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를 잃어버린 스트리밍. 아시아를 향하는 오스카

2023년 1월 24일 발표된 오스카상 후보작은 여러모로 남달랐다. 특징 중 하나는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사업자의 영향력이 크게 줄었다는 점이다. 넷플릭스, 애플(Apple), 아마존(Amazon) 등 주요 스트리밍 서비스의 작품은 총 오스카 19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이는 지난 2022년 37개에 비해 절반 가량으로 줄어든 수준이다. 아울러 아시아계 배우들의 선전도 눈에 띄었다. 제 95회 오스카는 여러모로 역사가 됐다.

[오스카에서 스트리밍의 몰락]

2022년에는 최고 영화상(Best Picture)도 애플 TV+의 ‘코다(CODA)’가 가지고 갈 정도로 스트리밍의 영향력이 강했다. 올해(2023년) 애플(지난해 6개)은 겨우 2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고 아마존(Amazon)은 1개 부문에만 후보작에 올랐다.

2016년 이후 스트리밍 서비스 오스카 후보 지명 트렌드(악시오스)

주요 수상 카테고리는 더 심했다. 10개의 최고 작품상 후보작 중 스트리밍이 서비스한 작품은 넷플릭스의 ‘서부 전선 이상 없다.(All Quiet on the Western Front)’ 하나였다.  독일어로 제작된 이 영화는 최고 작품상과 최고 인터내셔널 영화부문에도 올랐다. 2022년 4분기 실적 발표에서 공동 CEO 테드 사란도스(Ted Sarandos)는 “서부 전선 이상 없다”가 영국 아카데미 영화제(BAFTAs)에  비영어 콘텐츠로 가장 많은 부문에 지명된 영화였다”고 말했다.

2022년 넷플릭스가 제인 캠피온 감독의 ‘파워 오브 독(The Power of the Dog)’으로 가져갔던 최고 감독상에서서도 올 스트리밍 서비스의 영향력은 미미했다. ‘파워 오브 독’은 지난해 12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기도 했다.  큰 흥행으로 기대를 걸었던 넷플릭스의 ;Glass Onion: A Knives Out Mystery ‘는  단 한 개 부문에 지명되는데 크쳤다. 디즈니+ 역시 2개 부문에만 이름을 올렸다.

A24의 SF 코미디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앳 올 원스(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는 2023년 오스카상 후보작 지명에서 가장 많은 부문(11개)에 지명됐다. 그 다음은 넷플릭스의 전쟁 영화 ‘서부 전선 이상 없다.(All Quiet on the Western Front’ 9개),  서치라이트(Searchlight)의 ‘The Banshees of Inisherin’(9개)이 차지했다.

최고 영화상 역시 전통 스튜디오의 차지였다. 파라마운트의 ‘탑 건: 매버릭’, 워너브러더스의 ‘엘비스(Elvis)’, 디즈니의 ‘아바타:물의 길(Avatar: The Way of Water)’, 유니버설 픽처스 의 ‘“Tár’  등이 이름을 올렸다.

[스트리밍과 스튜디오의 영화 싸움]

스트리밍 영화가 오스카에서 부진했던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일시적으로 또 다른 하나는 구조 변화다. 먼저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영향이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 스트리밍이 아닌 극장을 찾는 영화들이 늘었다.

그동안 넷플릭스 등에 영화를 공급해왔던 레거시 스튜디오들이 변심도 문제였다. 이들이 자체 스트리밍을 운영(워너, 디즈니, 파라마운트, 유니버셜등)하게 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이들 스튜디오들은 자체 스트리밍에 영화를 공급하거나 극장에 작품을 내걸어 박스 오피스를 극대화하고 있다. 때문에 넷플릭스 등 테크 기업 스트리밍 서비스들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키우기 위해 영화에 수십억 달러 투자하고 있다. 테크 스트리밍들의 자체 영화가 주류가 되기에는 아직 시간 더 필요해 보인다.

[골든글로브에서 보는 오스카 전망]

통상 골든 글로브(Golden Globe)는 오스카를 예측하는 시상식으로 불린다. 2023년 골든 글로브에서 최고 영화상(best motion picture drama)와  최고 감독상(Best Director)는 ‘더 파벨먼스(The Fabelmans)’가 받았다. 뮤지컬, 코미디 부문 최고 작품상(the award for best motion picture for a musical or comedy)은 ‘이니셰린의 밴시(The Banshees of Inisherin)’에 돌아갔다. ‘엘비스’와 ‘타’,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엣 원스(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는 최고 연기상(top acting awards)을 받았다.

하지만, 이벤트로서의 영화, 드라마 시상식의 가치는  점점 떨어지고 있다. 팬데믹 이후 골든글로브, 오스카 시상식의 시청률은 연일 하락 중이다. 2022년 오스카 상(Oscar Awards) 시상식은 2021년에 이어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2023년 오스카상 시상식은 3월 12일 미국 ABC에서 방송된다.

[아시아계 배우들의 역사가 된 오스카]

한편, 2023년 제 95호 오스카 영화제에서는 아시아계 배우들이 역사를 만들었다.  4명의 아시계 배우가 오스카 상에 노미네이트된 것이다.  Michelle Yeoh, Stephanie Hsu, Ke Huy Quan, Hong Chau 등이 주인공이다. 한 해에 4명의 배우가 수상 후보에 오른 것은 오스카 역사 상 처음이라고 버라이어티는 지적했다. 한국에서는 양자경으로 잘 알려진 미셸 양은 아시아계 여성 배우로는 처음으로 자기 정체성을 가진 배역의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오스카 100년 역사 상 처음이다. 미셸 양은 할리우드 리포트와의 인터뷰에서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내가 후보에 올랐다는 의미 이상”이라고 말했다. 양자경은 “아시아인들이 나에게 '넌 할 수 있어, 우리를 위해 하는 거야'라고 말한다”며 “그러나 나는 완전히 이해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인정받지 못했고 제대로 들어본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오스카는 2015년과 2016년 ‘오스카가 백인에만 우호적이라는 비난을 담은 운동(#OscarsSoWhite)’ 이후 그동안 수상에 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2021년에는 20개 연기 부문 후보 중 9명이 유색 인종 배우였다. 2022년은 4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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