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새로운 넷플릭스의 키워드는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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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치 및 미디어 시장을 커버하는 퍽뉴스(Puck News)는 2022년 3분기 넷플릭스에 대해 “넷플릭스가 마인드를  ‘외형 성장’이 아닌 ‘지속 가능한 손익 관리(more sustainable P&L)’”로 바꾼 것 같다고 보도했다.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이 넷플릭스의 새로운 표어로 떠오르고 있다.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지속 가능한 수요,

지속 가능한 구독자 성장, 지속 가능한 이탈율,

지속 가능한 수준의 투자를 기반으로 한 지속 가능한 수익(sustainable revenue based on a sustainable level of investment)

등이 그것이다.

넷플릭스가 공격적 확장 전략 대신, 수세적 보존 전략을 쓸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많다. 물론 지금은 지속 가능성이 화두이기도 하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시장 포화가 만든 지속 가능성 추구]

넷플릭스가 지속가능성을 찾은 이유 중 첫 번째는 시장 포화다. 특히, 북미 지역은 이제 틈이 거의 없다. 피보탈 리서치 그룹(Pivotal Research Group)에 따르면 미국과 캐나다에서 넷플릭스를 보길 원하는 가구의 80%가 이미 구독을 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2023년 미국과 캐나다 지역에서 650만 명에서 800만 명의 신규 가입자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광고 버전을 포함한 숫자다.

미국 가구 스트리밍 서비스 침투율(버라이어티)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성에 찰리가 없다. 하지만, 2022년 11월 3일 광고 상품을 내놓은 넷플릭스 입장에선 한 명 한명의 구독자가 소중하다. 광고 매체는 오디언스 규모에 따라 가격(광고비)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광고형 상품의 사용자당 연간 수익(annual revenue per user from an ad-supported tier ARPU)은 적용이나 사용, 광고 CPM에 따라 다르지만 광고가 없는 프리미엄 버전에 비해 더 높을 수 있다. 전 디즈니 스트리밍 부문 대표 케빈 메이어(Kevin Mayer,)는 과거 인터뷰에서 “훌루의 ARPU가 광고 없는 버전 스트리밍 상품보다 더 높았다”고 말한 바 있다.

현 상황에서 넷플릭스의 광고 시장 개척은 신규 사업자들보다 훨씬 쉽다.  콘텐츠 경쟁력이나 오리지널 콘텐츠의 수준이 알려졌고 오디언스도 1위다.

하지만, 우려는 넷플릭스 광고 버전의 주 구독자가 기존 프리미엄 구독자의 다운 그레이드(Downgrade)일 가능성이다.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 업계에서도 넷플릭스의 광고 버전 상품이 보다 더 큰 내부 잠식(cannibalization)을 가지고 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코웬이 2022년 5월에 조사한 소비자 추적 서베이(Consumer Tracking Survey)에 따르면 현재  비구독자의 53%가 광고 버전이 나와도 넷플릭스에 가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저가 상품에 가입하겠다는 응답은 19%에 불과했다.  2022년 7월 다른 조사(CivicScience)에 따르면 넷플릭스 구독자 중  44%는 저렴한 광고형 상품으로 바꿀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광고 버전으로의 전환 가능성

현재 넷플릭스 구독자 중 광고 버전 이동 추이

그러나 넷플릭스는 프리미엄 구독자가 광고 상품으로 이동하는 것에 크게 신경 쓸 여력이 없다. 구독자 확보보다 중요한 것은 수익 확대다.  광고 버전 구독자의 수익이 더 좋을 수도 있다.

넷플릭스의 COO 그레그 페터스(Greg Peters)는 3분기 실적 발표에서 “광고 없는 버전 구독자들은 여전히 충성도가 높다”고 강조했다. 삼바TV(SambaTV)와 해리스X의(HarrisX)의 조사에서도 고연령 층이나 서비스에 신규 가입한 사람들 중 45%가 광고 버전으로 이동하고 싶어한다는 응답 결과가 나왔다.

스트리밍 서비스 ARPU

[넷플릭스, 광고 상품 확장성]

마그나가 전망한 2023년 미국 광고 시장은 쉽지 않아 보인다. 넷플릭스가 신규 가입자가 증가하는 대신, 내부 구독자만 이동하고 광고 수입 성장이 더딜 경우 2023년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현재 대공황으로 인한 광고 시장 침체도 우려다.  2023년 미국 광고 시장은 스트리밍 뿐만 아니라 경기 악화로 기업들의 광고 집행이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2023년 광고시장 전망

미국 보도에 따르면 넷플릭스 광고의 CPM(per thousand impressions (CPM)) 60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대로라면  스트리밍 서비스 광고 중 가장 비싼 수준일 수 있다.  훌루의 경우 CPM이 30~40달러 수준이다. 고가 광고는 충분한 가입자 증가가 이뤄지지 못하고 단순히 구독자 이전만 이뤄진다면 단기적으로는 악재다.

또 할리우드 스트리밍 서비스들은 넷플릭스가 광고 판매와 관련한 준비가 제대로 됐는지에 대해 의문을 표하고 있다. 광고 상품 등이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광고 시장 진출을 선언한지 5개월 만에 전격 진입했기 때문이다.

2011년 이후 넷플릭스 유료 구독 가격 인상 추이

[넷플릭스의 지속 가능성은 수익 다각화]

구독 모델에 편중되어 있는 수익을 넓히는 것은 넷플릭스의 새로운 숙제다.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이기도 하다. 비밀번호와 계정 공유로 1억 명의 구독자를 손해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는 넷플릭스는 이르면 2023년 초 ‘계정 공유 추가 과금’ 제도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주주 서한(letter to shareholders)에서 넷플릭스는 허용하는 계정을 넘어 친구 및 가족과 서비스를 공유하고 싶다면 2023년부터는 추가 요금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가 추가 요금이 얼마가 될 지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현재 남미에서 테스트하고 있는 수준을 비춰보면 서브 계정(sub-account costs)은 2.99달러 혹은 4개월 12달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 외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들도 비밀번호 공유 제한을 막기 위해 ‘본인 인증 방법’을 강화하고 있다. HBO MAX를 인수하기 전인 2022년 초, HBO의 모회사였던 AT&T는 여러 가정에서 비밀번호를 공유하는 행위를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AT&T CEO 존 스탠키(John Stankey)는 데드라인(Deadline) 인터뷰에서 “우리는 고객들에게 제품 이용에 대한 충분한 유연성을 주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설계했다”며 “그러나 악의적 남용(rampant abuse)은 다른 문제”라고 2022년 4월 설명했다. 리히먼 리서치 그룹(Leichtman Research Group)에 따르면 미국 넷플릭스 구독자의 3분의 1정도가 현재 자신의 계정을 지인과 공유하고 있다. 물론 이 정책이 성공할 경우 넷플릭스에 상당한 수준 추가 수익을 안겨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구독자 성장률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수익원 다양화는 매우 중요하다. CFO 스펜스 니우만(Spence Neumann)은 무료 시청을 모두 수익화할 수 있다고 추가 과금 정책을 중요하게 설명했다.

[새로운 넷플릭스]

2018년 넷플릭스는  ‘취향의 클러스터(taste clusters)’를 도입한 바 있다.  클러스터290(Cluster 290)로 불렸던 일종의 충성 구독자 클럽이다. 데이터 기반으로  오디언스를 세분화해 ‘오디언스 마이크로 커뮤니티’를 만든 것이다.

이 커뮤니티는 당시 ‘블랙미러(Black Mirror)’, ‘로스트(Lost)’, ‘그라운드호그(Groundhog Day)’ 등을 시청한 구독자들로 구성됐다. 목적은 넷플릭스의 추천 엔진(content recommendation engine)을 강화하기 위해서였였다. 클러스터290에 좋은 평가를 받을 경우 일반 구독자들도 좋아할 가능성이 높다는데서 출발했다.

넷플릭스 비구독자 중 광고버전 구독 추이

이 전략은 넷플릭스의 충성 고객과 이탈 가능성이 높은 구독자  파악하는데 효과적이었다.  소위 마니아 층과 구독자들 중심으로 2억 2,000만 명의 구독자를 모은 넷플릭스는 ‘일반 TV의 문법’과는 다를 수 밖에 없다. 이용자들이 구성과 형태도 차이가 있다.  이에 TV광고 시장에서 넷플릭스가 어떤 성과를 낼지에 대한 궁금증도 많다.

2021년 여름 미국 유명 미디어 칼럼니스트 맷 벨로니(Matt Belloni)는 “넷플릭스는 다음 CBS가 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때는 숀 라임스나 라이언 머피 등 할리우드 유명 프로듀서와 대형 계약을 잇달아 맺었을 때다. 벨로니가 말한 넷플릭스 이 목표는 과거 어느때보다 가까워졌다.  

공동 CEO 테드 사란도스는 2022년 3분기 실적에서 “넷플릭스는 단순히 명품 드라마 시리즈(prestige drama series)에 방점을 두지 않고 있다.”며 “다양한 장르에 걸쳐 지금과 잠재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대중 문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생산이 목표”라고 말했다. (creating pop culture entertainment across a variety of genres to appeal to all customers, current and potential.)

[대중을 위한 TV가 되어야 하는 넷플릭스]

이제 넷플릭스는 깊고 비싼 오리지널 생산자에서 일반 대중 문화를 위한 TV로 넘어갈  시점이다. 지속 가능하려면 대중을 위한 TV가 되어야 한다. 넷플릭스는 새로운 문법과 스토리텔링으로 자신들을 정의하려 했지만 이젠 달라야 한다. 구독자 증가율이 점점 낮아지고 시장이 포화되면서 ‘새로움’의 전략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어주지 않는다.

라틴 아메리카의 가입자 증가는 2021년부터 거의 멈췄고 중동과 아시아도 지난 2021년 3분기 이후 증가율이 상당히 속도가 떨어졌다.

넷플릭스가 2022년 3분기 240만 명의 추가 구독자를 확보했지만, 사실 더 큰 문제는 넷플릭스 콘텐츠에 대한 고객 충성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PA에 따르면 2022년 3분기 ‘넷플릭스 오리지널 글로벌 수요; 점유율은 10분기 만에 가장 낮았다. 2022년 3분기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글로벌 수요는 40%도 위협 받고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 오리지널 수요(분기별)

사실, 넷플릭스는 2022년 초부터 성장 둔화 조짐이 보이면서 우려가 많았다.  웰부시 증권(Wedbush Securities) 애널리스트 마이클 패처(Michael Pachter)는 WSJ 인터뷰에서 “넷플릭스는 더 이상 2,000만 명을  새롭게 끌어오는 것을 고민할 것이 아니라 2,000만 명의 고객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사 내부에서도 사용자들이 넷플릭스에 방문하는 빈도가 떨어지면서 해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이 나오고 있다. WSJ은 “넷플릭스가 한 달 동안 가입자들이 얼마나 자주 들어와 콘텐츠를 보는 지 체크한 결과, 방문 빈도가 크게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방문 빈도가 떨어질 경우 구독 취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리드 헤이스팅스 공동 CEO는 2022년 10월 초 직원들에게“구독자들이 보다 더 자주 방문하도록 하는 방법을 찾아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팬데믹 이후 다시 사람들이 일상 상황에 복귀하면서 시청자들의 소비 습관을 재정의하고 재구축하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스트리밍 포화 속 넷플릭스 사람들을 더 많이 방문하게 하는 미션은 매우 어렵다. 특히, 뉴스와 스포츠 장르 콘텐츠가 없는 넷플릭스는 일일 방문객에서 많은 손해를 보고 있다.

뉴스 없이 일 방문객을 늘리려면 콘텐츠의 양과 질이 모두 재정비되어야 한다.

2년 간 넷플릭스는 구독자들이 더 많이 사이트에 방문할 수 있도록 노력을 많이 해왔다. 28일 동안 특정 프로그램을 최소 75분 시청할 경우 ‘콘텐츠가 구독자 확보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하고 사용자들의 주관적 반응도 반영하기도했다. 구독자들의 관심을 더 많이 받는다면 좋은 투자라는 것이 증명된다.

그러나 더 적극적이 되어야 한다. 넷플릭스는 보다 더 적극적으로 기존 구독자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WSJ에 따르면 구독자들의 성향이 더 확실하게 파악하기 위해 가족별 계정 대신 개인 계정을 만드는 것도 검토 중이다. 콘텐츠 공급량도 크게 늘려 모펫내탄슨에 따르면 2022년 3분기 1,026편의 에피소드를 시장에 공급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2022년 3분기 225개 에피소드였다.

시청률 집계 방법도 변경했다.  2021년까지는 어떤 에피소드던 2분을 보면 시청했다고 평가했지만 이제는 누적 시간으로(28일) 성과를 집계하고 있다. 새로운 기준으로 화제작 ‘다머: 괴물: 제프리 다머 스토리’는 2022년 7월 말 공개돼 7억 시간이 넘는 시청 시간을 확보했다.

넷플릭스는 또 다른 콘텐츠 평가 기준 도입(“surprise me”)도 검토 중이다. ‘서프라이즈 미’라고 불리는 이 기능은 과거 개인 시청 선호도 및 취향과는 달리 추천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능 사용자들은 “추천될 깜짝 콘텐츠(the genre of the surprise content)’의 장르를 선택하도록 요청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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