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와 캘리 전문직이 만드는 '고 투 리노(Go To Reno)'

2014년 전기차 기업 테슬라(Tesla)의 배터리 공장 건설 이후 이어진 캘리포니아 주민의 네바다 이동이 빨라지고 더욱 빨라지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택 임대료 등 거주 비용이 계속 상승하고 있는데다 팬데믹 이후 이 지역에 데이터센터 등 IT 기반 시설이 더 많이 들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 배터리 기가팩토리 공장이 들어선 ‘리노 타호 인더스트리얼 센터는 세계에서 가장 큰 공장 단지 중 하나다. 테슬라뿐만 아니라 스위치와 구글의 데이터 센터도 위치해있다. 총 면적 166평방 마일로 대략 뉴올리언즈나 덴버 정도의 크기를 자랑한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265마일 떨어진 리노 타호 인더스트리얼 센터는 기반 시설이 아직 매우 부족하다. 심지어 스타벅스나 어떤 마트도 없다. 그러나 막대한 세제 혜택, 신속한 허가 행정 절차 등은 수많은 빅테크 기업들이 리노에 모이게 했다. 2023년 2월 현재 125개 기업이 이곳에 모여있다.

[팬데믹 이후 탈 캘리 인 네바다 급증]

팬데믹 이후 최근 3년 사이, ‘탈 캘리포니아 인 네바다’ 택한 미국인은 더욱 늘었다. 네바다(Nevada) 중에서도 특히 북부 리노(Reno) 지역 인구는 크게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재택 근무가 늘어나면서 집을 네바다 지역에 두고 실리콘밸리 회사에 근무하는 인구도 꽤 증가했다.

리노는 캘리포니아 지역 주민들에게는 스키와 휴양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때문에 과거에는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이나 LA지역에서 은퇴한 사람들이 많이 찾았다.

사람들의 이주는 개발붐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여전히 부족하지만, 고급 아파트들이 잇달아 들어서고 화려한 조명의 쇼핑 지구도 늘어나고 있다. 젊은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최첨단 시설을 갖춘 피트니스 센터도 생겨나고 서부 지역 유명 햄버거 체인 인엔아웃도 들어서고 있다.

이주민들은 캘리포니아 라이프스타일을 재창조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안전한 커뮤니티와 경제 성장을 구가하는 캘리포니아의 문제가 없는 ‘캘리포니아 생활 방식 테크놀로지 허브’다.

캘리포니아 비즈니스 기업 이주 트렌드(클레어몬트 대학)

리노 외부 10마일 지역에 위치한 인더스트리얼 파크(industrial park)는 캘리포니아 주민들의 네바다 이주 상징이다. 이 산업단지에는 테슬라, 파나소닉, 애플 등을 위한 새로운 태양광 발전소, 수도관, 저장 탱크 등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또 신규 업체들도 이 지역에 들어서고 있다. 최근에는 월마트 전용 대형 창고가 산업 단지에서 공사를 마무리하고 있다.

유입 업체가 증가함에 따라 지역 경제도 들썩이고 있다.

테슬라(Tesla)는 전기 트럭 ‘세미(Semi)’ 공장을 현재 전기차 배터리 공장인 리노 기가팩토리에 건설하기로 결정하고 1만 명의 직원을 추가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2023년 1월 24일 테슬라는 세미 트럭 투입해 36억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공개했다. 일론 머스크(Elon Musk)는 그들의 첫 번째 전기 트럭 공장인 이 곳을 ‘엄청나게 멋진’ 곳으로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이 공장은 현 수준대로 하면 미국 펜타곤에 비해 5배가 넘는 지구에서 가장 큰 건물이 된다.

[캘리인이 가장 많이 정착한 중소 도시 리노]

지난 30년 동안 캘리포니아를 탈출한 회사들은 미국 중소 도시 중에는 리노에 가장 많이 이주했다. 클레어몬트 맥케나 대학(Claremont McKenna College study) 연구에 따르면 리노에 앞서 뉴욕과 라스베이거스 등 큰 대도시들만이 골든스테이트(캘리포니아) 기업 난민들을 더 많이 받아들였다.

캘리포니아 이주민 이동 지역

[네바다, 2014년 기업 유치 위해 세제 혜택 담은 법 통과]

테슬라와 협력사들은 기가팩토리를 지으며서 네바다주로부터 13억 달러 상당의 보조금 패키지를 받았다. 2014년 통과된 네바다주법 때문에 2023년 1월에 발표된 2차 공장 확장을 통해서도 테슬라는 비슷한 규모의 세제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4년 네바다 주 상원은 투표를 통해  테슬라가 10년 이내에 주에 35억 달러를 투자하는 대가로 테슬라에 약 12억 5,000만 달러의 세금 감면 혜택을 주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테슬라가 기가 팩토리 공장을 확장하는 지역인 네바다 스토리 카운티(Storey County)는 네바다 경제개발실 분석(economic development office)에 따르면  2012년부터 테슬라 이외 기업에 34건의 세금 감면 패키지를 승인했다.

[신규 유입에 따른 비용 증가 문제도 발생]

그러나 캘리포니아 주민들은 같은 네바다에서도 같은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북부 네바다 거리는 사람들이 모여듦에 따라 혼잡해지고 있고 도시 기반 서비스는 긴정장하고 있다.

네바다 지역 주민들은 아파트 가격 상승에 놀라고 있다. 집 값 상승은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할 수 있는 캘리포니아 이주민들이 주도하고 있다. 원주민들이 밀려나고 있는 것이다.

원주민인 네바다 주민들은 집값 상승과 노숙, 마약 중독 등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음식을 배급받기 위한 줄과 주거 지원을 바라는 줄이 길어지고 있다.

밀려드는 이민자에 네바다의 공립 학교 성적은 일부 지역에서 평균 이하를 기록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거주민과 지역 기업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벗어나 네바다, 텍사스 등으로 보금자리를 옮기고 있다. 보다 더 저렴하고 안전한 네바다 지역이 이주의 첫 번째로 거론되고 있다.

리노+스파크스 상공회의소(Reno+Sparks Chamber of Commerce) 앤 실버(Ann Silver) 회장은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네바다 주민들이 무분별한 성장이 이 지역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 학교, 도로, 보육, 서비스와 같은 비용 증가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 지를 파악해야 한다”며 “아무도 테슬라의 공장 유입이 야기한 지역 영향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신규 산업의 유입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진다. 그동안 카지노와 병원 산업이 주도했던 이 지역 일자리도 더 다양해지고 있다. 지역 경제 관료들도 임금 상승 등을 우려하고 있지만, 카지노와 병원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는 것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물론 아직은 의료 업계 종사자들은 네바다 경제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미국 경기 침체에 따라 의료 산업 종사자들의 임금과 고용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일자리가 다양해지고 신규 유입이 늘어남에 따라 최근 리노 지역 아파트 임대 가격도 급상승했다. 또 2022년 불어닥친 인플레이션(Inflation)은 집 값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시에라 네바다 부동산 협회( Sierra Nevada Realtors)  대표  사라 스카키(Sara Sharkey)는 언론 인터뷰에서 리노(Reno) 지역 주택 중간 값(The median price of a house)은 2013년 18만 8.000달러에서 2022년 12월 51만 9,950만 달러로 상승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을 흡수한 인더스트리얼 파크 근처에는 현재 제대로 된 집이나 아파트가 없다. 또 인근의 리노와 스파크스는 이미 주택난이 가중되고 있다. 상당수 네바다 저소득 층은 이미 월 임금으로 집세조차 감당하기 어렵다. 네바다 지역 시간 당 평균 시급은 17달러 수준인데 왠만한 아파트에 거주하기 위해서는 월 2,000달러가 넘는 임대료를 지급해야 한다. 새로운 인프라 구축을 위한 세수 확보도 시급한 문제다. 이 지역 지자체들은 공공 부문 시설 건설을 위한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노숙자나 지역 저소득자가 늘어남에 따라 무료 급식소인 지역 푸드뱅크(The regional food bank) 이용자도 늘고 있다. LA타임스에 따르면 리노 지역 푸드뱅크는 매달 13만 명 분의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팬데믹 이전 9만 1,000명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리노가 제 2의 캘리포니아가 되지 않으려면]

만약 리노와 네바다 역시,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캘리포니아가 앓았던 문제를 그대로 겪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많다. 캘리포니아 거주민들의 ‘동진(Going East)’는 늘어나고 있다.

네바다 지역 자동차 등록소에 따르면 2021년과 2022년 사이 캘리포니아 운전 면허증을 네바다 면허로 바꾼 사람은 8만 5,000명 이상이었다. 이는 전체의 절반 수준이다. 캘리포니아 이주민들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고급 주택 개발사들도 늘고 있다.

‘The Reno Experience District’, ‘Rancharra’ 등 두 곳의 다운타운 지역 고급 아파트 및 소매 지구를 개발하고 있는 로버트 길라드(Robert Cuillard) 대표는 la타임스 인터뷰에서 “리노는 20년 전 리노와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2015년 LA에서 콜로라도 덴버로 이주했고 지금은 리노로 옮겨왔다.

길라드가 개발하는 두 곳의 부동산 지구는 모두 캘리포니아 이주민, 특히, LA 등에 옮겨오는 전문직 종사자들이 주된 타깃이다. (새로운 인앤아웃버거 매장도 이곳에 생길 예정이다.)

또 다운타운에 건설되는 익스레피언스 스트리트는 영화관 등이 유치돼 기존 낙후된 카지노 도시라는 리노의 이미지를 바꿔놓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 곳으로 이주하는 상당수는 캘리포니아에서 집을 팔고 리노 지역에 집을 다시 구매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트렌드는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실질 임금이 드라마틱하게 높아지지 않을 경우 주택 공급을 늘리지 않는다면 네바다가 또 다른 캘리포니아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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