퍽이 만든 수익 모델은 "구독 미디어와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사이"

워싱턴 정치와 할리우드 산업, 빅테크, 월스트리저널 등의 전문 분야를 집중 취재하는 뉴미디어 스타트업 퍽(puck.news)이 시리즈B 라운드에서 1,000만 달러(130억 원)의 투자에 성공했다.

금액은 크지 않지만 광고 시장 침체로 미디어 기업들의 가치가 최저치로 떨어진 상황에서 이뤄진 투자여서 큰 의미가 있다. 투자의 불황 속에도 투자가 가능했던 이유는 그들의 차별적인 비즈니스 모델 때문이다.

퍽은 “구독 미디어와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중간에 있다.

퍽 뉴스 사이트

[주요 미디어들의 참여한 투자 라운드]

퍽은 2021년 런칭 당시 시리즈A에서 스탠다드 인베스트먼트와 TPG로부터 700만 달러를 투자 받았다. 퍽은 지난 2022년 말부터 시리즈B라운드를 진행해왔다. 존 켈리 CEO는 처음 사모펀드 레드버드 캐피털 파트너스(RedBird Capital Partners)에 투자 의사를 타진했지만 최종적으로는 참여하지 않았다.

이후 다른 미디어 스타트업과는 달리 퍽은 큰 펀드나 대형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투자 라운드를 돌았다. 개인 부호의 기호가 아닌 체계적인 성장을 위해서다.  

2023년 8월 초 이뤄진 퍽의 투자 라운드는  크립토와 핀테크, 엔터테인먼트 등의 산업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주요 선수들이 참여했다.

영국 투자 회사 로스차일드 캐피털 매니지먼트(Rothschild Capital Management)가 주도했고 스탠다드 인베스트먼트, 사모펀드 TPG 등 현재 퍽의 주주인 두 기업도 라운드에 참여했다. 퍽은  7,000만 달러(926억 원) 정도의기업가치를 인정 받고 있다.

퍽은 투자금을  직원 고용과 핵심인 구독과 광고 비즈니스를 확대하는데 투자할 계획이다. 2023년 8월 현재 퍽(Puck)은 31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퍽은 연내 8명에서 10명의 직원을 추가로 더 선발할 계획이다.  존 켈리(Kelly) 악시오스(AXIOS)와 인터뷰에서 “이번 투자 유치로 우리는 더 많은 작가와 운영자, 마케팅 담당자를 고용할 수 있게 됐다”며 “할리우드, 워싱턴 D.C에 대한 취재를 확대하고 IP비즈니스를 더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퍽의 전략 “인플루언서 기자를 만들다”]

퍽은 창업후 1년 만에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 이유는 구매 의사가 높은 전문가들을 빠르게 모았기 때문이다. 퍽은 웹사이트를 운영하지만,  유료 뉴스레터를 근간으로 한다.

뉴욕타임스 편집자 출신 창업주 존 켈리는 2023년 3월 악시오스와 인터뷰에서 24만 명의 무료와 유료 뉴스레터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커는 2022년 12월 퍽이 3만 명의 유료 구독자를 가지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1년 만에 이정도 규모 뉴스 레터 구독자를 만들었다는 점은 퍽의 차별성을 의미한다.

뉴욕커는 퍽의 비즈니스 모델을 한 마디로 정리했다. ‘거물을 위한 이메일 뉴스레터(The E-Mail Newsletter)’. 결국 내부자(Insider)를 위한 내부 이메일이라는 이야기다.

뉴스레터의 규모 경제를 확보한 퍽은 영역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뉴스레터, 웹사이트, 이벤트, 최근엔  팟캐스트로 확대했다.  최근 퍽은  스포티파이의 ‘링거(The Ringer)’와 ‘오데시(Audacy)’에 팟캐스트를 공급하고 있다. 아직은 영상 플랫폼에는 진출하지 않았지만 퍽의 플랫폼 확장은 진행 중이다.

퍽의 팟캐스트

[인플루언서들에게 영향을 주는 기자의 뉴스레터]

퍽은 새로운 형태 미디어 비즈니스 모델을 대표한다. 구독 경제와 크리에이터 경제를 합쳤다. 기자를 구독하고 기자는 구독의 열기만큼 수익을 보전 받는다. 자신들의 브랜드를 구축하고 오디언스와 직접 연결하는 방식인 셈이다.

이런 구도가 가능했던 이유는 기자 개개인이 스타이기 때문이다.  

정치, 경제, 할리우드, 패션 등 각 분야 내부자이자 전문가인 퍽 기자들은 작성한 뉴스레터를 보내고 구독료를 배분 받는다.  구독자들은 뉴스레터를 많이 구독했다고 해서 추가로 돈을 내지는 않는다. 현재 퍽은 10개의 뉴스레터를 운영하고 있다.

퍽은 기자들이 지나치게 취재원과 가깝다는 비판도 받는다. 그러나 퍽은 내부자로부터 듣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내부자들을 위한 미디어 브랜드’로 차별성을 가지려면 원전 소스보다 좋은 건 없다는 판단이다.

퍽의 뉴스레터

[최고의 문화 상품을 만들기 위한 친밀도 유지]

이와 함께 기자들의 개인 브랜드도 강조한다. 그들에게 다양한 플랫폼에서 차별화된 콘텐츠를 쓰고 독자들을 유도하려면 그 방법 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퍽은 기자들을 위해 텍스트에서 시작해서 팟캐스트까지 모든 뉴스 포맷을 제공한다.

또 구독자나 광고주들과 매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려 한다. 정기적으로 협찬주들과 저녁식사나 최고티어 고급 구독자들을 위한 이벤트도 벌이고 있다. 친밀도를 높이고 광고, 협찬을 유치하려는 전략이다.

켈리는 “우리는 인플루언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최고급 기자들로 팀을 만들고 이를 통해 최고의 문화 상품을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동시에 저널리즘의 비즈니스 모델을 보다 정교화하고 창작자들이 중심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 없는 메이저 언론의 틈새를 노려라]

전통적인 뉴스룸은 기자들의 개인 브랜드를 높이는 데 관심이 없다.

기자 브랜드가 중요하다고 늘 강조하지만 이를 육성하는 속도는 매우 느리다. 때로는 매체 브랜드보다 기자 이름을 앞세우는 것을 싫어한다.  때문에 일반 미디어에서 전문기자로 성장하는 어렵고 불가능하기까지 한다. 퍽은 이런 ‘전문 기자와 공존할 수 없는 메이저 미디어’의 공백을 노렸다.

2023년 5월 악시오스는 퍽의 공동 창업주이자 CEO인 조 퍼지키(Joe Purzycki)가 회사를 떠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팟캐스트 스튜디오 루미나리(Luminary) 공동 창업주인 퍼지키는 시리즈A와 완료된 뒤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고문으로만 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CEO는 아직 임명되지 않았다. 켈리는 직원들에게 “회사가 다음 단계로 퍽을 이끌 CEO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세마포, 대졸 이상의 2억 명 영어 독자가 핵심]

메이저의 틈새를 노린 건 퍽만은 아니다.

글로벌 뉴스 플랫폼 세마포(Semafor)는 무료 뉴스 레터와 현장 이벤트를 비즈니스 모델로 하고 있다. 2022년 10월 퍽 보다 1년 늦게 창업한 세마포 역시  전문 기자를 중심으로 한 버티컬 뉴스레터로 ‘하이컬러 독자’들을 끌어모은다. 창업주는 버즈피드 편집장 출신 벤 스미스와 블룸버그 대표를 역임한 저스틴 스미스다.

각 업계에 영향력 있는 기자들을 더 많이 뽑고 그들의 영향력을 더 키우는 것이 핵심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를 통해 협찬과 현장 이벤트를 진행해 수익을 남긴다.(기자들에게 많은 돈도 투자한다) 세마포는 3,400만 달러를 투자 받았는데 대부분이 고급정보에 관심이 많은 가족 기업이나 개인 부호들었다.

‘기자들을 인플루언서로 만드는 것에도 비즈니스 모델이 있을 수 있다’(emphasis journalists as influencers in their own right)

여기에 세마포는 다른 차별화를 시도한다. 정치, 경제, 미디어 분야 등을 취재하는 글로벌 뉴스 플랫폼이다. 현지에서 기사를 뽑고 현지 기사를 쓴다. 매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슈를 전달하고 때로는 뉴스 소스와 직접 문자로 대화한다.

이에 대해 벤 스미스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들의 핵심 독자층을  ‘대졸 이상의 학력을 가진 영어를 쓰는 2억 명(200 million people who are college educated [and] read in English)이라고 분석했다.

세마포의 뉴스레터를 보는 사람은 40만 명에 달한다.(2023년 5월 기준) 시밀러웹에 따르면 사이트 방문자는 150만 명 정도다.

뉴욕타임스는 2023년 5월 퍽이 1,000만 달러 매출(132억 원)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세마포는 2023년 5월 야후 창업주 제리 양, 갤럽, 중동 뉴스 웹사이트 AI-모니터 사주 야말 다니엘 등으로부터 1,900만 달러를 투자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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