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사상 초유 더블 스트라이크 “문제는 엔터테크”

미국 방송 영화 배우를 대표하는 노조 ‘ SAG-AFTRA’가 2023년 7월 13일(미국 시간) 파업에 돌입했다. 소속 배우들이 영화와 TV 제작에 당분간 보이콧 하겠다는 이야기다.

5월 작가 파업에 이어 할리우드는 역사상 두 번째(1960년대)로 ‘더블 스트라이크’를 시대를 맞게 됐다. 배우들의 파업도 1980년 이후 처음이다.

배우와 작가가 콘텐츠 제작에 참여하지 않게 되면 콘텐츠 생산 라인은 모두 멈출 수 밖에 없다.

특히, AI시대, 작가와 배우 파업 모두 콘텐츠 제작 현장에서 AI사용 여부가 협상의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5월 작가, 7월 배우들의 제작 거부…멈춘 할리우드]

미국 영화 배우 조합(The SAG-AFTRA) 전국 위원회는 13일 회의 이후 ‘파업 여부에 대한’ 무기명 투표를 진행했고 파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SAG-AFTRA 협상 대표인 , 던컨 크랩트리 아일랜드(Duncan Crabtree-Ireland)는 기자 회견에서 “(배우) 노조원들은   공정한 계약이 달성될 수 있을 때까지 노동을 보류해야 한다”며 “그들(제작사)은 우리에게 어떤 대안도 제공하지 않았다.

배우들의 파업은 미국 시간 14일 금요일 자정에 시작됐다. 금요일 오전 배우들은 제작에서 손을 때고 피켓을 들었다.

배우 조합 회원들은 뉴욕과 LA에서 위치한 넷플릭스,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 디즈니, 아마존, NBC유니버설 등 할리우드 스튜디오 건물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일부는 작가 노조와 연합 시위를 진행했다.  SAG-AFTRA 대표단도 LA 넷플릭스 사무실 앞에 집결했다.

조합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SAG-AFTRA 회원들은 콘텐츠 시사회에도 참여할 수 없고 완성작을 위한 인터뷰도 보이콧 해야 한다. 당연히 에미, 오스카, 각종 영화제도 참석할 수도 없다. 파업이 효력을 발생할 경우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작품을 홍보해서도 안된다.

https://twitter.com/sagaftra

SAG-AFTRA 대표 프랜 드레셔(Fran Drescher)는 기자 간담회에서 “우리는 탐욕스러운 거대 기업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며 “우리는 더 이상 이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입니다. 당신들은 미쳤어요. 뭐하고 있어요? 왜 이러는 거예요?”라고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우 조합과 제작사 단체의 협상 역시 3년 주기로 이뤄진다. 배우들과 제작사 협회는 3년 마다, 배우들이 근로 조건, 계약에 포함되어야 하는 필수 조항(인권 보호), 수익 배분 등을 논의한다. 2023년 협상에는 당연히 스트리밍과 AI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드레셔의 인상적인 호소 연설에도 이 두부분이 강조됐다. 연설에서 드레셔 회장은 “스트리밍과 AI가 엔터테인먼트 업계 모델을 뒤집고 있다”며 “그러나 현재 계약에는 이에 대한 보호 및 수익 배분 조항이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또 “우리가 지금 이것을 바로 잡지 않으면 향후 분명히 더 큰 혼란에 빠져들 것이다”며 “비즈니스 모델이 바뀌면 배우들과의 계약도 이에 맞게 변경되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를 기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스튜디오가 그들의 CEO들에게 매년 수억 달러의 임금을 지급하는 것에 대해서도 강력한 비판을 가했다. 그녀는 “저는 (스튜디오)가 CEO들에게 수억 달러를 기부하면서 적자를 호소하고 손해를 보고 있다고 구조조정하는 것을 믿을 수 없다. 정말 역겹다”고 강한 발언을 쏟아냈다.

할리우드 스튜디오를 대표하는 영화 방송 배우 조합 상대 파트너인 미국 영화 TV제작자 협회(The Alliance of Motion Picture and Television Producers)는 이에 대해 반발했다.

AMPTP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계약에 따라 배우들의 임금과 잔여물 보상(residual), 시리즈 제작 단축 요구 등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며 “흥행에 따른 보상과 건강보험 제공비용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AI기술 발전에 따라 ‘배우 디지털 유사성 보호(digital likenesses)’에 대한 요구도 늘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AMPTP는 배우들의 파업이 결정된 후 낸 성명에서 “파업은 스튜디오가 바라는 결론이 아니다. 배우들이 없으면 영화나 TV는 제작할 수 없으며 새로운 작품이 생명력을 가질 수 없다”며 “배우들의 파업은 영화 제작에 자신들의 생계가 달려있는 제작진들에게 치명적인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우들도 가만있지 않았다. AMPTP의 성명에 협상 대표 크랩트리 아일랜드는 “만약 제작사들의 주장하는 것이 역사적이라고 생각한다면 다시 한번 곰곰히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밥 아이거의 파업 등판, 이면엔 주가]

이 와중에 디즈니 CEO 밥 아이거(Bob Iger)의 인터뷰는 배우들의 분노를 샀다. 아이거는 배우 조합이 지적한 수억 달러 CEO중 한명이며 2022년 복귀 후 최근 2026년까지 CEO자리를 보전받았다.

7월 13일 선밸리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진행된 CNBC인터뷰에서 밥 아이거 디즈니 CEO는 WGA와 SAG-AFTRA의 더블 스트라이크에 대해 “그들의 요구가 현실적이지 않다”고 논란을 불을 지폈다.

아이거는 “더 많은 돈을 받고 그들이 제공하는 가치에 따라 공정하게 보상받기 위해 조력하는 조합도 이해한다”며 “우리는 감독 조합(directors guild)과는 업계 종사자로 매우 좋은 조건으로 협상했고 위대한 비즈니스를 만드는 그들의 가치를 최대한 반영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작가나 배우들과도 같은 논의를 하길 원하고 그들이 가진 견해는 비현실적이다”며 “현재 콘텐츠 제작 현장은 많은 어려움이 있고 심지어 파괴적이기까지 하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밥 아이거는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으로 인한 피해가 완전히 복구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파업을 하기에는 가장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밥 아이거 복귀 이후 디즈니 주가 추이(버라이어티)

하지만, ‘작가들의 주장이 비현실적’이라는 아이거의 언급은 그들을 자극했다. 디즈니 창업주의 딸이자 다큐멘터리 프로듀서인 애비게일 디즈니(Abigail Disney)는  트윗에서 “밥 아이거의 매우 좁고 편협적인 경영 인식이 배우들의 주장을 ‘비현실적’이라고 여기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드레셔 배우 조합 회장도 아이거의 인터뷰에 대한 반응을 질문 받고 “나는 할리우드 제작사들이 매우 협오스럽고 불통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또 “내가 만약 스튜디오에 있었다면 나는 아이거가 이런 식의 대응을 하지 못하게 했을 것”이라며 “그는 수백, 수억 달러의 임금을 벌고 있으며 현재 작가와 배우들의 상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드레셔는 이어 “그들은 자신들의 중세 시대 지주로 비치는 것에 대해서도 신경쓰지 않는다”고 맹비난했다.

[디즈니 7월 19일 2023년 4~6월 실적 발표]

밥 아이거의 언급은 미국 증권가를 다분히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디즈니 등 할리우드 미디어 기업들은 7월 중순 이후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넷플릭스는 7월 19일 2분기 실적을 공개하고 다른 미디어 기업들도 7월말과 8월사이 2분기 경영 상황을 공개한다.

컨퍼런스콜에서는 ‘파업에 따른 기업의 가치 변동과 전망에 대한 질문이 빠질 수 없다. 게다가 사상 초유의 더블 스트라이크다. 스튜디오로서는 ‘대답을 할 수도 하지 않을 수도 없는’ 곤혹스러운 순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앞서  작가 파업의 타깃은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 CEO 데이비드 자슬라브(David Zaslav) 였다.

자슬라브는 1분기 실적 발표 당일 CNBC에 출연해 “WGA와 AMPTP가 공유하는 “일에 대한 열정(love of working)’이 궁극적으로 파업을 끝낼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작가들에게는 열정 페이를 열정으로 포장하려는 꼼수로 인식됐다. 하지만, 자슬라브는 정작 파업과 관련한 언급은 실적 발표에서는 전혀 하지 않았다.

TV영화 배우 조합(SAG-AFTRA TV and film)과 근로 조건을 계약한 모든 제작 현장은 바로 진행이 중단된다. 미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제작 현장도 멈춘다. 작가 역시 제작에 참여하지 않고 있어 피해 증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모든 파업은 기술 때문… 이번엔 AI]

배우들과 작가들의 이전 더블 스트라이크(double strike)는 1960년이었다. 당시 배우 조합 대표(Screen Actors Guild)는 로널드 레이건(Ronald Reagan) 전 대통령이었다.

1960년 파업도 당시 최신 엔터테인먼트 테크놀로지였던 ‘TV’ 때문이었다.

작가와 배우는 TV의 등장으로 인한 보상 문제로 제작사와 줄다리기 협상을 했다. 창작자들은 자신들의 영화가 TV에 방송됐을 때 추가 보상을 받을 권리를 원했다.  파업 끝에 배우와 작가들은 TV재방송과 영화의 TV방송으로 인한 추가 보상권(residuals for TV reruns and for broadcast of films on TV)을 획득했고 사상 처음으로 연금과 복지 지원을 받아냈다.

텍스트, 이미지 기반 비디오 생성 AI툴

63년 만에 더블 파업이지만, 양상은 비슷하다. 배우와 작가 모두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테크놀로지 기술에 보상 받길 원한다.

스트리밍 서비스 확산으로 인해 일자리는 늘었지만 보상은 높아지지 않았다는 불만이 가득하다. 특히, 중급 규모의 배우들은 낮아진 가격에 생계를 유지하기도 어려워졌다.

양 노조는 이와 함께 AI의 부상에 따른 권리 보호를 원하고 있다. 향후 AI가 제작 현장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하게 되고 장기적으로는 자신들의 대체할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가이드레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첫 번째는 AI활용에 따른 피해를 보상 받기 원하고 장기적으로는 AI가 창작 작업을 대체하는 것을 막는 것이 목표다.

AI는 이미  작가나 배우들의 가치를 따라 잡을 만큼 진화했다. 주어진 명령에 따라 텍스트, 이미지, 비디오를 만들어내는 생성AI는 많은 제작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버라이어티는 2025년이면 AI작가가 2차 초고(1차 시놉을 발전시킨 원고)를 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AI모델 발전 방향(버라이어티, 녹색은 인간의 능력을 AI가 넘어섰다는 분석. 오렌지는 중립)

AI 확산으로 인한 창작자들의 두려움도 커지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AI도입으로 업계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산업 2위에 올랐다. 이 이야기는 AI도입과 이에 따른 업무 대체가 더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예측이기도 하다.

AI발전으로 인한 개선

한편, 미국 작가 노조(WGA)는 “배우 조합의 파업을 적극 강력하게 지지한다”며 “지난 파업 당시 우리의 연대는  ‘잔여금, 연금 보상, 건강보험 지원(residuals,  pension, health funds)’이라는 역사적인 조항을 받아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AMPTP는 많은 우려를 드러냈다. AMPTP는 성명에서 “영화 TV배우 조합이 협상장을 뛰쳐나가고 우리가 제시한 임금 인상과 AI확산으로 인한 보호 조항(protections against AI)을 거부한 것에 대해 실망한다”고 전했다.

할리우드에 따르면 배우들과 할리우드 제작사(스트리밍)의 결정적인 이견은  스트리밍 시청률 데이터 공유와 고성과 작품에 대한 유료 보상 확대(streaming viewership data and pay creators more for high-performing shows)다.  핵심 정보인 만큼 합의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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