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가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기 위해 카타르 기반의 미디어 그룹 beIN과 콘텐츠 파트너십을 확장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디즈니는 beIN의 플랫폼을 통해 디즈니 채널(Disney Channel)과 디즈니 주니어(Disney Junior)를 영어 및 아랍어로 제공하게 된다.
디즈니는 2022년 6월부터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지역에서 디즈니+를 독자적인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운영해왔으나, 이번 beIN과의 협력을 통해 보다 광범위한 시청자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beIN은 현재 24개국에서 위성 채널을 운영하고 있으며, 스포츠 중계 중심이었던 사업 모델을 점차 드라마 콘텐츠로 확장하고 있다. 특히, 2022년 자체 OTT 플랫폼 TOD를 론칭하며 스포츠와 드라마를 결합한 콘텐츠 전략을 펼치고 있으며, 현재 MENA 스트리밍 시장에서 약 4%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PIP 전략으로 플랫폼 다각화
디즈니는 최근 콘텐츠 배급 전략을 PIP(Platform Integration Partnership, 플랫폼 통합 파트너십) 모델로 전환하며, 시장별 최적화된 플랫폼과 협력해 콘텐츠 도달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MENA 시장에서의 beIN과의 협력은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기존 디즈니+ 가입자 유치를 넘어 현지 방송 및 OTT 사업자와 협업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beIN 미디어 그룹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최고 책임자(Chief Entertainment Content Officer) 에스라 외자랄 알톱(Esra Özaral Altop)은 “디즈니 채널과 디즈니 주니어의 추가는 어린 시청자들에게 더욱 풍성한 콘텐츠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일부 콘텐츠는 온디맨드(VOD) 형식으로도 제공될 예정이며, 이는 MENA 지역의 가족 친화적 콘텐츠 수요에 부합한다”라고 밝혔다.
이번 계약을 통해 beIN의 시청자들은 ‘미라큘러스: 레이디버그와 블랙캣(Miraculous: Tales of Ladybug & Cat Noir)’, ‘피니와 퍼브(Phineas and Ferb)’, ‘몬스터 주식회사 스핀오프 시리즈 몬스터 앳 워크(Monsters at Work)’ 등 인기 애니메이션을 시청할 수 있으며, 기존에 beIN이 보유했던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 및 스타 무비(Star Movies) 채널과도 시너지 효과를 낼 전망이다.
인도에서는 릴라이언스와 손잡고 JioHotstar 출범한 디즈니
디즈니의 PIP 전략은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시장뿐만 아니라 인도에서도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최근 디즈니는 인도 최대 기업 릴라이언스(Reliance)와 합병해 'JioHotstar'를 출범하며 인도 시장 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기존 디즈니+ 핫스타(Disney+ Hotstar)는 인도 내 OTT 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었으나, 현지 통신 대기업인 릴라이언스의 Jio 플랫폼과 손을 잡으면서 이용자 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도모하고 있다.
디즈니는 인도와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시장에서의 플랫폼 파트너십을 통해 OTT 단독 운영을 고집하지 않고 현지 기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OTT 경쟁이 심화되고, 각 지역의 콘텐츠 소비 방식이 차별화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수익 중심의 전략적 판단으로 보인다.
한국도 해외 진출 시 PIP 모델 고려 필요
디즈니의 사례는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한국 콘텐츠 기업들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한국은 K-콘텐츠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글로벌 시장에서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한 배급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독자적으로 해외 현지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하면, 현지 유력 미디어 기업과의 협업을 통한 PIP 모델 도입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한국 OTT 플랫폼도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동남아, 남미 등 신흥 시장에서 현지 방송사나 통신사와 제휴해 콘텐츠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진출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디즈니가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에서는 beIN, 인도에서는 릴라이언스와 협력하며 각 지역에 맞춘 맞춤형 플랫폼 전략을 펼치는 것처럼, 한국 역시 각국의 미디어 및 OTT 기업과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장 확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