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끝" 그레이트 리번들링 시대의 서막]

2023년 5월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 CEO 데이비드 자슬라브( David Zaslav)는 미디어 조사 기업 모펫내탄슨(MoffettNathanson) 컨퍼런스에서 ‘스트리밍의 전쟁은 끝났다(end to the streaming wars)’고 선언했다.

자슬라브는 이제는 스트리밍 사업자들 ‘제품 리패키징과 마케팅(the repackaging and marketing of products)’을 위해 사업자들의 협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슬라브는 “회사를 합치자고 호소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오히려 서로의 협력을 위해, 다양한 회사들이 고객들을 협업해 스트리밍 서비스를 공동으로 제공하자고 주장했다. (for a collaborative, multi-company effort to offer their streaming products jointly to consumers)

[스트리밍의 피로감이 만든 번들]

자슬라브의 계획은 이미 실행되고 있다.

자슬라브의 지적은 소비자들이 느끼는 스트리밍에 대한 피로감에서 왔다. 너무 많은 스트리밍 서비스가 나왔고 비용 지출도 늘어나자, 이용자들이 불만을 가지기 시작한 것이다. 과거 케이블TV처럼 한 곳에서 다양한 채널을 찾는 ‘스트리밍 플랫폼’에 대한 주장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는 그동안 자신이 보고 싶어하는 콘텐츠나 채널을 보기 위해서는 패키지(싫은 채널도 포함된)를 구매해야 했던 고객들에게는 해독제로 작용했다.

케이블 TV의 10분의 1 비용에 인기 TV쇼와 영화를 볼 수 있는 유연성과 편의성은 이용자들을 끌어모았다. 언제든지 취소나 가입할 수 있었고 광고도 없었다. 스트리밍의 성공은 코드커팅(유료 방송을 끊고 스트리밍으로 갈아타는) 트렌드를 봐도 알 수 있다.

2023년 1분기 기준, 미국 유료 방송의 가구 침투율(total pay TV penetration of occupied U.S. households)은 58.5%에 불과했다. 10가구 중 케이블TV, IPV 동등 유료 방송을 보는 가구가 6곳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모펫내탄슨에 따르면 이는 30년 사이 가장 낮은 점유율이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케이블TV를 대체하면서 미국 가정의 1순위 엔터테인먼트 소스로 자리 잡았다.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알 라 카르테(à la carte option)’ 옵션을 제공하면서 말이다.

스트리밍 시대 중심은 넷플릭스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스트리밍 서비스들은 속속 등장하면서 시장 포화 상태까지 왔다. 이에  최근에는 시청자들이 원하는 스트리밍을 묶어 서비스하는 ‘그레이트 리번들링(Great Rebundling)’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번들링은 자사 혹은 회사 간 2~3개 서비스들을 묶어 제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착각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스트리밍 번들링 시대는 케이블TV 플랫폼과는 다르다.  과거 하나의 메이저 사업자가 통합된 패키지 제공하는 방송 시대는 이제 오지 않는다. 다만 지금의 알 라 카르테 스트리밍 시대(à la carte streaming market)는 과거 케이블TV 비즈니스 모델을 닮아가고 있다.

버라이어티(Variety)도 최근 스트리밍 서비스 번들 관련 기사를 게재했다. 국내외 기사와 트렌드를 참조해 스트리밍 번들 시장 개막을 집중 분석한다.

[그레이트 스트리밍 번들 시대 개막]

현재(2023년 8월)도 미국에서는 많은 스트리밍 번들 서비스가 있다.

디즈니, MAX, 파라마운트+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앞으로 스트리밍 번들은 더 다양해지고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라이벌 스트리밍들을 하나의 공간에 제공하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나 애플 TV+ 등과 같은 집합 서비스(Aggregators)도 있다. 그러나 집합 서비스는 별도 가입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개별 스트리밍 서비스를 묶어 하나의 인터페이스(single interface)와 앱으로 제공하는 하드 번들(Hard Bundle)도 유행하고 있다.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WBD)도 HBO MAX와 디스커버리+ 콘텐츠를 하나의 앱으로 묶어 MAX를 탄생했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활발한 미국 시장에서는 다른 기업이 보유한 서비스를 결합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케이블TV도 마찬가지였다.

번들 서비스는 통신사나 케이블TV회사들의 전문 영역이었다. 이들 플랫폼 사업자들은 인터넷과 전화 서비스, 인터넷 번들을 제공해왔다.

하지만, 이제 통신사들은 TV대신 스트리밍 서비스와 인터넷을 묶은 번들을 서비스하고 있다. 티모바일은 5G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넷플릭스를 무료로 주는  ‘Netflix on Us’ 를 서비스하고 있고 버라이즌은 아예 소비자들이 자신의 원하는 스트리밍을 묶을 수 있는 스토어 ‘플러스 플레이(Plus Play)’를 내놨다.

결론적으로 말해 그레이트 리번들링(Great Rebundling)은 다양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소프트, 하드 번들, 집합 서비스 또 통신사와의 제휴 모델도 있다.

스트리밍은 유료 방송과의 전쟁에서 승리했지만 이제 내부 전투가 남았다.

하지만, 지금 피아식별이 안되는 춘추정국 시대다. 스트리밍 서비스들의 번들링과 M&A 합병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획1] 그레이트 리번들링 시대 개막…하드번들이 온다.

[기획2] 왜 번들인가, 스트리밍 번들 트렌드

[기획3] 번들 분류법

[기획4] 한국 스트리밍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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