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파크]팬데믹 이후 불황에 더 강해진 테마파크, “돈을 더 쓸 준비가 된 가족을 위한 맞춤 서비스”


팬데믹 이후 미국 테마파크 수요 급증. 이용객 증대와 1인당 매출도 확대. 억눌린 소비가 봇물터지는 상황으로 2019년 평시의 실적을 상회하는 매출 발생.

미디어 비즈니스 중 2019년도를 회복한 것은 테마파크가 유일. 수요 급증과 함께 테마파크들이 ‘이용자 확대’보다 ‘인당 매출 확대’로 전략 선회한 것도 유효.

디즈니는 디즈니+와 테마파크, 상품을 엮는 ‘크로스 프로덕트(Cross Product)’전략 펼쳐


팬데믹 당시 바닥을 쳤던 테마파크 비즈니스가 다시 일어서고 있다. 최근 테마파크에 대한 수요는 팬데믹 당시, 억눌려있던 소비가 폭발하는 경향이다. 테마파크들도 이런 수요에 대응해 가동율을 높이고 새로운 고객을 현장으로 유인하기 위한 서비스와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2022년 2분기 미국 테마파크는 역대 가장 좋은 성적을 보였다. 2019년의 관람객 수준을 회복했고 매출도 다시 돌아왔다. 미디어 비즈니스 중 2019년 당시를 회복한 건 테마파크가 유일하다.  미국 미디어 버라이어티는 ‘테마파크가 재에서부터 일어설 때가 됐다(it’s about time the theme parks rose from the ashes)’고 보도한 바 있다.

테마파크 회사별 매출액(버라이어티)

[팬데믹 이후 더 강해진 테마파크]

팬데믹 시절 바닥을 경험했던 테마파크 업계는 파크 문을 다시 열고 난 ‘새로운 호황’을 맡고 있다. 억눌려 있던 시민들은 놀이공원에서 더 많은 돈을 쓰고 있다. 2022년 테마파크를 방문하는 고객들은 팬데믹 이전에 비해 씀씀이가 커졌다. 억눌려 있던 소비가 다시 폭발하는 지점이다. 2022년 2분기 NBC유니버설의  테마파크 부문(Theme Parks) 매출은 전년 대비 64.8% 증가한 18억 달러를 기록했다. 입장객이 늘어난 탓도 있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고객들이 쓰는 비용(guest spending at our parks in the U.S)이 급증한 때문이다.

테마파크 기업들은  1인당 자본 지출(guest spending)을 게스트 지출(guest spending)이라고 부른다. 게스트지출이란 음식, 상품, 탑승 패스, 사진 등 테마파크 이용자들이 쓰는 방문 시 쓰는 부가 비용이다. 입장료는 게스트 지출에 포함되지 않는다. 일부 테마파크는 입장과 주차 비용도 게스트 지출에 합산하고 있다. 입장 인원 제한에도 불구하고 늘어난 게스트 지출 덕분에 디즈니는 2022년 4~6월 분기 파크 비즈니스에서 기록적인 수익을 달성했다. 디즈니 CFO 크리스틴 맥카시(Christine McCarthy)은 실적 발표에서 2022년 4~6월 분기(3분기) 디즈니의 미국 내 테마파크 1인당 자본 지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가 증가했고 2019년에 비해서는 40%가 급증했다고 밝혔다.

디즈니는 팬데믹이 닥친 이후 테마파크 비즈니스 체질 개선에 나섰다. 출입 인원 자체가 제한된 상황에서 매출이 확대할 전략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특히, 경험과 접촉으로 모든 비즈니스가 일어나는 테마파크는 팬데믹이 끝난 이후에도 ‘새로운 현실(New Normal)’이 불가피했다. 이 작업에는 현재 디즈니 CEO인 밥 체이펙(Bob Chapek)이 앞장섰다. 직전 파크 부문 대표였던 밥 체이펙은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이 한창이었던 2020년 4월 CEO 자리를 물려받았다.

테마파크가 재개장한 이후에도 당분간 고객 입장 제한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체이펙 CEO는 입장료 수입보다 1인당 지출 비용 확대에 집중했다. 향후에도 고객들의 입장이 원활하지 않을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먼저 체이펙 CEO는 2021년 말 디즈니랜드 등 미국 내 테마파크에  ‘지니+(Genie+)’와 ‘라이트닝 레인(Lightning Lane)’이라는 옵션을 도입했다. 기구 탑승 등을 모바일(1인당 20달러인 지니+)로 예약할 수 있고 버추얼로 놀이기구 입장을 대기(라이트닝 레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원할 경우 스텝들이 사진도 찍어준다. 우선 탑승권인 라이트닝 레인은 지니+를 통하거나 아니면 라이드(Ride)를 탈 때마다 추가 비용(15달러)를 내고 예약할 수 있다.

이런 고객 지원 시스템을 통해 고객들이 자신들의 시간에 맞춰 해당 기구로 이동할 수 있게 되면서 이들이 쓰는 식음료 비용도 크게 늘었다. 지니+를 통해서는 간식도 모바일 주문이 가능하다. 이전에도 밥 체이펙은 대기 없는 우선 탑승 패스(free line-skipping passe)을 20달러에 판매한 바 있다. 고객들이 추가로 내는 비용이 늘었지만 일부 고객은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1인당 지출이 늘었고 대기 시간이 줄어들면서  ‘기꺼이 돈을 쓰기 위해 모인’ 관람객들의 만족도도 상승했다. 각 놀이기구(Ride)들의 효용성도 높아졌다. 이를 통해 디즈니가 역시 강력한 ‘가격 결정력(pricing power)’이 있음이 증명됐다. 결과적으로 미국 내 디즈니의 1인당 고객 매출이 크게 상승했다. 분기실적 상승으로 이어졌음은 물론이다.

테마파크 방문 1인당 매출 상승(버라이어티)

디즈니랜드뿐만 아니라 유니버셜, 식스플래그 등 미국내 다른 테마파크의 1인당 고객 매출도 크게 늘었다.

유니버셜의 모회사 컴캐스트(Comcast)는 2022년 2분기 분기 실적 발표에서 파크 방문자와 게스트 지출 비용(guest spending)이 2019년 수준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올랜도 유니버설의 경우 감가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할리우드 유니버설도 역대 2번째로 EBITA가 높았다. 이에 전체 테마파크 EBITDA도 6억 3,200만 달러로 상승했다.

시더 페어(Cedar Fair) 역시 2022년 2분기 파크 1인당 매출(in-park per capita spend) 역대 최고였다. 식스 플래그(Six Flags)도 1인당 게스트 지출이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50% 이상 상승했다. 식스플래그 CEO 세림 바소울(Selim Bassoul)은 2022년 8월 11일 회사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수십 년간 가장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지만 실적 상승이 이를 상쇄할 수 있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씨월드(Seaworld)는 2022년 2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게스트들의 지출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씨월드 CEO 마크 스완슨(Marc Swanson)은 2022년 8월 4일 실적 발표 자료에서 “우리의 가격 결정력과 고객 소비가 여전히 강력해 2019년 대비 1인당 총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2022년 초 시작된 인플레이션, 고금리 등은 경기 불확실성은 테마파크의 실적 회복을 괴롭히고 있다. 인플레이션 영향은 최근 몇 개월 간 조금 줄었지만 물가 인상과 임금 상승 압박은 테마파크 수익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파크의 높은 1인당 매출은 인플레이션 압박을 견디는 안전판이 되고 있다.

디즈니와 컴캐스트 등 테마파크를 운영하고 있는 미디어 기업에게 파크는 현금 창출을 위한 매우 중요한 사업장이다. 또 불황에도 강한 테마파크는 다른 비즈니스 부문의 일시적인 부진을 매워줄 수 있는 강점이 있다. 버라이어티는 “견고한 군비(war chest)를 유지하는 것은 외부의 거시 압박에서 어느 정도 보호 받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Maintaining a solid war chest is the only way to stay somewhat shielded from the external macro pressures building)”이라고 보도했다. 물론 군자금을 쌓는데는 테마파크보다 좋은 사업장은 없다. 게다가 글로벌 경제는 여전히 불안정하며 경제 공황이 미래를 덮칠 수도 있다.

물론 현재까지는 불경기(Recession)이 오더라도 과거 2009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처럼 심각하지는 않을 것이나는 것이 중론이다.

테마파크를 안전하게 생각하는 비율(버라이어티)

[테마파크 사업 강세 지속]

테마파크의 강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테마파크 방문에 대한 욕망과 의지가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2년 팬데믹 기간 억눌렸던 소비 심리가 폭발하고 있고 경기 불확실성은 지출을 위축시키지만 ‘테마파크는 방문 1순위’가 되고 있다.

모닝컨설트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테마파크 방문이 안전하게 느껴진다는 미국 성인의 비율’은 팬데믹 이후 최고였다. 테마파크가 소비자들의 강력한 수요 속에  수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한 그들(테마파크 보유 미디어 기업)은 자신들이 앞에 놓인 경제적 폭풍도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엔터테인먼트 활동에 대한 안전감(모닝컨설턴트)

엔터테인먼트 활동에 대한 안전감(모닝컨설턴트)

[디즈니 프라임 구독 모델도 도입하는 디즈니]

방문객 수에서 고객 1인당 매출 확대로 수익 중심을 전환하고 있는 디즈니는 파크 및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합해 구독하는 ‘멤버십 모델(membership program)’도 검토 중이다. 멤버십 구독 모델은 할인 제공으로 고객들의 서비스 충성도도 높이고 지속적인 매출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스트리밍 서비스, 테마파크, 리조트, 상품 등을 이용할 때 할인이나 특별 혜택을 제공하는 멤버십 프로그램을 고려하고 있다고 9월 1일 보도했다. 이 멤버십 프로그램은 월 정액을 내는 대신 유기농 홀푸드 마켓 할인, 온라인 무료 쇼핑과 스트리밍 서비스(프라임 비디오) 구독 혜택을 주는 아마존 프라임과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에 내부에서는 ‘디즈니 프라임(Disney Prime)’이라고도 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직 초기 단계이며 구체적인 일정이나 형태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만약, 디즈니 서비스와 상품을 이용할 수 있는 ‘멤버십 프로그램’이 출시된다면 소비자들에게는 더 많은 가치를 주고 회사 서비스와 상품 판매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자들에게 테마파크 할인을 제공하는 상품이 제공된다면 이용 의사가 매우 높을 것으로 보인다. 멤버십 프로그램은 밥 체이펙 CEO의 평소 지론에 따른 것이다. 1인당 소비 지출을 높이는 방향으로 사업 구조를 짜고 있는 체이펙은 평소 “디즈니가 고객들에게 더 많은 제품 교차 판매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디즈니의 커뮤니케이션 최고 책임자(senior executive vice president and chief communications officer at Disney)이자 수석 부사장인 크리스티나 샤케(Kristina Schake)는 WSJ와 인터뷰에서 “기술은 소비자 경험을 맞춤화하고 개인화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해  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엔터테인먼트, 경험, 제품을 제공하는 데 도움을 준다.”며 “멤버십 프로그램은 우리가 고민하는 아이디어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런 멤버십 프로그램은 일종의 팬클럽으로 슈퍼팬(Superfans)을 관리하기 위한 좋은 수단이기도 하다. 디즈니는 현재도 공식 팬클럽(D23 Official Fan Club)을 운영하고 있다. 연 99.99달러에서 129.99달러를 내는 슈퍼팬클럽 회원들은 단독 이벤트에 초청되고 한정판 제품도 구매할 수 있다. 팬클럽 오프라인 행사인 D23도 매년 미국 LA지역에서 성대하게 열린다. 2019년 디즈니는 D23팬클럽에 가입할 경우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의 3년 할인 상품을 제공하기도 했다. 새로운 멤버십 프로그램은 골수 팬이 아닌 일반 팬과 소비자들을 위한 혜택이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2022년) 디즈니의  팬클럽 행사 ‘D23엑스포(D23 Expo 2022)’는 2019년 이후 3년 만에 9월 9일에서 11일까지 LA 애너하임 컨벤션 센터에서 오프라인으로 열린다. 이 자리에는 디즈니, 마블, 픽사, 스타워즈 등 디즈니가 보유한 모든 IP 콘텐츠들이 총출동하며 특히, 내년(2023년) 100주년 앞두고 과거 어느때보다 성대하게 행사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이 모든 행사는 디즈니의 슈퍼 팬을 위한 이벤트다.

디즈니 서비스와 제품을 연결시키는 첫 번째 단계로 디즈니는 디즈니+구독자들에게 온라인 숍과 연결되는 QR코드를 스캔해 일부 콘텐츠와 연관된 디즈니 티셔츠나 악세사리, 어린이 코스튬을 구매할 수 있도록 작업하고 있다. ‘서비스와 제품을 링크 시키는 크로스 세일’ 기능 중 일부는 올해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디즈니+구독자에게만 판매되는 한정판 라이트 세이버가 나올 수도 있다.

디즈니는 소비자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와 상품을 매우 다양하고 깊게 가지고 있다. 테마파크와 크루즈, 옷과 장난감 등 디즈니가 판매하는 제품은 생활 그 자체다. 체이펙 CEO는 지난 2022년 5월 미국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에게 디즈니가 다양한 방법으로 고객들과 만나기 때문에 다른 회사들과 다르다며 디즈니를 ‘유일한 시너지 머신 혹은 프랜차이즈 풍차(unique synergy machine, or franchise flywheel)’라고 묘사한 바 있다.

현재 멤버십 프로그램은 아마존, 월마트, 스타벅스 등 다양한 콘텐츠, 소매 기업에서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고객들에게 할인과 각종 혜택을 제공해 충성도를 높이고 동시에 고객 데이터를 확보, 소비자들의 소비 습관을 파악하는데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멤버십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협업도 한창이다. 월마트는 쇼핑 구독 모델 월마트+(Walmart+) 가입 멤버(연 98달러)들에게 파라마운트+ 무료 시청권을 제공했다. 디즈니의 경우 디즈니+와 디즈니랜드의 ‘멤버십 모델’은 서로 상승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도 치열한 점유율 경쟁을 펼치고 있고 고객을 유인할만한 색다른 무기가 필요하다. 또 2022년 12월 8일 도입 예정인 스트리밍 서비스 광고 모델을 통해 서로를 홍보해 줄 수도 있다.

2022년 7월 2일 기준, 디즈니+ 가입자는 전년 동기 대비 1,440만 명이 늘어난 1억 5,210만 명을 기록했지만 회사는 2024년 9월 전망을 2억 1500만 명에서 2억 4,500만 명으로  기존보다 낮췄다.

멤버십 도입을 통해 디즈니가 원하는 최종 목표도 고객 기호를 기반으로 한 제품이나 서비스 추천을 위한 시스템 구축, 이를 위한 데이터 수집인 것으로 알려졌다. 테마파크 스타워즈 라이드 이용자들은 디즈니+에서도 관련 콘텐츠를 볼 가능성이 높다. 이런 크로스 프로덕트 전략은 ‘현실과 같은 가상 공간을 만드는’ 메타버스(Metaverse)’ 프로젝트에도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디즈니는 멤버십 프로그램을 위해 아마존 뿐만 아니라, 애플 원(스토리지, 애플 TV+, 뮤직) 등의 서비스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가격은 한 달에 14.95달러 정도가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브로드웨이 디즈니쇼 할인 등 다른 회사와 협업해 색다른 헤택을 제공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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