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재방 채널이 된 미국 케이블TV....전성 시대는 끝났는가?


미국 유료 방송의 대표주자는 케이블TV였다. 플랫폼도 그렇고 콘텐츠도 마찬가지다. HBO와  쇼타임(Showtime), 에픽스(Epix) 등은 모두 케이블TV를 통해 명품 콘텐츠를 공급해왔다.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미국 케이블TV 콘텐츠 시장은 2021년 이후 2년 연속 성장했다. 팬데믹 이후 움추렸던 콘텐츠 제작이 재개된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콘텐츠 시장에서 케이블TV의 영향력은 줄어들고 있다. 2022년 케이블TV에서 방송된 드라마 등 신규 오리지널 편성은 824 개로 역대(최근 10년 사이 2011~2019) 최저 수준이다. 특히, 2022년 케이블, 지상파 TV,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방송된 오리지널이 2,024편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케이블 TV의 상대적인 추락이 더 뚜렷하게 보인다.

케이블TV 드라마 및 예능 오리지널 비교(버라이어티)

제작 감소 분위기에서 예외는 없었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A+E 네트웍스, AMC 네트웍스, 디즈니, NBC유니버설, 파라마운트,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WBD) 등 모든 메이저 케이블 채널 사업자(major cable network)들은 2022년 방송 편수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4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

2014년 WBD, 파라마운트, A+E, NBCU 등 모두 100편 이상의 케이블 오리지널 콘텐츠를 방송했다. 특히, WBD는 전체 편수 중 절반에 가까운 562편을 제공했다. 그러나 2022년에는 상황이 완전 바뀌었다. 2022년에도 WBD는 여전히 많은 405편의 오리지널을 만들었지만 편수는  100편 이상 감소했다. 또 한 해 100편 이상의 오리지널 방송한 케이블 스튜디오는 WBD와 A+E가 유일 했다.

[1년에 10편 이상을 방송한 케이블TV 스튜디오]

채널로 별로 보면, WBD는 1년에 10편 이상의 오리지널을 방송한 케이블TV채널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2022년 12개 WBD의 채널이 10편 이상의 오리지널 프로그램을 내보냈다. A+E네트웍스와 파라마운트는 4개, NBC유니버설(NBCUniversal)은 3개였다.

이외 AMC네트웍스와 디즈니는 2개였다. 디즈니의 경우 콘텐츠 제작 중심이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로 완전히 옮겨간 모양새다. 아마존(Amazon)과 라이언스게이트(Lionsgate)는 2022년 한 편 만의 오리지널을 방송했다. 라이언스 게이트는 프리미엄 케이블 TV채널(유료) 에픽스(Epix)와 MGM+, 스타즈를 보유하고 있다.

2022년 10편 이상의 오리지널을 방송한 케이블TV채널(버라이어티)

가장 많은 오리지널은 WBD에 속한 푸드 채널 ‘푸드 네트워크(Food Network)’였다. 2022년에만 54편의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송출했다. 거의 일주일에 한 편 꼴이다.

[케이블TV의 방송 감소는 시청 트렌드 변화 때문]

스튜디오들의 케이블TV 방송 편수 감소는 스트리밍 서비스로의 이전 때문이다. 파라마운트는 2014년 대비 2022년 케이블 오리지널 편수를 51% 줄였다. 시청자들은 이제 라이브 채널 시청보다 VOD 등을 통한 자신들의 원하는 시간에 반복 시청하는 패턴을 선호하고 있다. 바로 스트리밍이 만들어놓은 변화다. 이에 라이브 채널들도 오리지널 신규 방송 프로그램도 인기 작품을 재방송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무료 광고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 채널 FAST와 비슷해지는 것이다.

오리지널 편성 케이블TV채널 수(모회사별 버라이어티)

각 할라우드 스튜디오들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줄임에 따라, 2014년과 2022년 이를 편성하는 채널도 감소하고 있다. 특히, 경기 불황으로 스튜디오들의 제작비 긴축 움직임이 확대되는 경향도 오리지널 콘텐츠 편수를 줄이고 있다.

케이블TV 예능 교양 오리지널 편수 변화(버라이어티)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는 2022년 가장 많은 예능 교양 오리지널 콘텐츠(365편)를 방송했다. 이외 2022년 A+E네트워크는 99편, NBC유니버설은 71편, 파라마운트 55편의 오리지널을 편성했다.

2014 VS 2022년 예능 교양 오리지널 편성 감소(버라이어티)

파라마운트는 2022년과 2014년 사이 56%의 예능 교양 프로그램의 편성을 줄였다. 사실 예능 및 교양 프로그램( unscripted)이 드라마보다 제작비용이 적게 드는 것을 감안하면 7년 사이 얼마나 많은 경비 절감이 이뤄졌는 지를 알 수 있다.

케이블 드라마 오리지널 제작 편수 변화(오리지널)

WDB는 드라마 역시 가장 많은 오리지널 편성했다. 그러나 2022년 WBD가 편성한 오리지널 드라마 40편 중 37편은 HBO 작품이었다. 이에 반해 NBC유니버설은 4편의 오리지널 드라마만 만들었다.

[제작비 높은 드라마의 케이블 이탈이 더 빨라]

드라마의 경우 2014년과 2022년 사이 NBC유니버설의 편성이 크게 줄었다. 7년 동안 무려 83%의 드라마가 감소했다. NBC유니버설의 ‘USA’채널은 2014년만 해도 11편의 오리지널 드라마가 있었지만 2022년은 한편의 오리지널도 편성하지 않았다.

USA는 오히려 프로레슬링 콘텐츠 등 예능 오락 콘텐츠로 방향을 선회했다. 또 다른 NBC유니버셜의 계열 채널인 ‘TNT’도 2014년 11편의 오리지널 드라마를 방송했지만, 2022년에는 3편 밖에 방송하지 못했다.

케이블TV 드라마 오리지널 편성 편수 변화(비율, 버라이어티)

케이블 오리지널 콘텐츠의 감소는 2022년에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거의 모든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이 TV보다 스트리밍 콘텐츠에 더 신경씀에 따라, 케이블 드라마는 감소하고 스트리밍 드라마는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또 WBD의 전략처럼 하나의 드라마와 예능 콘텐츠를 만들어 여러 케이블 채널이 공동으로 편성하는 경향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블TV의 절정기는 완전 끝났을 수 있다.

[2022년 피크 TV, 2,024편 오리지널 방송]

한편,  2022년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와 지상파 TV, 케이블 TV에서 방송된 오리지널 프로그램은 2,024편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스트리밍 서비스 성장, 2021년부터 이어진 콘텐츠 사업자들의 투자 증대 등에 기인한 결과다.

연도별 미국 케이블, 지상파 방송 스트리밍 방송 오리지널 콘텐츠(버라이어티)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2022년 미국 오리지널 콘텐츠 방송(드라마, 오락, 교양 등)은 전년 대비 137편 7%가 증가했다. 이는 10년 전인 2012년도 1,245편과 비교하면 779편, 63%가 성장한 수치다. 넷플릭스가 2013년 ‘하우스 오브 카드’로 본격적인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에 돌입한 이후 미국에서 방송되는 유료 콘텐츠 숫자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드라마 보다 예능 콘텐츠 방송 크게 증가]

장르별로 보면 드라마보다는 상대적으로 제작비가 낮은 오락, 예능 교양 프로그램이 크게 늘었다. 2022년의 경우 전체 2,204편 중 1,175편이 예능 프로그램(Unscripted)였다. 특히,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 치열한 경쟁, 경기 악화 등의 영향으로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이 수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늘어나는 것도 예능 콘텐츠 증가 속도를 높였다. 2022년이 드라마 콘텐츠 성장의 마지막 해가 될 수도 있다.

케이블, VOD, 스트리밍 콘텐츠 제작 편수 확대(버라이어티)

드라마(Scripted)의 경우 2022년의 경우 2021년보다 99편(13%) 더 많았다. 총 849편으로 사상 최대의 드라마 방송 편수를 기록했다. 오락(Unscripted shows) 프로그램 역시, 1,175편으로 역대 최대였다. 그러나 증가율은 전년 대비 3%에 불과했다. (38편)

[스트리밍 서비스가 콘텐츠 시장 주도]

미국 콘텐츠 시장 주도권은 케이블TV에서 스트리밍으로 넘어갔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2021년은 콘텐츠 시장에서 기념비적인 해였다. 스트리밍 서비스(VOD) 콘텐츠 방송 편수가 케이블TV를 사상 처음으로 넘어선 것이다. 이 현상은 2022년에도 이어졌다.

케이블 오리지널 콘텐츠는 2022년 1년 전에 비해 39편 5% 증가했다. 물론 아직은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고 2014년(1,175편)에 비해선 351편(-30%) 적었다. 이에 반해 스트리밍 오리지널의 경우 매년 공급 숫자가 늘고 있다. 2022년 1,000편에 조금 못미친 995편을 기록했고 전년 대비 99편(11%)이 상승했다.

2023년의 경우 스튜디오들의 투자 축소, 경기 악화 등으로 스트리밍 서비스의 콘텐츠 제작 편수가 다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첫 째 미국 증권가가  미디어 업계에 적자 축소와 수익 증대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트리밍 서비스에 천문학적인 금액이 투자되면서 미디어 기업들의 체력이 약화되고 이 결과가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자 월가 분위기는 바뀌었다. 구독자와 같은 외형 성장보다는 내형(수익성)적 단단함이 더 중요해졌다는 이야기다. 일부 투자자들은 스트리밍 보다 수익성 높은 TV에 더 투자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스트리밍이 콘텐츠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대전제는 변하지 않는다.

케이블, 스트리밍, TV 등 플랫폼 별 연도별 제작 추이(버라이어티)

AMC네트워크와 같은 중소 케이블TV 및 스튜디오 사업자들이 제작 비용을 줄이고 있다는 것도 2023년의 콘텐츠 제작 편수 감소를 예상케 하는 이유다. 아울러 지상파 TV의 경우 10년 전과 비교해 콘텐츠 생산량의 크기가 큰 변화가 없다. 지상파 TV 콘텐츠가 더이상 전체 방송 시장에 변수로 작용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플랫폼과 장르별로 각 해의 콘텐츠 방송 편수를 따져볼 때, 드라마(Scripted)의 주도권은 확실히 스트리밍으로 넘어갔다. 2021년과 2021년 대비 스트리밍 서비스들의 드라마 방송 편수는 101편(20%)가 늘었다. 새로운 스트리밍 서비스가 속속 등장했고 투자비도 늘었기 때문이다.

장르별 플랫폼 별 콘텐츠 제작 편수(버라이어티)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피크 TV’시대는 2022년에서 멈출 가능성이 높다. 2023년은 할리우드 스튜디오와 미디어 업계의 제작비 절감, 인원 감축, 제작 편수 축소 등이 이어지는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TV비즈니스는 이제 수익성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버라이어티는 2023년 1,700편 이상의 드라마, 예능 콘텐츠가 스트리밍, TV, 케이블에서 방송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2022년처럼 2,000편을 넘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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