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콕+훌루 < 디즈니+훌루

종합 스트리밍 서비스 훌루(Hulu)의 지분 33%를 보유한 컴캐스트(Comcast)가 이 지분을 디즈니에 매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경우 디즈니가 훌루의 지분 100%를 확보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이 가능해진다. 스트리밍 전쟁 승리를 위해 디즈니+와 훌루의 통합을 추진한 디즈니 입장에서는 영업에서 운신의 폭이 넓어진다.

특히, 훌루는 한국에서는 서비스되지 않지만 여러 방송사가 운영하는 한국 스트리밍의 형태와 유사한 사업구조를 가진 다는 점에서 우리에게도 주는 시사점이 크다.

디즈니가 디즈니+훌루,  메가 스트리밍 서비스 구축에 한 발 더 다가갔다는 평가다.

미국 SVOD/AVOD ARPU(버라이어티)

미국 내에서만 서비스되는 스트리밍 훌루(Hulu)는 NBC, CBS, ABC, 폭스 등의 성인 콘텐츠를 편성하고 있다. 2023년 4월 1일 기준 훌루의 가입자는 4,820만 명이다. 현재 디즈니(Disney)가 운영권을 가지고 있지만 100%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디즈니가 훌루 지분의 66%,  컴캐스트가 33%의 소액 지분을 가지고 있다.


훌루는 폭스, NBC유니버설, 디즈니의 합작으로 같은 비율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2019년 디즈니가 21세기 폭스(21st Century Fox)를 인수하면서 산식이 달라졌다. 디즈니가 지배적 사업자(66%)가 된 것이다. 이에 소액 지분으로 전락한 컴캐스트는 오는 2024년 초 지분을 디즈니에 매각할 수 있는 옵션을 계약했다.


[컴캐스트, 훌루 지분 매각 고려]


컴캐스트의 CEO 브라이언 로버츠는 미국 뉴욕에서 열린 모팻내탄슨 테크놀로지, 미디어&텔레콤 컨퍼런스(Technology, Media and Telecom Conference) “훌루의 지배권을 디즈니에 넘기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만약 훌루 지분을 넘긴다면 그 자금으로 우리를 위해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즈니와 컴캐스트의 계약에 따르면 컴캐스트는 훌루 지분 33%를 2024년 1월 디즈니에 매각할 수도 있다. 다만, 디즈니는 매각 시 훌루의 기업 가치를  275억 달러로 보증한다.(guaranteed floor value) 이 경우 33%의 지분을 가진 컴캐스트는 이 거래에서 최소 92억 달러(12조 3,188억 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로버츠 CEO는 “나는 우리가 매우 가치있는 포지션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훌루의 가치 평가를 산정해서 종합적으로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훌루 정도의 크기 스트리밍은 앞으로도 매각 시장에 나오기 어렵다”며 “디즈니와 폭스 콘텐츠를 평생 받을 수 있다는 가치는 엄청나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결과적으로 매각이 주주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닐슨 통합 시청 점유율(훌루 3.3% 점유, 닐슨)

[훌루를 원하는 디즈니]


로버츠의 이 발언은 디즈니 CEO 밥 아이거가 ‘디즈니+와 훌루의 콘텐츠를 하나의 앱으로 통합할 것’이라고 말한 이유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통합 시점은 2023년 말이다. 아이거 CEO는 2023년 5월 10일 어닝콜에서 훌루의 미래를 위해 건설적인 논의를 컴캐스트와 나누고 있다”며 “그러나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디즈니+콘텐츠와 종합 엔터테인먼트 콘텐츠(훌루)가 합쳐진다면 엄청난 강한 포지션을 유지할 것”이라며 “우리는 디즈니+에 종합 엔터테인먼트 콘텐츠가 더한 서비스를 지향한다.(general entertainment content on Disney+)”고 훌루에 강한 애착을 보였다.


[훌루를 파는 컴캐스트]


훌루는 2023년 첫 세 달, 20만 명의 신규 구독자를 확보해 총 구독자는(4월 1일) 4,820만 명으로 늘었다. 컴캐스트 역시, 훌루 경영권에 관심을 보인 바 있다.

브라이언 로버츠는 2022년 9월 한 컨퍼런스에서 훌루의 비즈니스 가치치를 높게 평가한 바 있다. 당시 로버츠는 “만약 매물로 나온다면 컴캐스트가 디즈니의 과반 지분을 살수도 있다.”고 말했다. 컴캐스트는 현재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Peacock)을 운영하고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 전쟁의 수익과 규모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훌루는 매우 좋은 매물이다. 컴캐스트도 피콕과 훌루가 결합된다면 이 역시 막강한 힘을 가질 수 있다. 통합 구독자 규모도  7,000만 명 수준으로 단숨에 HBO MAX를 위협할 수 있다. (중복 포함)


하지만, 경기 침체와 스트리밍 서비스 성공식이 가입자 규모에서 수익으로 전환되는 과정인 만큼, 운영보단 지분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NBC유니버설은 피콕 비즈니스가 잘 포지셔닝되어 있다며 2023년이 손실의 최정점이고 이후(올해 30억 달러 손실) 정상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NBC는 훌루를 인수해 몸집을 키우는 대신, 스포츠 중계 등을 통해 광고와 구독자 강화 및 유지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  브라이언 로버츠 CEO는 세미나에서 피콕에서 NFL플레이오프 경기 중 하나를 단독 스트리밍하는 계약을 NFL과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피콕이 중계하는 경기는 NFL플레이오프(NFL Wild Card Playoff) 3게임 중 2024년 1월 13일 오후 8시에 방송되는 게임이다. 스트리밍 플랫폼이 NFL플레이오프를 단독 중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단 이 경기는 플레이오프에 참가하는 팀들의 홈(Home)에서는 지역 TV방송사도 경기를 내보낸다.


이외 피콕은 NFL 선데이 나이트 풋볼, 올림픽, 프리미어 리그 등의 스포츠 경기 리그도 중계한다.  

아울러 로버츠는 2023년 하반기, 컴캐스트 인터넷 ‘엑스피니티(Xfinity) 고객들을 대상으로 그동안 무료로 제공했던 피콕을 유료화한다.  

로버츠 CEO는 “이용료가 매달 5달러라는 가격을 고려하면 피콕은 미국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스트리밍”이라고 추켜세웠다. 2023년 1분기 말 피콕은 2,20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22년 보다 60% 이상 늘어난 수치다.

글로벌 오디언 규모(2023년은 추정치)

[향후 전망]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은 다시 합종연횡이 진행되고 있다.

구독자 규모보다 수익이 중요해진 만큼, 사업자들은 단순한 확장보다는 투자 축소, 내실 다지기, 매각 고려 등의 다각도의 경영 판단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일부 사업자들은 디즈니+처럼 통합을 통한 시너지 강화를 노릴 수도 있다.

그러나  AMC+나 스타즈(Staz)와 같은 소규모 스트리밍 서비스들은 ‘수익’이나 ‘규모’ 확대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스타즈는 올해(2023년) 80만 명의 고객을 잃을 것으로 전망됐다. 매각이나 사업 철수가 있을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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