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캐스트의 4분기 실적에서 우리가 파악할 수 있는 새로운 사실은 ‘미디어 기업’에 대한 신선한 투자 기준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컴캐스트가 케이블TV, 인터넷, TV채널, 지상파TV,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Peacock) 등 사실상 모든 미디어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지만 더 주목해야 하는 부문은 ‘테마파크’의 확장이다.
컴캐스트 경영진은 2023년 1월 26일 실적 발표에서 “테마파크의 확장을 강조하면서 우리가 항상 자본 투자를 고려하는 비즈니스”라며 “투자 대비 수익(ROI)가 매우 높고 이는 강력한 잉여 현금 흐름(free cash flow generation)을 형성하는데 도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NBC유니버설은 팬데믹 이후 공격적으로 테마파크를 늘리고 있다.
2023년 2월 미국 캘리포니아 LA ‘유니버셜 스튜디오 캘리포니아’의 ‘슈퍼 닌텐도 월드’ 개장과 플로리다에 위치한 유니버설 스튜디오 올랜도(Universal Studios Orlando) ‘에픽 유니버스(Epic Universe) 2025년 여름 확장에 이어 컴캐스트는 텍사스 프리스코(Frisco) 네바다 라스베이거스(Las Vegas) 등에도 테마파크를 추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현재 유니버셜은 미국 두 곳과 일본 도쿄, 싱가포르, 중국 베이징 등에 테마파크를 보유하고 있다. 유니버셜 올랜도 에픽 유니버스가 오픈되면, 유니버설 올랜도는 NBC유니버셜의 브랜드IP를 더 광범위하게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디즈니가 올란도와 캘리포니아 테마파크에 쓰고 있는 방식 그대로인데 디즈니와 더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막대한 투자도 들어간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에픽 유니버스는 지금 파크보다 두 배 가량 커진다. 컴캐스는 테마파크 구축에 대략 10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디즈니랜드에 있는 ‘스타워즈 갤럭시 엣지(Star Wars Galaxy’s Edge)의 경우 확장에 6억 달러가 투입됐고 당초 예산을 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4분기 컴캐스트의 테마파크 비즈니스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회사가 순이익을 창출하는데 큰 도움을 줬다. 이로 인해 컴캐스트의 대차대조표(balance sheet)는 연결 기준 순 레버리지(consolidated net leverage, 부채 대비 이익) 2.5배였으며 잉여 현금 흐름도(free cash flow)도 126억 달러나 됐다.
물론 테마파크는 큰 투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동시에 큰 현금을 벌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특히, 팬데믹 이후 오프라인 행사에 대한 소중함이 더 커지면서 테마파크의 수요와 그에 따른 매출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컴캐스트의 테마파크 확장은 흐름에 맞는 정확한 투자라고 볼 수 있다.
[팬데믹 이후 테마파크 방문 증가 및 지출 비용도 상승]
팬데믹 이후 테마파크 방문객이 증가하고 있는 것 뿐만 아니라 이들이 쓰는 비용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22년 8월 미국 주요 테마파크 식스 플래그(Six Flags)는 2022년 2분기 실적에서 팬데믹 이전에 비해 이용객들의 평균 지출 비용이 50% 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팬데믹 관련 방문객들의 우려도 줄어들고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앞으로 더 많은 방문객이 현장을 찾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모닝 컨설트(Morning Consult) 주간 조사에 따르면 ‘테마파크 방문 미국인들의 안정감(comfortability)은 2020년 팬데믹 이후 최고 수준이다. 경기 침체가 드리우고 있지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2023년 NBC유니버설 테마파크들은 디즈니에 대응할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새롭게 건설하는 파크들은 특색이 뚜렸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가격 경쟁력도 있다.
텍사스 프리스코의 경우 NBC유니버셜은 어린이 대상 테마파크로 생각하고 있고 라스 베이거스는 성인 호러 나이트 개념의 파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파크는 에픽 유니버스보다는 작지만 보다 특색있는 곳이다. 컴캐스트 CFO 마이크 카바나는 실적 발표에서 이들 파크는 기존에 비해 가격도 더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이들 두 테마파크는 새로운 개념의 파크에 대한 실험과 해외 진출을 위한 테스트베드가 될 수 있다.
디즈니 테마파크 방문객들은 보통 1주일 정도 머무는데 반해 유니버설 테마파크는 3~4일 정도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NBC유니버설은 디즈니와 달리 요일이나 수요에 따라 티켓 가격 차등을 두지 않는다. 성인 기준 LA 디즈니랜드 입장 가격은 최저 104달러에서 최고 179달러로 등락이 있다. 컴캐스트는 2022년 4분기 실적 발표에서 테마파크 수요의 최고 피크(Peak)는 2023년과 2024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이 여전히 적자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컴캐스트에게 테마파크는 없어서는 안되는 수익원이다. 2022년 말 기준 피콕은 2,000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했지만, 여전히 10억 달러 규모(EBITA) 적자를 기록 중이다. 카바나 CFO는 2023년에는 적자 규모가 30억 달러 대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컴캐스트의 주가 역시 2022년 약세를 면치 못했다. 넷플릭스 등에 비하면 선전한 상황이지만, 회사가 가진 전력에 비하면 저가 평가가 되어 있는 것은 맞다. 버라이어티는 “2023년은 컴캐스트가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투자자들 역시, 막대한 투자와 비용을 통제하면서 어떻게 수익을 만들어내는 지를 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