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 시대 100년 스타일로 돌아간 '디즈니'의 조직 개편

인력 구조조정에 앞서 아이거는 회사 조직 개편도 발표했다.  콘텐츠 제작의 기획과 제작, 유통을 한 곳에 다시 모았다. 전통적인 디즈니의 조직 구성으로 돌아간 것이다.

아이거는 회사를 3개 핵심 군 ‘디즈니 엔터테인먼트(Disney Entertainment 대표  Dana Walden and Alan Bergman)’, ESPN(대표  Jimmy Pitaro), 디즈니 파크&익스페리언스&프로덕트(Disney Parks, Experiences and Products 대표 Josh D’Amaro)으로 나눠 자신의 심복들이 관장하게 했다.

이중 다나 왈든이 이끄는 디즈니 엔터테인먼트는 글로벌 TV와 영화 콘텐츠 제작 유통, 마블 스튜디오, 픽사, 디즈니+, 훌루 디즈니 채널, 기타 엔터테인먼트 자산까지 포함해 ‘핵심 중 핵심’ 조직으로 떠올랐다.


디즈니는 이번 조직 개편에서 ESPN을 단독 사업부로 분리했다. ESPN은 스포츠 채널, 중계와 함께 ESNP+스트리밍을 운영한다. 지미 피타로(Jimmy Pitaro)가 대표를 맡는다. 때문에 디즈니가 ESPN을 분리 매각할 것이라는 주장에도 다시 힘이 실리고 있다. 그러나 디즈니는 분리를 부인하고 있다.

[콘텐츠 기획-제작 -스트리밍 한 곳에서]

아이거의 전임자였던 밥 체이펙(Bob Chapek)은 디즈니 콘텐츠의 통합 유통을 책임졌던 디즈니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디스트리뷰션(Disney Media and Entertainment Distribution)을 만들었다.

그러나 아이거는 이 조직을 해체하고 다시 예전 조직으로 디즈니를 환원시켰다. 2020년 2월 디즈니 CEO에 올랐던 밥 체이펙 CEO는 2022년 11월 주가 급락 등을 이유로 퇴출됐다. 체이펙이 도입했던 조직 개편도 각 사업부의 반발을 불러왔다. 이를 의식한 듯 아이거 CEO는 ‘회사의 중심인 창의력(return creativity to the center of the company)’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새로 구축된 디즈니 엔터테인먼트(The Disney Entertainment) 조직은 하나의 리더십 아래 콘텐츠 제작과 유통에 대한 의사 결정이 모두 이뤄지도록 구성됐다. 이는 콘텐츠 제작 조직이 자금 집행과 향후 유통 성공까지 책임지게 된다는 이야기다.  체이펙 시절 만들어진 디즈니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디스트리뷰션 구조는 사실 디즈니의 역사상 혁신적인 구조였다. 콘텐츠 제작 단위에서 유통과 예산 집행권을 분리하는 조직은 전에 없었다. 물론 스트리밍 서비스에 새로운 콘텐츠를 계속 공급하기 위해 단행한 개편이었다.

그러나 실제, 임원들과 창작자들은 만족시키기 어려운 구조였다. 디즈니 파크&익스페리언스&프로덕트 조직에는 디즈니 테마파크와 크루즈 사업이 포함되어 있다.

기존 조직과 비슷한 구성이다.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ESPN을 별도 조직으로 분리한 것이다. 아마존이 NFL이 중계하고 애플 TV+가 MLB를 방송하는  등 스트리밍 서비스가 스포츠 중계의 중심이 된 상황에서 변화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차라리 ESPN을 매각하고 스트리밍 투자를 위한 자금을 마련하는 편이 더 낫다는 주장도 많았다. ESPN도 스트리밍 ESPN+를 운영 중이지만 디즈니+ 와 통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2022년 말 현재 ESPN+ 구독자는 2,490만 명인데 전분기 대비 2%가 증가하는데 그쳤다.

[ESPN은 독립, 그러나 매각 아님]

디즈니는 1995년 ABC의 자산들을 인수하면서 ESPN까지 계열사로 편입했다. 당시 ESN은 케이블TV에서 가장 뜨거운 브랜드였다. ESPN 앵커들도 전국적인 인기를 끌면서 수익 역시 높았다. 케이블TV로 부터 매달 받는 수신료(Subscribers Fee)도 8달러가 넘는다. 하지만, 스트리밍 스포츠를 적극 받아들이면서 시청률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최근 시청률이 다소 높아졌지만 팬데믹 이전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ESPN 케이블 수수료

아이거는 컨퍼런스 콜에서 “디즈니가 2022년 11개월 동안 ESPN을 분사를 추진했었다”며 “그러나 컴백한 이후 그 작업을 반대했다. ”고 말했다. 아이거는 “ESPN은 회사의 차별화 포인트다. 우리를 위해 더 많은 가치를 생산할 것”이라며 “ESPN은 매우 유명하며 프로그램은 미래가 더 밝다. 다만, 우리는 스트리밍 시대, ESPN을 어떻게 수익화할 지 더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에는 매각이 아니었지만 이 고민의 끝에 따라 ESPN의 미래가 다시 결정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디즈니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두 가지다. ESPN을 스트리밍 중심으로 재편하거나 매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두 방향 모두 큰 고통이 따를 수 있다.

디즈니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자 현황(디즈니)

한편, 아이거는 2022년 11월 CEO에 복귀한 직후 21일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조직을 개편하겠다고 공언했다. 체이펙 체제를 해체하고 자신의 스타일로 조직을 구성하겠다는 의지다. 며칠 뒤  디즈니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디스트리션(DMED)을 담당했던 임원 카림 다니엘(Kareem Daniel)이 회사를 떠났다.

이에 앞서 디즈니는 밥 체이펙이 CEO로 취임한 2020년 10월 대규모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이때 만들어진 조직이 DEMD였다. 이 사업부의 특징은 유통과 광고 판매 등 콘텐츠를 앞세운 모든 수익화를 책임진다는 것이다. 또 디즈니+, ESPN+를 포함한 모든 디즈니의 스트리밍 서비스도 담당하고 있었고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를 위한 유일한 P&L 책임을 맡았다.

당시 콘텐츠 제작의 책임은 스튜디오(Studios), 제너럴 엔터테인먼트(General Entertainment), 스포츠의 세 팀(Sports)으로 나뉘었다. 이들 조직은 알란 버그만(Alan Bergman)과 알란 혼(Alan Horn), 피터 라이스(Peter Rice), ESPN의 피타르가 이끌었다. 이번에 디즈니 엔터테인먼트를 맡은 와든은 피터 라이스 밑에 있었던 인물로 폭스 출신이다.

그러나 이 변화는 하루 아침에 콘텐츠 기획과 예산 집행권을 빼앗긴 콘텐츠 제작 단위 조직의 반발이 심했다. 게다가 디즈니가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스칼렛 요한슨)과 콘텐츠 수익 분배를 둘러싸고 갈등을 일으키면서 조직 개편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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