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이야기가 만든 기묘한 기회. 넷플릭스의 2분기 실적 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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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 1위 넷플릭스(Netflix)가 2022년 2분기(6월 30일 마감) 97만 명의 가입자가 감소했다. 그러나 희망이 보였다. 당초 200만 명의 이탈이 예상됐지만, 선방한 것이다. 이에 넷플릭스 주가도 시간 외 거래에서  7% 이상 상승해 201.63달러로 마감했다. 매출은 미국 증권가 전망보다 다소 떨어졌다.

  • 주당 이익(EPS): 3.2 달러 vs 2.96달러(Refinitiv 전망)
  • 매출(Revenue) 79억 7,000만 달러, vs. 80억3,5000만 달러(Refinitiv 전망)
  • 글로벌 유료 가입자(Global paid net subscriber): 97만 명 감소 vs. 200만 명 감소(회사 전망)

넷플릭스는 2022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이 같이 밝히고 3분기에는 순 가입자가 100만 명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2분기의 손실분을 하반기에 시작되는 3분기에는 만회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애널리스트들은 넷플릭스 가입자가 3분기 180만 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넷플릭스 분기별 순증 가입자(WSJ)

[‘기묘한 이야기’가 만든 절묘한 가입자]

넷플릭스의 출혈 감소는 최고 인기 드라마인 ‘기묘한 이야기(Stranger Things)’의 시즌4 공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신작 시리즈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넷플릭스 구독을 유지했다는 이야기다. 이 드라마 시리즈는 넷플릭스 예상보다 훨씬 더 큰 성공을 거뒀다. 최근 발표된 제 74회 에미상 후보작에도 최고 시리즈 작품상(outstanding drama series) 후보 등 13개 부문에 올랐다.

9개 에피소드로 구성된 ‘기묘한 이야기’ 시즌4는 총 시청이 10억 시간을 넘어서(11억 5,000만 시간)는 두 번째 TV시리즈(7월 5일 기준)가 됐다.  시즌4는 지난 5월 27일 첫 공개됐고 7월 1일  후반기 격인 볼륨2(2개 에피소드)가 오픈됐다. 10억 시청 시간을 넘는 첫 번째 시리즈는 한국의 ‘오징어 게임’이다. 2021년 9월 공개된 이 작품은 첫 한달(28일) 시청 시간이 16억 5,000만 시간에 달했다.

2분기 가입자 집계 마감이 6월 30일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기묘한 이야기’의 볼륨 개봉은 구독자 감소 속도를 줄이는데 큰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에피소드는 3분기에 공개됐다.

오징어게임과 기묘한 이야기의 주간 시청자 비교(버라이어티)

넷플릭스는 2분기(4월 1~6월 30일) 200만 명의 구독자 감소를 예상했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시장 철수, 고금리, 인플레이션,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 경쟁 등의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에 넷플릭스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구독자가 20만 명 감소하기도 했다. 러시아 철수로 인한 가입자 감소는 70만 명에 정도다. 넷플릭스는 2분기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6월 말 현재 총 글로벌 유료 구독자가 2억 2,067만 명이라고 밝혔다.

이외 넷플릭스는 아담 샌들러의 드라마 ‘허슬(Hustle)’과 법률 드라마 ‘링컨 로이어(The Lincoln Lawyer)’, 시즌3를 이어가는 ‘엄브렐라 아카데미(The Umbrella Academy)’도 인기가 높았다고 공개했다. 넷플릭스는 가입자를 유지하기 위해 거의 매달 히트 상품을 내놔야 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콘텐츠도 인기에 한몫했다. 넷플릭스는  콜롬비아 시리즈 ‘ The Marked Heart’가 공개 2주만에  81개 국에서 시청률 톱10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프랑스 영화 ‘테이크다운( The Takedown)도 91개 국에서 톱 10에 올랐다.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공동 CEO는 2분기 실적 동영상 인터뷰에서 “에미상에 기묘한 이야기와 오징어게임 등을 앞세워 상당히 많은 부문에 후보작에 올랐다”며 “시청률 최상위 콘텐츠도 최근 12개월 내 공개되는 등 경쟁력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2분기 매출, 8.6% 상승]

넷플릭스의 2022년 2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8.6% 오른 79억 7,000만 달러(10조 4,300억 원)을  기록했다. 환율 영향(foreign currency impact) 3억 3,900만 달러를 제외하면 13%가 넘는 성장이다. 미국 달러의 초강세로 글로벌에서 벌어들은 현지 수입이 평가 절하됐다. 영업이익(Operating income)은 16억 달러며 순이익은 14억 달러를 기록했다. 2022년 2분기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는 1,300만 달러(170억 원)으로 전년 동기 8억200만 달러에 비해 크게 줄었다.

넷플릭스의 주요 실적 2022년 2분기

넷플릭스는 또한 수 차례의 정리 해고로 인한 직원 보상금으로 7,000만 달러를 지급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2분기에만 전체의 5%에 달하는 500명에 가까운 인력을 구조조정했다. 6월 23일 300명을 해고했고 4월과 5월에도 25명과 150명이 넷플릭스를 떠났다. 넷플릭스는 사무실 공간 정리와 축소 등이 반영된 8,000만 달러의 비현금 손상 수수료(non-cash impairment charge)도 실적에 반영했다.

[수익 확대에 힘쓰는 넷플릭스]

정리해고와 함께 넷플릭스는 수익 확대에 힘쓰고 있다. 이와 관련, 넷플릭스는 1분기 프레젠테이션에서 비밀번호 공유 기능을 제한과 광고 기반 저가 상품을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비밀번호 공유 제한의 경우 넷플릭스는  7월 19일 라틴 아메리카 지역 5개 국가(아르헨티나, 엘 살바도르, 과테말라, 온두라스,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추가 과금을 실시한다. 기본 거주 지역 외에서 2주 이상 같은 계정으로 넷플릭스를 이용하면 구독자들은 추가 과금 고지를 받게 된다. 계정 당 추가 요금은 1~3달러 수준(아르헨티나 1.7달러)이다. 그러나 모바일 기기에서 넷플릭스를 사용하거나 휴가 중인 상황에서는 추가 과금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넷플릭스는 현재 비밀 번호 공유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무료 구독자가 1억 명을 넘는다고 공개한 바 있다.

넷플릭스는  서한에서 ‘광고 기반 상품 출시 시기를 2023년 초’로 확정했다. 월 이용 가격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14일 넷플릭스는 어드레서블 광고, 타깃 광고, 광고 영업팀 운영 등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서한에서 넷플릭스는 “광고 매출이 큰 일부 시장에서 첫 시작할 것”이라며 “이후 시장 반응을 파악한 뒤 수정 및 개선을 거쳐 글로벌 확대를 시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우리 광고 비즈니스는 향후 몇 년간 크게 발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넷플릭스는 장기적으로 ‘실시간 TV광고보다 더 나은 광고 모델’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넷플릭스는 새로운 광고 모델에 대해 ‘매끄럽고, 소비자들의 성향에 맞는 광고 파트너들에게는 보다 더 큰 효능감을 주는 광고(more seamless and relevant for consumers, and more effective for our advertising partners)’라고 규정했다. 광고 모델 구독자는 확대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저가 광고 모델 구독자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전체 매출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광고 모델 런칭을 앞두고 넷플릭스는 이른바 한번에 몰아 공개하는 ‘빈지와칭(Binge Watching)’ 콘텐츠  전략도 손보고 있다. 콘텐츠 공급 주기를 조절해 단기 시청량을 극대화하고 이탈률도 줄이겠다는 생각이다. ‘기묘한 이야기’ 시즌4의 경우 5월 27일 첫 번째 볼륨(7개 에피소드)이 공개된 이후 7월 1일  마지막 2편을 볼륨2로 오픈했다. 결말을 보기 위해서는 최소 7월 1일까지 구독을 유지해야 하는 셈이다.

[콘텐츠 투자 효율화]

넷플릭스는 이전 올해(2022년) 180억 달러(23조 5,600억 원)을 콘텐츠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19일 실적 발표에서 넷플릭스는 “우리는 10년 이상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하면서 리이선스 유통사에서 벗어났다”며 “넷플릭스 오리지널 생산을 위한 내부 스튜디오 구축에 5년 이상 걸렸고 현재는 전체 순 콘텐츠 투자 중 60%가 넷플릭스 제작 오리지널(60% of our net content assets on our balance sheet are Netflix-produced)”이라고 공개했다.

현금 콘텐츠 지출과 콘텐츠 상각 비율(넷플릭스)

넷플릭스는 “이제 우리는 그 전환 과정에서 가장 현금 집약적인 회사가 됐다”며 “결과적으로  현금 콘텐츠 지출 대 콘텐츠 상각 비용 비율(cash content spend-to-content amortization expense ratio)은 1.6배로 정점을 찍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2022년에는 약 1.2~1.3배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콘텐츠 상각 비율이 1에 가까워질 수록 투자 대비 효율이 좋다는 이야기가 된다. 넷플릭스는 2023년의 경우 2022년 대비 콘텐츠 투자 금액 증가를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는 계속된다고 넷플릭스는 설명했다. 애니메이션 작품과 게임 기반 콘텐츠, 영화, 글로벌 오디언스를 위해 비영어 기반 콘텐츠 등의 신작들이 올해 선보일 것이라고 공개했다. 이 중 애니메이션의 경우 미래 구독자인 어린이를 잡기 위해 강화한다. 최근 공개한 애니메이션 ‘씨 비스트(The Sea Beast)’(1억200만 시간 시청)은 시청자와 평단의 호평을 이끌었다. 이와 관련 넷플릭스는 론 하워드 감독의 ‘The Shrinking of the Treehorns’ 등을 만든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 Animal Logic’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https://www.youtube.com/watch?v=niA_ECTcpvM&t=928s

하지만, 넷플릭스의 하반기는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디즈니가 광고 기반 저가 상품 스트리밍 공개를 예정했고 디스커버리와 합병을 완료한 HBO MAX도 전열을 정비해 공격적인 자세로 나올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HBO는 ‘반지의 제왕(Game of Thrones)’ 프리퀄 ‘House of Dragon’을 8월 내놓는다. 뒤이어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반지의 제왕 TV판(Lord of the Rings: The Rings of Power)’을 9월 공개한다. 넷플릭스는 4분기 ‘크라운(‘The Crown)’ 신작으로 구독자 방어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대해 테드 사란도스 공동 CEO는 인터뷰 성명에서 “우리는 콘텐츠 분야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그동안 많은 역경을 겪었고 이번 위기도 이겨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에 넷플릭스의 경우 구독자 확보뿐만 아니라 이탈율(Churn)을 줄이는 데 많은 공을 들여야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 1월 가격 인상에서 넷플릭스는 타사에 비해 더 많은 고객을 잃은 경험이 있다.

넷플릭스 이탈 고객 타 서비스 이용률 증가(2022년 1분기, 안테나)

시장 조사 기관 안테나는 2022년 1분기 넷플릭스를 해지한 고객이 다른 유료 서비스로 옮겨간 비율이 2021년 4분기에 비해 35% 증가했다고 밝혔다. 당시 파라마운트+와 HBO MAX, 피콕 등이 최대 70%가량 넷플릭스 이탈의 수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물론 넷플릭스의 이탈율이 경쟁사에 비해 여전히 낮지만 미래는 장담할 수 없다.

넷플릭스의 미래 기회는 글로벌에 있다. 특히, 아시아다.  2분기 넷플릭스는 북미지역에서 130만 명의 구독자를 잃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40만 명에 비하면 큰 폭의 하락이다. 이 지역 매출은 10% 이상 올랐는데 월 구독 가격의 인상 영향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시아 지역의 경우 매출이 23% 급증하고 110만 명의 구독자가 순증했다. 라틴 아메리카는 구독자는 정체였지만 매출은 19% 상승했다.

넷플릭스의 희망은 급격한 시청 트렌드 변화에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 경쟁이 치열하고 포화되고 있지만 새로운 오디언스가 유입되고 있다는 확신이다.

플랫폼 별 TV시청시간(넷플릭스 2021-22)

미국의 경우 넷플릭스는 전통 TV회사와의 경쟁에서도 절대 우위에 있다는 자료를 공개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21-22 TV 시즌 동안 다른 어떤 방송사보다  더 많은 TV 시청 시간을 기록했다. 이는 가장 많이 시청한 두 방송사 합계와 거의 같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창업주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창업주 겸 공동 CEO는 “조만간 발표될 7월 닐슨의 통합 TV시청률 점유율에서 넷플릭스는 역대 최고인 7.7%(6월 6.6%)를 기록했다”며 “오디언스의 더 큰 주목도를 끌어오는 우리의 능력을 보여주는 주요 사례”라고 강조했다.

한편, 넷플릭스는 오디언스의 체류 시간을 높이기 위해 ‘모바일 게임’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21년 11월 시작된 넷플릭스의 모바일 게임 라인업은 7월 현재 24 종류에 달한다. 모든 연령 대에 맞는 다양한 장르의 게임 편성이 목표다. 2022년 넷플릭스는 게임 개발을 위해 게임 스튜디오 3개(Night School Studios, Boss Fight Studios, and Next Games)를 인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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