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캐스트, 스트리밍(방송)+인터넷 상품 출시 "생존 위해 적과 손잡은 1위 케이블"


유료 방송 구독을 중단하고 스트리밍 서비스로 옮기는 코드커팅(Cord-Cutting)은 케이블TV에게 사망 선고에 가깝다. 서비스의 근간인 유료방송을 이탈한다는 것은 자신의 서비스망을 벗어난다는 뜻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코드커팅이 정신없이 이뤄지고 있다. 2023년 1분기에만 230만 명 가까이가 케이블TV, 위성방송을 중단했다. 이제 유료 방송(PAY TV)의 가정 내 점유율도 58%로 떨어졌다.


코드커팅의 일반 명사가 되자 미국 케이블TV가 고객을 잡기 위해 새로운 구독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컴캐스트는 인터넷 구독 고객에게 케이블TV가 아닌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스트리밍 모델’구독을 도입했다. 미국 1위 케이블TV 사업자가 스트리밍 구독 상품을 내놓은 것이다.

컴캐스트의 스트리밍 TV '나우TV' 번들(컴캐스트)


[컴캐스트, 스트리밍+인터넷 구독 번들 내놔]


2023년 5월 24일(화) 컴캐스트는 ‘나우 TV(NOW TV)’라는 스트리밍 TV 구독 서비스를 내놨다. 나우TV에는 A+E Networks, AMC Networks, Hallmark, Warner Bros. Discover 등 40개 일반 엔터테인먼트 케이블 채널만 제공된다. 그러나 지역 지상파 채널이나 스포츠 채널은 포함되지 않았다.

지상파와 스포츠 채널을 포함할 경우 지급해야 하는 재전송료와 콘텐츠 사용료가 높기 때문이다. 이는 소매가 인상 요인이 된다.


나우TV의 가장 큰 특징은 ‘과거 스키니 번들(Skinny Bundle)이라고 불리던 서비스는 다르다’는 점이다. 전혀 스키니하지 않다. 요즘 뜨고 있는 무료 광고 기반 스트리밍 TV(Free Ad-Supported Streaming TV) FAST를 20개 이상 포함했다. FAST에 NBC, 스카이 등 뉴스 채널이 포함되어 있기 있다. NBC가 운영 중인 FAST채널 플랫폼 ‘주모(XUMO)’도 포함된다.

나우 TV라이브는 컴캐스트 인터넷 구독자들에게 제공되는데 월 20달러다. 아울러 소비자들은 나우 TV(NOW TV)에 구독 스트리밍 서비스 ‘광고 기반 피콕 프리미엄(Peacock Premium with ads)’도 추가 가입할 수 있다.


컴캐스트는 ‘엑스피니티 스트리밍 앱’을 통해 나우TV라이브와 엑스피니티에서 이용할 수 있는 FAST채널을 함께 제공할 계획이다. 이 앱은 또 커넥티드TV(안드로이드 기반 TV, 파이어 TV)를 통해서 볼 수 있다. 물론 구글 크롬 캐스트와 같은 캐스팅(CASTING, 일반 TV에 연결해 인터넷 스트리밍을 볼 수 있게 하는 장치)에서도  엑스피니티 앱을 볼 수 있다.


[케이블 3분의 1 가격 ‘인터넷+케이블+스트리밍’ 번들 제공]


결론적으로 나우TV에는 FAST가 무료 뉴스채널을 서비스하고 피콕이 미국 지상파 채널과 스트리밍 드라마, 스포츠 중계를 제공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엄청나게 싼 가격(20~25달러 월)에 케이블TV와 유사한 수준 채널을 볼 수 있는 셈이다.


나우TV 패키지는 인터넷 스트리밍으로 신작 드라마를 보고 라이브 뉴스, 스포츠 뉴스와 간단한 엔터테인먼트 채널을 가끔 시청하는 고객들에게 적합하다.  현재 컴캐스트 엑피니티(Xfinity, 인터넷)의 TV패키지(인터넷+케이블 구독)는 125개 채널(지역 채널, 스포츠)을 제공하지만, 한 달 이용 가격이 60달러(7만 8,000원)에 달한다.

고객들이 실제 보는 채널도 20개 남짓이다. 이에 반해 나우TV는 3분의 1 가격에 셋톱박스도 필요 없고 언제든 취소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나우TV번들은 ‘가치에 민감한(Value-Conscious)’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 잡을 수 있다.  컴캐스트 케이블 대표 겸 CEO 데이브 왓슨은  성명에서 “우리 회사의 핵심은 콘텐츠와 연결성”이라며 “우리는 스트리밍 서비스 엔터테인트 채널을 인터넷과 함께 서비스할 수 있는 유일한 사업자”라고 강조했다.

피콕 스트리밍 서비스 가격 및 제공 서비스

이용료만 월 60달러(월)에  달하는 미국 케이블TV는 빠르게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

가격 측면에서는 경쟁이 되지 않는다.  대부분 스트리밍 서비스 월 이용 가격이 7달러에서 20달러다.

원하는 2~3개 스트리밍 합쳐도 케이블TV보다는 싸다. 나우TV와 함께 제공되는 피콕(광고) 프리미엄도 월 4.99달러에 불과하다. 케이블TV의 10분의 1도 안되는 가격에 주요 채널(50개가 넘는)과 VOD를 볼 수 있는 셈이다.

미국 주요 채널 재전송료(미국 2020년)

케이블TV도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포인트가 있다.


월 이용 가격을 높이고 있는 채널이 스포츠 채널(ESPN)과 미국 지상파와 뉴스 채널(NBC,ABC, CNN) 등이기 때문에 이를 제외하면 훨씬 큰 경쟁력이 생길 수 있다.

ESPN은 월 이용 가격이 9.42달러(2022년 기준)나 되기 때문에 전체 구독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넘는다. ESPN을 구독하지 않는 구독자까지 포함해 ESPN의 비용을 계산한다면 가입자당 49센트 정도(S&P Global Market Intelligence)된다.

프로그램 사용료는 케이블TV사업자가 ESPN에 제공하는데 결국 소비자 주머니에서 나올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쉬운 문제는 아니다.

케이블TV에서 스포츠채널이 사라진다면 많은 사람들이 이탈할 수도 있다. 미국 전국 지상파 방송도 마찬가지다. 스트리밍 이라는 대안이 있는 상태에서 케이블에 미국 지상파 드라마마저 나오지 않는다면 굳이 구독을 유지할 이유가 없다.

출처WSJ ESPN 가격 인상

이런 고민에 빠진 사이, 유료 방송 가입자는 계속 줄고 있다. 케이블TV 1위 컴캐스트는 2023년 1분기 61만 4,000명이 고객을 잃었다. 유료 방송 서비스 중에는 가장 많은 이탈자다.

전체 가입자는 1,533만 명으로 줄었다.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왓슨 CEO는 “코드커팅이 현실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수익이 없는 비디오 비즈니스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블TV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특별 프로모션을 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다.


결국 컴캐스트가 내놓은 해법이 바로 ‘나우TV’ 번들이다. 케이블을 벗어나려는 케이블TV 번들이다. 왓슨 CEO는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우리는 치열하게 싸울 것이다. (사업을) 인수, 관리 또는 유지 여부에 관계없다”며 “케이블TV는 우리에게 중요하지만 재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고 말했다.

미국 분기별 유료 방송 감소(버라이어티)

컴캐스트의 묘안이 시장에서 통할지는 알 수 없다.

케이블 방송에 대한 대안은 너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조치는 컴캐스트의 수익성 상승에는 매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수익은 인터넷에서 올리고 돈이 되지 않는 방송은 스트리밍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물론 스트리밍 광고 시장은 계속 커지고 있다.

[ESPN, 단독 구독 스트리밍 상품 고민 중]

케이블TV를 벗어나려는 케이블은 컴캐스트뿐만 아니다.

케이블TV 1위 스포츠 채널 ESPN은 구독자 감소로 패키지에서 벗어나 단독 구독 상품(스트리밍)을 내는 것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ESPN은 케이블TV 번들이 아닌 구독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단독)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SPN은 케이블TV와 스트리밍 가입자는 7,400 만 명 정도(2022년 9월)인데 전년 대비 11%줄었다. 대부분 감소는 케이블TV에서 왔다.


케이블TV 구독자가 계속 감소하는 데다, EPSN이 가장 비싼 케이블 TV상품에 포함되어 있기 있기 때문에 타격이 더 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ESPN이 빠진다면 케이블TV 생태계는 무너질 수 있다.

스포츠 중계를 보려고 케이블TV 구독을 유지하는 고객이 많기 때문이다. ESPN도 케이블을 벗어나 빅테크와 본격 경쟁할 수 있을 지 알 수 없다. 이에 ESPN은 단독 스트리밍 서비스 런칭 이후에도 실시간 채널은 유지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ESPN은 현재 스트리밍 서비스 ESPN+를 운영하고 있다. ESPN+는 2,500만 가량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이 서비스에는 ESPN 케이블 채널에서 제공하는 월요일 저녁 풋볼(Night Football)과 같은 프리미엄 스포츠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만약 ESPN이 별도 구독 스트리밍 모델을 고민한다면 ESPN과 ESPN+가 합쳐지면서 자연스럽게 가격을 인상하는 모델이 될 가능성이 높다.


ESPN의 스트리밍 확대 혹은 케이블TV 패키지 재조정 등을 통한 매출 확대는 모회사인 디즈니에게도 중요하다. 디즈니의 TV사업부문 매출은  2023년 1분기 기준 18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8억 달러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TV사업을 스트리밍으로 재조정하고 있는 상황인데, ESPN의 매출 감소는 뼈아프다.

미국 연도별 스포츠 스트리밍 서비스 등장(악시오스)


참고로 스포츠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은 (적어도 미국에서는) 포화상태다. 애플 TV+, 유튜브,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역시 스포츠 중계에 뛰어들었다. 기존 피콕, 파라마운트+ 역시 스포츠 중계에 올인하고 있다.

스포츠 스트리밍 서비스들은 현재 단독 중계권 확보 싸움이 벌이고 있지만, 승자는 서서히  빅테크로 기울고 있다.


스포츠 중계가 스트리밍으로 이동함에 따라 실시간으로 스포츠 경기에 베팅하는 마이크로 베팅(Mirco-Betting)’과 같은 서비스도 인기를 끌고 있다.

마이크로 베팅은 최종 결과에 베팅하는 것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변화는 상황에도 돈을 건다. 전반전 결과, 몇 골 투수의 구속 등에도 돈을 걸 수 있다.

참고

이하는 컴캐스트의 ‘스트리밍(나우TV, 피콕)+케이블’패키지에 포함된 채널들


Now TV Live:

40개 이상의 케이블 채널.

A&E, Afro, AMC, Animal Planet, BBC America, BBC News, Comedy.TV, Cooking, Crime + Investigation, Discovery, Discovery Life, Food Network, FYI, Great American Family, Great American Living, Get TV, Game Show Network, Hallmark Channel, Hallmark Drama, Hallmark Movies & Mysteries, HGTV, The History Channel, Investigation Discovery, IFC, Justice Central, Lifetime, Lifetime Movie Network, Magnolia Network, Military History, MotorTrend Network, OWN, Pursuit, Recipe.TV, Science Channel, Sony Movies, Sundance TV, TLC, Travel Channel, Vice, WEtv, Weather Channel.


케이블TV의 스트리밍 앱(엑스피니티앱)을 통해 제공되며 20시간이 넘는 녹화(DVR스토리지)와 3개 계정 동시 접속을 허용한다.


피콕 프리미엄(Peacock Premium):

오리지널 시리즈, NBC, 브라보 채널 콘텐츠 익일 업데이트, 라이브 뉴스, 5,000시간 넘는 라이브 스포츠 중계, 라이브러리 콘텐츠, (월 4.99달러 광고 포함)


패스트 채널(FAST Channels):

20개가 넘는 무료 스트링 채널 제공. NBC News NOW, Sky News, 주모 플레이 채널(Action Movies, Black Cinema, Bollywood & Indian Cinema, Comedy Movies, Comedy TV, Crime TV, Documentaries, Drama & Action TV, Family Movies, Food TV, Movies, Game Shows, Her Movies, Horror & Thriller, Kids TV, Reality TV, Sci-Fi & Fantasy Movies, Travel & Lifestyle TV and Wester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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