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꼭 닮은 미국 FCC의 공전…이익 단체의 부상

미국 방송통신 규제 기관 연방방송통신위원회(FCC)의 공백이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바이든(Biden)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2021년 이후 5인 위원 체제로 한번 더 진행된 적이 없다. 각 당이 추천하고 의회가 인준하는 시스템인 FCC위원 선임은 미 의회의 인준 거부로 난항을 겪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민 활동가인 지지 손(GiGI Sohn)을 지명했지만, 사업자와 의회의 반대로 표결 조차 못하고 철회해야 했다.  지지 손은 FOX 등 보수 메이저 방송사들에 대한 노골적 반감과  망중립성에 대한 입장이 갈리면서 공화당과 보수진영의 큰 반대에 부딪혔다.

미국 FCC도 한국과 같이 대통령이 속한 여당 3명과 야당 2명의 위원으로 이뤄진다. 이에 따라, 대형 현안들이 처리되지 않아 소비자들도 피해를 받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23년 3월 손(Sohn) 후보자의 지지를 철회했다. 이에 대해 손 전 후보자는 악시오스에 “2024년 재선에 도전하는 미국 상원위원회(Senate Commerce Democrats) 위원들이 그녀가 상원 원내 투표에서 통과될 것이라는 확신 없이는 처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지 손 후보자는 최종 FCC위원으로 선정되지 못했지만 1년이 넘는 지명 상태에서 여러 기록을 남겼다. 또 집권 여당이 각종 위원회에서 과반을 차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했다.

손은 인터뷰에서 “소비자 보호와 경쟁을 담당하는 기관(FCC)이 지금 우리 삶에 가장 중요한 통신망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것은 끔찍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FCC가 인터넷 망중립성, 광대역 통신망 구축 등에 대한 시장 개입을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FCC가 인터넷 사업자 규제에 손을 놓고 있는 사이, 사업자들은 소비자 데이터 관리에 손을 놓고 고 그들의 커버리지에 대해 거짓말을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는 이야기다. 손은 또 “FCC가 그동안 많은 성취를 이뤄냈지만, 그것들의 상당수는 결과적으로 더 잘 할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FCC에서 여당이 다수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미국 의회와 행정부의 의지에 달렸다. 그동안 FCC위원들은 팬데믹 시절, 인터넷 공급을 더 확대하는데 집중해왔다.

특히, 손 전 후보자는 FCC가 하는 가장 중요한 정책 중 하나는 1,700만 가구 이상이 영향을 받는 저가 인터넷 연결 정책( the Affordable Connectivity Program)을 시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손은 브로드밴드 가용성 지도(broadband availability maps)를 보다 정확하게 만드는 것도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전기통신정보국(NTIA, National Telecommunications and Information Administration)은 FCC의 맵에 따라, 오는 2023년 6월 30일까지  425억 달러 규모 광대역, 형평성, 접근 및 배치(Broadband, Equity, Access and Deployment grant program) 프로그램에서 각 주에 얼마나 배정해야하는지 판단한다.

미국 FCC는 한국 방송통신위원회에 마찬가지로 5명의 위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현재 바이든 대통령 추천 인사가 결정되지 않아, 2대 2대로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악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지지 손에 대한 바이든 대통의 지지 철회 이후 미국 히스패닉 이익 단체(Hispanic advocacy group)가 자신들에게 유리한 인사를 FCC위원에 추천하기 위해 노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미 히스패닉 리더십 아젠다(National Hispanic Leadership Agenda) 의장 케네스 로메로(Kenneth Romero)는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히스팩닉 인권과 공공 정책 단체 연합은 안나 고메즈(Anna Gomez)나 알레한드로 로크(Alejandro Roark) 또는 펠릭스 산체스(Félix Sánchez)를 바이든의 새로운 FCC 후보로 추진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레한드로 로크는 현재 FCC  소비자&정부 정책 사무국장(Chief, Consumer and Governmental Affairs Bureau)이며  안나 고메즈는 국무부 국제 정보 통신 정책 담당 선임 고문(senior advisor for the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Policy)으로 근무하고 있다. 또 시민 단체에서 오래 근무한 펠릭스 산체스도 후보자에 올라있다.

라틴 지지 단체들은 라틴계 FCC위원이 태풍, 지진 등 자연재해를 당했을 때, 인터넷이나 통신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 등 인종별로 차이가 있는 기술 격차에 대해 차별화된 시각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 고메즈는 오랜 기간 FCC위원 후보자로 거론되어 왔다. 2021년 10월  손 지명 당시에도 이미 후보자 리스트에 올라있었다. FCC의 소비자 및 정부 사무국장 로크는 이전에 전국 라틴 인권 단체의 CEO 라운드테이블인 HTTP의 이사를 역임했다.

로메로는 악시오스에 “알레한드로의 경우에는  디지털 자산에 대한 경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그의 지명이 LGB에 대한 약속을 알리는 신호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산체스는 NHLA의 미디어 위원회 공동 의장으로 10년 이상으로 근무해왔다. 산체스는 또 2021년에도 이 협회에서 위원 추천을 받았다.

잠재적인 후보군 중에는 고메즈가 가장 앞서 있다. 그녀는 로펌 Wiley Rein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면서 통신과 테크놀로지 회사를 대변해왔다. 때문에 미디어 대기업과 빅테크 등에 불편한 시선을 보였던 지지 손 대신 고메즈가 대안으로 떠오를 수도 있다. 지역 방송과 소비자를 적극적으로 옹호했던 지지 속은 공화당의 극렬한 반대에 직면했었다.

한편, 미국 FCC의 공전과 히스패닉계의 부상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공익적인 역할을 하던 지지대가 사라질 경우 이익 단체들이 그 틈을 통해 들어올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미국에서 히스패닉은 더 이상 소수계열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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