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데어데블’(Daredevil)이 다시 돌아온다.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마지막 시즌 이후 오랜 기다림 끝에, 마블 팬들은 새로운 시리즈 ‘데어데블: 본 어게인(Daredevil: Born Again)’을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시리즈는 넷플릭스가 아닌 디즈니+ 독점 공개로, 3월 5일(수) 첫 두 개의 에피소드가 공개되며 총 9부작으로 매주 한 편씩 방영될 예정이다.
넷플릭스를 떠난 ‘데어데블’, 디즈니+에서 새롭게 시작

‘데어데블: 본 어게인’은 기존 넷플릭스 시리즈에서 활약했던 찰리 콕스(Charlie Cox, 데어데블 역), 빈센트 도노프리오(Vincent D’Onofrio, 킹핀 역)를 비롯해 오리지널 시리즈 출연진이 대거 복귀한다. 특히, 마블 팬들이 기대하는 존 번설(Jon Bernthal, 퍼니셔 역)도 다시 등장할 예정이다.
넷플릭스에서 활약했던 데어데블
마블의 데어데블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총 3개 시즌(각 13부작)을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되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와 넷플릭스가 협력하여 시리즈를 제작하면서 제시카 존스(Jessica Jones), 루크 케이지(Luke Cage), 아이언 피스트(Iron Fist), 디펜더스(The Defenders)와 같은 작품들과 같은 세계관을 공유했다.
특히 시즌 1(2015년)은 넷플릭스의 첫 마블 오리지널 콘텐츠로 높은 관심을 받았는데, 당시 "마블 TV 시리즈 중 가장 뛰어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였다.
넷플릭스에서 제공되던 당시, ‘데어데블’은 꾸준한 인기를 끌었다. 특히 2021년 12월 20일~26일 한 주 동안 1억 9,500만 분의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급격한 조회수 증가를 보였다. 이는 찰리 콕스(데어데블 역)가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2021)에 깜짝 등장하면서 관심이 다시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데어데블을 포함한 마블의 작품(데어데블, 제시카 존스, 루크 케이지, 아이언 피스트)은 2019년 넷플릭스와 마블의 계약이 종료되면서 모두 넷플릭스에서 사라지고 이후 해당 콘텐츠의 판권이 디즈니로 넘어가면서, 디즈니+에서 다시 스트리밍 되고 있다.
킹핀과 맞서는 데어데블, 뉴욕을 지킬 수 있을까?
새로운 시리즈는 데어데블(찰리 콕스)이 킹핀(빈센트 도노프리오)과 다시 한 번 맞서 싸우는 스토리로, 뉴욕 헬스 키친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특히, 킹핀이 뉴욕 시장 선거에 출마하며 더욱 거대한 위협이 되는 가운데, 데어데블은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다.
이번 작품에는 마가리타 레비에바(Margarita Levieva), 데보라 앤 울(Deborah Ann Woll), 엘든 헨슨(Elden Henson), 윌슨 베델(Wilson Bethel), 자브리나 게바라(Zabryna Guevara), 닉키 M. 제임스(Nikki M. James), 젠네야 월튼(Genneya Walton), 아티 프로샨(Arty Froushan), 클락 존슨(Clark Johnson), 마이클 간돌피니(Michael Gandolfini), 아이엘렛 주러(Ayelet Zurer), 존 번설(Jon Bernthal) 등 다양한 배우들이 출연한다.
넷플릭스가 장악한 한국 콘텐츠... 문제는 판권(라이선스) 계약 기간
데어데블이 넷플릭스에서 시작했지만, 이제 디즈니+로 돌아와 스트리밍 된다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에서는 데어데블 뿐만 아니라, 프렌즈(넷플릭스 → HBO Max), 더 오피스(넷플릭스 → Peacock), 하우스(넷플릭스 → Peacock & Amazon Prime Video), 그레이 아나토미(넷플릭스 → 디즈니+) 등 대형 콘텐츠들이 넷플릭스를 떠나 원래 주인의 플랫폼 또는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했다.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역시, 판권 계약때문이다. 넷플릭스가 인기 콘텐츠를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제공하다가 계약 기간이 종료되어서 판권을 보유한 원 제작사가 의지와 결정으로 플랫폼이 변경될 수 있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미국에서 짧게는 1년 또는 수년간의 라이선스 계약이 이루어지는 반면, 한국에서는 대체로 십 년이 넘게 라이선스 계약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는 영구히 넷플릭스 소유가 된다.
이렇게 되면, 지금 한류 열풍으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한국 콘텐츠들은 넷플릭스 말고는 다른 대안 플랫폼을 찾기가 힘들어진다. 뿐만 아니라 자사 스트리밍 플랫폼을 구축하거나 강화하려고 해도 넷플릭스에 막힐 염려가 커진다.
제작사나 방송사가 콘텐츠 판매 계약 시, 판권 회수 조항을 반드시 설정해야 하고, 다른 제작사 또는 다른 국가에 비해서 지나치게 차별 받고 있는지 등을 살펴보아야 한다. K-콘텐츠를 강조하는 정부도 이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
특정 플랫폼에 지나치게 의존적인 스트리밍 환경은 결코 우리의 경쟁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글로벌로 진출해야 하는 우리 미디어 산업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할 숙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