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 초가 구글, 미국과 유럽 정부의 집중 타깃

미국 법무부(The Justice Department)와 미국 8개 주가 구글이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독점적 통제력(monopolistic grip) 행사하기 위해 반경쟁적 행위를 했다며 새로운 독점 금지 소송을 법원에 제기했다. 미 법무부와 함께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주는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코네티컷, 뉴저지, 로드 아일랜드, 테네시, 버지니아 등이다.

소송은 미국 버지니아주 동부 지방 법원(U.S. District Court for the Eastern District of Virginia)에 제출됐다. 이 소송에서 법무부는 법원에 구글이 광고를 매매하는 광고 기술 소프트웨어, 광고 거래 마켓, 그리고 인터넷에서 광고를 게시하는 서비스 등을 포함한 ‘광고 기술 제품군(suite of ad technology products)을 매각을 명령하라고 요청했다.  이 소송은 또한  법원에 구글이  의도적인 반경쟁적인 관행에 관여하는 것을 중단시켜달라고 요구했다.

[미국 구글 대상 2020년 이후 5번째 소송]

2020년 이후 미국 정부 기관이 구글을 상대로 한 소송을 진행한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미국 뿐만 이날 글로벌 국가 입법부와 규제 기관 역시, 팬데믹 이후 독점력이 더 강해진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 강도를 높이고 있다. 유럽의 경우 아마존과 구글, 애플 등 빅테크들은 반독점 조사와 과징금 징수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유럽 의회는 소셜 미디어 서비스 권한을 제한하고 무분별한 개인 데이터 수집에 제동을 걸고 있다.

유럽연합 이사회(European Union Council)와 유럽 의회(European Parliament)는 2022년 5월  현재 각종 콘텐츠와 서비스의 관문(GateKeeper)역할을 하는 빅테크 플랫폼들을 규제하는 내용을 담은 디지털 시장법(Digital Markets Act(DMA))을 처리했다.

2020년 12월부터 논의가 시작됐던 DMA는 시장 지배력을 가진 온라인 플랫폼을 정의하고 다수의 사용자에 관문(게이트키퍼)을 하는 메이저 온라인 플랫폼이 다른 사업자를 차별하게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온라인 대형 플랫폼이 사용자의 정보 등을 독점해 다른 사업자들의 진입을 막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다. DMA 시행에 따라 구글이 더 이상 사용자들의 동의 없이 타깃 광고를 제공하기 위해 다른 서비스에서 개인 데이터를 수집할 수 없게 됐다. 또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설치된 자사의 앱스토어에 대한 대안을 허용해야 한다.

법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적용 받는 게이트키퍼(Gatekeeper)를 정의했다는 것이다. EU에서 최근 3년 연간 매출이 75억 유로(10조 820억 원)이 넘거나 시가 총액이 750억 유로(100조 8,240억 원)를 초과하는 기업은 DMA를 준수해야 한다. 또 월간 이용자(monthly users)가 최소 4,500만 명이 넘거나 EU 기반 기업 사용자가 1만 명을 넘어도 법의 적용을 받는다. 사실상 미국 기반 모든 빅테크들이 적용 대상일 수 밖에 없다.

만약 게이트키퍼들이 이 법을 어길 경우, 글로벌 매출의 최대 10%를 벌금으로 내야 한다. 반복적으로 규정을 위반하면 과징금이 글로벌 전체 매출의 20%까지 올라갈 수 있다.

또 오남용정보 가이드라인 제정 등, 빅테크들이 사용자들의 온라인 안전 유지를 장치를 의무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디지털 서비스 법(Digital Services Act) 등도 EU는 통과시켰다.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도 DSA에 위반 여부를 EU가 조사하겠다고 하자, 유럽 벨기에 브뤼셀 법인을 아예 없애버렸다.

[구글, 정부와 각 주의 집중 타깃]

미국에서도 구글은 반독점 조사와 소송의 집중 타깃이 되고 있다. 2020년 텍사스 주 등은 구글의 광고 기술에 대해 ‘반경쟁법 위반(antitrust lawsuit)’ 소송을 냈다. 또 미 법무부와 다른 주들은 구글을 온라인 검색 시장에서 독점력을 행사한다며 2020년 10월 법원에 제소했다. 검색 엔진 등의 독점을 불법적인 방법으로 유지한다는 이유다. 2021년 일부 주들은 구글의 앱스토어 관행을 문제 삼으며 소장을 제출했다.

새로운 소송도 ‘구글의 비즈니스 관행’을 비슷한 방식으로 문제 삼았다. 특히, 유럽에 이어 미국 규제기관도 구글을 집중 견제나서면서 사면초가 빠진 분위가다. 전 연방거래위원회(FTC) 의장인 윌리엄 코바치치치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소송은 전 세계 규제 당국을 상대해야 하는 구글의 현상황에 또 다른 복잡성을 더한다”며 “계속된 견제 중 한 두개가 성공해 구글이 정말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구피터 쇼텐펠스(Peter Schottenfels) 구글 대변인은 이번 소송이 “경쟁이 치열한 광고 테크놀로지 분야에서 승자와 패자를 가려내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그는 또 “2020년 텍사스 주가 주도해 진행된 ‘근거 없는 소송’과 비슷하다.”며 “법무부의 소송은 혁신을 늦추고 미디어들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미 법무부는 강경한 입장이다. 법무부 장관 법무장관 메릭 B. 갈랜드(Merrick B. Garland)는 “독점은 우리 경제의 기반이 되는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을 위협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소비자를 보호하고 경쟁을 보호하며 모두에게 경제적 공정성과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빅테크 기업을 견제하기 위해 과거에 잘 쓰지 않았던 규제 정책을 사용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시장 형성 초기에는 잘 개입하지 않았는데 빅테크에 대해선 입장이 다르다.

미 연방공정거래위원회(FTC)는 2022년 7월 메타가 VR스타트업 ‘위드인(Within)을 4억 달러에 인수하는 것을 막아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메타가 경쟁사(chose to buy)를 인수해 VR 등 메타버스(Metaverse) 시장에서 독과점 우려가 있다는 이유다. 그러나  초기 형성 시장에서 ‘잠재적인 경쟁 위협’을 제기하는 것은 미국 기업 규제 역사에서 매우 드문 일이다.

FTC는 또  마이크로소프트가 비디오 게임 배급사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690억 달러에 인수한 것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했다. 이 역시 두 회사가 직접적인 경쟁 관계(direct competitors)가 아니기 때문에 이례적인 조치다. 당시 FTC는 마이크로소프트가 X박스와 클라우드 게임을 출시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게임시장 독과점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또 ‘콜 오브 듀티(Call of Duty)와 같은 인기 게임으로 게이머들을 끌어모을 수도 있어 소비자 피해도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달라진 미국 정부의 반독점 판단…법원의 선택은]

이런 정부의 규제와 빅테크의 저항은 법원에서 치열하게 맞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법원은 수십년 동안 반독점 위반(antitrust violation)의 핵심은 소비자 가격 인상이라고 판결해왔다. 다시 말해 소비자 피해 여부가 반독점 판단에 결정적 요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 법무부 반독점 부문 대표표(the chief of the Justice Department’s antitrust division) 조나단 칸타(Jonathan Kanter)와 연방공정거래위원회(FTC) 의장 리나 칸(Lina Khan)은 반독점법을 폭넓게 해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빅테크가 디지털 시장을 이미 장악하고 있는 만큼, 잠재적인 위협이나 우려가 있다면 법으로 확산을 차단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 법무부의 소송은 ‘반독점법 적용 범위’를 넓히려는 규제 기관의 의지가 반영된 대표적 사례다. 구글이 광고 기술을 독점해 지배력을 남용하고 결국 미디어들과 광고주들, 더 나아가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논리다. 법무부와 소송에 참여한 각 주들은 이미 미디어들이 광고를 전달하는 결정적인 툴을 선점해 자신들의 독점력을 구축했다고 주장했다. 구글의 광고 툴을 이용하지 않고서는 광고를 팔수 없다는 이야기다. 결과적으로 광고주들은 인터넷 공간(구글 플랫폼)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하고 미디어들은 구글이 플랫폼 이용 수수료를 받음에 따라 수익을 적게 가지고 갈 수 밖에 없다.

소송에서 법무부는 “매번 불만이 제기될때마다 구글은 광고 기술 툴을 이용해 이를 막아왔다”며 “그 결과 구글의 업계 전반에 구글의 지배력은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법무부는 구글 내부 문건과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서류 등을 증거자료를 제시했다.

소송에서 법무부는 구글 광고 담당 임원이 회사의 시장 지배력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구글이 플랫폼과 거래소, 대형 네트워크를 소유하는 것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지를 물었다”며 “이는 골드만이나 씨티은행이 '뉴욕 증권거래소'를 소유하는 것과 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 소송과의 유사점]

법무부의 2023년 소송은 2020년 12월 텍사스와 14개 주가 구글을 상대로 제기한 ‘구글 광고 기술을 둘러싼 소송과 유사하다. 당시 텍사스 법무부 장관 켄 팩스턴(Ken Paxton)이 이끈 소송은 법원에서 엇갈린 판단을 받았다. 2022년 9월 뉴욕주 연방 법원은 사건의 일부 케이스를 받아들였지만 구글과 페이스북 사이 거래가 반경쟁적이라는 일부 주장은 기각했다. 당시 소송은 구글과 페이스북이 온라인 광고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담합 거래(페이스북이 온라인 검색 광고 진입을 포기하는 대신, 페이스북에 광고를 몰아주고 페이스북 검색 창에 구글엔진 탑재)를 했냐는 것어있다.

[광고 툴과 플랫폼 분할 시 구글에 큰 위협]

구글 검색 엔진은 오랫동안 수익의 중심이었지만, 애드 테크 부문은 광고주들을 위한 원스톱 플랫폼으로 구글이 자리를 굳히는 데 도움을 주었다. 사실 이 두 사업부는 떨어질 수가 없는 사이다. 특히, 이 두 사업부는 함께 온라인 광고의 가격을 결정하는데 아주 강력한 이점을 준다. 구글의 다양한 광고툴과 플랫폼은 매우 긴밀히 통합되어 있기 때문에, 만약 두 사업부가 강제 분리된다면 구글에 큰 위기가 될 수 밖에 없다. 온라인 광고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Alphabet)은 2022년 4분기 실적을 2023년 2월 2일 내놓는다.

구글은 수년 간 온라인 광고 플래랫폼을 강화해왔다. 2007년 더블클릭(DoubleClick)이라는 온라인 툴 제작사를 31억 달러에 인수하는 등 디지털 광고 마케팅을 강화해 왔다. 더블클릭은 미디어들을 위한 마켓 플레이스를 제공하고 구글이 인터넷에서 더 많은 광고를 호스팅할 수 있게 하면서 구글이 인터넷 상에서 결정적인 역할하게 해줬다.

2007년 당시 구글은 검색 엔진(ad machine) 비즈니스에서 연간 166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2021년 회사의 광고 기술 부문은 317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광고 사업부 섹터 중 두 번째로 매출(전체 알파벳 매출에서는 12%)이 많았다. 15년 사이 검색 매출이 두배로 뛴 것이다.

2022년 첫 3분기를 통틀어 검색 엔진 부문은 243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했다. 때문에 구글은 온라인 광고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다는 비난에 직면해왔다. 온라인 미디어들은 구글이 디지털 생태계를 왜곡시켜 부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자신들의 매출 비중은 낮다는 것이다.  광고 기술을 포함한 구글의 광고 매출(Advertising)은 사내에서 엄청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560억 달러(2021년) 알파벳 매출 중 81%가 광고 매출이다. 2022년 3분기  알파벳의 광고 매출은 전년 대비 27% 감소했지만 이는 경기 침체 영향이었다.


구글 광고 부문 매출 분석(악시오스)

뉴욕타임스 등이 포함된 언론 대표 단체는 미 의회에 구글에 맞설 수 있는 규제를 돌입하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다. 또 구글 등 빅테크에 대항해 미디어들에게 광고 거래와 관련 단체 협상(ad deals collectively with Google)을 허락해 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반독점법 내에선 담합으로 비칠 수 있는 단체 협상은 불법이다.

미국 법무부는 언론사와 광고주들을 이익을 해치는 이외, 구글의 광고 시장 장악은 사용자에게 해를 준다고 지적했다. 언론사들이 웹사이트 이용자를 위해 콘텐츠를 업데이트를 생산작업도 위축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2023년 1월 20일 구글은 디지털 광고 시장 침체에 따라 1만 2,000명의 직원을 정리해고 한다고 밝혔다. 전체 인력의 6%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다.

구글은 이번 해고로 AI 등 새롭게 커지는 분야에 투자를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언급했다.  2022년 12월 구글 CEO 피차이는 챗GPT 등 오픈 AI의 공세에 대해 ‘코드 레드(Code Red)’라고 언급하며 경계심을 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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