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대표작 ‘오징어게임’이 세계 93개국에서 넷플릭스 주간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며 K-드라마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을 다시금 각인시켰다.
2025년 6월 27일 공개된 시즌3는 단 3일 만에 미국 주간 스트리밍 차트 2위에 올랐다. 비평가들의 혹평과 팬들의 엇갈린 반응 속에서도 ‘오징어게임’은 다시 한번 글로벌 K-콘텐츠의 저력을 입증했다.
‘오징어게임 시즌3’, 단 3일 만에 미국 스트리밍 차트 2위
미국의 스트리밍 데이터 분석업체 삼바TV(Samba TV)가 발표한 2025년 6월 23~29일 주간 차트에 따르면, ‘오징어게임 시즌3’는 공개 3일 만에 1.6백만 가구가 시청하며 주간 2위를 기록했다. 1위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범죄 드라마 ‘더 워터프론트(The Waterfront) 시즌1’이 차지했다. ‘오징어게임’은 넷플릭스 작품으로는 두 번째 순위였으며, 전체 스트리밍 차트에서 Max, Hulu, Apple TV+, 디즈니플러스 등 경쟁작들을 제치고 단숨에 상위권에 진입했다.

이는 시리즈 완결을 기다려온 팬덤의 기대감과 함께, 전 세계적으로 구축된 브랜드 파워가 다시 한번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다만, 시즌3는 공개 직후부터 스토리 전개, 캐릭터 활용에 대한 혹평이 이어졌으며, 일부 팬들은 “시즌1의 긴장감이 사라졌다”, “정치적 메시지가 지나치게 노골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콘텐츠 소비 지표에서는 흥행을 입증하고 있다.
93개국 주간 1위, K-드라마의 글로벌 저력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오징어게임은 전 세계 93개국에서 1위를 기록하면서 당당히 글로벌 1위를 차지했다.

오징어게임 시즌3의 공개는 단순한 화제성을 넘어 글로벌 K-드라마 시장의 수익성과 확장성을 다시 조명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패롯 애널리틱스(Parrot Analytics)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9월 시즌1이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이후, K-드라마는 넷플릭스 구독 수익에서 누적 34억 달러(약 4조 9300억 원)를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즌1 직후인 2022년 1분기에는 전체 구독 수익의 5% 이상이 K-드라마에서 발생했으며, 이는 아시아 태평양(APAC)과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지역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 결과이다.
2024년 3분기 기준, EMEA 지역에서는 K-드라마가 넷플릭스 구독 수익의 3.7%를 차지하며 네 개의 지역(북미, 유럽, 남미, 아시아) 중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같은 시기 APAC(3.2%)와 LATAM(2.7%)에서도 꾸준한 성장세가 이어졌으며, UCAN(북미)는 2.2%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K-드라마가 더 이상 일시적인 흥행이 아닌, 넷플릭스의 성장 전략에서 지속가능한 핵심 장르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오징어게임’의 유산, K-콘텐츠를 산업으로 바꾸다
‘오징어게임’은 단순히 흥행한 오리지널 시리즈 그 이상의 역할을 수행했다. 시리즈의 성공은 넷플릭스가 K-콘텐츠를 전략적으로 확장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고, 이후 ‘마이네임’,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등 연쇄적인 K-드라마 라인업이 제작 및 글로벌 공개되었다. 이로 인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K-드라마는 평균적으로 매 분기 약 3% 이상의 구독 수익 점유율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비록 2022년 1분기의 피크 이후 점유율은 다소 완만해졌지만, ‘오징어게임’ 이전 분기 평균이 2% 미만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콘텐츠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도, K-드라마는 미국 내 소수 소비층을 넘어 유럽, 남미, 중동, 동남아 등 글로벌 시청자층을 포섭하는 장르로 성장했으며, ‘수익 대비 제작비 효율성’에서도 경쟁력이 높다.
넷플릭스 내 K-드라마, 장기 성장 가능성 입증
K-드라마는 특히 넷플릭스의 비북미 지역 성장 전략과 긴밀히 연계되어 있다. 북미 지역에서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된 상황에서, 넷플릭스는 중남미, 동남아, 중동, 유럽 등 신규 시장에서의 확장을 절실히 요구받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는 K-드라마에 대한 선호도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오징어게임’ 시즌3와 같은 글로벌 이벤트성 콘텐츠는 플랫폼 전반의 시청자 충성도를 제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K-콘텐츠는 다국어 자막 및 더빙 시스템과 결합되면서 넷플릭스가 강조하는 ‘현지화 전략’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로컬 콘텐츠와 글로벌 콘텐츠의 균형을 맞추는 데 이상적으로, K-드라마는 그 자체가 ‘글로벌 로컬 콘텐츠’로 기능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혹평 속 흥행, ‘콘텐츠 수익성’ 중심의 제작 생태계 시사
시즌3는 비평가들 사이에서 “제작비만 늘었을 뿐, 메시지는 혼란스럽다”는 반응도 불러일으켰지만, 초기 집계된 스트리밍 수치는 여전히 강력한 파급력을 증명하고 있다. 이는 K-콘텐츠가 단순히 우수한 ‘작품성’에만 초점을 맞춘 것을 넘어, 브랜드화된 콘텐츠로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넷플릭스는 이를 기반으로 광고형 요금제, IP 머천다이징, 게임화 등 다각적 수익모델을 확장하고 있다.

‘오징어게임’이 완결되는 이 시점에서, 업계는 다시금 질문을 던진다. "K-콘텐츠는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가?" 확실한 것은, 이제 K-드라마는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의 수익구조에서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으며, 콘텐츠 산업 전반의 전략적 카테고리로 진화했다는 점이다.
시즌3의 성공 여부와 별개로, ‘오징어게임’은 이미 콘텐츠 산업사에 굵직한 한 획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