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 포화 ...피콕 500만 명 구독자 확보 비결은

NBC의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Peacock)이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그러나 동시에 늘어나는 투자비는 계속 부담이 되고 있다. NBC의 모회사인 컴캐스트(Comcast)는 2023년 1월 26일 2022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플래그십 스트리밍 피콕이 분기 기준 500만 명을 신규 모집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스트리밍 투자에 따른 적자는 서비스를 넘어 전체 미디어 부문 실적에 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피콕 가입자, 500만 명 늘어]

그러나 전반적인 인터넷 비즈니스가 침체를 극복하고 직원 해고에 따른 보상금 규모가 늘어나는 과정에서도 투자 규모도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컴캐스트는 여전히 스트리밍 서비스 투자가 가치가 있다고 보고 있다. CEO 브라이언 로버츠는 성명에서  “피콕 구독자가 배 이상 늘었다”며 “매출도 거의 3배가 21억 달러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4분기 가입자 급증으로 피콕의 전체 구독자도 2,000만 명을 돌파했다.

컴캐스트 2022년 4분기 주요 지표 


500만 명이 늘어간 피콕의 구독자 증가는 계단 형태다. 일정 기간 구독자가 정체됐다 특정 이벤트가 벌어질때 가입자가 폭발하는 형국이다.  

드라마 시즌 개막이나 월드컵, 슈퍼볼 등 주요 스포츠 리그가 열릴 경우 가입자가 모이는 곡선이 ‘피콕’의 특징이다. 4분기에는 NBC가 경쟁 스트리밍 훌루(Hulu)에서 NBC와 브라브(Bravo) 채널 콘텐츠를 삭제한 것도 가입자 증가에 긍정적이었다.

피콕 구독자 증가 추이(WSJ)

스트리밍 적자 폭이 커지고 있지만 컴캐스트는 아직은 투자 레이스에서 내려올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NBC유니버설 CEO 제프 쉘(Jeff Shell)은 실적 발표에서 “1년 전에 비해 매우 고무적이다” “피콕 스트리밍에 대한 투자가 언제라고 자신할 수 없지만 조만간 이익을 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만, 컴캐스트 CEO 브라이언 로버츠는 가입자 증가 행진은 2023년 하반기 콘텐츠 추가 런칭 이후 더 가속화될 것”이라며 “고객 참여와 1인당 매출도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동시에  최근 CFO 승진한 마이크 카바나치(Mike Cavanagh)는 피콕이 2023년 30억 달러의 적자를 볼 것(2022년 25억 달러)이라고 예상했다.

[스트리밍 부문 수익성 달성 시기는?]

피콕의 가입자 증가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수익화 시점’이다. 현재 할리우드에서 넷플릭스를 제외한 모든 메이저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적자를 보고 있다. 이에 디즈니(디즈니+)와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WBD)가 전망치를 수정했다. 스트리밍을 보는 미국 증권 전문가들의 시각도 구독자보다 안정성과 수익성을 더 우선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NBC유니버설과 컴캐스트는 자신들의 스트리밍 전망을 한번도 수정하지 않았다. 사실 피콕의 적자는 디즈니+에 비하면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 디즈니는 2022년 9월 말 분기 15억 달러의 사상 최대의 스트리밍 적자를 기록했다.

스트리밍 서비스에 들어오기 전, NBCU는 2025년 3,000만~3,500만 명 구독자를 예상했다. 흑자 시기는 2024년으로 25억 달러를 전망했다. NBC유니버설의 스트리밍 부문 매출은 이미 2022년 21억 달러를 기록했다. 2021년에 비해 3배 이상 증가다. 매출 성장 속도로 보면 수익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피콕(Peacock)의 급성장 배경은 서비스 시작 초기 세운 ‘영리한 구독 전략’ 덕이 컸다. 피콕은 시작 초기부터 무료(Free), 광고 기반 상품(4.99달러 메인 타깃. 컴캐스트 구독자는 무료), 프리미엄 상품(7.99달러) 등으로 세분화했다. 각 상품별로 서비스되는 콘텐츠도 차별화했다. 피콕은 처음 구독자 확보 시기 무료 상품에 집중했지만 서서히 유료, 프리미엄 상품으로 마케팅 무게를 전환했다.

제프 쉘 CEO는 인터뷰에서 “처음부터 우리의 위치에 정확히 맞는 비즈니스 모델을 선택했다는 점이 명확히 확인됐다”며 “시간에 따라 성장할 것으로 상상하지 않았지만 피콕에 그렇게 투자를 못했을 것이다. 우리는 정확한 성장 궤도를 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지금 우리는 정확히 예상했던 성과를 만들어냈고 향후 계획도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케이블TV ‘엑스피니티(Xfinity)’와 NBC, 텔레문도(Telemundo) 등을 보유한 컴캐스트는 2022년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0.7% 상승한 306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익은 30억 2,000만 달러(주당 70센트)였는데 1년 전 같은 기간 30억 6,000만 달러에 비해 약간 감소했다.

[컴캐스트, 케이블 구독자 44만 명 줄어]

컴캐스트 핵심 비즈니스인 케이블의 경우 매출이 1.4% 늘어난 166억 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체의 절반이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4분기 비디오 구독자가 44만 명 감소하고 인터넷 가입자도 2만 6,000명 줄었다. 회사는 플로리다를 덮친 허리케인 이안의 피해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허리케인으로 인한 장애로 인터넷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고객을 제외하면 4,000가구의 인터넷 이용이 늘었다.

NBC유니버설 2022년 4분기 주요 실적

하지만, 영화, TV, 스트리밍, 테마파크 등을 책임지고 있는 NBC유니버설(NBCUniversal)의 경우 매출이 6% 증가한 98억 9,000만 달러에 달했다. 스페인어 방송 텔레문도와 스트리밍 피콕이 2022년 피파 월드컵(FIFA World Cup)를 중계한 영향이다. 광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 오른 29억 달러를 기록했다. 월드컵을 제외하면 5.6% 감소한 수준이다. 그러다 피콕의 경우 적자가 계속됐다.

피콕의 매출은 6억 6,000만 달러였고 조정 주당 순이익(Adjusted EBITDA)은 9억 7.800만 달러 손해였다. 여전히 투자 기간인 셈이다. 1년 전 피콕의 조정 손실은 5억 5,900만 달러였다. 피코을 제외한 주당순이익(EBITDA)는 13.3% 감소했다.  피파 월드컵과 관련한 스포츠 프로그램 중계권료 상승 영향이 컸다.  당시 피콧은 스페인어로 월드컵 경기를 스트리밍 중계했다.

NBC유니버설 테마파크 부문의 매출도 12% 상승해 21억 달러를 초과했다. 미국과 일본의 유니버설 파크 방문객이 크게 늘었다.  영국 유료 방송인 스카이 TV는  2022년 4분기 매출 44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51억 달러에 비해 줄었다. 스카이는 지난 2018년 컴캐스트가 인수했는데 4분기 12만 9,000만 명의 구독자가 더해졌다.(전년 대비 13% 하락)

컴캐스트 2022년 4분기 주요 실적

영화 스튜디오도 팬데믹 영향이 감소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2% 증가했다.

[스트리밍 증가 케이블TV 감소…미디어 지형 변화]

컴캐스트의 유료 구독자 변화는 현재 미디어 지형의 흐름을 그대로 보여준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구독자가 증가했지만 인터넷과 케이블 TV는 계속 빠지고 있다.  컴캐스트의 비디오(케이블TV) 고객은 44만 명 줄었다. 그러나 휴대전화 서비스 엑스피니티 모바일( Xfinity Mobile service) 이용자는 36만 5,000증가했다.

스트리밍은 한 분기 만에 구독자가 3분의 1가량 늘었지만 적자 폭도 분기 기준 10억 달러에 달했다. 스트리밍 서비스의 적자 구도는 전체 미디어 부문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피콕과 TV방송사들의 모여있는 NBC유니버설의 미디어 부문은 매출이 2.6% 증가하는데 그쳤다.

피콕 스트리밍 부문 이익 감소(WSJ)

컴캐스트 역시, 다른 미디어  기업과 마찬가지로 광고 매출에 상당 수준 의존하고 있다. 이에 2022년 하반기 이후 본격화된 미디어 광고 매출 감소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컴캐스트는 2022년 4분기 광고 수요가 다소 꺾었다고 분석했다. 이에 지출을 줄이고 인원을 감축하는 등 대비 조치에 들어갔다. 때문에 정리해고로 인한 비용이 5억 4,100만 달러 발생했다.

피콕과 정리해고 보상금은 미디어 부문의 주요 이익 감소요인이었다. 이 때문에 NBC유니버셜의 이익은 82% 감소한 1억 3,200만 달러였다.  1년 전 미디어 부문 이익은 5억 9,000만 달러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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