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화 전략 성공으로 넷플릭스의 이탈율(해지율)이 디즈니+에 비해 2.5배나 낮게 나타났다.
Parrot Analytics의 Streaming Economics에 따르면, 2024년 3분기 넷플릭스의 지역별 이탈률은 북미 1.88%,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1.88%, 라틴아메리카 1.41%, 아시아·태평양 2.17%로, 같은 기간 디즈니+ 북미 4.2%, 유럽·중동·아프리카 4.8%, 라틴아메리카 4.3%, 아시아·태평양 5.1%에 비해 현저히 낮게 나타났다. 애플TV+는 전 지역에 걸쳐 5대 스트리밍 플랫폼 중에서 가장 높은 이탈율을 나타냈다.
스트리밍 플랫폼 | 북미 (UCAN) | 유럽, 중동, 아프리카 (EMEA) | 라틴 아메리카 (LATAM) | 아시아 태평양 (APAC) |
넷플릭스 | 1.88% | 1.88% | 1.41% | 2.17% |
디즈니+ | 4.20% | 4.80% | 4.30% | 5.10% |
프라임 비디오 | 3.50% | 4.00% | 3.60% | 3.90% |
Max(WBD) | 4.00% | 4.20% | 4.10% | 4.50% |
애플 TV+ | 5.00% | 5.30% | 5.10% | 5.50% |
넷플릭스가 이처럼 이탈율이 낮은 이유는 로컬 콘텐츠 제작과 수급에 투자하는 현지화 전략이 성공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의 현지화 전략은 넷플릭스가 글로벌 1등 플랫폼이 되는 견인차 역할을 해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각 국가의 문화와 언어를 반영한 현지 콘텐츠를 제작하는 넷플릭스는, 글로벌 미디어 사업자로서 ‘침공’ 사업자가 아닌 ‘파트너’로써 인식을 시켜왔다. 그리고 그렇게 만든 제작 콘텐츠를 통해 글로벌 구독자는 물론 로컬 구독자들에게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하면서 굳건한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넷플릭스의 현지화 전략 사례
한국과 일본은 넷플릭스의 성공적인 현지화 전략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넷플릭스는 2024년 상반기에 일본 구독자 수 1,000만 명을 돌파했다. 현지화된 콘텐츠를 바탕으로 4년 만에 두 배의 구독자 증가를 이뤄낸 셈이다. 특이한 것은 한국 넷플릭스가 한국 드라마와 예능 중심이라면, 일본은 ‘주술회전’, ‘최애의 아이’, ‘귀멸의 칼날’ 같은 애니메이션 중심이다.
2024년 한국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이 시청한 장르는 TOP10 콘텐츠 기준으로 드라마가 8개로 가장 많고, 일본 넷플릭스에서는 애니메이션이 5개로 드라마와 동률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한국과 일본 모두 자국에서 제작한 콘텐츠가 TOP 10 중 9개로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나머지 1개는 한국은 일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3위)’이고 일본은 한국 드라마 ‘눈물의 여왕(8위)’이다.
이처럼 로컬 지역의 시청자들이 자국 콘텐츠를 선호한다는 점은 넷플릭스에게 투자 방향을 명확히 해주고 있는 셈이다.
현지화 전략을 통한 콘텐츠 세계화
한국 콘텐츠는 현지화 전략뿐만 아니라 넷플릭스 콘텐츠 세계화 전략에도 성공 스토리를 보여준다. 한국에서 제작한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글로벌 히트작으로 기록되고 있다. ‘오징어 게임’ 시즌 1은 지금까지 2.2억 시간을 시청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비영어권 콘텐츠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그결과 넷플릭시는 한국에서 오리지널 제작 비중을 꾸준히 늘려 2024년에는 전체 신규 콘텐츠의 6.7%를 한국 콘텐츠로 구성했다. 이처럼 넷플릭스의 현지화 전략은 단순히 특정 지역에서의 성공에 그치지 않는다.
현지화된 콘텐츠로 로컬 구독자 증가를 견인함과 동시에, 글로벌에서도 인정 받는 콘텐츠를 통해 높은 수익성을 가져다 주는 1석 2조의 효과를 누리게 된다.
글로벌 플랫폼의 성공이 산업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넷플릭스의 현지화 전략은 글로벌 스트리밍 산업에 새로운 표준을 제시해 왔지만, 반대로 로컬 OTT 플랫폼과 제작 스튜디오들에게는 큰 도전 과제를 던지고 있다. 글로벌 기업의 막대한 콘텐츠 투자와 강력한 유통 네트워크가 로컬 플랫폼에게는 경쟁에서 뒤처지게 하는 위험 요인이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처럼 로컬 OTT 플랫폼들이 콘텐츠 개발·제작·유통에서 넷플릭스와의 자본력 차이를 극복해야 하는 상황은 결코 쉬운 상황은 아니다.
그럼, 로컬 OTT와 제작 스튜디오는 어떤 전략으로 접근해야 할까?
무엇보다 차별화된 콘텐츠 개발이 필수적이다. 넷플릭스와 동일한 방향으로 경쟁하기보다는, 특정 장르나 지역 문화에 특화된 콘텐츠를 제작해 독자적인 시장을 구축해야 한다. 쿠팡 플레이가 좋은 예이다. 쿠팡플레이는 2023년 ‘소년시대’, 2024년 ‘가족계획’ 같은 차별화된 드라마로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티빙은 오리지널 드라마에서 스포츠 콘텐츠 강화 전략으로 바꾸면서 경쟁력을 한층 강화 시켰다. 문제는 프로야구처럼 강력한 스포츠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프로야구가 끝나는 11월에 티빙의 MAU는 전월 보다 9.9%나 감소했다.
둘째. 제작사들은 넷플릭스 의존적인 유통 전략에서 벗어나 해외 다른 플랫폼과도 적극적인 유통 협력과 공동 제작이 필요하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 넷플릭스와 협상 우위 또는 대등한 협상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기술력 강화를 통해 플랫폼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특히 사용자들이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UI/UX를 개선함으로써, 구독자들의 편의성과 만족도를 높여 주어야 한다.
넷플릭스의 현지화 전략은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의 강력한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로컬 플랫폼들에게는 강력한 위기의식과 도전의식을 주기에 충분하다. 로컬 OTT 플랫폼과 제작 스튜디오들은 변화하는 시장 환경을 위기로만 받아들이기 보다는, 전략적 접근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만들어 나가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