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Z세대(1997~2012년생)는 월평균 6.8개의 구독 서비스를 이용해, 전체 평균인 5.4개보다 26% 더 많은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테크 기업 방고(Bango)가 발표한 보고서(2025.03)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의 펑균 구독 수는 5.4개 이며, 이중 2개는 간접 구독(Indirect Subscription)으로 나타났다. 간접 구독이란 통신사, 유통 플랫폼, 은행,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묶음 혜택으로 제공되는 구독 서비스를 의미한다. 이 비율은 전체의 68%에 달해, 기존의 직접(단독) 구독 중심 생태계가 급속히 변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스트리밍, 음악, 게임, 소셜미디어 등 디지털 콘텐츠 시장에서 오랫동안 이어져온 ‘구독 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Amazon Prime Video)를 통해 파라마운트+(Paramount+), 디스커버리+(Discovery+), 애플 TV+(Apple TV+ )등의 경쟁 서비스가 함께 번들로 제공되며, 버라이즌(Verizon)의 마이플랜(myPlan)이나 옵터스 서브허브(Optus SubHub)와 같은 슈퍼번들(Super Bundling) 플랫폼도 등장했다.
마이플랜은 사용자가 자신의 모바일 요금제에 넷플릭스, 디즈니+, Apple Music, Walmart+ 등 다양한 구독 서비스를 자유롭게 추가하거나 해지할 수 있는 모듈형 요금제 시스템이다. 모든 구독은 버라이즌을 통해 통합 청구되며, 개별 가입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공되는 경우가 많아 사용자 만족도가 높다. 특히 콘텐츠뿐 아니라 쇼핑, 음악, 라이프스타일 서비스까지 포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디지털 소비 전반을 아우르는 슈퍼번들링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호주의 옵터스는 서브허브(SubHub)라는 구독 통합 관리 플랫폼을 통해 구독 피로도를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사용자는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유튜브 프리미엄, 듀오링고, 펠로톤, 오디블 등 다양한 구독 서비스를 한 플랫폼에서 관리・변경・결제할 수 있으며, 각 서비스의 이용 패턴과 결제 내역도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하다. 서브허브는 단순히 여러 구독을 묶는 것을 넘어, 사용자가 스스로 구성하고 조절할 수 있는 ‘유연한 구독 생태계’를 제공하고 있다.

방고(Bango)는 이를 두고 '경쟁자와 함께 묶여 제공되는 상황' 즉, 적과의 동침이 보편화되는 '경쟁에서 협력과 연결로 전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Z세대(1997~2012년생)의 변화가 눈에 띈다. 이들은 월평균 6.8개의 구독 서비스를 사용하는데, 특히 음악(59%) 유료 구독에 적극적이어서 넷플릭스, 디즈니+ 같은 SVOD(56%) 보다도 높은 구독율을 보이고 있다. Z세대를 제외하면 SVOD의 구독률이 음악보다 월등히 높은 상황이다. Z세대는 게임(46%), AI(18%), 소셜미디어 유료 구독(23%) 등에도 적극적으로 지갑을 열고 있다.

다양한 서비스를 구독하는 데 따른 피로도도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이 필요해졌다. 소비자 63%는 '모든 구독을 하나의 앱에서 관리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62%는 원하는 모든 구독을 감당할 수 없어 구독 피로도가 쌓이고 이 때문에 번들링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구독 앱이 많아지면서 구독자들은 ‘슈퍼번들링(Super Bundling)’이 필요해 지고 있다. 이제 슈퍼 번들링은 단순히 여러 구독 상품을 하나로 묶어서 제공하는 것을 말하지 않는다. 사용자가 스스로 원하는 구독 서비스를 선택하고, 유연하게 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ONE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이제 콘텐츠 제공자는 리셀러와의 협업을 통해 신규 고객을 유치해야 하고, 통신사나 유통사는 자사 플랫폼을 구독 허브로 전환해 충성도와 수익을 높이는 '미래형 구독 생태계'가 필요해 졌다.
슈퍼번들링은 말 그대로, '구독 시대 종료'가 아닌 '구독 소비의 변화'인 것이다. 이를 통해 이용자 주권이 확대되면서 구독 콘텐츠 경쟁에서 구독 관리의 편의성과 가격 유연성, 그리고 플랫폼 통합까지 추가되는 '경쟁과 협력의 강화의 시대'가 된 것이다.
이제 국내 OTT·콘텐츠 플랫폼도 새로운 구독 시대, '슈퍼 번들링'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독점 콘텐츠'를 제작하고 확보하는 전략에서 벗어나, 다양한 서비스를 유연하게 묶을 수 있는 '이용자 친화적인 구독 플랫폼'을 준비해야 한다. 결국 앞으로 구독자와 플랫폼 모두가 윈윈(WIN-WIN)하는 시대는 ‘경쟁이 아닌 협력’을 선택하는 데서 출발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