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XSW를 삼긴, 실리콘밸리 뱅크

테크놀로지와 엔터테인먼트의 미래가 논의되는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가 지난 3월 10일부터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리고 있지만 현장 화두는 ‘미래’가 아니라 ‘위기’였다. 오스틴 SXSW 참가 차 오스틴에 온 연사와 참가자들은 12일(일) 하루 종일 실리콘밸리 뱅크(SVB)와 관련한 이야기 뿐이었다. 생성형 AI, 로봇의 미래, 엔터테인먼트 테크놀로지의 부상 등이 이야기됐지만, 모두의 머리 속엔  SVB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가 더 중요했다.

SVB가 미국 서부 지역 테크놀로지 스타트업의 자금 50% 이상 가지고 있는 등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테크에 끼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도미노 사태를 우려한 미국 연방 정보는 모든 예금자의 돈을 지켜주기로 했지만 향후 경제에 끼치는 불안감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985년 설립돼 실리콘밸리 지역 기업 금융을 주로 책임졌던 SVB는 이자율이 계속 상승하고 보유하고 있는 채권 금리가 낮아지자, 감당하지 못한채 결국 파산에 이르렀다.

[SXSW에 직격탄을 날린 실리콘밸리]

SXSW2023 ‘디 애틀랜틱(The Atlantic)’이 후원한 ‘민주주의의 미래(The Future of Global Democracy)’ 세션에 참가한  전직 하원의장 낸시 펠로시 의원은 ‘국가 민주주의와 복지’ 등을 이야기할 계획이었지만, 한 시간 세션의 첫 20분에 불과했다.

나머지 시간은 실리콘밸리 파산과 이에 따른 경제 파장에 대해 논의하고 질의에 응답했다. 실리콘밸리 파산과 관련,  펠로시 의장은 3월 11일 밤 FDIC와 긴급 회의를 진행한 뒤 13일(월)이 되기 전 인수자를 찾아, 예금주들의  돈을 최대한 보전하기 위해 노력했다.

실리콘밸리 은행의 스타트업 점유율

세션에서 펠로시 전 의장은 “나는 파산한 은행을 위해 구제 금융을 지원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예금주들을 보호해야 한다”며 “많은 중소기업들이 실리콘밸리 은행에 자금을 보유하고 있어 은행이 파산한다면 급여를 지불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또 “만약 그들이 급여나 공과금을 지불할 수 없다면 모든 시스템이 말 그대로 말라버릴 것”이라며 “우리는 사태가 전염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는 실리콘밸리 뱅크의 여파가 미국 다른 은행들이 파산으로 이어지는 도미노 효과를 막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에 펠로시 전 의장은 “실리콘밸리 뱅크 사태를 시스템에만 맡길 경우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SVB에 사태에 대한 낸시 펠로시의 빠른 언급은 미국 실리콘밸리 지역 많은 중소 기업과 스타트업들이 이 파산과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의회는 SVB에 예치된 기업 예금의 상당수가 예금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은행이 최종 부도’날 경우 중소기업의 줄도산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SVB가 2022년 4분기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벤처캐피탈이 투자한 테크 기업과 IPO에 성공한 헬스케어 스타트업의 44%가 SVB와 거래하고 있다. 2021년 55%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비중이다.

전날 미국 연방증권래위원회(SEC)에 투자 유의 서면을 제출한 스트리밍 플랫폼 로쿠 역시, 보유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의 4분이 1(26%)인 4억 6,800만 달러가 SVB에 있지만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고 공개했다.

[사태 확산 방지 위한 노력]

한편, 미국 연방정부는 3월 13일 현재 모든 예금주가 자신의 자금을 인출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실리콘밸리 은행으로 인한 미국 금융 시스템 붕괴 피해를 막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 FDIC는 3월 13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예금주들의 이탈로 발생한 손실에서 모든 SVB 예금주들은 보호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 정부 기관들은 “SVB 주주, 고위 관리자 또는 특정 무담보 채권 보유자 등은 보호 대상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성명은 “미국의 은행 시스템은 견고한 안전성 속 회복 탄력성이 있다”며 “예금자 보호를 위한 필요 조치를 모두 강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닛 엘런 미 재무장관은 F.D.I.C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권고 이후, 대통령과 상의 후 이 같은 결정을 내리며 “FDIC가 추가 자금을 대는 등 모든 예금주를 완전히 보호하는 방향으로 대응안을 세우고 있다”며 “3월 13일 모든 예금주들은 은행에 묶어있는 자신들의 자금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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