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 시대,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지역 방송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드라마, 예능을 넘어 실시간 스포츠와 뉴스까지 편성하면서 사실상 TV방송이 되고 있다.

스트리밍 TV 시대, 콘텐츠와 플랫폼이 취약한 지역 방송은 위협 받고 있다.

거대 스트리밍 서비스에 콘텐츠 유통 협상권이 위협 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유료 방송을 끓고 스트리밍으로 옮겨가는 (코드커팅) 미국인들이 점점 늘어남에 따라, 지역 방송사들은 디지털 시대, 소외를 걱정하기 시작했다.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자신들의 방송이 재전송되지 않는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이에 미국  지역 방송사들이 스트리밍을 향한  ‘생존 연대’에 나섰다.  방송 규제 기관 미국 연방방송통신위원회(FCC)에 스트리밍과 지역사 간 콘텐츠 유통 계약과 관련한 규제 도입을 촉구하며 ‘로컬 뉴스를 위한 연합(The Coalition for Local News)’을 만들었다.

로컬 뉴스 연합(The Coalition for Local News)은 NBC, CBS, NBC, FOX 등 메이저 지상파 방송사의 방송을 계약에 따라 전송하는 지역 방송 600개가 넘게 참여했다. 로컬 뉴스 연합은 FCC유통 규정을 개정하기 위해 로비와 로컬 뉴스 방송사와 관련한 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먼저 로컬 뉴스 연합은  유튜브TV, 훌루+라이브TV와 같은  라이브 TV 스트리밍 서비스(vMVPD)들이 지역 방송사들과 협상을 우회할 수 있게 만든 법적 허점을 없애달라고 FCC에 요청했다. 이 법률 허점(streaming loophole)은 2014년 FCC법 개정 때문에 생겼다.

2014년 개정 FCC법(FCC rules, 2014 provision)은 위성방송 케이블 TV 등 유료 방송 사업자(MVPD)들이 지역 지상파 방송을 재전송하기 위해서는 해당 방송 소유자(Local station)와 직접 협상하는 것을 필수로 했다.

문제는 이 조항이 라이브 스트리밍 등 디지털 플랫폼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 커뮤니케이션 법은  라이브 TV유료방송(MVPD)나 스트리밍 서비스를 전통적인 유료 방송(traditional TV distributors)으로 분류하지 않는다.

이에 vMVPD들은 지역 채널 공급을 위해 굳이 지역 방송 소유회사와 협상하지 않아도 된다.  ABC, CBS, NBC, FOX 등 전미 방송사(TVNetwork or Network Owner)와 직접 협상해도 된다.  전미 지역  방송사들은 통상 지역사들로부터 디지털이나 방송 유통권을 위탁받아 소유하고 있다.

싱클레어, E.W스크립스(E.W. Scripps), 넥스타(Nexstar) 등 지역 방송 그룹은 지역 뉴스나 자사 콘텐츠를 스트리밍(특히, FAST채널)에 공급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러나 현재 스트리밍 허점(streaming loophole)으로 스트리밍 사업자들은 채널 유통을 위해 지역 방송사들과 직접 협상할 필요가 없다. 결과적으로 이 때문에 지역 방송사들이 재정적 손실을 보고 있다는 것이 연합의 요구다.

[유료 방송을 대체하는 라이브TV 스트리밍]

지역 방송사들이 결사적으로 나오는 이유는  미국 유료 방송 지형 변화 때문이다. 미국 지역 방송도 유료 방송 재전송에 크게 의존한다.

직접 수신이 많지만, 케이블TV나 위성 방송을 통해 지역 뉴스를 보는 고객들도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그들의 텃밭은 사라지고 있다.

시장 조사 기관 모펫내탄슨에 따르면  2023년 1분기 기준, 미국 유료 방송의 가구 침투율(total pay TV penetration of occupied U.S. households)은 58.5%에 불과했다. 10가구 중 유료 방송을 보는 가구가 6곳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2023년 1분기 유료 방송 가입 가구는 전년 대비 7% 감소한 7,550만 명이었다. 이는 1992년 이후 30년  만에 가장 낮은 점유율이다.

유튜브TV 등 라이브 TV 스트리밍은 ‘지역 채널’의 주요 유통 창구가 되고 있다.

실시간 TV채널을 방송하는 스트리밍을  가상 유료 방송 사업자(vMVPD)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 있다.   라이브 TV 스트리밍들이 지역 채널을 송출하지 않는다면 ‘뉴스 사막’이 아니라 ‘지역 채널 사막’이 전개될 수도 있는 것이다.

FCC이 처음 이 문제를 다룰 때  디지털 TV 라이브 패키지 구독 가구는 20만 가구 이하였다.

그러나 모멧내탄슨(MoffettNathanson)에 따르면 2023년 1분기 말 디지털 스트리밍TV 가입 가구가 1,700만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된다. 이는 유료 방송 구독 가구(7,550만 가구)의 4분의 1이 라이브 TV채널을 볼 수 있는 스트리밍 패키지를 이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라이브 TV채널의 증가(악시오스)

이어  E.W. 스크립스의 최고 유통 책임자이자 선임 부사장(senior vice president and chief distribution officer) 마이클 오브라이언(Michael O’Brien)은  “방송 시장에서 가장 큰 성장을 하는 플랫폼과 협상할 권한이 없다면 방송사로서 우리만의 개별 전략을 발전시킬 방법은 없다”며 “라이브 TV스트링은 조만간 방송 시장의 30~50%를 차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지역 방송사들은 조항 개정에 절실하다.

협상 주도권이 사라질 경우 콘텐츠를 헐값에 넘겨야 할 수도 있다. 전 ABCTV 계열사 협회(ABC Television Affiliates Association) 대표이자 현 방송사 NPG대표인 마이크 미라(Mike Meara)는 악시오스와 인터뷰에서 “연합의 목적은 로컬 뉴스의 미래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역 방송사들은  디즈니, NBC유니버설, 파라마운트 등 TV네트워크를 가진 회사(network owners)들이 스트리밍 플랫폼과 채널(케이블TV) 공급 협상에서 지역 TV방송을 레버리지로 활용하고 있다고 불평하고 있다.

재전송료 협상에 유리한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지역 TV 채널을 무기로 삼고 있다는 이야기다.

지역 TV채널 한 관계자는 할리우드 리포터와의 인터뷰에서 “방송사들은 (규제에 따라) 전체 방송 시장의 39%이상을 소유할 수 없다”며 “그러나 이 규제가 지역사는 묶어 두고 전미 TV네트워크와 모회사들이 자신들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모든 조건을 협상할 수 있는 권한을 줬다”고 강조했다.

넥스타 CEO 페리 숙(Perry Sook)는 2023년 2월 실적 발표에서 “우리(지역사)는 우리 콘텐츠 공급협상을 스스로 하기 위해 투쟁할 것”이라며 “누구도 지역 TV회사를 대신 협상장에 나가선 안된다”라고 말했다.

[지역 뉴스, 협상 주도권 확보에 주력]

지역 TV 방송사들의 경제적 이해 관계는 다양하다. 단순히 VMVPD에 네트워크 방송사들이 보장하는 것보다 더 많은 재전송 요금(retransmission fees) 바라거나 지금처럼 제휴 디지털 네트워크를 통해 재전송을 원하는 곳도 있다.

로컬 뉴스 연합은 지역 뉴스 공급 협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국 방송사가 공급할 수 없는 콘텐츠인 만큼 협상 주도권 회복에 대한 이견은 크게 없다.

마이클 오브라이언(Michael O’Brien) 부사장은 할리우드리포터와 인터뷰에서 “지역 뉴스는 단지, 두 명의 앵커가 데스크에 앉아 방송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 뉴스는 주민 안전과  지역 사회에 봉사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라이브TV 스트리밍이 지역 채널을 송출하지 않아도 지역사들은 별도 제재나 협상을 권한이 없다. 실제 2023년 2월 라이브TV MVPD 후보(Fubu)는 일부 지역에서 CBS채널 송출을 중단했다. 대신 후보는 CBS의 전국 방송을 디지털로 받아 스트리밍했다. 이 사건이 벌어진 뒤 몇 주 뒤 훌루 라이브TV서비스 역시, 싱클레이와 넥스타 등이 서비스하는 지역 채널 방송을 중단했다.

이에 앞서 2021년 말 유튜브TV는 유튜브와 디즈니간 재전송료 협상이 결렬되자, 디즈니 소유 지역 ABC스테이션을 블랙아웃 시켰다. 이 상황에서도 FCC는 개입할 근거가 없었다.

[10년 만에 재전송 법률 개정 움직임]

로컬 뉴스 연합은 최종적으로 FCC에 10년 전에 만든 오랜 재전송 규정을 스트리밍 시대에 맞게 바꾸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먼저 FCC에 방송 사업자(TV provider) 정의를 재검토하라고 요청했다.

또 TV재전송협상(TV distribution negotiations)에서 미 의회나 FCC가 규제 감독권을 가져야 하는 지에 대해서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라이브TV채널을 편성하는 가상 유료 방송사업자(vVMPD)도 지역 방송은 매우 중요한 퍼즐이다.

엔터테인먼트의 소스일뿐만 아니라 NFL 등 지역 스포츠나 지역 뉴스, 그들이 없으면 방송할 수 없는 신디케이트쇼(syndicated shows)의 원천이다.

디지털 MVPD에 법적 의무를 부과하기 위해선 방송법(Communications Act)과 저작권법(copyright) 개정이 필요하다. FCC의장 제시카 로젠워셀(Jessica Rosenworcel)도 조항 개정을 요청하는 동시에 법이 바뀌지 않으면 FCC의 개입 근거가 없는 만큼, 의회의 협조를 요청했다.

미국 의회는 FCC에게 적극성을 요구하고 있다. 상원 상업위원회(Commerce Committee) 2023년 6월 마리아 캔트웰(Maria Cantwell) 상원의원은 로센워셀 의장에 서한을 보내 멀티채널비디오프로그램유통사업자(multichannel video programming distributor) 혹은 라이브TV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회사에 대한 정의를 다시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이들을 법 테두리 내 포함 하라는 이야기다. 캔트웰 의원은 “FCC는  스트리밍 유통 협상에서 방송사의 권한을 보호할 수 있는 규제를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원의원 척 그래슬리(Chuck Grassley)는 “아이오와 방송사들의 시각을 FCC에게 전달하고 위원회에게 ‘적절한 검토(due consideration)’를 요청했다.

그러나 FCC는 의회가 법을 바꾸지 않으면 개입이 힘든다는 입장이다. 다만,  FCC는 TV재전송, 유통 계약 규칙이 독립제작사나 채널이 소외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개정이 되어야 하는 지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vMVPD 검토 등이 포함될 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스트리밍 방송사들의 반격]

엔터테인먼트 기업과 스트리밍 회사들도 협회를 조직하고 대응에 나섰다.  메이저 엔터테인먼트 회사들과 소속 방송 네트워크로 구성된 협회 ‘The Preserve Viewer Choice Coalition’를 만들었다.

이 협회에는 디즈니(Disney/ABC), 파라마운트(Paramount/CBS), 폭스(Fox Corp./FOX), NBC유니버셜(NBCUniversal/NBC/Telemundo),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Warner Bros. Discovery), 유니비전(Univision), 후보TV(FuboTV), 로쿠(Roku) 등이 회원으로 알려졌다.

이 단체의 대변인이자 컨설턴트인 브라이스 할로우(Bryce Harlow)는 인터뷰에서 “로컬 뉴스의 위기가 스트리밍 서비스 때문인지 정확히 할 수 없다”며  “자신들의 문제 원인을 스트리밍으로 돌리려는 것은 잘못됐다. 만약 개별 협상을 진행할 경우 잠재적으로 가격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양측의 갈등이 심해지고 있지만 정답을 찾기는 쉽지 않다.

지역 방송사를 그대로 두기도 어렵지만, 스트리밍을 방송 테두리 안에 넣기는 더욱 힘들다.  

기술 발전에 따라 플랫폼은 계속 변할 것이고 그때마다 법을 개정할 수도 없다.

법 개정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에게 어떤 것이 유리하느냐에 대한 판단이다.

지역 채널은 매우 중요하고 스트리밍은 상당히 편리하다.

FCC는 이 둘을 살릴 수 있는 해법을 찾아야 하는 어려운 지점에 있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스트리밍을 법적 테두리에 넣기 보다는 이들에게 법적 의무에 준하는 합의를

받아내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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