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렉TV와 디시의 통합은 보다 큰 유연성을 위한 생존 전략. 한국 방송 산업에 주는 교훈은 (Consolidate for survival and greater flexibility. The lesson for Korean media market is that)

In the age of streaming, U.S. satellite TVs join forces to survive. DirecTV has agreed to acquire longtime rival Dish Network.

The acquisition involves assuming some of Dish Network's $20 billion in debt. The acquisition price is half of what it was when DirecTV and Dish Network merged 20 years ago.

The deal will reshape the pay-TV landscape and give the company more  negotiating  power over content providers.

With the deal, AT&T, which owned a 70% stake in DirecTV, will sell its remaining stake to private equity firm TPG and exit the media entertainment business. The combined company will be the largest pay-TV provider in the U.S. with 18 million subscribers.

Integrated satellite TV is seen by many as their last chance to survive in a media market where the distinction between content providers and media platforms  has been blurred by the rise of streaming services.

This strategy is also relevant in South Korea, where the traditional TV market is failing. The consolidation is less about expanding market share and more about providing "market-optimized and affordable services. This consolidation is both a way of survival and a way out for old media.


스트리밍 시대, 미국 위성방송들이 생존을 위해 힘을 합친다. 디렉TV는 2024년 9월 30일 오랜 기간 라이벌이었던 디시 네트웍스(Dish Network) 인수에 합의했다.

에코스타(Echostar)로부터 200억 달러에 달하는 디시 네트워크의 부채 일부(98억 달러)를 떠안는 방식이다.  그러나 인수 가격은 20년 전 디렉TV와 디시 네트워크가 합병에 나섰을 때 수준의 절반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이번 합병으로 위성방송은 유료 TV 환경을 재편하고 콘텐츠 사업자에 대한 대한 협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합병 디렉TV는 고객들에게 더 적은 채널과 더 많은 스트리밍 옵션이 포함된 저렴한 상품을 제공하는 등 스트리밍 서비스 이후 망가진 거래 방식을 개선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연일 치솟는 프로그램 사용료에 대항해 유료 방송 사업자들이 힘을 합친 모양새다.

통합된  위성방송은 가입자 1,800만 명으로 미국에서 가장 큰 유료방송 사업자가 된다. 이번 거래와 함께 디렉TV의 지분 70%를 가지고 있던 AT&T는 사모펀드 TPG에 나머지 지분 모두를 넘기고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넷플릭스의 북미 지역 구독자만 8,410만 명을 넘어서는 상황에서 레거시 미디어 간 통합이 얼마나 힘을 발휘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통합 위성방송은 스트리밍 서비스 등장 이후 콘텐츠 사업자와 플랫폼 사업자의 경계가 사라진 미디어 시장에서 그들의 생존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보고 있다.

이런 전략은 전통 방송 시장이 고사되고 있는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들의 통합은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목적보다 ‘시장에 최적화된 저렴한 서비스’를 내겠다는 목표이기 때문이다. 이런 통합은 사업자들에게는 생존 방식이자 퇴로(退路)다.

[디렉TV, 디시 통합  1,800만 구독자 유료 방송 탄생]

디렉TV CEO 빌 모로우(Bill Morrow)는 악시오스 인터뷰에서 “디렉TV와 디시가 결합해,  빅테크와 스트리밍 서비스를 보유한 콘텐츠 사업자에 더 큰 영향력을 가질 것”이라며 “더 많은 유연성을 가진 상품을 내겠다”고 말했다.

유료 방송 회사들은 ‘스키니 번들(skinny bundles)’을 코드커팅(Cord-Cutting)’을 막기 위한 한 방법으로 오랫동안 내세웠다. 고객들이 원하는 필수 채널들만 제시하는 가격 경쟁력을 갖춘 번들이다. 그러나 콘텐츠 사업들은 스키니 번들을 계속 반대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스트리밍 서비스의 점유율 확대로 유료 방송 시장이 악화되자, 콘텐츠 사업자와 플랫폼 간 갈등은 심해졌다. 과거보다 더 많은 블랙아웃(Black out)이 발생하기도 했다.

최근 디즈니와 디렉TV의 프로그램 사용료 갈등은 2주 간의 블랫아웃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플랫폼 사업자들은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항하기 위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간편한 채널 라인업을 가지길 원했고 콘텐츠 사업자들은 수익 감소와 채널 제외를 우려해 이를 반대해왔다

이와 함께 콘텐츠 사업자들의 플랫폼화는 기존 방송 사업자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스포츠 전문 스트리밍 플랫폼 푸보TV(Fubo TV)가  디즈니, 폭스, 워너브라더스의 스포츠 스트리밍 합작회사를 상대로 소송에도 같은 논리가 숨겨져 있다.  이 합병 거래는 ‘독점을 우려한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출처 WSJ

디렉TV와 디시는 10년 전 구독자 통합 3,400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2023년 말 현재 이들의 통합 가입자는 2,000만 명 가량된다. 전문가들은 이 숫자가 올해 1,800만 명까지 떨어졌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통합은 채널 거래 댓가 협상에서 더 큰 힘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계약에 따라 디렉TV(DirecTV)는 1달러를 지불하고 디시의 전체  부채 200억 달러 중 97억 5,000만 달러(12조 8,261억 원)를 떠안는 방식으로 디시 네트워크(Dish Network)를 인수하게 된다.

디렉TV는  TPG의 신용 부서 안젤로 고든(Angelo Gordon)과 함께 디쉬의 부채를 재융자하기 위해 25억 달러를 지불하는데 합의했다. 이번 거래는 2025년 4분기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 거래의 첫째 조건은 디렉TV가 디시의 부채를 16억 달러까지 줄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디렉TV는 97억 5,000만 달러의 디시 부채 보유자에게 디렉TV 부채와 교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콘텐츠 사업자와 플랫폼 사업자의 경계는 사라졌다]

디렉TV CEO 빌 모로(Bill Morrow)는 위성 방송 등 플랫폼 사업자와 콘텐츠 공급 사업자 간  경계가 거의 사라졌다고 밝힌 바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콘텐츠 사업자들이 플랫폼 사업을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디즈니,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 파라마운트 글로벌 등 전통적인 콘텐츠 사업자는 케이블TV와 위성 방송에 채널 공급하는 동시에 스트리밍 서비스도 보유하고 있다. 디즈니+ 등 이들 스트리밍 서비스는 같은 콘텐츠를 구독자게에 공급하면서 미디어 플랫폼의 직접 경쟁사가 되고 있다.

머로우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더 이상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They’re not that different from us anymore)”라며 “프로그램 사업자가 콘텐츠를 통제하기 때문에 이미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고 강조했다. 머로우는  “합병된 위성 방송은  방대한 채널 라이브러리 대신 더 슬림한 패키지(slimmer packages)로 고객에게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는 협상력과 힘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디렉TV와 디쉬는 지난 2002년에도 합병을 추진한 바 있다. 거래 가격만 260억 달러였다. 그러나 정부는 소송을 제기하며 독과점을 이유로 이 거래를 막았다. 이번 거래는 기업 간 공정 거래와 방송통신 사업자 규제를 담당하는 FTC와 FCC 모두에게 승인을 받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방송 시장의 독과점 우려보다 이동통신 사업의 자율성(에코스타의 제 4이통)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AT&T, 디렉 TV 지분 70% TPG에 완전 매각]

별도 거래로, 사모펀드 TPG는 AT&T가 보유한 디렉TV 지분 70%도 76억 달러에 완전 사들인다. 이로써 AT&T는 미디어 비즈니스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 TPG는 지난 2021년 AT&T로부터 디렉TV 지분 30%를 인수했다. AT&T는 2025년 하반기에 매각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76억 달러에는 AT&T가 올해 받게 될 17억 달러의 배당금(distributions)과 2025년 54억 달러, 2029년 5억 달러의 세후 지급금이 포함된다. TPG는 2021년부터 AT&T에게 현금 배당을 지급해 왔다. AT&T는 2021년부터 190억 달러를 지급받았다고 밝혔다.

AT&T의 디렉TV 매각은 부채를 줄이고 휴대전화와 인터넷 사업에 다시 집중하려는 의지가 담겼다.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지지했던 존 스탠키(John Stankey) CEO는 2020년 취임 직후 전화와 인터넷 서비스가 회사의 핵심 투자자층에 더 매력적이라며 미디어 사업을 정리하기로 했다.

디시에 대주주 에코스타 역시 미디어 사업에서 손을 떼고 싶어했다. 에코스타 공동 창업자  찰리 에르겐(Charlie Ergen)은 경매 등을 통해 확보한 무선 주파수 라이선스를 바탕으로 5G 이동 통신 서비스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실제 이 계약으로 에코스타는 3.45GHz 대역 일부 주파수 라이선스를 빌릴 수 있게 되어 향후 몇 년 동안 큰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에코스타는 디시 네트웍스에 매각으로 생존의 위기에 한숨을 돌리게 됐다.

에코스타는 2024년 11월과 그 이후에 수십억 달러의 부채가 만기 도래한다.

경영진은 새로운 유동성 공급원 없이는 11월 중순까지 채무를 감당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해왔다.  에르겐은 AT&T , T-Mobile 등과 같은 통신사와 경쟁하기 위해 전국적인 5G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무선 라이선스에 확보에 사운을 걸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두 거래(AT&T의 디렉TV 매각과 디시 인수) 모두 해지 수수료가 없어 양측 모두 사업상의 문제나 규제 당국의 거부로 인해 거래가 중단될 수 있다. 디렉TV의 디시 인수와 AT&T의 디렉 매각은 전혀 다른 거래다.

디렉TV와 디시의 통합은 한국 방송 시장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디렉TV는 통합 이후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응할 저렴한 패키지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콘텐츠 사업자가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사실상 같은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좁아진 입지를 마케팅으로 극복해보겠다는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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