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완전한 '스트리밍'...DVD사업 철수의 의미

스트리밍 시장 경쟁으로 가입자 증가 정체에 고심하고 있는 글로벌 1위  넷플릭스(Netflix)가 2023년 6월 말 미국 등 글로벌 지역에서 비밀번호 공유 제한 정책을 실시한다.

넷플릭스의 비밀번호를 가족이 아닌 사람들에게 공유할 경우 추가 비용을 징수하는 것이다.

또 넷플릭스 설립의 근간이 됐던 DVD 우편 제공 사업을 접는다고  25년 만에 밝혔다. 넷플릭스 2.0이 본격적으로 열린 것이다. 이제 넷플릭스는 DVD회사가 아닌 (공식적으로) 스트리밍 회사다.

넷플릭스 2023년 1분기 실적

[넷플릭스, 1분기 175만 명 신규 구독 확보]

2023년 4월 18일(미국 시간) 넷플릭스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175만 명의 구독자를 추가 확보했다고 밝혔다. 3월 말 현재 넷플릭스의 글로벌 가입자는 2억 3,250만 명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팬데믹 전후 급격한 가입자 증가를 기록했던 것과 상당히 증가율이 느려졌다.  하지만, 1년 전인 2022년 1분기와 2분기, 창사 이후 처음으로 구독자 감소를 경험했던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이다.

넷플릭스는 구독자 증가가 광고 기반 저가 상품 가입자가 늘었고 비밀번호 공유 제한 정책을 시작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넷플릭스는 2022년 11월 기존 광고 없는 구독 상품 가격을 월 10.99달러(미국)으로 올리면서 기존 6.99달러 상품(월)에 광고를 편성했다.  비밀번호 공유 제한 정책의 경우 2023년 2월 캐나다, 뉴질랜드 등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추가 요금을 내지 않고 비밀번호 공유를 통해 부당 구독 시청을 하는 인구가 글로벌 지역에서 1억 명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넷플릭스 분기별 가입자(WSJ)

넷플릭스는 DVD유통 사업에서 스트리밍으로 전환한 이후 집중했던 구독자 성장에서  수익 확대로 회사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규모에서 내실로 회사 방향을 바꾼 것이다. 넷플릭스는 단순 유통 업체에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으로 지속적인 전환을 기획하고 있다.

특히, 2023년 1분기는 이런 회사 전환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해였다. 공동창업주이자 전임 CEO였던 리드 헤이스팅스(Reed Hastings)가 설립 25주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난 뒤 처음 맞이한 실적이었기 때문이다.

2023년 1월 헤이스팅스의 뒤를 이어  그레그 피터스(Greg Peters)와 테드 사란도스(Ted Sarando)가 공동 CEO에 올랐다.

2021년 비밀번호 공유로 잃어버린 수익(알루마)


[공유 제한 수익, 3분기 본격화]

넷플릭스의 1분기 수익은 전분기보다 18% 떨어진 13억 1,000만 달러였고 매출은 3.8%가 높아진 81억 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당초 예상했던 4% 성장에 근접한 수준이다.  

앞서 언급했듯, 소폭이나마 넷플릭스의 매출이 증가한 데는 ‘비밀 번호 공유 제한에 의한 추가 과금’ 정책 시작이 한몫했다.  WSJ는 넷플릭스의 집안 단속으로 고객 1인당 매출(ARPU)가 현재 134달러 수준에서 2025년 157달러를 넘길 것으로 전망했다.

피터스 CEO는 실적 발표와 함께 “지금이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전환시기”라며 “비밀번호 공유제한 조치로 돈을 내지 않는 넷플릭스 헤비 유저들의 전환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다른 발로 결국 서비스를 해지한 사람들도 잠재적으로는 넷플릭스의 고객 풀”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넷플릭스의 비밀번호 무단 공유 제한 도입은 투자자들이나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것보다는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때문에 이 정책의 본격적 효과는 3분기에 보다 수익화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관건은 8,000만 명에 가까운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미국에서 얼마나 성과를 내느냐다. 이와 관련 넷플릭스는 2월에 이미 캐나다에서 이 정책을 도입했던  이전에 비해 유료 구독자(Paid Membership)가 더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고무적인 것은 내부 분석결과 넷플릭스의 광고 기반 상품이 기존 프리미엄 구독 상품(광고 없는)의 구독자를 크게 침해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는 점이다. 결국 기존 고객이 광고 상품으로 가격을 다운그레이드 하기 보다는 신규 구독자들이 진입됐다는 이야기다. 프리미엄에서 저가 상품으로 이전한 고객은 소수였다.

넷플릭스가 비밀번호 불법 공유 제한 정책을 확대 시행한 2023년 2월 유고브가 미국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업계 종사자 6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상당수의 미디어 종사자’들이 넷플릭스의 정책이 효과가 없을 것임을 밝혔지만, ‘정책 도입은 맞는 이야기’라고 답했다.

다시 말해 힘든 싸움이겠지만 수익 확대를 위해선 꼭 필요한 정책이라는 이야기다. 조사에서 ‘넷플릭스가 제대로 된 정책을 시행했다’는 응답은 반대(38%)보다 긍정(46%)이 많았다.

비밀번호 불법 공유 제한 의견(유고브)

[광고 기반 상품 확대 주력]

특히, 광고 기반 상품의 고객 1인당 매출(ARPU)는 일반 구독 기반 상품(월 15.49달러)보다 더 높았다. 1인당 광고 기반 상품은 구독료와 광고비가 함께 집계된다. 수익만 봐서는 더 확대하는 사업인 셈이다.

이에 넷플릭스는 현재 6.99달러(월) 광고 기반 상품의 서비스 질을 높일 계획을 가지고 있다. 비디오 화질 퀄리티를 높이고  동시 접속 이용자를 한 명에서 두 명으로 늘릴 것을 검토하고 있다. 피터스 CEO는 “광고주들을 위해서도 새로운 기능을 도입해 광고 비즈니스를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트리밍 분석 기업 안테나(Antenna)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광고 기반 상품(The ad-supported tier of service) 구독자 비중은 2022년 12월 0.8%에서 2023년 3월 1.7%로 상승했다. 넷플릭스는 구체적인 광고 기반 상품의 구독자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광고 기반 상품 신규 가입자 비중(안테나)

[광고 확대는 결국 수익성 확보로]

결국 광고 기반 상품 확대는 회사의 투자 여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넷플릭스는 (광고 상품의 호조로) 2023년 자유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이 이전 전망 30억 달러에 비해 높은 35억 달러로 확대될 것이라고 추정치를 높였다.  넷플릭스의 영업마진은 1년 전 25.1%에서   2023년 1분기 21%로 감소했다. 하지만, 당초 넷플릭스가 예상했던 20%에 비해선 높았다.

넷플릭스와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들의 올해(2023년) 당면 과제는 수익성 개선 및 확대다. 넷플릭스가 글로벌 스트리밍 사업자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지만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개선이 필요한 상태다. 때문에 구독자 확대보다는 수익성 개선이 더 급선무다.

이를 위해선 고객 유지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최근 경쟁 서비스의 증가로 넷플릭스를 이탈해 다른 서비스로 옮겨가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탈하는 고객을 잡기 위해 넷플릭스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2023년 초 중동 등 30개 국가 월 구독가격을 크게 인하했다.

구독 중단 비중(안테나)

하지만, 문제는 있다. 가격 인하는 1인당 매출 감소를 의미한다. 넷플릭스의 유럽, 중동, 아프리카의 1인당 매출은 4분기 연속 감소했다. 아시아의 경우에도 6분기 연속(2023년 1분기 기준) 떨어지고 있다.

넷플릭스 CFO 스펜서 니우먼(Spencer Neumann)은 실적 발표에서 “이런 가격 하락은 회사 전체 수익의 5%에 미치지 못한다”며 “장기적으로는 수익이 개선되고 매출에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동 CEO인 사란도스(Sarandos) 역시, 콘텐츠 지출 투자 성장률이 매출 성장률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많이 벌어야 많이 투자할 수 있다는 이야기인데, 넷플릭스의 많이 버는 콘텐츠(구독자와 광고 매출) 생산에는 한국이 한 못하고 있다.

2023년 1분기 넷플릭스에서  한국 콘텐츠 ‘글로리(The Glory)’는 로맨틱 코미디 ‘유어 플레이스 오어 마인(Your Place Or Mine)’, ‘나이트 에이전트(The Night Agent)’ 등과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DVD사업, 25년 만에 철수]

넷플릭스는 최근 벌어졌던 ‘러브 이즈 블라인드(Love is Blind)’ 재결합 쇼의 중계 지연이 라이브 속도를 높이기 위한 기술적인 결함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데이팅 프로그램인 이 콘텐츠를 라이브로 전송하기로 했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 결국 지연 제공할 수 밖에 없었다. 이에 피터스 CEO는 향후 넷플릭스의 라이브 스트리밍 성능을 더 높일 것라고 밝혔다.

미국 작가 조합(WGA)과의 협상도 진행 중인데 사란도스는 “넷플릭스는 파업을 피하길 원하고 협상 중이라며 이런 문제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콘텐츠 라인업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넷플릭스는 블로그 포스트에서 25년 동안 이어진 회사의 DVD 전송 사업을 접는다고 밝혔다. 우편을 통해 영화와 TV드라마를 배송해주는 서비스는 지금, 넷플릭스를 만든 근간이다.

당시에는 DVD사업이 우선이었고 스트리밍은 사이드였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역전됐다. 2013년 대 ‘하우스 오브 카드’를 시작으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스트리밍 플랫폼’ 이용 고객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이제 DVD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점점 들기 시작하면서 회사의 고민은 시작했고 이번에 사업을 접기로 한 것이다.

넷플릭스는 1998년 3월 첫 우편을 시작으로 지난 25년 동안 520만 개의 DVD를 배송했다고 밝혔다. 처음 배송된 영화는 ‘비틀쥬스(Beetlejuice)’였다.

가장 인기었었던 배송 작품은 2009년 산드라 블록의 ‘블라인드 사이드(The Blind Side)’였다. 넷플릭스의 붉은 우편 봉투 배송은 매우 유명했고 지금의 회사 로고의 색깔을 결정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사란도스는 블로그에서 “우편으로 보낸 DVD는 우리가 스트리밍으로 전환할 수 있게 만들었다”며 “우리의 목표는 항상 회원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었지만 사업이 계속 축소됨에 따라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넷플릭스는 2023년 말 ‘DVD.com’ 웹사이트를 폐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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