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오리지널 학원 액션물, 폭력성 논란에도 잘나가는 이유는?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스터디그룹'이 공개되자 국내는 물론 해외 시청자들에게도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스터디그룹'은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한 코믹 액션 드라마로, 공부를 잘하고 싶지만 싸움에만 재능이 있는 주인공 '윤가민(배우 황민현)'을 중심으로 폭력이 난무하는 최악의 학교에서 '스터디그룹'을 결성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스터디그룹'은 지난 1월 23일 공개되면서 티빙 유료가입자 기여도 1위에 올랐고, 일본의 라쿠텐(Rakuten)이 운영하는 OTT 플랫폼 비키(Viki)를 통해 해외에 공개되면서 평점 9.8점과 함께 상위권 순위를 기록하는 등 좋은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티빙의 '스터디그룹'처럼 학원 액션물은 국내 OTT 플랫폼의 핵심 콘텐츠 역할을 했다.    
웨이브의 약한영웅(2022)과 쿠팡 플레이의 소년시대(2023)가 가장 대표적이다. 이들 작품은 모두 웹툰을 원작으로 하며, 학원을 배경으로 한 청소년 액션 장르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OTT 플랫폼이 웹툰 기반 학원 액션물을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웹툰 IP, 검증된 스토리와 탄탄한 팬층 확보

약한영웅과 스터디그룹은 모두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웹툰 원작 콘텐츠는 이미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어, 드라마로 제작되면 일정 수준 이상의 관심과 흥행 가능성이 보장된다. 무엇보다 웹툰의 인기 스토리는 검증된 서사 구조를 기반으로 제작되면서 OTT 플랫폼이 새로운 IP를 개발하는 것보다 리스크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쿠팡의 '소년시대'는 두 작품과 다르게 웹툰 원작이 아니고 오리지널 각본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학원 배경 + 강렬한 액션, OTT의 차별화된 전략

약한영웅, 소년시대, 스터디그룹은 모두 '고등학교'라는 공간을 주요 무대로 삼으면서 강렬한 싸움 장면이 핵심 재미 요소로 작용한다. 약한영웅의 주인공 연재는 신체적으로 약하지만 두뇌를 활용해 싸우는 캐릭터로 주목받았고, 소년시대는 1990년대 후반을 배경으로 당시 불량 학생들의 문화를 사실적으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스터디그룹에서는 공부를 잘하고 싶지만 싸움에만 재능이 있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처럼 단순한 청춘 성장 드라마가 아니라 현실적인 액션이 강조된다는 점에서 OTT 오리지널 콘텐츠만의 차별성을 보여준다. 특히 지상파 방송이나 케이블 방송에서는 표현의 한계가 있었던 폭력적인 싸움 장면이나 어두운 학원 사회의 이면을 OTT란 플랫폼 특성을 십분 활용해 보다 자유롭게 소재를 다루고 있다.

남성 주인공 중심의 성장 서사, 글로벌 공략 가능성

약한영웅, 소년시대, 스터디그룹 세 작품 모두 남성 주인공이 성장해 나가는 서사 구조를 갖고 있다.
약한영웅은 신체적으로는 약한 남자 주인공이 두뇌와 전략을 활용해 강한 상대와 맞서는 이야기이며, 소년시대는 싸움을 못하는 고등학생 장병태(배우 임시완)가 부여 흑거미(배우 이선빈)의 도움으로 강한 적을 하나씩 싸워 이겨나가는 이야기이다. 스터디그룹 역시 싸움에 소질 있는 남자 주인공 윤가민(배우 황민현)을 중심으로 스터디그룹 결성을 위해 싸워 나가는 모습을 그린다.  

이처럼 강해지는 주인공 서사는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보편적으로 소비될 가능성이 높다. 넷플릭스의 더 글로리, D.P. 등의 성공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폭력과 생존, 성장 서사가 결합된 한국 드라마는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폭력성에 대한 우려와 비판

하지만, OTT 오리지널 학원 액션물들이 현실적인 학내 폭력을 묘사하면서, 그 폭력성이 지나치게 자극적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약한영웅은 주인공 연재가 두뇌를 활용해 폭력적인 환경에서 살아남는 과정을 담았지만, 극 중 등장하는 학내 폭력 장면이 자극적으로 묘사되면서 불편함을 제기하는 시청자들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약한영웅이 “폭력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나치게 잔혹한 묘사는 문제”라는 의견을 말한다.

소년시대도 학원 폭력 문화를 주 소재로 삼고 있는 만큼, 작품의 분위기 자체가 당시 불량 문화와 주먹 싸움을 조명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일부에서는 “청소년 범죄를 미화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앞서 두 작품과 마찬가지로, 스터디그룹 역시 학내 폭력을 주요 서사로 삼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세 작품 모두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학원 액션물이면서 시청등급은 모두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학교 폭력 문제를 다루면서도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는 폭력이 성장 서사의 한 요소로 소비되는 것이 문제”라는 비판과 함께 "청소년에게 인기 있는 청소년 관람불가 콘텐츠"가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앞으로도 OTT의 폭력성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레거시 방송 이상의 영향력과 소비력을 보이고 있는 OTT 플랫폼들이, 더 자극적인 소재와 콘텐츠를 경쟁적으로 채택하면서 폭력 묘사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그 영향력에 대한 고민은 깊어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OTT가 폭력을 단순한 엔터테인먼트 요소로 소비하기보다는, 그 안에서 나름의 시청자 보호 조치를 마련하는 등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국내 OTT를 견인하는 경쟁력 있는 콘텐츠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세 작품은 OTT 플랫폼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었다.

약한영웅은 웨이브의 유료 가입자 증가에 크게 기여하며, 2022년 웨이브 오리지널 콘텐츠 중 가장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 스터디그룹 처럼 해외 플랫폼에서도 방영되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반응을 얻었다. 소년시대는 공개 직후 시청량이 2,914% 급증하며, 쿠팡 플레이의 인기작 순위에서 7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또한 2024 아시아콘텐츠어워즈에서 ‘베스트 OTT 오리지널’ 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스터디그룹은 공개 후 티빙의 주간 신규 유료 가입 기여자 수 1위를 기록하며, 라쿠텐 비키에서 143개국 주간 톱5에 오르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처럼 국내 OTT 플랫폼들은 학원 액션물을 통해 넷플릭스, 디즈니+ 같은 글로벌 OTT와 경쟁을 위해,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

티빙, 웨이브, 쿠팡 플레이는 한국을 대표하는 OTT의 사업자다. 이들은 콘텐츠 제작 생태계를 위해 꼭 필요한 키플레이어로 글로벌 미디어 사업자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전략적인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오리지널 콘텐츠로 경쟁력을 키우고, 국내 구독자를 확보하며, 해외 진출을 위한 성장 동력 마련이 로컬 OTT 사업자들의 숙명이자 앞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2025년 국내 사업자들의 선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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