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편성을 닮아 가는 스트리밍 서비스... 시즌별 편성 전략

발렌타인데이를 앞두고 지난 13일에 공개된 넷플릭스의 ‘라 돌체 빌라(La Dolce Villa)’가 4일 만에 1,980만 뷰(Views)를 기록하며 넷플릭스 주간 영화 1위를 기록했다.

‘라 돌체 빌라(La Dolce Villa)’는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로, 아름다운 이탈리아의 풍경과 감미로운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로맨틱 영화 'La Dolce Villa' (출처 = Netflix의 Tudum.com)

스트리밍 플랫폼이 기존 방송사의 시즌 편성 전략을 닮아가고 있다.

전통적으로 방송사들은 특정 계절이나 기념일에 맞춰 시청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콘텐츠를 배치하는 전략을 활용해왔다. 연말연시에는 가족 영화나 휴일 특집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여름철에는 공포 영화를 집중적으로 방영하는 식이다. 최근 이러한 편성 방식이 넷플릭스, 디즈니+,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 주요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넷플릭스가 발렌타인데이 시즌에 맞춰 전략적으로 공개한 ‘라 돌체 빌라(La Dolce Villa)’는 90개국에서 넷플릭스 톱 10에 진입하며 글로벌한 인기를 입증했다. 같은 기간 프랑스 영화 ‘허니문 크래셔(Honeymoon Crasher)’는 1,140만 뷰(Views)를 기록하며 비영어권 영화 1위를 차지했고, 폴란드 영화 ‘결혼 전 죽음(Death Before the Wedding)’이 440만 뷰(Views)로 2위를 차지했다.

이보다 앞선 2월 5일에 공개한 '카인다 프레그넌트(Kinda Pregnant)'는 에이미 슈머가 주연하고 공동 집필한 코미디 영화로, 에이미 슈머의 특유의 코미디 스타일을 담아낸 작품이다. '카인다 프레그넌트(Kinda Pregnant)'는 2025년 7주차 영화 순위 1위를 기록했고, 이번 주(8주차)는 '라 돌체 빌라'와 '허니문 크래셔'에 이어 3위를 기록하고 있다.

2025년 7주차와 8주차 넷플릭스 영화 순위(글로벌 기준)
(출처 = PlixPatrol.com)

또,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얼리티 쇼 ‘러브 이즈 블라인드(Love Is Blind)’ 시즌 8도 400만 뷰(Views)를 기록하며 TV 부문 6위에 올랐다. 이는 시즌별 맞춤 콘텐츠 전략이 시청자들에게 효과적으로 다가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할로윈 시즌에는 ‘기묘한 이야기’처럼 공포 영화와 스릴러 장르의 신작을 대거 공개한다.

디즈니+ 역시 이러한 트렌드를 따르고 있다. 스타워즈 데이(5월 4일)에 맞춰 새로운 스타워즈 시리즈를 공개하거나 관련 이벤트를 진행하며 팬들의 관심을 끌어왔다. 또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매년 특별 콘텐츠를 추가하면서 연말 분위기를 살린다.

시즌별로 새로운 콘텐츠를 공개하는 디즈니+
(출처 : 디즈니+ 홈페이지, 디즈니 블로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스포츠 시즌과 연계한 콘텐츠 전략을 펼치고 있다. 미국 프로 미식축구(NFL) 시즌이 시작될 무렵에 스포츠 다큐멘터리를 공개하는 식이다.

2016년에 시작한 '올 오어 낫싱(All or Nothing)' 시리즈는 애리조나 카디널스(2016), 로스앤젤레스 램스(2017), 댈러스 카우보이스(2018) 등 매년 새로운 팀을 밀착 취재해 다큐멘터리로 만들어 공개한다. 최근에는 아스날FC(2022) 같은 프리미어리그 축구팀과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2023)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등 다양한 스포츠로 확장하고 있다. 스포츠 팬덤을 스트리밍 서비스로 끌어모으는 대표적인 편성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다.

일본의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연말에 대형 코미디 프로그램을 집중 공개하는 등 일본 현지의 방송사 편성 전략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스트리밍 플랫폼의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콘텐츠를 제작하고 수급한 시점에 맞추어 공개하는 방식이 아니라, 시청자의 소비 패턴을 분석하여 최적의 시기에 맞춰 콘텐츠를 제공하는 편성 방식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스트리밍 플랫폼에 따라 공개하는 방식이 조금씩 다르다.
넷플릭스는 전체 시즌 에피소드를 한 번에 공개하는 방식을 주로 채택한다. 지난 12월 '오징어게임 시즌2'도 전체 에피소드를 한 번에 공개했다. 반면, 디즈니+는 방송 드라마 편성처럼 주간 단위로 공개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한다. 지난 12월에 8부작인 '조명가게'를 공개할 때 첫 주에는 4편을 먼저 공개하고, 이후 1주에 2편 씩 순차적으로 공개했다.    

국내 OTT 업체인 티빙과 웨이브는 주로 주간 단위로 에피소드를 공개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기존 방송사 편성 방식을 따르면서, 시청자들에게 기대감을 주면서 콘텐츠와 플랫폼에 관심을 지속적으로 유지 시키기 위해서 이다.

스트리밍 플랫폼들이 이러한 편성 전략을 사용하다 보니, 최근 방송사들은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을 편성할 때 스트리밍 플랫폼의 편성 전략을 연구하고 대응하고 있다. 과거에는 경쟁 방송사의 콘텐츠에만 신경 썼다면, 이제는 경쟁 플랫폼인 OTT의 콘텐츠 공개 시점과 파급력 등을 함께 고려할 수 밖에 없어졌다.  

이처럼 콘텐츠를 공개하는 편성 전략도 이제는 방송사나 스트리밍 업체나 유사하게 닮아가고 있다. 계절 편성 전략은 더 이상 방송사의 전유물이 아니게 된 것이다. 시청자를 사로잡는 방법이 닮아가면서 플랫폼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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