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시련 시작? 디즈니+ 240만 감소...55억 달러 절감


글로벌 1위 콘텐츠 기업 디즈니가 2월 8일 2022년 마지막 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2019년 서비스 시작 이후 가입자가 계속 증가했던 디즈니+가 지난해 마지막 3개월 처음으로 240만 명의 구독자를 잃었다. 디즈니의 분기 실적은 테마파크의 실적 호조로 미국 증권가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하지만, 경기 불황과 구조 개편 등으로 7,000명 가량을 해고한다고 밝혀 충격을 줬다. 아울러 조직 개편과 함께 콘텐츠 투자 규모도 줄이는 등 경기 불황이 글로벌 1위 콘텐츠 회사 까지 덮친 모습이다.

디즈니 2022년 4분기 주요 실적


[디즈니, 매출 8% 성장, 235억 달러]


디즈니(Disney)는 2월 8일(미국 시간)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22년 3개월 마지막 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이번 분기는 2022년 11월 밥 아이거(Bob iger)가 CEO에 복귀한 이후 처음 발표하는 실적이어서  많은 관심이 집중됐다.

디즈니는 2022년 마지막 분기 매출 235억 1,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8% 성장했다. 조정 주당 이익(adjusted earnings per share)은 99센트였다. 9월 결산 법인인 디즈니는 이 실적이  2023년 1분기에 해당한다. 디즈니의 분기 매출은 리피니티브(Refinitiv)의 예상 매출 233억 7,000만 달러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디즈니랜드를 포함한 테마파크 매출은 87억 달러로 전년 대비 21%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30억 달러(25% 상승)에 달했다.

돌아온 밥 아이거는 실적 발표에서 “첫 분기 실적 시작 이후 우리는 조직을 다시 정비하고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크리에이티브팀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브랜드, 프랜차이즈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조직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창의성을 중심으로 회사를 재편하는 동시에 비용을 절감하고 스트리밍 비즈니스의 지속적인 성장과 수익성을 이끌어 낼 것”이라며 “이런 변화가 미래의 혼란과 글로벌 경제 문제를 극복하고 주주들에게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실적 호조로 디즈니의 주가도 시간 외 거래에서 3% 이상 상승했다.

[스트리밍 시장 포화, 디즈니+의 후퇴]

그러나 디즈니+의 가입자 감소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더 많은 구독자가 빠졌다. 가입자 감소는 인도, 서남아시아 지역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핫스타( Disney+ Hotstar)의 실적 부진 때문이다. 핫스타 가입자는 2022년 마지막 분기 380만 명이 빠져 6.750만 명을 기록했다.디즈니가 인도 지역 인기 1위 스포츠인 '크리켓 리그' 중계권을 확보하지 못한 영향이다.

이에 2022년 12월 말 디즈니+의 총 가입자는 1억 6,180만 명 이었다. 그나마 희망적인 소식은 미국/캐나다 지역 가입자가 20만 명 늘늘었다는 것이다. 이에 북미 지역 디즈니+총 구독자는 4,660만 명으로 늘었다. 북미 지역 가입자의 1인당 매출(ARPU)는 월 6.10달러에서 5.90달러로 줄었는데 이는 이용 가격이 낮은 광고 버전(7.99달러) 시행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 광고 매출이 늘어날 경우 전체 1인 당 매출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디즈니 스트리밍 구독자


디즈니가 보유하고 있는 또 다른 스트리밍 훌루(Hulu)는 80만 명의 구독자가 늘어 4,800만 명을 기록했다. ESPN+는 60만 명을 추가 확보해 가입자가 2,490만 명으로 늘었다.

디즈니의 DTC(Direct-to-Consumer) 부문 매출은 13%가 증가한  53억 달러였다. 그러나 영업손실(operating loss)은 전년 분기 대비  78%가 증가한 10억 5,000만 달러였다. 영업손실은 애널리스트들의 예상 12억 2,000만 달러보다는 낮았지만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영업 손실 대부분은 “디즈니+ 콘텐츠 수급 비용과 기술 투자 증가(오리지널 콘텐츠 증가에 따라 시간 당 평균 콘텐츠 투자 비용 상승)과 훌루의 광고 매출 저조와 오리지널 투자 확대”때문이었다. 하지만, EPSN+는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디즈니는 2024년 회계분기에는 흑자를 볼 것이라고 밝혔다. 어닝콜에서 CFO 크리스틴 맥카시는 “2022년 12월 8일 시작한 디즈니+ 광고버전의 초기 실적이 만족스럽다”며 “그러나 아직은 시작 초기여서 전체 실적에는 의미있는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아이거 CEO는 “광고 없는 디즈니+ 가격 상승(7.99달러에서 10.99달러 월)으로 구독자 감소가 있었지만 미미하다”며 “이 결과는 디즈니+위 광고 버전 상품이 향후 더 확대될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팩트”라고 설명했다.

디즈니 사업부별 2022년 4분기 실적


[추락하고 있는 디즈니 TV비즈니스]


디즈니의 실시간 TV네트워크 외형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매출은 73억 달러로 전년 대비 5% 줄었고 영업이익도 16% 감소한 13억 달러였다.  ABC, ESPN 등 디즈니 미국 TV채널 비즈니스 매출은 11%가 줄어든 61억 달러였다. 영업이익도 5%가 증가한 9억 2,800만 달러였다.

디즈니 TV부문 매출


디즈니는 “지상파 방송 ABC의 실적 저조로 지역 방송의 광고 매출 성장 효과가 상쇄됐다”며 “영업이익 증가는 케이블TV에 편성되는 스포츠 프로그램 중계권료 지급 비용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디즈니의 인터내셔널 채널 매출은 21% 급감한 12억 달러를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64%가 줄어든 1억 3,100만 달러에 그쳤다. 디즈니+의 해외 진출 확대로 현지 케이블TV 등에 송출되는 디즈니 채널의 외형이 줄어든 탓이다.

한편, 영화 부문의 경우 마블의 ‘블랙팬서: 와칸다 포웨어’의 극장 유통 매출이 늘어 1년 전에 비해 호전됐다. 2022년 12월에 개봉한 ‘아바타: 물의 길’도 글로벌 시장에서 20억 달러가 넘는 매출을 올려 인터내셔널 시장에서 역대 3위 박스 오피스를 올린 작품에 올랐다.

디즈니 스트리밍 1인당 매출

[혹독한 2023년 디즈니의 봄…투자 축소]

밥아이거가 돌아왔지만 손에 도끼를 들고 있었다. 아이거는 실적 발표와 함께 전체 인력(22만 명 10월 현재)의 3%에 해당하는 7.000명을 해고해 인건비를 줄인다고 밝혔다. 정리해고를 포함해 디즈니는 55억 달러의 투자비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이 중 25억 달러는 인건비 등 콘텐츠 투자와 관련 없는 분야에서 줄일 계획이다. 아이거는 10억 달러의 지출 절감 작업은 이미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CFO 크리스틴 매카시는 애널리스트들에게 “비 스포츠 콘텐츠 지출에서 총 30억 달러를 절감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비 콘텐츠 지출 25억 달러에서 약 50%는 마케팅 비용이고 나머지 30%는 인건비, 나머지 20%는 기술 투자나 조달 비용 등이다.

아이거는 “이번 인력 구조조정을 가볍게 보지 않는다”며 “나는 글로벌 시장에 우리 직원들의 노력과 헌신에 무한한 존경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콘텐츠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전반적인 비용이 상승했기 때문에 투자 축소가 불가피하다”며 “그러나 향후 사업 점검과 미래 예측을 보다 철저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력 구조조정에 앞서 아이거는 회사 조직 개편도 발표했다. 회사를 3개 핵심 군 ‘디즈니 엔터테인먼트( Disney Entertainment 대표  Dana Walden and Alan Bergman)’, ESPN(대표  Jimmy Pitaro), 디즈니 파크&익스페리언스&프로덕트(Disney Parks, Experiences and Products 대표 Josh D’Amaro)으로 나눠 자신의 심복들이 관장하게 했다. 이중 다나 왈든이 이끄는 디즈니 엔터테인먼트는 글로벌 TV와 영화 콘텐츠 제작 유통, 마블 스튜디오, 픽사, 디즈니+, 훌루 디즈니 채널, 기타 엔터테인먼트 자산까지 포함해 ‘핵심 중 핵심’ 조직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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