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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마운트는 왜 워너 브라더스 인수를 준비하나...미디어 시장 혼란기에 펼쳐지는 M&A(상)

지난 11일과 12일, 미국 주요 언론들은 파라마운트가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 인수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불과 한 달 전 스카이댄스(Skydance)와의 80억 달러 규모 합병을 마친 직후임에도, 다시 초대형 거래를 검토하는 파라마운트의 행보는 글로벌 미디어 시장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공격적 M&A가 “콘텐츠와 플랫폼의 대규모 결합 없이는 더 이상 생존하기 힘든 혼란기적 상황”을 잘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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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분 걸림 -

파라마운트가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Warner Bros. Discovery, 이하 WBD) 인수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에 미디어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지난 11일과 12일, 미국 주요 언론들은 파라마운트가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 인수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불과 한 달 전 스카이댄스(Skydance)와의 80억 달러 규모 합병을 마친 직후임에도, 다시 초대형 거래를 검토하는 파라마운트의 행보는 글로벌 미디어 시장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공격적 M&A가 “콘텐츠와 플랫폼의 대규모 결합 없이는 더 이상 생존하기 힘든 혼란기적 상황”을 잘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엘리슨 가문의 ‘차세대 할리우드 제국’ 구상

이번 인수전의 중심에는 파라마운트 신임 CEO 데이비드 엘리슨(David Ellison)이 있다. 그는 오라클 공동창업자이자 세계 최고 부호로 등극한 부친 래리 엘리슨(Larry Ellison)의 자금력을 등에 업고, 단숨에 할리우드의 ‘파워 플레이어’로 부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인수 방식은 ‘대부분 현금 거래’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파라마운트가 WBD 전체를 대상으로 한 과감한 베팅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 반응도 즉각적이었다. 보도 직후 WBD 주가는 30~37% 급등하며 52주 최고치를 기록했고, 파라마운트 역시 5~10% 올랐다. 투자자들은 엘리슨 가문의 자금력과 실행력에 신뢰를 보낸 셈이다. 금융업계에서는 “미디어 산업에서 ‘작은 물고기(Paramount)’가 ‘큰 물고기(WBD)’를 삼키려는 상황이지만, 자금력 있는 오너 패밀리의 특수 조건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WBD와 파라마운트의 주가 변화
(출처 : Google Stock)

스트리밍 구도 재편: 넷플릭스·디즈니 추격

현재 SVOD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은 넷플릭스가 약 3억 명(3억16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며 1위에 서 있고, 디즈니(디즈니+, 훌루, ESPN+ 합산)가 2억740만 명으로 뒤를 잇는다. WBD와 파라마운트를 합치면 2억340만 명으로 단숨에 3위로 등급하며 2위 자리를 노릴 수 있다. 단일 기업으로는 넷플릭스에는 여전히 뒤지지만, ‘빅3 구도’가 완성되는 셈이다.

이는 단순한 숫자의 경쟁이 아니다. 광고 시장 협상력, 글로벌 배급망, 제작 투자 규모 등 모든 면에서 규모의 경제가 필수적인 상황이 되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넷플릭스가 연간 170억 달러(약 23조 6810억 원) 이상을 콘텐츠 제작에 투자하는 반면, WBD와 파라마운트는 각각 100억 달러(약 13조 9300억 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합병 후에는 투자 여력을 확대할 수 있어, 글로벌 콘텐츠 제작비 인상 압력에 대응할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결합 포트폴리오: 장르를 망라한 초대형 콘텐츠 제국

두 회사의 자산 포트폴리오는 서로 보완적이다. WBD는 워너브라더스 영화·TV 제작 부문, DC 스튜디오, HBO와 HBO Max, CNN, TNT 스포츠, 디스커버리 채널 등을 보유한다. 이는 프리미엄 드라마, 슈퍼히어로 프랜차이즈, 글로벌 뉴스, 스포츠 중계까지 아우른다. 파라마운트는 CBS 지상파 네트워크, 파라마운트 픽처스, 코미디 센트럴, MTV, BET, 닉켈로디언, 쇼타임, 파라마운트+, 플루토TV 등으로 영화·방송·어린이·리얼리티에 강점을 지닌다.

이 결합은 제작·배급·플랫폼을 모두 갖춘 ‘종합 미디어 제국’으로의 변화를 의미한다. 특히 OTT(Paramount+, HBO Max)와 FAST(Pluto TV, Discovery+)의 결합은 다양한 소비자층을 흡수할 수 있다. 광고주에게도 매력적이다. 미국 전체 TV 시청자 데이터에서 CNN, CBS, MTV, HBO, 닉켈로디언을 동시에 보유한 기업은 협상력에서 독보적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WBD와 파라마운트의 포트폴리오

비용 절감과 시너지 효과

합병 후 비용 절감은 글로벌 미디어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주요 동력이 될 전망이다. 파라마운트는 이미 20억 달러 절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최대 30억 달러 시너지 효과를 전망한다. 스튜디오 운영·마케팅·기술 인프라 통합, 중복 인력 정리 등이 핵심이다.

특히 글로벌 제작비가 급격히 인상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스튜디오 운영비를 줄이고 AI 기반 제작 및 현지화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은 필수 전략으로 꼽힌다. 최근 넷플릭스와 디즈니도 가상 프로덕션 스튜디오, 자동 번역·더빙 솔루션, 데이터 기반 시청자 분석에 투자하며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파라마운트-WBD 역시 이를 적극 도입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규제와 부채 리스크

그러나 넘어야 할 산도 많다. WBD의 총부채는 356억 달러(49조 5908억 원), 파라마운트도 155억 달러(약 21조 5815억 원)에 달한다. 두 회사의 결합은 500억 달러(69조 6,500억 원)가 넘는 부채를 안고 출발하는 셈이다. 또한 방송·케이블·뉴스·스포츠 등 중복 영역이 많아 반독점 규제 심사 대상이 된다.

민주당 소속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위험한 권력 집중”이라며 이미 강력히 반대 입장을 밝혔다. 법무부의 강화된 합병 가이드라인과 FCC 심사도 걸림돌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엘리슨 일가와 가까운 관계를 맺어왔기에, 규제 완화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공존한다.

분할을 앞둔 WBD, 선제적 인수전

WBD는 2026년까지 회사를 ‘워너브라더스(스튜디오·스트리밍)’와 ‘디스커버리 글로벌(케이블·보도)’로 분할할 계획이었다. 분할이 완료되면 빅테크·사모펀드·전통 미디어 기업들이 각각의 사업부문을 따로 인수할 가능성이 높았다. 파라마운트의 빠른 움직임은 이를 차단하고, ‘전체 매물’을 먼저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하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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