의 접근 방식은 조금 달랐다.
이와 관련 2023년 7월 9일 LA타임스는 지면 스포츠 섹션을 과감하게 개편했다.
가장 큰 특징은 지면과 온라인의 역할 분담이다.
지면은 두고 볼 의미 있는 스토리로 바꾸고 온라인은 스포츠 팬들을 위한 많고 다양한 정보로 채웠다. 미국 서부 지역 뉴스 미디어는 ‘스포츠 취재’는 경제 만큼 중요한 취재처다. 때문에 경기와 디지털 흐름에 맞춰 지면 기사 마감 시간도 조정했다. (지면은 마감을 늦출 것이 아니라. 충실한 내용을 담는다)
지면을 인터넷 스포츠 미디어 처럼 인터랙티브하게(최대한) 바꾼 것이다. 단순한 경기 결과 중계에서 벗어나 스포츠 탐사보도, 차별화된 칼럼, 포토저널리즘 등으로 내용도 탈바꿈했다.
지역 경기 결과 등 일상적인 내용은 스포츠 뉴스 웹사이트로 이동시켰다. 지면은 집중력이 있게 볼만한 가치를 둔 것이다. LA타임스의 스포츠 지면이 보통 일요일자에 들어간다는 것을 감안하면 ‘일요일 아침’ 지면은 오프라인으로 읽을 거리에 집중한다.
또 LA타임스 소유주 패트릭 순시앙(Patrick Soon-Shiong)은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또 다른 캘리포니아 지역 신문 ‘샌디에고 트리분’을 글로벌 헤지펀드 ‘알덴 글로벌 캐피털’의 미디어뉴스 그룹(MediaNews Group)에 매각 했다. LA타임스에 집중하고 이를 위한 투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메리다는 내부 갈등도 수습해야 했다. 메리다는 라틴 창작 커뮤니티와 회사의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뉴스룸 운영 책임을 맡았다. 2020년 7월 회사의 라틴계 직원들은 LA타임스 노조 내 라틴 분과를 만들었다. 특히, LA타임스 편집국 내 다양성 부족을 해결하라는 항의 서한을 경영진에게 전달했다.
이후 LA타임스는 이 요구를 받아들여 라틴계 기자들을 대거 충원했다. 메리다는 인터뷰에서 “LA타임스 뉴스룸의 20%가 라틴계이며 이는 2020년 13%에 크게 높아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기자의 48%는 유색인종이라고 설명했다.
[어려움을 겪는 LAT..매출 다양화 주력]
LA타임스도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디지털 구독자 확보도 쉽지 않다.
LA타임즈의 사주 패트릭 순시앙(Patrick Soon-Shiong)은 한 인터뷰에서 2022년 말 100만 명의 디지털 구독자를 확보하겠는 목표를 밝혔지만 결과적으로 이에 미치지 못했다. LA타임스 역시 글로벌 경기 침체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LA타임스는 2023년 6월 결국, 전체의 13%에 달하는 74명의 뉴스룸 직원을 정리해고 했다.
이 중 19명은 라틴계 기자였다. 메리다는 편집국 구조조정에 대해 가슴 아픈 일이라고 설명했다. 메린다는 “정리해고가 유색인종 기자들에게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은 어떤 면에서 우리가 얼마나 다양한 뉴스룸인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LA타임스는 아직 적자지만 메리다는 흑자 전환을 자신하고 있다. 위에서 보듯 수익과 뉴스룸 측면 모두 장기적으로 수익 모델을 만들고 있다.
아울러 LA타임스는 다양한 디지털 포맷도 연구하고 있다. 고객 및 구독자 수를 늘리기 위해 뉴스레터 및 가이드 등과 디지털 상품을 더 많이 실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