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이안, 엄청난 비와 틱톡 팔로워를 몰고 오다.

허리케인 이안, 엄청난 비와 틱톡 팔로워를 몰고 오다.

재난 상황을 기록하는 매체로 확실히 자리 잡은 틱톡. 이번 미 동부를 같아한 허리케인 이안에서도 방송보다 틱톡이 먼저 현장 보도 및 기록. 이안의 동선과 피해 상황 실시간 중계한 틱톡커 짧은 시간, 팔로워 급증. 레거시 미디어들은 현장 기록 보단 ‘기자들의 열악한 취재’가 더 화제되는 아이러니

한정훈
한정훈

Z세대의 틱톡 퍼스트는 재난 상황에서도 여전했다.  미국 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이안(Ian)의 위력과 위험성을 가장 빠르게 전한 미디어는 틱톡(Tiktok)이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이안 상륙 시 틱톡에서 활동한 ‘라이브 재난 크리에이터’들을 취재해 보도했다. 이안은 미국 본토에 상륙한 허리케인 중 역대 5번째로 위력이 강했다.

[허리케인의 경로를 분석한 틱톡커]

미국 플로리다에 사는 알렉산더 하케(Alecsander Haake)는 허리케인 상륙에 앞서 세인트루이스 피터스버그 집을 떠나지 않았다. 집 근처에서 허리케인 피난소(evacuation zone)가 있었지만, 이동하기는 너무 늦었기 때문이다.  하케는 뉴욕타임스의 인터뷰에서 “대비 공지가  있었지만 당시 엄마가 일을 하고 있어 움직일 수 없었다”며 “대신 집에서 틱톡 앱을 열고 재난을 기록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실제 고등학생인 하케는 2022년 9월 27일 틱톡에 플로리다를 횡단한 이안의 예상 경로를 보여주는 컴퓨터 스크린을 찍은 틱톡 비디오를 포스팅해 많은 호응을 얻었다.

여기 살고 있다”고 말하며 “천 명의 팔로워를 주면, 허리케인이 오는 동안 라이브 방송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케는 또 “목표를 달성하면 허리케인 동안 밖에서 누드로 뛰겠다”고 덧붙였다. 이후 이틀만에 2만 5,000명의 구독자를 확보했지만 미션을 지키지는 않았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당시 하케는 거의 4시간 동안 틱톡 라이브 방송을 했고 이 장면을 2만 명 가까운 사람들이 지켜봤다. 라이브 방송 시청자들은 보도를 날아다니는 나무 등 실감나는 허리케인 장면을 보게 됐다. 허리케인 이안이 플로리다에 상륙한 이후, 일부 틱톡 사용자들은 상황을 기록하고 오고 실시간 소식을 세계에 업데이트했다. 폭풍 상황을 라이브 중계한 일부 사용자들은 이안 이후 팔로워가 급증하는 현상을 경험했다.

[틱톡커, 시민 아나운서가 되다.]

많은 틱톡커는 재난 상황 속 방송진행자가 됐다. 미국 플로리다를 강타한 허리케인의 진로를 분석하고 피해 상황에 대한 간단한 브리핑도 했다. 이제 그들은 시민 아나운서(citizen newscasters)가 됐다. 시민 아나운서들은 현장에서만 제공할 수 있는 허리케인의 진짜 모습을 전달했다. 최근 젊은 세대를 틱톡을 뉴스 소스로 더 많이 활용하고 있다.  Z세대들의 1위 뉴스 소스는 방송이 아닌 소셜 미디어 서비스다.

미국 버라이어티가 2022년 7월, ‘뉴스를 얻는 플랫폼’에 대해 질문한 결과 15~29세 오디언스들은 소셜 미디어(16%)만을 이용하거나 다른 뉴스 소스와 함께 소셜 미디어를 활용(46%)한다는 응답이 전체의 85%에 달했다.  Z세대 10명 중 6명이 ‘뉴스 검색 시 소셜 미디어’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이야기다. 60대 이상의 경우에도 소셜 미디어를 뉴스 소스로 활용하는 비율이 16%에 달했다.

소셜 미디어를 뉴스로 인지하는 비율(버라이어티)

재난에서 소셜 미디어의 역할은 더욱 강력하다. 뉴스 취재진 조차 현장에 참석하지 못하는 위험한 지역에서도 거주민들은 틱톡을 통해 영상을 보낼 수 있다. 뉴욕타임스 인터뷰에 응한 사바나 올트(Savannah Ault)는 이안의 휩쓸고 간 플로리다 포트 마이어( Fort Myers) 시내 아파트에 살고 있으면서 태풍이 오는 중간에 틱톡 비디오를 몇 개를 포스팅했다. 이들 포스트는 다 합쳐 2,000만 번 이상 시청됐다. 그녀가 무심코 올린 영상들은 크게 화제가 되며 팔로워도 늘었다.

좋든 나쁘든, 심각한 재난과 사람들이 받은 트라우마는 사람들을 모으고 앱 팔로워를 늘린다. 제시카 매독스(Jessica Maddox) 알라바마 대학교 디지털 미디어 부교수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허리케인의 위험은 클릭수나 시청수를 늘릴 수 있다”며 “클릭수가 늘수록 수익이 느는 어텐션 경제(Attention Economy)에서는 재난을 이용하려는 잘못된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럴 가치는 없다.”고 강조했다.

올트는 관심을 얻기 위해서라기 보다 재난의 기록으로 틱톡 포스팅을 한다고 말했다. 라이브 방송을 위한 최소 팔로워 숫자(1,000명)를 확보하지 못했던 그녀는 집 2층 베란다에서 비디오를 찍고 숏 폼 클립을 틱톡에 포스팅했다. 비디오에는 이안으로 수위가 급격히 올라가 1층 아파트에 물이 넘치고 차들은 침수되는 장면이 담겼다.

이안 관련 틱톡 포스트를 올리기 시작하다, 올트의 틱폭 팔로워가 늘었다.  올트는 허리케인이 오기 전 틱톡 팔로워가 150명 이었지만, 9월 29일 이후 4만 1,000명으로 늘었다. 이후 라이브 방송이 가능해진 올트는 허리케인 이안으로 인한 피해를 실시간 중계방송했다.

28살 아론 스먹(Aaron Smok)은 플로리다 브래던튼에 있는 자신의 집 뒷 마당에서 수 시간 동안 틱톡 라이브 중계를 했다고 NYT 인터뷰에서 밝혔다. 스먹과 그의 와이프는 허리케인이 오기 전 창문을 고치고 뒷마당을 정비하는 등 며칠을 대비했다. 다른 가족들도 허리케인 이안을 피해 스먹의 집에 합류하기도 했다. 스먹은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나는 사람들에게 단지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실시간 알려주길 원했을 뿐”이라며 “당시 우리 집 주변 나무들은 거의 침수됐고 이를 담았다”고 말했다.

[유튜브의 시간을 대체한 틱톡]

재난을 기록하는 매체는 레거시 미디어에서 유튜브로 이제는 틱톡으로 진화하고 있다. 레거시 미디어와 유튜브도 여전히 중심에 있지만 ‘현장’을 더 빠르고 더 절실히 기록하는 매체는 틱톡(TikTok)이 되고 있다. 사용자들은 안전한 거실에서 혹은 야외 현장에서 아안으로 인해 무너진 건물이나 홍수로 발생한 침수 지점을 기록했다. 허리케인이 상륙하기 전후의 위험 영상도 큰 주목을 받았다.

일부 동물원은 자신들이 동물을 어떻게 보호하는 지를 틱톡에 올렸다.

플로리다 지역 동물원

심지어 틱톡의 강점인 ‘빗속에서 춤을 추는 영상’도 올라왔다. 또 일부는 쓰러진 나무와 거센 바람을 보여주는 틱톡을 이용해서 가입자를 수천 명의 팔로워를 모았다. 틱톡이 사람을 모으고 모인 사람들이 틱톡을 다시 살리는 이른바 재난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다.

최근 틱톡(Tiktok) 라이브들은 ARMR 아티스트나 곤충을 먹는 사람들, 부적절한 성적 콘텐츠 등이 까지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과거 유튜브 초창기 TV를 대체했던 라이브 콘텐츠가 이제 틱톡에서 나오고 있다. 시청자들은 이런 크리에이터를 후원할 수도 있다. 시청자들은 틱톡 기프트(애니메이션 아이템)를 크리에이터에게 라이브 시청 중 보내는 데 라이브 스트리머들은 ‘페이팔’을 통해 현금화 할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틱톡커 인터뷰를 통해 이번 허리케인 이안으로 라이브 방송을 통해 수익을 올린 사람이 많다고 보도했다.

숏 폼 동영상 소셜 미디어 틱톡은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시절, 사람들이 자기 콘텐츠를 올리고 경험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플랫폼으로 급부상했다. 틱톡과 유사한 숏 폼 플랫폼 바인(Vine)에서도 홍수강풍 등의 비디오들이 자주 올라오고 있다. 스톰 체이서(Storm chasers)들은 유튜브에 엄청난 콘텐츠를 올리고 많은 팔로워를 모았다. 지난 2017년 남미와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마리아(Hurricane Maria) 당시에 트위터는 푸에토리코 파괴된 거리 모습을 담은 이미지들로 넘쳐났다. 특히, 소셜 미디어들은 전화 등 이동통신이 먹통이 됐을 때 서로를 연결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숏 폼의 주인공이 되고 있는 틱 톡]

그러나 틱톡 등장 후 폭풍 소셜 미디어 지형은 바뀌고 있다. 여전히 유튜브 등이 동영상 유통의 창구지만 적어도 숏 폼(특히, 재난 상황) 콘텐츠 유통에서는 틱톡이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

틱톡의 상승세는 데이터로도 나타난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2022년 3분기 틱톡은 가장 성장률이 높은 애플리케이션이었다. 2022년 9월 30일  센서타워의 는 로벌 소비자들의 2022년 3분기 모바일 앱 지출은 전년 대비 5% 줄어 316억 달러(45조 5,000억 원) 밝혔다. 하지만, 틱톡은 역대 최대의 성장을 기록했다. 소비자의 틱톡 앱  내 지출은 대략 9억1,440만 달러였다. 센서타워는 2022년 3분기까지 틱톡의 총 매출은 63억 달러로 예측했다.

2022년 3분기 글로벌 톱 애플리케이션 매출(센서타워)

2022년 3분기에도 글로벌 10억 명의 틱톡 사용자들은 허리케이션이나 가뭄 등 국가적 재난이 발생할 경우 이 곳에서 실시간으로 뉴스를 소비하고 자신들의 영상을 공유했다.

이에 틱톡은 글로벌 1위 다운로드 애플리케이션이기도 했다. 센서타워는 2022년 3분기 틱톡은 애플과 구글 앱스토어에서 1억 9,650억 번 다운로드 됐다. 구글 플레이만 두고 볼 경우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다운로드 숫자가 틱톡보다 앞섰다.

2022년 3분기 글로벌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센서타워)

[여전히 재난 현장을 지키는 레거시 미디어]

지상파 및 케이블 TV 등 레거시 미디어들도 허리케인 이안 취재에 집중했다. 매번 그렇듯, 허리케인이 불어닥치는 순간을 취재하는 기상 전문 기자들은 2022년에도 다양한 그림을 만들어냈다. 바람에 못이겨 여러번 밀려나면서도 리포팅에 최선을 다하는 기자들도 있고 실시간 중계 중 허리케인’에 놀라 뒤를 돌아보는 장면이 찍힌 기자도 있다.

짐 칸토르 웨더채널 기자

틱톡에 ‘현장’ 중계의 주도권을 넘겨준 레거시 미디어(Legacy Media)들은 이제 중계를 하는 것보다 중계가 되는(돌발 영상) 그림에 더 주목하고 있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시대, 틱톡은 현장을 기록하고 TV는 현장에서 기록된다.

미국의 웨더 채널 기상 전문 기자 기자 짐 칸토르(Jim Cantore)는 이안이 플로리다를 강타한 2022년 9월 28일 위험 지역의 최중심인 그라운드 제로(Ground Zero) 푼다 고르다(Punta Gorda)에서  현장 중계를 했다.

카테고리4 허리케인이 불어닥친 현장에서 칸토르는 폭우에 젖고 강풍에 날가면서도 리포트를 이어갔다. 강풍에 부러진 나뭇가지가 날라와 아슬아슬하게 피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다.

“괜찮냐”

짐 칸도르의 위험한 중계를 보다 못한 아나운서가 걱정하는 말투로 물어본다. 칸도르는 “괜찮다. 괜찮다.(I’m fine, I’m fine)”고 답하는 장면도 화면에 잡혔다. 이 영상은 레거시 미디어에 첫 방송됐지만, 틱톡 등 소셜 미디어에서 수만 번 재생됐다.

[레거시 미디어의 참여 저널리즘]

극한 자연이 만드는 돌발 영상은 TV중계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다. 미국 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 뉴스채널들은 수난을 겪는 기자들의 모습을 만들기 위해 ‘취재진’을 더 깊은 자연으로 보내고 있다. 이 역시 소셜 미디어 시대에 더 강화된 ‘현장 취재 매뉴얼’이다. 자연의 무서움을 기록하는 역할을 소셜 미디어에 넘겨준 지금, 레거시 미디어들은 자신들의 리포터를 더 큰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시청자들에게 폭풍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보여주는 역할을 기자들에게 부여한 것이다. 이에 칸토르 같은 이른바 ‘참여 저널리즘(participatory journalism)’으로 유명해진 기자들도 많다.

워싱턴포스트(WP)는 “참여 저널리즘이 재난 상황에서만 작동한다”고 분석했다. 종군 기자가 전투의 중심에 가지 않으며 경찰 기자들은 대규모 총격 상황에서 ‘스탠드 업’을 하지 않는다고 말이다.

하지만, 재난 보도는 다르다. 특히, 기자의 위험한 참여가 바이럴이 되어 글로벌로 확산될 때는 더욱 그렇다.

참여 저널리즘 토니 앳킨스 WESH 기자

지난 2022년 9월 말 이안이 플로리다를 휩쓸고 간 뒤, 많은 레거시 미디어 기자들이 트위터의 주인공이 됐다. 미국 플로리다 올랜도 지역 방송 WESH의 토니 앳킨스(Tony Atkins) 기자는 허리까지 물이 불어 차에서 탈출하지 못한 간호사를 구하기 위해 뛰어드는 모습이 공개됐다.

TV방송 기자들의 재난 참여 저널리즘은 시청률과 클릭 수를 높이기 위한 욕구 이상이다. 자신들의 위기를 보여주면서 시청자가 위험에 빠지는 것을 막는 목적도 있다.  댄 쉘리(Dan Shelley) 라디오텔레비전 디지털 뉴스 협회(the Radio Television Digital News Association) 대표는  WP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TV를 보면서 위험을 사실적이고 생생한 언어로 인지하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위험을 알리기 위해 위험에 들어가는 것은 역설적인 행동이다.

물론 기자들을 폭풍의 중심에 밀어넣지 않고도 재난의 위험을 알리는 방법도 있다. 트위터나 CCTV를 활용하는 것이다. 플로리다 많은 방송사들은 지역 곳곳에 설치한 라이브 웹 카메라와 건물 CCTV, 제보 영상을 방송에 계속 내보냈다. 폭스의 날씨 전문 스트리밍 서비스 뉴스 폭스 웨더(Fox Weather)는 ‘강우 방지 드론(rain-resistant drones)’을 뛰어 이안 상륙 당시 생생한 장면을 전달했다.

폭스웨더는 현상 보도와 과학적인 분석을 위해 날씨 센서가 부착된 방송 라이브 스트리밍 카메라(waterproof live streaming camera boxes with weather sensors) 등 최신 기상 보도 장비를 구축했다. 미국 국립 기상청(NOAA)도 허리케인 중심을 촬영할 수 있는 특수 드론 ‘허리케인 드론’을 띄워 자료 수입과 영상을 공급했다.

한편, 일부 라이브 보도는 심각성을 과소 평가해 잘못된 정보를 전달해 문제가 되고 있다. 또 위험한 상황에 빠진 기자들이 사고에 직면하는 경우도 많다. 지난 2018년 사우스 캐롤라이나 그린스빌 지역 방송사 WYFF의 영상 저널리스트 아론 스멜처(Aaron Smeltzer)는 아열대 폭풍 알베르토( Alberto)를 취재하다 목숨을 잃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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