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플랫폼 창시자의 퇴장…다음은 구독 경제?

구글의 거의 모든 시간, 24년을 근무했고 유튜브의 최고 책임자 자리에서 9년을 보냈던 수잔 워치츠키(Susan Wojcicki)가 CEO자리에서 물러났다는 뉴스는 2023년 2월 둘째주 테크 세계를 달궜다. 수잔 워치스키는 스타트업 구글에 16번째로 입사한 상징 동시에 지금 유튜브의 모든 것을 만든 인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위치츠키에 이어 유튜브를 맡은 닐 모한은 상품 및 광고 전문가다. 수잔이 만든 유튜브 플랫폼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임무가 그에게 주어졌다. 유튜브의 최대 위기에서 모한이 꺼낼 카드는 ‘구독’과 ‘숏 폼’으로 보인다.

[유튜브 광고 창시자의 퇴장이 던지는 의미]

워치츠츠키는 2023년 2월 16일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회사를 떠나기로 했으며 후임은 닐 모한(Neal Mohan) 현재 유튜브 최고 제품 책임자(chief product officer at YouTube)가 맡기로 했다고 밝혔다. 워치츠키는 메모에서 “유튜브 대표 자리에서 내려오기로 결정했으며 가족과 함께 새로운 챕터를 시작할 것”이라며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프로젝트들도 이제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CEO자리에서 내려오지만 위치츠키는 앞으로도 유튜브와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Alphabet)과 계속 업무를 할 것으로 보인다. 알파벳과 구글 CEO인 순다 피차이(Sundar Pichai)는 위치츠키와 자문 계약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워치츠키는 “구글과 알파벳에 걸쳐 수년간 조언과 지도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차기 CEO인 모한은 트위터에서 위치츠키의 발표에 대해 “지난 몇 년간 당신과 함께 일하게 되어 매우 기뻤다. 당신은 유튜브를 크리에이터와 시청자들을 위한 특별한 곳으로 만들었다. 저는 이 멋지고 중요한 임무를 계속할 수 있어서 흥분된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치츠키는 1999년 구글에 16번 째 직원으로 합류했다. 구글의 첫 번째 마케팅 임원이었고 창업주 레리 페이지(Larry Page)와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은 캘리포니아 멘로파크(Menlo Park)에 있는 그녀의 차고에서 첫 사업을 시작했다. 그녀는 구글의 이미지 검색의 초기 발전을 주도했다.

2014년 2월부터 워치츠스키는 유튜브 CEO로 일했다.  당시 그녀의 임명은 큰 화제가됐다. 창업자에 가까운 그녀의 유튜브 이동은 ‘구글이  이 비디오 플랫폼을 광고 플랫폼으로 전환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구글에서 그녀가 남긴 발자국은 엄청나다. 워치츠키는 애드센스(Adsense), 구글 책과 비디오 검색(Google Book Search and Google Video) 등 사실상의 광고 기반 수익을 그녀가 구축했다. 아울러 구글의 제품들의 연계 구축도 도왔다. 구글에 앞서, 그녀는 인텔, 베인 & 컴퍼니( Bain & Co)와 R.B. 웨버앤코(R.B. Webber & Co) 등에서 근무했다.

[유튜브의 케이블TV화에 주력해야 하는 모한]

워치츠키에 이어 유튜브 CEO에 오른 모한은 2007년 구글이 인수한 애드테크 기업 더블클릭에서 합류했다. 그는 2015년 유튜브의 최고 제품 책임자에 올랐고 유튜브 뮤직과 숏 츠 등 중요 제품 런칭과 신뢰도, 안전성 등을 책임져왔다.

모한은 어려운 시기에 유튜브CEO를 맡았다는 평가다. 팬데믹 이후 불어닥친 글로벌 경기 침체로 유튜브 역시 광고 수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광고와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있다. 또 숏 폼 동영상에서는 틱톡과 치열한 경쟁을 벌어야 한다. 유튜브의 숏 폼 플랫폼에  숏츠는 모한의 작품이다.

침몰하고 있는 유튜브를 책임져야 하는 닐 모한의 어깨는 무겁다.

유튜브의 수익 다각화는 모한의 최대 숙제다. 주력이었던 비디오 광고 매출이 계속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022년 3분기 유튜브의 광고 매출은 1년 전에 비해 1.9% 줄었지만 2022년 4분기에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가 감소한 79억 6,000만 달러에 그쳤다. 하지만 유튜브는 오디언스들이 가장 많이 시청하는 동영상 플랫폼이다. 닐슨이 조사한 통합 시청 점유율(하루의 스마트TV를 통해 보는 TV플랫폼 점유율)에 따르면 유튜브는 8.7%였다.

TV시청 시간 100분 중 8.7분은 유튜브를 보는데 쓴다는 의미다. 언뜻보면 작은 숫자로 보이지만 수천개가 넘는 채널이 경쟁하는 상황에서 8%가 넘는 점유유율은 엄청난 수준이다. 넷플릭스의 점유율은 7.5%에 불과했다.

닐슨 2022년 12월 통합 시청 점유율

이에 유튜브는 NFL일요일 경기 중계(N.F.L. Sunday Ticket)권을 확보하는 등 구독 경제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고 케이블TV에서 유통되는 프리미엄 콘텐츠들도 유튜브가 적극 수용하고 있다. 과거에는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으로 또 다른 넷플릭스를 꿈꿨지만 이제는 다양한 양질의 콘텐츠를 확보를 통해 구독자를 확보하는 케이블TV플랫폼 전략으로 선회한 것이다.

이와 관련 유튜브는 2022년 11월 유튜브 뮤직과 프리미엄(광고 없는) 서비스 구독자가 8,000만 명을 돌파했다고 공개했다. 이들 서비스는 1년 전 구독자가 3,000만 명에 불과했다. 아울러 유튜브가 운영하고 있는 가상 유료 방송 플랫폼(인터넷을 통해 실시간 및 VOD채널 공급)인 유튜브TV(Youtube TV)는 구독자가 500만 명을  넘었다.

이와 함께 유튜브 이용자 확대에도 신경쓰고 있다. 가장 주력하는 비즈니스는 유튜브 숏 츠에 대한 집중 투자다. 숏 츠(Shorts)는 틱톡(TiktoK)처럼 5~10분 사이의 짧은 콘텐츠다.

구글 CEO 피차이는 2022년 1월 “유튜브 숏 츠는 일일  평균 조회수가 500억 번을 넘었다.”며 “이제 숏 츠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광고를 편성하고 수익 공유 프로그램을 운영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틱톡에서 보다 많은 크리에이들을 끌어오기 위해서다.

한편, 워치스키에 앞서 일부 임원들이 최근 유튜브를 나갔다. 로버트 킨클(Robert Kyncl) 유튜브 최고 비즈니스 책임자는 2023년 초 워너뮤직그룹의 CEO로 자리를 옮겼다. 또 마틴 콘(Martin Kon)은 유튜브 최고 재무 책임자(business finance officer)는 AI스타트업 코히어(Cohere)로 이직했다. 마틴 콘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수잔과 같은 CEO를 내 직장 경력에서 만날 수 없었다”며 “그녀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엔지니어들과 끊임 없이 소통하며 세부적인 업무를 디벨롭했다”고 말했다.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유리 천장]

위치츠키의 사임은 실리콘밸리 여성 임원의 상징이 또 한 명 사라졌다는 의미도 있다.  메타의 최고 운영 책임자였던 쉐릴 샌드버그(Sheryl Sandberg)는 2022년 회사를 떠났다. 한 때 휴렛패커드(Hewlett-Packard)를 이끌었던 멕 휘트먼, IBM 사장 버지니아 지니 로메티(Ginni Rometty), 야후의 마리사 메이어(Marissa Mayer)도 모두 최근 회사를 떠났다.

사프라 카츠(Safra Catz) 오라클 CEO, 제이스리 울랄(Jayshree Ullal) 아리스타 네트웍스(Arista Networks), 리사 수(Lisa Su) AMD 회장 등의 여성 CEO가 아직 현직에 있지만 벽을 부수고 여성의 한계를 없애는 후계자가 많이 얇아진 것이 사실이다.

로라 크레이(Laura Kray)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리더십 교수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는 가드가 무너진 느낌”이라며 “매우 성공한 여성 지도자들이 남성들로 대체되고 있다는 사실은 불안한 추세”라고 지적했다.  미국 테크 업종에서 여성들의 근무 기간은 남성보다 더 짧다. 이런 상황에서 유명 여성 리더의 퇴장은 테크 산업에서 젊은 여성들의 롤 모델이 사라진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미국 스타트업 여성 간부 비율

팬데믹 이후 테크 기업들이 여성 인력과 여성 간부들의 중요성을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실리콘밸리 내 젠더 갭(gender gap)은 여전히 크다. 실리콘밸리 뱅크에 따르면 2020년 미국 스타트업에 여성 임원이 한 명 이상 있는 곳은 전체의 40%에 불과했다. 구글 클라우드 전 CEO인 다이엔 그리니(Diane Greene)는 “워치츠키는 구글의 상징이며 동의어였다. 구글을 거대 기업으로 만드는데 그녀가 일조했다”고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리니는 또 “그녀는 선견지명이 있었고, 놀라운 실행을 해왔다”며 “또 다른 여성들을 많이 도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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