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은 보호 받아야 하는가...빅테크 vs 미디어

저널리즘은 보호 받아야 하는가...빅테크 vs 미디어

미국 의회, 빅테크, 뉴스 미디어에 정당한 콘텐츠 가격 지급 강제하는 법률(JCPA) 도입 논의 치열. 당초 필수 법안에 포함됐으나 막판에 빠져. 미국뿐만 아니라 호주, 뉴질랜드도 저널리즘 보호 법안 잇단 발의

한정훈
한정훈

페이스북, 구글 등 온라인 플랫폼이 뉴스 산업에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게 하는 것을 초점으로 하는 ‘저널리즘 경쟁과 보호에 관한 법률(the Journalism Competition and Preservation Act (JCPA))이 미 의회의 치열한 논의 끝에 반드시 통과시켜야 하는 핵심 처리 법안(must-pass defense bill)에서 12월 8일 제외됐다.

민주당 상원의원 에이미 크롬부샤(Klobuchar, Amy)가 발의한 이 법안은 뉴스의 디지털 유통 주도권을 이미 장악한 빅테크 기업으로부터 정당한 콘텐츠 이용료를 받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특히, 법안이 통과될 경우 미국 지역 뉴스 매체들의 수혜가 예상됐었다. 이번주 공개된 ‘국가 수권법(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 초안에는 이 법안이 포함돼 있었지만 최종안에서는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초안에 이 JCPA가 포함됐지만 의회에서는 협상용이라는 지적도 많았다. 결국 최종안에서는 JCPA 내용이 담기지 못했다. 국가 수권법은 미국 국방비 뿐만 아니라 국가 안보를 위해 꼭 처리해야하는 법안 내용이 통상 포함된다.

이 법 지지자들은 광고 시장 축소와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빅테크의 점유율 확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언론사들을 돕기 위한 의미있는 방법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빅테크와 일부 시민 단체들을 이 법안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지역 언론이 아닌 대형 언론사가 이들을 볼 수 있고 오남용 정보나 가짜 뉴스를 양산하는 미디어들도 보조금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이다.

군사비 지급을 위해 국가 수권법(the 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 (NDAA))은 2022년 연말까지 통과되어야 한다. JCPA가 이 법안에 포함됐었다는 사실은 법으로 만들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는 이야기다. JCPA는 2019년 첫 발의됐고 2021년 다시 재발의됐다. 민주와 공화 양당이 지역 언론을 살리겠다는 의지가 강했지만 법안은 하원 법사위(Judiciary committee) 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JCPA 법안은 현재 빅테크의 뉴스 공급 협상권을 견제하는 조항을 다수 담고 있다. 먼저 “빅테크 기업들은 언론사들과 뉴스 콘텐츠 유통 협상에 ‘신의 성실(in good faith)’하게 임해야 한다. 만약 양 측이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법안은 뉴스 언론사들이 서로 연대해 제 3자 중재를 요구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사실 이 법안은 호주에서 2021년 통과된 언론 보상법을 기초로 만들어졌다.  빅테크들이 뉴스에 적절한 보상을 하지 않으면 벌금을 내게 하는 것이 법의 골자다.

[JCPA ‘8년 간 반독점 적용 받지 않아]

이 법은 최소 5,000만 명의 미국 기반 사용자나 구독자가 있는 빅테크들은 모두 이 법의 적용을 받는다. 또 시가 총액 5억 5,000만달러가 넘거나 글로벌 월간 활성 이용자(worldwide monthly active users)가 10억 명 이상이어도 법을 지켜야 한다. 그러나 대형 언론사들만 수혜를 받는 것을 막기 위해 정규직 노동자 1,500명 이상인 언론사는 법의 보호에서 제외된다. 뉴욕타임스나 월스트리트저널, 워싱턴 포스트 등은 해당 사업자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특히, JCPA는 8년 동안 반독점 법안(antitrust laws)을 적용받지 않는다. 뉴스 미디어들이 빅테크와 협상력을 키우기 위해 ‘공동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다. 이전 법안은 4년 예외를 인정했지만 강화된 것이다.

법안 반대론자들은 JCPA가 저널리즘을 돕거나 빅테크의 독과점을 막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신 인터넷 권리 옹호 단체인 ‘Fight for the Future’의 이사 에반 그리어(Evan Greer)는 트위터를 통해 "그것은 (말 그대로 언론을 파괴하고 있는) 오랜 자본과과 같은 거대 빅테크의 산물이며  뉴스에서 빅테크의 역할을 본질적으로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빅테크 기업 권리 옹호 단체인 넷초이스(NetChoice and the Computer and Communications Industry Association, CCIA)는 법안이 발의되자 광고를 게재하는 등 반대 운동에 돌입했다.  CCIA 대표 맷 슈루어스(Matt Schruers)는 성명을 통해 “객관적 저널리즘은 민주주주에 핵심적이다. 그러나 이 법안은 미디어 카르텔을 만들고 가짜 뉴스를 양산하는 온라인 사이트에 자금을 지원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빅테크들도 노골적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메타(Meta)는 만약 JCPA가 통과된다면 플랫폼에서 뉴스를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메타는 비슷한 법안이 통과된 호주(News Media Bargaining Code (NMBC))에서도 나중에 합의하긴 했지만 뉴스 유통을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2021년 초 빅테크 뉴스 보상 법안이 통과된 호주는 메타와 구글로부터 매년 수억 달러를 콘텐츠 사용료로 징수하고 있다.

메타가 법안을 반대하긴 했지만, 언론사 연합 단체인 뉴스 미디어 얼라이언스(the News Media Alliance)는 법안을 지지하며 메타의 위협을 ‘반 민주적이고 어울리지 않는다(undemocratic and unbecoming)’고 말했다.

[호주, 뉴질랜드 등도 빅테크 규제 법안 도입]

호주 이외 다른 나라들도 유사한 법안을 만들었다. 캐나다 의회는 빅테크 회사들이 언론사들에게 콘텐츠 사용료를 지불하도록 강제하는 법안(Online News Act, Bill C-18)을 논의하고 있다. 해당 언론사 자격 기준은 미디어 규제 기관에서 결정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뉴질랜드 정부도 2022년 12월 4일 구글과 메타와 같은 회사들이 그들의 콘텐츠에 대해 지역 뉴스 회사들에게 지불하도록 하는 법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지역 언론과 의회는 JCPA 법안 통과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반대 기류도 상당히 강해 실제 통과가 어려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