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위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가 스트리밍에서도 광고 전략이 통한다는 것을 인정했다. 앞으로 공격적인 광고 마케팅이 예상된다.
넷플릭스 창업주 리드 헤이스팅스는 12월 1일 뉴욕타임스 세미나 ‘딜북(Deal Book)’에 참여해 광고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의 성과를 긍정적으로 봤다. 오히려 그는 더 빨리 광고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를 더 빨리 런칭하지 않은 것에 대해 후회한다고 밝혔다.
그는 TV를 보지 않는 18~49세 세대를 향한 광고주들의 엄청난 수요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 “몇 년 전에 광고를 편성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훌루(Hulu)는 높게 평하겠다. 훌루가 일찌감치 광고를 편성해 소비자에게 더 낮은 가격에 스트리밍 서비스를 공급할 있는 ‘더 좋은 모델’이라는 것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2022년 11월 3일 글로벌 12개 시장에서 월 6.99달러(한국 5,500원)의 광고 기반 저가 상품을 출시했다. 그동안 헤이스팅스가 가지고 있던 원칙을 허문 셈이다. 넷플릭스는 창업 이후 ‘광고’, ‘뉴스’, ‘스포츠’ 등은 편성하지 않는다는 것이 전략이었다. 그러나 스포츠 중계에 이미 뛰어들었고 광고도 편성했다.
[소비자 만족도와 영업이익이 스트리밍의 전부]
리드 헤이스팅스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운영하는 두 가지 기본 원칙을 딜 서밋에서 공개했다. 고객 만족(customer satisfaction)과 영업 이익(operating income)이다. 이외 다른 것은 ‘전술(Tatic)’이라고 진행자인 앤드류 로스(Andrew Ross)에게 설명했다.
광고 기반 상품도 이런 원칙 아래 도입됐다. 광고를 탑재하는 대신 저렴한 구독 가격으로 만족도를 높이고 이익도 추가로 확보하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2022년 1,2분기 연속 구독자가 감소한 바 있다.
특히, 그는 넷플릭스가 집중하는 시장이 전통적인 TV광고 마켓은 아니라고 말했다. 헤이스팅스는 “우리는 TV광고 마켓을 빼앗아 올 필요가 없다. 커넥티드TV 시장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고를 편성한다고 해서 여러 편의 에피소드를 한번에 공개하는 빈지(Binge)을 바꿀 생각이 없으며 콘텐츠 제작 지출도 줄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스트리밍 서비스가 여전히 첫 번째]
딜 서밋에서 넷플릭스의 극장 개봉 전략도 화제가 됐다. 소르킨은 “넷플릭스가 ‘나이브즈 아웃’의 속편 ‘글래스 어니언(Glass Onion: A Knives Out Mystery)’을 극장에 선공개한 것에 대해 ‘극장 수익을 고려했는지’를 물었다. 이에 헤이스팅스는 ‘그렇다’고 말하면서 다분히 의도적이었다고 답했다.
글래스 어니언은 미국에서 600개 극장에서 개봉했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2022년 12월 23일 넷플릭스 공개를 예고했다. 그러나 성과가 좋아 미국 극장 업계는 개봉 연장 여부가 화두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글래스 어니언’은 미국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11월 23~27일) 600여 개 극장에서 1,200~1,300만 달러(극장당 1만 9,000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블랙팬서: 와칸다 포에버(Black Panther: Wakanda Forever)’, 디즈니 최근 애니메이션 ‘스트레인지 월드(Strange World)’에 이은 3위 흥행 성적이다.
2019년 미전역 3,400개 극장에서 공개된 전편 ‘나이브즈 아웃’은 추수감사절 5일, 4,14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속편이 전작보다 개봉 극장 숫자가 5분의 1(3,400대 6000)에 불과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글래스 어니언’은 사실상 전작을 뛰어넘었다. 적은 개봉관에도 불구하고 매출 3분의 1에 달했기 때문이다. 극장 당 평균 매출 1만 9,000달러도 최상위 급이다. 이에 넷플릭스가 더 많은 기간을 극장에서 개봉된다면 ‘글래스 어니언’은 전작 박스 오피스를 충분히 뛰어넘을 것으로 보고 있는 시각도 있다.
넷플릭스가 ‘글랙스 어니언’ 극장 개봉 기간 단축으로 잃게되는 수익은 알수 없다. 그러나 전작은 크리스마스와 신년 주간 흥행 수익이 추수 감사절에 비해 20% 이상 상승하는 등 2019년 휴일 시즌을 견인한 바 있다.
헤이스팅스는 딜 서밋에서 영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극장 공개를 택했다고 답했다. 특히, 헤이스팅스는 영화를 먼저 공개한다고 해서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자가 줄어든다고 보지 않았다. 오히려 영화제에서 첫 상영된 작품이 극장 관객을 몰고 오듯, 극장 개봉 영화가 한 달 뒤 스트리밍 서비스에 공개될 때 더 많은 사람들이 구독한다고 설명했다. 헤이스팅스는 “글래스 어니언은 우리의 대작 영화 중 하나”라며 “영화 공개 실적이 좋다면 스트리밍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거고 답했다.
때문에 흥행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가 극장 개봉 기간을 늘릴 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강하다. 사실 경제적인 측면에도 극장 개봉이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먼저 극장 개봉의 경우 상당한 마케팅 비용을 집행해야 한다. 또 극장 개봉의 경우 수익의 절반 가량을 극장에 제공해야 한다. 때문에 넷플릭스는 늘 오리지널 영화 개봉의 중심을 극장보다 스트리밍 서비스에 둔다. 공동 CEO인 테드 사란도스는 3분기 실적 발표에서 “ 우리의 최우선 플랫폼은 스트리밍”이며 “우리는 시청자가 아닌 구독자를 위해서 영화를 만들고 이들이 넷플릭스에서 그것들을 시청하길 원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넷플릭스는 ‘나이브즈 아웃’ 속편과 3편 등 두 편의 영화 제작 권리에 4억 5,000만 달러를 쏟아부었다. 향후 이 작품을 프랜차이즈 콘텐츠로 육성한다는 전략이었다. 물론 2022년 12월 16일 엄청난 경쟁 영화가 미국과 한국 등 글로벌 시장에 등장한다. 바로 ‘아바타 속편(Avatar: The Way of Water)’이다.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이 영화를 피하고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자를 더 확보하기 위해 12월 말 ‘글래스 어니언’의 공개 장소를 옮기는 것이 맞을 수 있다.
[바뀐 넷플릭스 성공 공식과 극장 개봉]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성공의 지표를 ‘구독자’ 숫자가 아닌 ‘영업 이익’이나 ‘투자 대비 효율 증가’로 옮겼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기 개봉 전략이 최선인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3분기 주주들에게 보낸 투자 레터에도 넷플릭스는 ‘수익성에 대한 집중’을 강조했다.
이 관점에서는 ‘글래스 어니언’의 스트리밍 조기 등판 전략을 수정될 필요도 있다. 2022년 상반기 이후 넷플릭스 시가 총액이 계속 떨어지고 구독자 증가율도 감소하고 있다. 특히, 경제 위기가 계속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들에게는 수익 증대가 절실하다. 이런 관점에서 ‘글래스 어니언’의 극장 수익 확대는 매력적이다.
그러나 극장 개봉은 늘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통상 성공을 위해서는 유명한 프랜차이즈나 오리지널 IP가 필수다. 넷플릭스는 아직 ‘나이브스 아웃’을 제외하고는 큰 흥행을 남길 IP가 아직 없다. 만약 넷플릭스가 극장에서 더 많은 흥행을 바란다면, 콘텐츠 라인업부터 정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헤이스팅스 CEO는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에 대해 미디어를 어떻게 바꿔놓는지 매우 흥미롭게 보고 있다고 평가 했다. 헤이스팅스는 “일론 머스크는 지구에서 가장 용감하고 창의적인 사람이다. “며 “나는 그가 가진 열정으로 세계를 도울 것이라고 100%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