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의 다이어트는 '무죄'. 훌루와 디즈니+의 만남에 긴장해야 하는 이유 '높은 수요'

글로벌 1위 콘텐츠 회사 디즈니가 공개한 2023년 첫 세 달 실적은 여러 의미가 있었다. 가입자가 2분기 연속 빠졌고 스트리밍  디즈니+(Disney+) 투자에 힘겨워하던 디즈니가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아울러 또 다른 서비스 훌루(Hulu)와 디즈니+를 합쳐 ‘원 앱 경험’을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디즈니+와 훌루가 합쳐질 경우 넷플릭스에 대응하는 체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 4월 1일 기준, 디즈니+의 가입자는 1억 490만 명이다. 전체적으로는 가입자가 줄었지만 크리켓 경기 중계 중단의 여파로 대거 빠져나간 인도, 서남아시아 지역을 제외하면 전분기 대비 1%(60만 명) 성장했다. 2022년 마지막 분기에도 디즈니+는 240만 명을 잃었다.

훌루는 가입자가 20만 명이 늘어난 4,370만 명이었다. 이 두 서비스를 합치면 1억 5,000만 명을 넘어선다.


[허리띠 졸라매는 디즈니, 2023년 30억 달러 절감]


밥 아이거(Bob iger) 디즈니 CEO는 CFO 크리스틴 매카시(Christine McCarthy)는 2023년 첫 분기 실적 발표에서 ‘투자와 조직’을 절감하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이와 관련 디즈니는 스트리밍 플랫폼에 공급되는 콘텐츠양을 줄일 계획이다.

디지털 광고 감소와 경기 악화로 인해 디즈니+와 훌루의 경영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2022년 9월 말 기준, 디즈니는 300억 달러 미만을 투자를 한 가운데, 아이거 CEO는 올해 30억 달러 투자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사실 300억 달러 중 30% 정도는 ESPN과 ABC스포츠 관련 중계권 투자다. 맥카스 CFO는 “콘텐츠 큐레이션(추천) 방식의 전략 변화에 따라 우리의 DTC서비스에 대한 콘텐츠 투자를 다시 조정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런 전략적 변화에 맞춰 콘텐츠 생산량을 더 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즈니 콘텐츠에 대한 높은 충성도

콘텐츠 생산량과 공급량을 줄인다고 해도 디즈니는 큰 걱정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디즈니 콘텐츠에 대한 충성도는 높기 때문이다.

패넛의 조사에 따르면 2023년 1분기 스트리밍 오리지널 작품의 글로벌 플랫폼 수요는 디즈니+가 9/4%였다. 그러나 훌루 5.1%와 합치면 거의 15% 가량 된다. 넷플릭스에 이은 2위다.

스트리밍 서비스 오리지널 글로벌 수요패럿) 


이와 관련 디즈니는 2024년과 2025년 만들어지는 신규 콘텐츠 제작을 줄인다.

지금 디즈니+에 너무 많은 콘텐츠가 공급돼 오히려 개별 콘텐츠의 시청 시간 증대에 악영향을 준다는 판단 때문이다. 시청자들이 거의 보지 않는 콘텐츠라도 플랫폼에 남길 경우 로열티, 음악 라이선스피, 로열티, 잔여보상금 등을 지급해야 한다. 실제, 콘텐츠양이 적정 수준을 넘어갈 경우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이에 앞서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 역시, 2022년 여름 비슷한 방식으로 스트리밍 서비스 제공 콘텐츠를 줄였다. 이는 2019년 애플과 디즈니+가세로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이 열린 이후 사업자들이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줄여나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트리밍 과대 투자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아이거 대표는 “비즈니스가 우리가 한번 도 경험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비즈니스가 흘러가면서 겪는 성장과정”이라고 강조했다.


디즈니는 2023년 첫 3달 디즈니+ 구독자 400만 명을 잃었다. 이 중 30만 명은 북미 지역 가입자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 째다. 또한  DTC사업부(Direct To Consumer) 사업부에서 4억 달러의 손실을 봤다.

[훌루와 디즈니+의 통합]


5월 10일(수) 실적 발표에서 아이거는 또한 메가 스트리밍이라는 승부수를 뛰웠다. 디즈니+와 훌루를 하나의 앱에서 제공하는 모델이다. 하나의 앱에 합할 경우 콘텐츠 수요 측면에서는 넷플릭스에 필적한다.

새로운 구독자를 끌어모으고 두개의 플랫폼을 합해 구독자들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현재는 번들 형태로 제공되지만 전문가들은 결국 디즈니가 두 서비스를 통합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디즈니는 2024년 초, 훌루(Hulu)를 컴캐스트(Comcast)로부터 완전 인수하는 것을 목표로하고 있다. 컴캐스트는 훌루의 지분 33%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아이거는 투자자들에게 “우리가 만들어내는 콘텐츠의 양과 우리가 콘텐츠 투자하는 비용을 합리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우리의 위대한 플랫폼들은 시청자를 확대하고 잠재적인 스트리밍 성공률을 높이는 동시에 여러 창에서 컨텐츠 비용을 상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디즈니는 2023년 15억에서 18억 달러 정도의 콘텐츠 감가상각(Write-down)을 예상하고 있다.

영화 시리즈 통합 수요(패럿)


[지속 가능한 스트리밍 사업을 위한 밸런스]


디즈니는 한국 등 지역 글로벌 지역 콘텐츠에 대한 투자도 줄일 계획이다. 대상은 투자 대비 효율이 나오지 않는 곳이다. 그러나 아직 구체적으로 어느 지역의 투자를 축소한다는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

아이거는 지역 투자 감소에 대해 ‘균형을 잡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또 전체 인력의 7%(3,000명)을 줄여 향후 7년 간 55억 달러 정도의 경기 절감을 예상하고 있다.


아이거는 “플랫폼과 마케팅 뿐만 아니라 지역과 글로벌 콘텐츠의 밸런스도 맞출 필요가 있다”며 “특정 시장에 대한 투자 가치를 계속 측정하고 전체적으로 고객 1인당 매출(ARPU)를 높이고 잠재적인 수익성을 높이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이거는 “결국 스트리밍 비즈니스를 미래에도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포지션을 찾는 필수적인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디즈니+가입자 40% 가량은 훌루와의 번들을 이용하고 있다. 만약 두 개 서비스가 합쳐질 경우 이용빈도가 더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지금은 쉽지 않은 분위기지만 디즈니가 이번 통합과 비용 절감을 제대로 완성할 경우 주가가 125달러(주당)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회사 오너별 스트리밍 콘텐츠 수요 점유율(패넛)

긍정적인 부분은 디즈니와 훌루의 콘텐츠 경쟁력이다.

회사 통합 기준, 콘텐츠 수요(Demand)에서는 디즈니는 넷플릭스를 앞선다.  훌루와 디즈니+가 통합할 경우 충반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패럿에 따르면 디즈니+는 2023년 1분기 기준 상위 수요(demand) 25개 작품 중 23개를 가지고 있다.

[수익 강화를 위한 디즈니의 노력]


결국 투자를 줄이고 디즈니+와 훌루를 통합하는 작업은 수익성 개선을 위한 노력이다.  이를 통해 강력한 번들을 만들고 투자를 효율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디즈니는 지난 2023년 2월 있었던 직전 분기 실적 설명회에서도 아이거 대표는 애널리스트들에게  회사를 다시 수익성있는 곳으로 만들 위해 모든 시나리오를 다 고려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디즈니랜드 등 테마파크와 프로덕트 비즈니스는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고 있어 수익 개선을 위한 관건은 스트리밍 서비스 등 미디어 사업일 수 밖에 없다.


훌루의 경우 2019년 5월 디즈니가 21세기 폭스 스튜디오(21th Century Fox Studio)를 인수하면서 지분이 대부분 디즈니로 넘어왔다. 3분의 1의 지위에서 갑자기 33%의 소액 지분으로 전락한 컴캐스트는 당시 계약에 따라 2024년까지 특정한 금액으로 지분을 디즈니에 넘길 수 있다. (훌루 가치 평가 최고 275억 달러)


특히 디즈니는 스트리밍 서비스 수익 개선을 위해 가족 취향 콘텐츠 디즈니+와 성인 취향 콘텐츠 훌루(Hulu)의 결합을 크게 보고 있다. 아이거는 “디즈니 콘텐츠를 일반 엔터테인먼트와 결합하는 것은 가입자 관점, 가입자 유지 관점, 그리고 광고주 관점에서도 매우 강력한 결합"라며 “하지만, 지금 훌루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알수 없다”고 덧붙였다.

Newsletter
디지털 시대, 새로운 정보를 받아보세요!
작가와 대화를 시작하세요
1 이달에 읽은
무료 콘텐츠의 수

유료 구독 프리미엄 독자들에게는 글로벌 미디어 관련 뉴스레터, 월간 트렌드 보고서, 독점 비디오 콘텐츠, 타깃 컨설팅요청시)이 제공됩니다.

스트리밍 비즈니스, 뉴스 콘텐츠 포맷,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할리우드와 테크놀로지의 만남 등의 트렌드를 가장 빠르고 깊게 전합니다. 학자보다는 빠르게 기자보다는 깊게'는 미디어의 사명입니다.

Powered by Bluedot, Partner of Mediasphere
닫기
인사이트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